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1)_3
“그래서 그것도 가져와 보려고 요. 그런데 무작정 달라고 우길 수는 없는 거란 말이죠.”
미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은 수 도 없이 많다.
최첨단 전투기니 다탄두 미사일 이니 하는 것은 이전 세대의 개 념이 다.
미국은 이미 우주를 대비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띄워 전 지구를 감 싸겠다는 넋 나간 프로젝트를 실 제로 실행하는 나라고 그 넋 나 간 프로젝트가 유의미한 공정률 을 보이고 있었다.
예로부터 제공권을 지배하는 자 가 전쟁의 승리자라고 하였는데, 지금 상황은 뭐라고 불러야 할 까.
우주권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해리스 국장이 태식의 무구들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던 것처럼이 나 태식도 미국이 가진 기술 중 군침 도는 것들이 많았다.
어린애 떼 쓰듯이 강짜를 부릴 게 아니다.
그래 봐야 미군을 쫓아다니며 기브 미 초콜릿 외쳤던 때와 다 르지 않다.
동등한 입장에서 동등한 것을 나누며 가져와야 한다.
“그렇다고 물물교환으로 할 것 도 아니에요. 아직 개발 중인 기 술이니까. 그래서 공동 연구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걸 저쪽에서 그냥 들어줄 리 가 없지 않습니까.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기술이 있어야 할 텐데 요.”
태식이 아공간에 손을 쑥 집어 넣었다. 석우는 그 잠깐의 순간 동안 어릴 적 크리스마스 양말을 뒤적거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걸 가지고 베팅을 해 보자 이거죠.”
“그것이 무엇입니까?”
“밴시 하이브, 저쪽에서 만드는 모기랑 비슷한 놈이죠. 이건 이 미 완성된 녀석이니까 연구 기반 이 없어도 수저 올리는 건 가능 할 거예요.”
“완성품 먼저 들이밀고 과정을 가져오란 말씀이군요.”
“단번에 이해하시네요. 한번 보 여 드릴게요.”
태식은 밴시 하이브를 열었다.
“엄밀히 따지면 몬스터지만 공 격 능력은 전무해요. 다크매터에 반응하고 군집 생활을 하는 놈들 이라 습성이 벌이나 개미와 비슷 하죠. 관련 학자들이라면 습성 같은 것은 금방 파악할 겁니다.”
석우는 공중을 떼 지어 날아다 니는 밴시 무리를 빤히 쳐다봤 다.
“곤충학자를 구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능력 자여야만 다룰 수 있는 것 아닙 니까?”
“그렇죠.”
“그 두 가지 조건의 교집합에 있는 인재를 구하는 건 당장 가 능하다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렵 겠습니다. 일단 사람 먼저 추려 보고 물건은 그다음에 받겠습니 다.”
석우는 객관적인 연구 가능성을
가늠해 솔직히 말했다.
“잠시만요.”
태식은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 많지 않은 주소록 중에 홍태의 번호를 골랐다.
몇 마디 길지 않은 통화 끝에 홍태를 소환했다.
“홍태야, 사정 설명하자면 길고. 큰일 하나 하자. 장차 나라를 위 기에서 구할 일이다.”
“예, 예? 그, 그게 무슨……”
“자, 이건 너에게 맡긴다.” 태식은 밴시 하이브를 홍태에게 쥐여 줬다.
홍태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밴시 하이브를 품에 안았다.
태식은 그런 홍태를 그대로 석 우 앞으로 내밀었다.
“자, 이러면 인력 지원까지 된 겁니다.”
마침표가 유독 강조된 어조다.
“이렇게 정리되는 겁니까?”
“네.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다 드렸으니, 나머진 사장님이 고생 좀 해 주시죠. 부탁합니다, 하하 하.”
“하하, 하하하.”
석우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린 을 보았고 이린은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태식의 시선이 이린에게 넘어간 다.
“그리고 사장님은 페가수스가 발족 선언한 거 맞춰서 히어로 협회로 엮어 보세요.”
지금까지 계속 진행해 오던 이 야기다.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바로 알아듣는다.
“어차피 판이 크게 벌어진 상황 이니까 헌터청까지 연결해서 진 행해 볼게요. 괜히 나중에 다른 말 나오지 않게 정리할 건 미리 정리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렇게 하세요, 장 사장도 불 러다 쓰고요. 낙하산 초선 의원 이라 힘은 없어도 헌터들 인맥은 꽉 잡고 있으니 헌터청 압박하는 카드로는 쓸 만할 거예요.”
“네, 이 정도 소스면 충분해요. 그동안 부족한 모습만 보였는데 이번 건 제대로 해 볼게요.”
“부족하긴요. 사장님 아니면 이 렇게까지 맞춰 주는 사람 누가 있다고.”
태식은 주먹을 내밀었다. 이린 은 오랜만에 태식과 주먹을 맞대 었다.
그 옆의 석우가 괜히 눈치를 본 다.
태식의 주먹이 자신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석우는 헛헛하게 주먹을 맞대었 다.
“살구야, 그럼 잘 자렴.”
“네, 오빠도 안녕히 주무세요, 아주머니도 안녕히 주무세요.”
살구는 허리를 접으며 제 방으 로 들어갔다.
“쟤를 어쩌면 좋니.”
“왜요?”
“집 안 깔끔해진 거 보렴. 그렇 게 하지 말라고 해도 가만히 있 지를 못 하나 보더라. 다용도실 까지 싹 꺼내서 정리해 논 거 있 지.”
보육원에서 하던 버릇이라고 하 기엔 과하게 열성적이다.
아마 나름의 감사 표시를 그리 하는 것일 테다.
그래도 사람 성의로 생각해서 받기에는 입맛이 제법 텁텁한 성 의다.
“집에 혼자 두니까 심심해서 더 그러는 거 같아. 너네 가게라도 좀 데리고 나가 봐.”
“굳이 가게로?”
“안 그래도 지금 있는 직원 하 나 해외 나가야 돼서 새로 뽑아 야 된다며.”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방우가 그러더라.”
“그놈은 미주알고주알 다 떠들 었나 보네.”
“나한테는 이야기해도 되지 이 놈아. 여하튼, 월급 좀 두둑이 챙 겨서 직원으로 써 줘. 꼼꼼하니 일은 잘하잖아.”
“살구한테 왜 일을 시켜?”
“그럼?”
“학교 보내야지 학교.”
“설마…… 그 자식이 학교도 제 대로 안 보냈다니? 그놈 진짜 호 랑이가 물어 갈 놈이네.”
“이미 없는 놈 욕해 봐야 입만 아프고. 적당히 쉬게 하고 검정 고시 학원 먼저 좀 보내 볼까 해. 당분간은 엄마가 좀 데리고 다니든가. 부녀회에서 하는 거 있잖아. 마트 가서 하는 거.”
“평생교육원? 그래, 그거라도 해야겠다. 유화 그리기 같은 거 하면 잘 어울리겠어. 당장 내일 알아봐야지.”
드르르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그럼 그건 마마님께 부탁합니 다요.”
태식은 핸드폰을 확인하며 일어 났다.
“이 밤에 어디 나가려고?”
“업무 때문에 볼 사람 있어서. 금방 들어올 거야.”
태식은 주차장으로 나갔다.
진한 선팅의 승용차가 라이트를 깜빡였다.
태식은 조수석으로 올라탔다.
“늦었어요.”
“늦기는.”
아직 자정은 넘기지 않은 시간 이다.
어제부터 정말 긴 하루다.
그건 제니도 마찬가지일 것이 다.
“파일은?”
“일단 제 권한 내에서 뽑을 수 있는 것들은 뽑아 왔어요.” 태식은 제니가 건넨 파일을 훑 어봤다.
성에 차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나는 분명 DCA가 마킹 중인 사람들 전부에 대한 자료를 요구 했을 텐데? 이런 대략적인 활동 보고서가 아니라.”
“그 부분은 당신이 생각해도 정 도를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요?”
태식이 요구한 자료는 국장과의 협의 자리에서 논의됐던 것이 아 니다.
그 이후에 태식이 제니를 통해 일방적으로 요구한 정보였다.
제니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 요구를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전혀. 이 땅의 모든 능력자가 내 영향력 아래 있어. 너희 조직 이 하는 일 자체가 나를 통해서 완성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단 거지. 그것만 해도 내가 알 권리 는 충분해.”
“이건 당신의 권한이 아니라 제 권한의 문제예요. 제가 아니라 국장님을 직접 통하면 더 빠르지 않겠어요?”
“내가 그걸 몰라서 이럴까.”
태식은 파일을 다시 제니에게 돌려주곤 차에서 내렸다.
“다시 해 와. 제대로.”
“이봐요!”
태식은 그대로 문을 닫고 뒤돌 았다.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제니 (2)
“이와 같은 자료를 요구해 왔습 니다.”
제니는 해리스에게 태식이 요구 한 자료를 보고했다.
“자네, 일을 참 어렵게 하는구 먼.”
명백한 질책이다. 제니는 입술 을 꽉 물었다.
“우리의 모든 행적을 요구하는 자료네. 이걸 넘겨줄 수 있다고 여기는 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보고를 올리 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중간 심부름꾼 같은 보고가 아닌 대응 계획서가 올라와야 하는 것 아닌 가?”
“제 소견으로는 실질적인 대응 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 다.”
제니는 빳빳한 부동자세를 취하 며 대답했다.
해리스는 깊은 한숨과 함께 안 경을 벗어 놓았다.
그러곤 깍지를 끼며 등받이 깊 게 등을 기댄다.
“한번 말이나 해 보게. 왜 그렇 게 판단했나?”
제니는 태식에게 들었던, 한국 의 모든 능력자가 그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말을 그대로 전했 다.
“우리의 작전 임무는 그의 협력 이냐 방해냐로 성공과 실패를 오 갈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실제로 본 그의 능력치를 반영하 여 판단한 것입니다.”
“신을 본 것처럼 대하는군.”
제니는 다시 한번 뒷굽을 부딪 치며 부동자세를 취했고 해리스 또한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 다.
“하기야, 섬을 솟게 만드는 초 능력자에게 무슨 대응을 할까.”
해리스는 습관처럼 안경을 닦아 다시 썼다. 어떠한 결정을 내렸 을 때의 제스처다. 격정적인 태도에 비하면 평소보 다 결정이 빠른 편이다.
그 또한 태식의 면모를 모르지 않았다.
아공간에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아이템은 일단 차치하고 당장 공 간을 가르는 그 기술부터가 놀라 웠다.
아니, 놀랐던 것은 그 이전 태 식이 순간 이동을 하면서 돌아다 니는 것을 인지했을 때부터였다.
물론 다른 능력자들 중에도 순 간 이동과 준하는 이동 능력을 가진 이들은 꽤 있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은 분명한 한계를 확인했는데, 태식의 경우 는 그 한계가 없어 보였다.
그러니 다수의 인공위성으로 한 반도를 쪼개듯이 감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강태식이란 위험인물에 대한 동향 파악 이전에 그가 가 진 순간 이동 능력의 한계치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함이기도 했 다.
“하지만 이만한 정보를 무턱대 고 턱턱 내줄 수는 없겠지. 가서 전하게, 자료는 제공할 용의가 있으니 직접 와서 열람하라고.”
“알겠습니다.”
제니를 내보낸 해리스는 현재 수행되고 있는 작전들을 크게 한 번 훑어보았다.
원한다니 공개는 하겠지만 그렇 다고 그냥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의도로 원하는 것인지 파 악하는 게 우선이고 그 이상이 가능하다면 정보를 넘기는 대가 로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받아 내야 한다.
그것은 무력과 상관없는 정치력 의 영역이기에, 해리스는 지고 싶지 않았다.
태식이 진인과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진인의 한 뼘 되지 않는 동굴 안이다.
“영감님은 알고 있었죠? DCA 라는 조직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거.”
“오며 가며 스쳐 지나가긴 했 지.”
“스쳐 지나간 정도가 아니지 않 아요? DCA 의식해서 이런 굴 안에 있는 것 같은데요.”
“이곳은 처음부터 내가 터를 잡 고 진리를 추구한 곳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자리이네. 그자들 은 의식할 이유가 없어.”
“아직도 미다스의 손을 찾고 있 는 눈치던데요.”
“다 지난 일일세.”
태식은 쩝 입맛을 다셨다.
진인이 지난 일이라고 말해 봐 야 저들에게 현재진행형인 일이 라면 아직 진행형으로 봐야 한 다.
그런데 당사자의 반응이 이렇 다.
그 속뜻은 이해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미다스의 손은 이미 크게 상관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말이 맞는 말이기도 하다.
미다스의 손을 찾는다고 해서 그런 특수 조직들이 한국에서 철 수할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게요, 다 지난 일이네요. 하기야, 따지고 보면 내가 한 일 이 두 번째 한국발 에스퍼 쇼크 가 되겠네요.”
“어허허허허, 귀하께서도 자각 을 하셨는가? 내 행동이 DCA를 만들게 했었다면 귀하의 행동은 어떤 조직을 탄생시킬 것 같은 가? 나는 여력이 없어 조치를 못 했다만, 귀하는 조치를 할 수 있 지 않나.”
“지난 일이죠.”
태식은 진인이 방금 한 말을 그 대로 돌려줬다.
진인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대화를 이었다.
“그런 게로군.”
“해 봐야 연합 기구 같은 게 생 기겠지만, 이미 내가 미국과 파 이프를 연결했으니까요. 다른 나 라에서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해리스 대사가 발표 한 내용이 귀하가 손을 쓴 것인 가?”
“동굴 안에 있어도 볼 건 다 보 시나 보네요.”
“눈을 감고 있어도 소리는 들린 다네.”
“그래서 말인데, 미국 말고 다 른 나라 조직은요? 아는 거 있으 세요? 명단이라든가.”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알겠네 만, 미국과 원활한 관계로 끝을 낸 것이라면 충분할 걸세.”
“어째서요?”
“중국의 요원은 미국이 거진 다 밀어 낸 상황이네. 일반 첩보라 면 모를까, 능력자에 대한 첩보 조직은 사실상 없을 걸세.”
“중국 조직을 미국이 견제하고 있다?”
“그러네.”
태식의 미간에 골이 팬다.
“그럼 일본은요? 일본도 꽤 심 어 놓았을 거 같은데.”
“일본은 본래 미국말을 잘 듣지 않나. 처음에는 일본 요원도 반 짝했는데, 미국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난 후부터는 급격하게 줄어 들더군. 정황상 미국이 넘보지 말라 했을 걸세.”
“다른 나라는요? 러시아나 영국 이나 그런 나라들요.”
“있긴 하지만 전부 의식할 정도 로 큰 조직은 아닐세. 지금 귀하 의 힘이라면 쉽게 대처할 수 있 네, 그러니 크게 염려할 건 없다 보네. 그보다 정부와의 협상은 어떻게 되었나?”
“그건 별 탈 없이 끝났어요. 다 들 뒷구멍으로 따로 손잡자고 하 더라고요.”
“그렇게 되는구먼.”
“그러게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럼 어찌할 참인가? 둘 다 끌 어안고 갈 수는 없을 게야. 그런 쪽으로는 귀신같이 냄새를 맡는 이들이라.”
“애당초 어느 한쪽하고만 손을 잡을 거였으면 한자리에 모아 보 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럼 당분간은 힘겨루기가 계 속 일어나겠구먼.”
“힘겨루기요?”
“아닌가?”
“그건 서로 힘을 겨룰 수 있을 때 쓰는 단어잖아요.”
“어허허허허, 그렇구먼. 허허허. 그래. 귀하의 말이 맞네. 힘겨루 기는 비등비등할 때나 쓰는 말이 지.”
진인은 모처럼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는 듯이 눈가를 쓸어 내며 웃었다.
“그러면 미국은 어찌할 참인가? 실상 특무원도 우리 인근 주변국 만 신경 쓰지 미국까진 감당치 못한 게 사실이네.”
거리가 멀어서가 아니다.
혈맹 관계라는 믿음도 분명 어 느 정도는 있었지만, 진짜 이유 는 국력의 차이가 너무도 크다는 것이었다.
출중한 특형 능력자들을 모아 꾸린 특무원 전부를 투입해도 감 히 감당치 못할 정도의 차이가 현실이다.
“손잡고 가는 거죠. 적으로 돌 려 싸우기엔 고스란히 넘겨받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마지막까지 그리 갈 수 있다고
보는 겐가? 나는 미국이 중국과 대립하는 것이 이념 때문이라 보 지 않네. 우리가 부강해지면 우 리 또한 그런 경계의 시선을 받 지 않으리란 법이 없어. 국가 관 계에서도 결국 왕좌는 하나이지 않나.”
“그래서 주도권 싸움 정도는 하 고 있죠.”
“신경전이 있는 겐가?”
“몸을 엎드리며 기회를 노릴 상 황은 아니잖아요. 어차피 경계받 고 있으니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계속 보여 줘야죠.”
진인은 허허 웃으며 수염을 쓸 었다.
진인 또한 태식이 타이른다고 들을 인물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자신이 태식 을 타이를 만큼의 압도적인 지혜 를 가졌는지부터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세상 흘러가는 이치에 대한 것 이라면 모를까 전투와 전쟁에 있 어서는 태식이 압도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실질적인 승리자이기도 하다.
“알겠네. 결국 그리 흘러가겠구 먼. 미국과는 최대한 척을 지지 않으려 여겼건만.”
“그런 스탠스까지는 아니고요. 대등한 위치라는 걸 인식시키려 는 정도죠.”
“그러세나. 허면 나에게도 그 주도권 싸움이 무엇인지 귀띔 좀 해 주시게. 국외 활동은 특무원 의 영역이지 않나. 함께 공유할 바가 있을 걸세.”
“간단해요. 일단 조직을 흔드는 거죠.”
“흔든다고 쉬이 흔들릴 조직이 던가? 중국 스파이의 무수한 공 작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들일 걸 세. 설마, 특형을 사용하려 함인 가?”
“뭐만 하면 특형 쓴다고 하시 네. 악질 범죄자도 아닌데 정신 조작을 왜 합니까.”
“어허허, 그렇지. 귀하가 사리가 밝은 이인 줄 익히 알고 있었네 만, 잠시 실언했네. 허면 어떤 방 법을 쓰는 겐가?”
“조직을 흔든다고 했지 않습니 까.”
띠리링 전화벨이 울린다. 제니 다.
“받으시게.”
“그쪽인데, 여기로 불러도 됩니 까?”
“귀하의 의중이 그렇다면 그리 하시게나.”
“같은 맥락입니다.”
태식은 미리 붙여 둔 호신부를 통해 제니의 좌표 점에 길을 내 었다.
“넘어와.”
제니는 떠듬떠듬 좁은 동굴 안 으로 넘어왔다.
그녀의 시선이 진인에게 향한 다. 소개를 바라는 눈치지만 소 개하지 않는다.
지금 경우라면 알아서 상상하게 두는 게 낫다.
“가지고 왔어?”
“저……
진인의 눈치를 본다.
“괜찮아, 들어도 되는 분이야.”
“국장님께서 전하시길 정보 열 람 권한을 드릴 테니 내방하셔서 직접 열람하라 하였습니다.”
“오라 가라 하는 건 상관이 없 는데, 내가 직접 그걸 다 들춰 보고 있으라고?”
“그러시면……
“핵심만 추려서 요약정리를 해 줘야지.”
제니는 떨떠름히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중간에 껴서 아주 죽을 맛이다.
안 그래도 첫 대면부터 태식이 옆에 끼고도는 바람에 국장에게 지부장 보고 없이 직접 보고하란 지시를 받았다.
그 때문에 지부장인 잭으로부터 의 눈총이 따갑다.
“열람 권한은 줬다며. 그 권한 당신에게 위임할 테니 당신이 나 대신 보고 잘 추려서 가져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