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9)_3
“다 컸지 그럼. 말 다 알아들어. 아영아, 아빠 물. 아빠 물 좀 줘.”
용주의 말에 아영은 물 잔을 찾 았다.
“여보. 애한테 심부름 시키지 좀 말구요.”
“이게 무슨 심부름이야. 알아듣 나 한 거지.”
둘의 얼굴엔 약간의 구김이 있 지만, 그것 못지않은 밝음 또한 있었다.
이 역시 일상적이다.
“이것도 드세요.”
혜정은 금세 만든 김치전을 내 줬다.
“형수도 같이 앉아요.”
혜정은 아영을 안고 옆에 앉았 다. 맥주 캔 하나 그녀에게 돌아 간다.
“야, 그 영웅 모집은 잘돼 가 냐? 뭐 금방 할 것 같더니, 아무 말도 없네.”
“헌터 쪽으로 일이 좀 있어서 그거 먼저 정리하느라 신경을 못 썼어. 그런데 원래 일정이 외상 센터 만들어진 다음이긴 했어.”
“그러냐? 뭐 이것저것 많이 하 나 보네.”
“하다 보니까 일이 늘더라고.”
“너처럼 일 찾아서 하려고 하니 까 늘지. 일을 끝낼 생각을 하고 해야 마무리가 되는 거 아니냐.”
“그러게 말이야.”
태식은 술 한 잔으로 씁쓸함을 흘려 냈다.
“그래서 이번엔 또 무슨 일인 데?”
“요즘 세상에도 사이비 종교가 있더라.”
“사이비? 있겠지. 전보다 더 많 아졌을걸. 잘 모르는 사람들한텐 특형 가지고 속여 먹기 좋잖아.”
“그게 참 짜증 나더라고. 뭘 그 렇게 속여 먹고 사기를 치는지. 차라리 협박을 하면 도망이라도 가지. 원망이라도 하고. 자기가 당한 줄도 모르고 추앙하는 꼴이 라니.”
술잔 기울이는 속도가 빨라진 다.
용주랑 마시면 늘상 이렇다.
“이게 법이 약하니까 그런 거 다, 법이 약하니까. 우리나라는 대놓고 사기죄에 관대하잖아. 있 는 놈들, 배운 놈들이 사기를 쳐 대니까. 바뀌겠냐, 이게.”
“사람들이 착해서 그래, 착해 서.”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착한 거 랑 사기랑 무슨 관계인데?” 로아에는 사기 행위가 만연하지 않았다.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 지만, 절대 높은 비율은 아니었 다.
법이 강한 게 아니었다.
그랬다가는 칼침 맞고 죽는다. 속인다는 행위 자체가 그랬다.
로아에서는 사람을 속여서 홀려 내는 것 자체를 마족의 행태라고 보는 시각이 기저에 깔려 있던 탓에, 사기꾼은 참작의 여지없이 죽여도 되는 존재였다.
평민끼리도 그랬고 귀족끼리도 그랬다.
평민이 귀족에게 사기를 당했다 치면, 왕정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를 하는 걸 보면 마족 인 것 같습니다,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보니 귀족도 강탈을 하 면 했지 속여 먹으려는 인식 자 체는 굉장히 적었다.
물론 목숨을 건 정쟁이나, 전쟁 에서는 속임수와 모략이 난무하 긴 했지만 일반적인 범주에서의 인식은 분명 그러했다.
“그렇게 사기를 당해도 자살을 할지언정 복수를 안 해, 사람들 이. 착하다니까. 다른 나라 같았 어봐. 곗돈 때먹고 나르기만 해 도 칼침 맞을걸.”
“그게 우리나라 사람이 착해서 그런 거냐. 인식이 문제고 법이 문제인 거지.”
“그게 그렇게 가나?”
“그렇잖냐. 복수한다고 해서 그 걸 참작을 해 주는 분위기가 아 니잖아. 정당방위만 해도 그래. 내 집에 칼 들고 온 강도를 때려 도 폭행으로 잡혀 들어간다니까. 미국은 그냥 총으로 쏴 죽여도 무죄야, 오히려 잘했다고 하잖아. 범죄자도 인간이라고 그놈의 인 권을 너무 챙겨 주니까, 복수할 엄두가 안 나잖냐.”
술도 한잔 들어갔겠다, 나오는 말이 험해진다.
“아영아, 우린 들어가야겠다.”
혜정은 아영과 함께 자리를 피 했다.
“사이비라고 뭐 다르냐. 나는 만약에 아영이가 사이비에 홀려 서 잡혀 들어가 있으면 다 잡아 죽여서라도 빼 올 거다. 나는 그 럴 거야.”
“가만 보면 형도 극단적이야.”
“들이박아야 안 건드려. 사람 좋게 허허 웃고 있으면 무시하고 속이려고 든다니까. 586들 봐라. 열심히 보도블록 깨 던져서 정권 끌어내리고 나니까 지금 이렇게 떵떵거리면서 살잖아. 내참, 5급 사무관이란 놈이 엑셀 파일 불러 오기를 할 줄 모른다니까.”
“내가 술 먹자고 했잖아. 왜 형 이야기 하고 있어.”
“주제가 다 연결되잖아, 인마. 그런 놈들이 자리를 떡 하니 차 지하고 밥그릇 내 줄 생각을 안 하니까, 스펙 짱짱하게 쌓아 봐 야 어디 들어갈 구멍이 있냐. 그 래놓고 너희들이 노력을 안 하 네, 열정이 없네. 대가리가 터져 봐야 그딴 소리를 안 하지.”
“형 뭐 안 좋은 일 있어?”
“말 마라. 일하는데 장난 없다.”
마음 달래러 왔다가 푸념 들어 주게 생겼다.
뭐 상관없다. 같이 있는 것만으 로도 마음은 달래지니 말이다.
“뭔데, 누가 진상 펴?”
“부동산도 트렌드가 반영되잖 냐. 요즘은 1인 아파트도 많이 나오거든.”
“그거야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 져서 그런가?”
“그것도 그건데 집값이 워낙 비 싸니까. 쪼개기 들어가는 거지. 그런데 이것도 매물 보러 오는 놈들은 다 배 나온 꼰대 새끼들 이라 이거야.”
“투자?”
“그렇지. 나온다 싶으면 싹 사 들여서 전세 놓고 월세 놓고. 지 들끼리 단합해서 값 올리고. 지 금까지 그 수법으로 그렇게 꿀 빨아 처먹어 놓고 뭘 얼마나 더 빨아 처먹으려고 쪼개서 나온 매 물까지 그 지랄을 하냐고.”
“형은 그런 거 잘 알겠네. 현장 에 있으니까.”
“말도 마라, 장난 아니야. 지금 서울이 포화되니까 지방으로 돈 이 쏠리는데 몇 달 사이에 4억짜 리 아파트가 8억이 되더라, 이게 정상이냐. 그 아파트의 수요가 얼마나 많다고 값이 그렇게 오르 겠어. 다 투기 들어가는 거지.”
용주는 얼른 잔을 채우라는 듯 이 빈 잔을 흔들었다.
잔 가득 술을 부어 준다.
“그래 놓고 결혼을 안 하네 어 쩌네. 자기 때는 단칸방에서 시 작을 했다느니. 요즘 애들은 고 생하길 싫어해서 그런다느니. 듣 고 있는데 주댕이 찢어 버리고 싶더라 진짜.”
“찢어 놓지 그랬어?”
“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찢 지는 못하고, 매물 없다고 하고 그냥 보냈지 뭐. 듣고 있을 수가 있어야지.”
“그건 잘했네. 최소한 비겁하진 않았어.”
“내가 인마, 돈이 없지 자존심 이…… 부리면 안 되는데 말이 야. 돈 벌려면, 하하하. 이게 딸 내미 하나 있으니까 영 옛날같이 못하겠더라.”
“하기야, 형 2학년 때 학회장한 테 들이박고 그랬잖아.”
“언제 적 이야기냐.”
“뭘, 지금도 전설적이지. 형이 그때 난리쳐서 학회장이 학회비 횡령한 거 다 까발려졌잖아.”
“그때 더 물고 늘어져서 구속까 지 시켰어야 되는데. 그 새끼 지 금도 잘살더라.”
“ 알아?”
“동창들 만나면 소식이야 듣지. 이게 문제라니까. 그런 횡령범의 말로가 행복하면 옆에서 보던 놈 들이 나도 그렇게 할걸〜 이러잖 냐. 나한테 뭐라고 하는 놈도 있 었어.”
“뭐라고?”
“왜 괜히 벌통 쑤셔서 꿀단지 터트리냐고. 그놈들 졸업하고 자 기들이 그 자리 가면 자기도 해 먹으면 되는 건데라고 하는 썩어 빠진 말.”
“진짜 썩어 빠졌네.”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는 말들 이 두서없이 쏟아져 나온다.
두 병 있던 술이 동나는 건 금 세였다.
“술 다 됐네. 야, 나가자. 설거 지만 해놓고 나가서 한잔 더해.” 오늘은 어째 용주가 달릴 기세 다.
“애 자니까 덜그럭거리지 말고 그냥 나가요. 있다가 내가 할게 요.”
“우리 마나님이 최고지. 올 때 아이스크림 사 올게. 야, 태식아 나가자, 살금살금.”
용주는 아영이 잔다는 말에 뒤 꿈치를 들고 신발을 신었다.
2차는 항상 가던 먹태집이다.
시원하게 맥주 한 잔 먼저 들이 켜고 시작이다.
“야, 이제 니 이야기해라. 형수 겁 많아서 니가 하는 건 좀 세.”
“형이 더 세거든.”
“나는 지난 이야기 하는 거고, 너는 앞으로 할 이야기하는 거 고. 그래서 그 사이비는 어떻게 했어? 다 박살 내 논 거야?”
“그건 이미 지난 이야기고. 그 보다 말이야.”
태식은 마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놨다.
마몬의 내력에 관한 것 말고, 마몬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 우선이다.
“뭔가 잘 모르겠다만, 여하간 그 마족을 활용하면 금융 사기꾼 들을 죄다 잡을 수 있다는 거 아 니야?”
“거의 비슷하지.”
“이야-. 그거 좋은 거네. 그럼 해 그냥.”
할 생각이었다.
권 목사의 기억을 읽었을 때만 해도 전부 잡아 소거시켜 버리고 싶은 생각이었다.
조금 많이 달아올라 버렸던 탓 이다.
아영의 애교도 보고 용주와 수 다도 떨고 있으니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다 잡아 죽여? 그건 아니잖 아.”
“그거야 정도에 따라 다르게 보 면 되는 거지. 소액 사기야 그렇 다 하는데, 그런 사이비나, 조희 팔 같은 희대의 사기꾼은 잡아 죽여도 되는 거 아니냐.”
“됐다, 말을 말자. 형은 뭐만 하 면 다 잡아 죽이라고 하더라.”
“그게 안 되면 영원한 사회 격 리, 그 정도만 해도 좋지. 안 그 래도 좁은 땅덩이에 사람만 많아 서 맨날 박 터지는 마당인데. 그 런 쓰레기들 치워야 남은 사람들 이 좀 편히 살지.”
“극단주의자 같으니라고.”
태식은 피식 웃으며 잔을 튕겼 다.
용주는 파하하 웃었다.
“내가 너한테 그런 말 듣냐. 나 는 그냥 화풀이하는 거고. 너는 진짜 실행할 생각을 하는 거고.”
“그래서? 한다고 하면 말리고?”
“말리긴 왜 말려, 도시락 싸들 고 다니면서 응원하지. 착한사람 이 편히 살고, 성실한 사람이 대 우받고, 정직한 사람이 돈 벌고. 이렇게 되려거든 그런 미꾸라지 같은 놈들이 사라져야 돼. 그러 지 않고는 안 바뀐다. 그런 놈들 이 계속 성공하고 떵떵거리는 걸 보는데 어떻게 바뀌냐.”
“됐다, 됐어. 내가 무슨 말을 못 꺼내.”
“안 하고 있던 것도 아니잖아. 이왕 하는 거 화끈하게 해 버려. 강태식이 깡다구가 이 정도밖에 안 되진 않잖아!”
“됐어, 그만하시고 술이나 드 셔.”
무슨 말을 꺼내면 항상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 준다.
“우리나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야. 이런 나라에 돈이 없 겠냐. 중간에 해 처먹는 놈들이 많아서 그런 거야.”
“알았어, 알았어. 내가 술 마시 자고 한 건데 형이 먼저 취하면
어쩌자는 거야.”
“내가 담배는 끊었는데, 술은 진짜. 한 번씩 고플 때가 있다니 까.”
“적당히 먹어. 형수한테 혼나겠 네.”
“아까 허락받았잖아.”
“형 말고, 내가 혼나겠다고. 이 것만 비우고 들어가자.”
태식은 절반 남은 술을 단번에 들이켜곤 용주를 일으켜 세웠다.
“야야, 정의의 용사께서 하신다 는 누가 뭐라고 할 거냐. 너 인 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이 없잖아. 니가 니 욕심 때문에 그러려는 거 아니잖아.”
“아영이 깨. 뒤꿈치나 들고 들 어가.”
태식은 용주를 밀어 넣어 주곤 현관문을 닫았다.
하늘을 본다.
오늘은 구름이 많이 껴서 그런 지 달빛이 엷다.
그래서 더욱 어둠이 더 진하다.
태식은 마몬을 꺼냈다.
일을 하다 기분이 씁쓸해 한숨 돌린 것처럼, 한숨 돌려 기분이 풀렸으면 다시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이것까지만 하자고.”
태식은 마몬을 허공에 띄워 두 곤 권속의 검인 도미니오를 꺼내 들었다.
내가 해도 될까? (3)
검신의 마법진에서 나온 그림자 가 마몬의 육신을 집어삼킨다.
마몬은 저항하지 않고 그 침식 을 받아들였다.
도미니오는 권속의 권능을 끌어 와 활용할 수 있다.
마몬의 권능은 금욕이다.
강한 금욕, 그중에서도 추악한 금욕에 반응한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비정함이 아 닌, 남을 속이고 기만하는 식의 추악함 말이다.
태식은 마몬에게서 추출한 권능 을 자신의 힘으로 증폭 시켰다.
그 힘을 도미니오를 통해 방출 했다.
검은 하늘에 붉은 실이 퍼져 나 간다.
자리를 찾은 욕망의 끈은 심야 의 붉은 십자가처럼 빛을 냈다.
태식은 만화경을 풀어 그 빛을 넓은 시야로 굽어 봤다.
돈이 장난감처럼 도는 도박장이 나 유흥업소는 금욕과는 다르다.
그곳은 쾌락을 찾는 곳이지 돈 을 찾는 곳이 아니다.
그러니 넘긴다.
태식이 마몬을 통해 찾는 곳은 뱀 같은 혀로 사람을 세뇌하여 종처럼 부리는 놈들이다.
성모라는 이름을 붙여 둔 사이 비 종교 같은 곳 말이다.
“이것 봐라-.”
태식은 탄식했다.
기가 차는 일이다.
처음 목표한 타깃은 어디까지나 사이비 종교 시설이었다.
하지만 정교라는 인식이 되어 있는 종교 시설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정념이 보였다.
성금이 작다 하여 대놓고 면박 을 주는 목사라든가, 육보시를 운운하는 주지라든가.
썩은 인간이 자리한 자리는 붉 은 십자가나, 붉은 만자나 구분 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과 더불어 그에 못 지않게 거슬리는 곳이 있었다.
보육원이나 요양원과 같은 복지 시설이었다.
이런 복지 시설에 이 정도의 정 념이 뭉쳐 있는 게 맞나 싶었다.
어찌해서 봉사하는 자세가 없으 면 쉬이 선택할 수 없는 저런 기 관에서 이토록이나 시궁창 냄새 가 날까.
지금 당장 찾아가 탈탈 털어 내 고 싶은 기분이다.
다만,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랄까.
당장 눈에 보이는 곳 몇 군데 뒤엎어 버린다고 해 봐야 그건 화풀이밖에 되지 못한다.
태식은 정념이 뭉쳐진 곳의 좌 표를 도미니오에 저장해 두곤 술 식을 거둬들였다.
도미니오의 검신에 새겨진 무늬 가 을올히 풀려 나가 다시 허공 에 마법진으로 연성되었다.
마몬을 집어삼킨 마법진은 쓸모 가 끝난 녀석을 다시 뱉어 냈다.
—푸아아아—!
어린아이 유치만큼 자라났던 뿔 이 어느새 손가락 두 마디나 솟 아올라 있다.
-령주시여…….
마몬은 푸르르 날아와 태식 앞 에 읍했다.
스스로 뿔을 잡는다.
태식은 사역마로 부리는 마족의 뿔 길이를 손가락 한 마디로 제 한해 뒀었다.
그 길이를 넘겼으니 다시 뽑아 야 할 참이다.
-됐다. 쓰이기 위해선 붙여 두 는 게 나을 거다.
태식은 마몬의 손을 거두었다.
이 작업을 할 때마다 직접 손을 쓰기엔 너무 일이 많다.
안 그래도 당초 계획이 마몬을 안테나화시키는 거였던 만큼, 수 신율을 높이려거든 어느 정도 힘 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태식은 검과 함께 마몬을 갈무 리했다.
좌표는 찍어 놨으니 이제 찬찬 히 훑어보면 된다.
급할 게 전혀 없는데 입맛이 쓴 것은, 그 좌표에 보육원이 있는 탓이었다.
“야 빵우야.”
“예. 사장님! 출근하셨습니까!”
태식은 출근하자마자 방우를 먼 저 불렀다. 방우는 비질을 하다 말고 후다닥 달려왔다.
“너네 깡패들 있잖아. 종교 쪽 으로도 많이 가냐?”
“종교요?”
“교회나 절이나.”
“아-. 원로들 중에는 스님 된 사람 꽤 있습니다.”
“그러냐? 하아-. 왜 그러는 거 냐?”
“옛날에는 CCTV도 없고 그랬 지 않습니까. 괜히 조직끼리 싸 우다가 누구 하나 깨지면 산으로 튀는 거거든요. 그렇게 절밥 한 10년 먹다 보면 스님 되는 거 죠.”
“그럼 살인자가 스님 행세하는 거네?”
“엄밀히 따지면 그렇긴 합니다 만, 개버릇 남 주겠습니까. 거기 서도 문제 일으켜서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스님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입적한 셈 쳐주는 모양일겁니다.”
영 마땅찮긴 하다만, 이런 부분 까지 캐고 들어가기엔 당면한 게 많다.
“그럼 현역은?”
“현역요?”
“그래. 내가 보기엔 현역인 것 같아서 그래.”
정말 스님으로 귀의한 것이라면 그만한 탐욕이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보시 좀 밝히는 땡중으로 볼 수 준도 넘어서 있었다.
“제가 그쪽으로는 발을 안 담그 고 있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습니 다. 아는 놈 하나 불러 볼까요?”
“ 있어?”
“절 다니는 동생들 건너다 보면 한 놈은 나오지 않겠습니까. 바 로 섭외해 보겠습니다.” 방우는 전화 몇 통을 돌리더니 스님 하나를 찾아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바로 불러 오겠습니다.”
“언제 기다려, 가는 게 빠르지. 연지야 가게 좀 보고 있어.”
태식은 방우와 함께 절로 이동 했다.
위치는 변변한 도로도 없는 산 중인데, 건물 올려 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삐까뻔적이다.
“여봐-! 여기 일문이라고 좀 나 와 봐!” 방우는 대웅전이 쩌렁쩌렁 울리 도록 고함을 쳤다.
보살 몇이 먼저 나와 어찌 된 일인지 살폈다.
그런데 보살들이 하나같이 분 냄새가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