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29)_5
당장의 사이비 종교 몇 개 갈아 버리고 노예를 부리는 염전 몇 곳 뒤엎는다고 끝날 게 아니다.
태식은 지금 통치를 논하고 있 었다.
딱 눈앞에 보이는 것만 치우자, 신경 거슬리는 것만 치우고 넘어 가자.
더는 안 된다. 여기서 더 나서 는 건 주제 넘는 오지랖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채근하며 넘겨 왔던 것이, 이제는 더 참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내가 해도 되겠느냐.
내가 가진 것이라곤 이 알량한 폭력밖에 없는데, 그것으로 감히 통치를 논해도 되겠느냐.
그 누구의 대표도 된 적이 없는 내가, 감히 이 나라의 통치에 오 지랖을 피워도 되겠느냐.
그것을 묻는 것이다.
“사장님이 하신다고 하면 못 할 게 뭐겠습니까. 저 사장님 말씀 대로 이리저리 발 넓히고 있습니 다.”
이번엔 만석이 꼬리를 이어 한 마디 거든다.
“이게 보니까 여의도에서 새로 운 창당 분위기가 솔솔 풍겨 오 지 뭡니까. 일이 다 되면 말씀드 리려고 했는데, 이거 참. 제가 다 음 총선 때 그쪽으로 한번 넘어 가서 휘어잡아 볼까 합니다. 제 가 뒤에서 나팔 열심히 불 테니 까, 사장님 하고 싶은 대로 하십 시오.”
만석의 시선이 권 총장에게 향 한다.
권 총장은 괜히 눈치를 보다 자 신의 순서인가 싶어 일어났다.
“사이비 종교 건, 염전 노예나 보육원의 지원금 부당 수급 모두 명백한 불법 사항입니다. 제 임 기 내에 검찰력을 총동원하여 뿌 리 뽑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권 총장은 기자회견을 하듯 말 을 끝내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 다.
“흐음-. 태식 씨 저도 한마디 해도 돼요?”
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빔 프 로젝트 컨트롤 박스로 갔다.
“잠시만요. 뭐 좀 보여 드리려 고요.”
이린은 초조함 없이 스크린을 내리고 빔을 설정했다.
“어디 보자……
이린은 태블릿으로 복지 활동 홈페이지의 게시판으로 들어갔 다.
후미진 빌라의 반지하 단칸방.
벽지는 곰팡이 슬어 있지 않은 곳이 없었고 장판은 구정물이 고 이고 마르길 반복해 썩어 들어갔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떻게 손댈 엄두도 나지 않는 쓰레기는 덤이다.
“중학교 3학년 남자아이와 할머 니가 함께 사는 집이에요.”
“실제로 거주를 하는 집이란 말 씀입니까?”
방우가 손을 들며 물었다.
“네.”
“부모는 어디 가고? 버리고 간 거랍니까?”
“버렸다기보단 가정 해체라고 봐야겠죠.”
이린은 다음 사진을 넘겼다.
깨진 바닥을 들어 올리기만 해 도 쥐 떼가 나올 것 같은 모습니 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런데 남자애가 중3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중3이면 청소는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보통 처음 이런 환경을 접하면 그렇게 말하게 되죠. 그런데 이 집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곰팡 이가 나 있는 흉가가 된 건 침수 때문이에요.”
“침수요? 요즘은 장마철에도 물 난리 안 나잖아요. 홍수 났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는 거 같은 데.”
유성도 한마디 이어 붙였다.
이린 덕에 분위기가 한결 풀린 덕이고 방우가 어서 거들라는 듯 이 옆구리를 찌른 탓이기도 하 다.
“그런 홍수 피해 말고요. 구조 적 결함과 다른 배수 문제까지 더해져서 비만 오면 집이 침수돼 요. 방을 청소하고 치우려고 해 도, 비 한 번 오는 걸로 원래대 로 돌아가는 거예요. 상황이 이 러면……
“포기……하겠군요.”
“네, 맞아요. 포기하게 되죠. 내 려놓게 되는 거예요. 그냥 나는 이렇게 살 운명인가 보다. 그렇 게 자신을 가둬 버리게 되거든
요. 사실 이런 복지 활동을 하다 보면 그게 가장 힘들어요.”
다름 사진으로 넘긴다.
주인공인 아이와 할머니가 그 쓰레기장 같은 방 안에서 밥을 먹는 모습이다.
그 안에는 어떠한 인간다움도 없었다.
“이 정도 청소, 하려고 마음먹 으면 하루면 못 하겠어요? 그런 데 이 안에서 살던 사람의 마음 까지 청소하는 건…… 정말 힘들 어요. 시간이며 정성이며.” 이린은 안타까움으로 다음 페이 지를 넘겼다.
그 집 밖으로 나와 더 넓은 풍 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그 풍경으로 고층 아파트가 보 인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여기 가 서울이란 점이죠.”
“하-. 아니 다른 건 다 제쳐 두 더라도 계속 침수가 되는 건 하 수도에 문제가 있는 건데, 그건 공무원들 소관 아닌가요? 일을 안 하는구만. 일을 안 해.”
“유성 씨가 잘 아네요.”
“그럼요. 저도 카페 할 때 비만 왔다 하면 가게 앞에 하수구가 넘쳐 가지고 얼마나 고역이었는 데요. 전화만 했다 하면 하수 공 사 계획이 잡혀야 된다 어쩐다. 어후-.”
“이유가 그것뿐이겠어요. 사실 그래요. 저는 제가 사는 동네에 서 하수구가 넘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흔히 말하는 부자 동네 라서 그런 건 아니겠죠.”
이린은 씽긋 웃었다. 씁쓸함이 많이 묻어 있는 미소였다.
이린은 어렵게 올린 입꼬리를 억지로 붙잡으며 태식을 보았다.
“태식 씨라면 어떻게 하시겠어 요? 이런 친구를 보면요.”
“다시 침수가 되더라도 일단 청 소는 좀 해 줘야죠. 당장 하수 공사가 안 되면 들어오는 진입로 에 물막이라도 만들어 주든가.”
“맞아요, 당장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그것도 안 하려고 해요. 눈길을 주지 않는 게 아니라, 보여 줘도 자기 소관 이 아니라고 하거든요. 그냥 넘 겨요. 사명감 없이 일하는 사람 들 대부분이 그래요.”
이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어쩔 수 없다는 투다.
“그걸 타박하는 건 아니에요. 어떻게 모든 사람이 사명감을 가 지고 일을 하겠어요. 그런데, 적 어도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이 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 면 응원하는 게 옳다고 봐요.”
이린은 프로젝트를 끄고 태식을 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지 않는다.
“저는 지금까지와 같아요. 태식 씨는 하세요. 후처리는 제가 할
게요.”
이번엔 방금과 같은 억지웃음이 아니다.
이린은 활짝 웃는 얼굴로 태식 을 응원했다.
악당 천명 ⑴
“나는 불우한 사람을 돕는 것엔 소질이 없어요.”
태식의 부정에도 이린은 여전한 미소를 지었다.
이린은 지금 이 순간이 즐거웠 다.
지금까지 그리도 대담하게 움직 이던 것들이 오히려 참는 것이었 고 인내하는 것이었다니.
태식이 고뇌하고 그 고뇌로 인 해 괴로워하는 것이 반갑다.
그것이 탈피이자 부화이기 때문 이다.
“그러면요?”
“나는 적을 죽이는 것을 해 왔 어요. 노예라는 상황을 맞았을 때, 사장님은 그 사람들을 구하 고 케어할 생각을 먼저 하겠죠. 나는 그 노예를 부린 사람들을 잡아 죽일 생각을 먼저 해요.”
“그래서 저는 태식 씨를 지지해 요. 바로 그 생각을 하시잖아요.”
“생각을 하는 게 뭐라고요.”
“태식 씨가 그럴 능력이 없나 요? 대놓고 할 수도 있고 은밀하 게 처리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실행하기 전에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를 다 불러 모아 놓고 해도 되겠느 냐 묻고 있잖아요.”
이린의 말에 진인 또한 고개를 주억거렸다.
“힘을 가진 자가 그 힘을 휘두 르긴 너무도 쉽네. 가진 힘이 크 면 클수록 더욱더 그러하지. 한 데 귀하는 고민을 하더군. 힘을 어떻게 쓸지가 아닌, 써도 되는 지를 고민해. 그 고민이면 된다
고 보네.”
“어떻게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까. 마음대로 사람을 잡아 죽이겠다는데 비난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냐고요.”
“어허허허허, 무엇으로 비난을 할까? 그것이 적법하지 못하다 고? 사람의 목숨은 소중한 것이 라고? 그 법을 누가 만들었고, 사람 목숨을 먼저 괄시한 게 누 구인가.”
수염을 쓸어내리는 진인의 목소 리가 곧게 울린다.
이 나라의 태동과 역사를 함께 걸어온 자의 결기가 느껴진다.
“법이라는 질서는 항상 느리네. 옳게 가는 것에도 느리지만 잘못 된 것이 고쳐지는 데는 더욱더 느리지. 귀하는 그 과정에서 얼 마나 많은 피가 흐르는지 아는 가?”
진인이 경험했던 법은 그러했 다.
누군가의 권력을 보전하기 위해 사용되어진 법을 보았기 때문이 다.
“내 행동은 시스템을 무너지게 할 겁니다.”
“무너트리시게. 그것 좀 무너진 다고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펼쳐 질 것 같은가? 귀하는 썩은 살을 도려내겠다는 것이지 않나. 이 나라가 그 정도도 버티지 못하려 고.” “못하면요?” “못하면…… 그러면 내가 좀 버 티고 서면 되겠지. 그래도 모자 라면……
“저도요! 저도 버티고 있을게요. 저는 원래 하는 일이 그거였잖아 요.”
이린은 진인의 시선이 닿기도 전에 대답했다.
“사장님, 저도 사장님께서 세력 을 만들어 주셨지 않습니까. 하 나로 규합된 헌터의 힘이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 니다.”
“맞습니다. 유성이가 헌터 쪽 잡고 제가 전당포 라인 잡으면 헌터관련은 싹 끝나는 것 아니겠 습니까. 거기에 여기 총장님 더 해지면 검찰 따라오는 거니, 경 찰도 세트로 오는 것이고요.”
만석도 한마디 거든다. 눈치가 빠른 탓에 빠지질 않는다.
“사장님!”
방우가 주먹을 불끈 쥐며 태식 을 불렀다. 그러더니 냅다 무릎 을 꿇는다.
“넌 또 왜 그래.”
“사장님께선 우리나라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게 창피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 도 제 고향에서 아직도 그런 일 이 일어난다는 게 창피합니다. 그러니 좀 도와주십시오!”
방우는 바닥에 이마를 찍으며 절했다.
“지금껏 짖지 않고 잘 따라왔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제 얼굴 봐 서 한번 도와주십시오!”
곰 같은 녀석이 또 여우 흉내를 내고 있다.
“됐다 인마. 오버하지 마라.”
태식은 늘상 그렇듯 방우를 훌 떡 일으켜 세웠다.
“하세요. 태식 씨의 행동이 단 순한 화풀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건 제가 할게요. 빈틈이 생기는 시스템을 메꾸고 보수하는 것도 요.”
이린이 다시 한번 말했다.
자신의 눈치가 있으니 대놓고 부정은 하지 않겠거니 했다.
그래도 싫은 티를 낸다거나 억 지로 응하는 낌새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응원을 받는다.
‘여기는 로아가 아니구나. 정말 로아가 아니야.’
자신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 아들일 뿐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 의심하고 곡해하지 않는다.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사건 자체가 문제일 뿐, 행동에 대한 저의를 의심받진 않을 것이다.
일은 일로 해결하면 그만이다 만, 한 번 뒤틀려 버린 신뢰와 믿음은 마법 따위로 고칠 게 아 니니 말이다.
무조건적인 신뢰를 바라진 않았 다만, 그것을 받는 기분은 솔직 히 좋았다.
“그럼 움직여 보죠. 안 참고, 해 보죠.”
“지금 바로 움직이실 것입니까? 그렇다면 검경을 투입해서 단번 에 소탕하는 걸로 하시죠. 제가 바로 인원 내려보내겠습니다.”
“그렇게 할 것 같으면 내가 이 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어요.”
태식은 권 총장을 보며 피식 웃 었다.
법정에 세워 감옥에 보내 죗값 을 치르게 한다는 것은 어딘지 무르다.
그건 그렇게 무른 사건에나 해 당하는 조치다.
이건 다르다.
“인권을 유린하는 놈들은 왜 인 간적인 절차로 교화 시설에 보냅 니까. 비인간적인 징벌 시설로 보내야지. 그런 놈들에겐 교화가 아닌 복수와 징벌이 필요한 겁니 다.”
태식의 모습이 휘리릭 사라졌 다.
“어허허, 일이 이리 흘러가는구 먼. 바빠지겠어, 바빠져.”
진인의 시선이 이린과 유성에게 간다.
“나중에 시간 두고 인사들 함 세. 큰 강줄기에 힘을 더하려거 든 지류 또한 바로 흘러야 하지 않겠나.”
“예, 어르신.”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진인 또한 자리 를 떠났다.
“이거 우리끼리 있으면 누가 오 야지를 해야 되나……
만석이 은근히 목소리를 낸다.
그 의도를 눈치채지 못할 이린 이 아니다.
“제가 해야죠.”
“당연히 사장님이 하는 게 맞긴 하지만 서도 이게 또 거친 일을 해야 되는데, 괜찮겠습니까?”
“장만석 씨. 그 배지 누가 달아 줬는지 벌써 잊었어요?”
“ 아하하하하.”
“웃음으로 넘어갈 생각 마시고 요.”
부사장들을 다루듯 냉기 풀풀 흘려 가며 경고를 한다.
만석은 입맛을 다셨다.
“총장님, 앞으로 실종 신고가 많이 들어올 거예요.”
이린은 만석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지시를 이었다.
“예.”
“의원들 중에도 염전주들이 몇 있을 텐데, 수사 요청이 거셀 수 있어요. 알아서 자르세요.”
“그건 걱정 없지 않겠습니까? 이사님이 허투루 일하는 분도 아 니니, 조사를 한다고 걸릴 게 있 겠습니까.”
“괜히 부스럼 나지 않게 잘 정 리해 달라는 거예요.”
“그럼요. 닫는 거야 저희 전문 이죠. 그러면 먼저 일어나겠습니 다.”
권 총장이 떠났다.
“저희는 뭘 하면 되겠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지 매니저님이 할 일은 딱히 없을 거예요.”
“나는 나팔이라도 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인권 유린하는 현대 판 노예 사건을 척결하자- 뭐 이런 식으로.”
“아니요. 그건 이사님의 행보를 보고 판단합니다. 우리가 먼저 목소리를 낼 필요 없어요. 우리 역할은 크게 키우는 게 아니라, 크게 터진 일을 작게 수습하는 겁니다. 중심 잃지 마세요.”
이린은 그것과 관련한 몇 가지 당부를 더 한 후 나머지 인원들 도 모두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그러고 나니 방에 한 명이 남는 다.
원래부터 이 방을 책임지고 있 던 서 관리사다.
“서 사원님.”
“예? 예. 네, 사장님.”
“방금 들은 거, 비밀인 거 아시 죠?”
“무, 무슨 일요? 무슨 일이 있 었나요?”
“후훗. 교육 잘 받으셨네요. 그 럼 수고하세요.”
“네,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린은 여유로운 미소로 태식의 집무실을 나왔다.
끼이익 문이 닫히는 순간 긴 숨 을 피휴우우 내쉰다.
“열심히 뛰어야겠다. 지금까지 보다 더 열심히 뛰어야겠어.”
이린은 또각또각 마음 급히 사 장실로 이동했다.
“왜 쫓아왔습니까.”
“어찌하는지 봐야 나도 죽을 맞 출 것 아닌가.”
진인은 허허롭게 웃으며 태식 뒤에 섰다.
딱히 불편하지 않다.
엮이지 않으려 했던 것은 괜히 자신이 엮여 일을 더 키울 것 같 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어질까 싶어서 말 이다.
그런데 이미 벌어졌지 않나.
이제 거칠 게 없다.
“대뜸 신안으로 갈 줄 알았더 니, 뜬금없는 곳에 와 있구먼.”
“쓰레기를 치우려거든 쓰레기통 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 아닙니 까.”
“오호라. 쓰레기통이라.”
진인은 태식이 만들어 둔 쓰레 기통을 내려 보았다.
그 쓰레기통이 한반도를 남북으 로 나누는 선 안에 있다.
“차라리 소각로를 만들지 않 고.”
“그래서야 벌이 됩니까. 이런 류의 피해자가 있는 일에는 당한 사람의 응어리를 풀어 줘야 벌인 겁니다.”
“어허허허. 그렇지, 국가가 하는 일이 결국 그것이지. 보호하고 복수하는 것. 시대가 바뀌니, 그 원론에서 많이 빗나갔어.”
진인은 태식이 만들어 둔 결계 를 살폈다.
그 결계 안팎으로 사람이 통하 지 못한다.
시야 착란까지 걸려 있어 그 속 의 변화 또한 감지하지 못할 것 이다.
“내 얕은 재주 하나 더해 봄 세.”
진인은 허상의 진을 맺었다.
쓰레기통 안으로 환상으로 이루 어진 길이 생겨났다.
길은 이대로 길을 따라 가면 어 디론가 통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준다. 그게 길의 속성이다. 하지만 저 길은 허상뿐인 희망 이 될 것이다.
“마냥 허허로운 줄 알았는데, 독한 구석도 있네요.”
“코로 짬뽕 국물을 들이켜 봤는 데 독하지 않을 리가 있겠나, 어 허허허.”
“개인적인 복수심은 지양해야 됩니다.”
“개인적인 복수라니. 단지 사람 이 생각보다 잘 버틴다는 걸 알 기에 한 것이네. 쓰레기통 안에 서도 쓰레기끼리 계급이 나뉘고 왕이 생기는 꼴이 나와서는 안 되지 않나.”
그러려니 한다.
이러나저러나 목적한 것만 이루 면 그만이다.
치우고 싶은 것을 치우는 것 말 이다.
태식은 서해 바다로 이동했다.
마몬과 함께 도미니오를 뽑아 들었다.
“찾아라.”
마몬의 권능을 흡수한 도미니오
에서 검은 그림자가 비처럼 떨어 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