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2)_2
“그래도 해야죠. 그렇게 하나씩 건너뛰다 보면 다른 것도 다 건 너뛰게 될걸요. 그리고 사장님이 안 하니까 저라도 해야죠.”
연지는 새침하게 쏘아붙였다.
방우까지 외근으로 자리를 비우 니 아주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 간 꼴이다.
“저, 잔소리쟁이. 얼른 직원을 뽑아서 홍콩으로 쫓아 보내든가 해야지.”
“그러게 말이에요. 얼른 새 직 원 뽑기나 하세요. 누가 올지나 모르겠지 만요.”
디리링- 다시금 차임벨이 울린 다.
아무래도 누가 올지 모르겠다던 사람이 온 것 같았다.
대한수호단 (1)
“어서 오세요! 여자 손님이니까 제가 응대할게요.”
연지는 눈썰미 좋게 처음 방문 하는 손님임을 알아보고 응대를 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는 가벼운 제스처와 함께 연지를 비켜서게 하고는 그 대로 태식에게 왔다.
“근무지 이동 명령서예요. 이건 협조 공문이고요. 확인 부탁드릴 게요.”
태식은 서류를 훑어봤다.
해리스의 서명이 끝나 있는 파 견 협조 공문이었다.
“야, 연지야. 새 직원 왔다.”
“네에-? 뭐, 뭐예요? 그런 거예 요? 이미 다 그런 거였어요?”
연지의 눈이 태식에게 갔다가 제니에게 갔다가 빙글빙글 돈다.
그러다 제니를 쭉 훑어보고는 자신을 몸을 내려다봤다.
“사장님 그런 취향이었어요?”
“뭐래냐.”
태식은 피식 웃었다.
“뭐예요, 언제부터 준비하고 있 었어요? 또 나만 몰랐어요? 진짜 왜 그래요? 나 일 열심히 하잖아 요? 내가 그렇게 싫어요? 왜 싫 어요? 나 이쁘잖아요. 하는 짓도 매력적이고 애교도 많잖아요. 아 아〜 그렇구나. 금발 백인 여자가 취향이었구나〜. 가슴 크고 허리 들어가고 엉덩이 큰 만화 몸매가 취향이셨구나〜.”
“야 야, 귀에서 피나겠어. 저리 좀 가.”
“이거 봐, 이거 봐. 남들은 내가 이러면 종달새가 쫑쫑거린다고 이쁘다 그러는데. 이거는 인간 본연의 미적 기준을 벗어나 있는 거지, 페티시의 영역이었던 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말이 안 되지. 암, 그렇고말고. 말이 안 돼!”
“이 녀석이 왜 이래 진짜. 직원 구해 달라며 인마.”
“이런 여자일 줄은 몰랐죠!”
“여직원이 어때서. 너처럼만 하 면 최고지.”
“ 에?”
“그렇잖아. 너처럼만 하는 여직 원이면 차고 넘치는 거 아니냐.”
“아, 아니, 지금 그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무슨 말 인마. 왜, 또 사 귀냐고 물어보게?”
“사귀어요?”
“어휴, 뻔하다 뻔해-.”
띠리링, 차임이 울리고 다른 손 님들이 연달아 들어왔다.
“가서 손님 응대나 해. 일은 제 대로 해야 될 거 아니야.”
“알았어요! 이따가 다 말해 줘 야 돼요! 어서 오세요, 손님〜.”
연지는 금방 영업 톤 목소리로 손님 응대를 했다.
22살의 연지 안에는 12살 연지 와 27살 연지가 들어 있어서 스 위치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정보는?”
태식의 말에 제니는 보안 단말 기를 꺼냈다.
“컴퓨터 좀 사용해도 될까요?”
“ 얼마든지.”
태식은 직접 컴퓨터 전원을 켜 줬다.
그걸 본 연지의 눈동자가 찌릿 찌릿 거리는 건 신경 쓰지 않는 다.
제니는 능숙하게 단말기를 설치 하고는 DCA의 메인 서버로 접 속했다.
“기본 설정은 다 해 놨으니 제 아이디로 접속하시면 모든 정보 를 열람할 수 있어요.”
“권한 등급 올려 받았나 보네?”
“네. 당신 덕분에요.”
태식은 마우스를 이리저리 돌려 보며 정보 폴더를 훑었다.
하나같이 코드명으로 되어 있어 서 폴더명만 가지고는 내용을 유 추하기 힘들다.
“당신과 관련된 폴더는……
“아니, 그것 말고 일단 요구한 정보부터. 정리해서 달라고 했잖 아.”
“그건 제가 따로 정리해 놨어 요.”
제니는 자신의 전용 폴더로 들 어가 파일을 열어 줬다.
DCA의 조직도와 함께 각 팀별 활동 내역이 최근 기준으로 짧게 정리되어 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세부 항 목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알았어, 한번 볼게.”
DCA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하나가 심계 관련 임무고 다른 하나는 외부 개입 관련 임무였 다.
심계 관련 임무는 심계와 관련 된 모든 것에 대한 조사로, 능력 자에 대한 조사는 물론이고 심계 내부에 대한 것과 아이템이나 시 료 채취가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능력자에 대한 조사 비중이 가장 높긴 했다.
“이거 이전 자료는 어떻게 봐?”
“최근 것만 정리되어 있어요. 이전 건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서 봐야 돼요.”
“여기 보면 아이템이나 시료 채 취의 비중이 너무 작아 보이거 든. 전부 헌터 대응이네.” 제니는 잠시 입술을 오물거렸 다.
DCA 내부 정보를 입 밖으로 내는 것이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탓이다.
“정보 제공하러 왔잖아. 그러면 편히 제공해 달라고. 국장하고도 이미 이야기 다 끝났어.”
“그런가요?”
“그러니까 네 권한이 올라갔 지.”
“……알겠어요. DCA 내부적으 로는 아이템과 시료는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판단했어요. 오파츠 나 아티팩트급은 입수 난이도가 높아 무작정 인력 투입을 하고 있을 순 없고요.”
“그래서 남은 인력을 전부 능력 자에게 붙였다?”
“그래도 6 : 4 정도의 비율은 유지하던 중이었어요. 그게 8 :
2 비율로 변한 건 서해 해상에 띄워진 오파츠 때문이고요.”
“거기서부터 걸리는구만. 하기 야, 안 걸리는 게 이상하지.”
위상변환기의 경우 이미 대호의 이름으로 오파츠가 운영되고 있 으니 DCA 입장에서도 그것을 강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에 협조 요 청을 하려고 해도 항상 친중 노 선을 걷고 있었기에 그것도 마땅 찮았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오파츠를 가져온 헌터 말이다.
당연히 고위급 헌터일 것이고, 그 헌터가 오파츠를 입수한 시점 부터 대호에서 실전 배치한 시점 까지의 텀을 잡아 활동 시기를 가늠했다.
최종적으로 DCA 에서 선택한 방법은 심계 내에서 활동하는 고 위급 헌터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 였다.
그렇게 조사를 하는 중에 페가 수스의 이름으로 벌어진 6층 몰 락 사건을 겪게 되었고 그때부터 유성과 페가수스에 집중하기 시 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태식이라는 존 재를 인지하게 된 것이다.
“서울 지부는 전부 내근 대기 상태네?”
“네.”
“근신 같은 거야?”
“그런 의미도 있지만, 사실상 임무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 어 버려서요.”
“그렇겠네. 그럼 얘들은 무슨 임무 받나?”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결정이 되면 메인 서버에 업데이트될 거 라고 봐요.”
태식은 다른 폴더로 넘어갔다. 외부 개입 관련 임무는 대부분 이 중국에 연관되어 있었다.
중국 요원들의 심계 활동을 저 지하거나, 능력자 영입을 방해하 는 것이었다.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 보니 한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의 파일이 수두룩하다.
“이게 다 작전 보고서야?”
“네.”
모든 코드가 C로 시작하는 걸 보면 중국과 연관된 파일들이다.
“중국 놈들이 대체 얼마나 들어
와서 활동하고 있는 거야?”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1선이 1 천 명 정도고 그 휘하로 5만 명 정도 예상해요.”
“아주 남의 땅이구만, 남의 땅 이야.”
그다지 화가 나지는 않는다.
이게 당연한 것이라서 말이다.
중국이 맨날 하는 소리가 한국 을 속국으로 두겠다는 건데, 이 만한 공작 인원이 들어와 있는 게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이다.
태식도 로아에서 다른 왕국을 점령할 때 그보다 많은 수의 첩 자를 운용하기도 했고 말이다.
“너네 능력자 요원은 몇 명 없 던 것 같던데, 심계 조사는 어떻 게 하는 거야? 길드에 의뢰하거 나 헌터 포섭?”
“간단한 임무라면 그렇게 하지 만 중요한 일은 저희가 직접 해 요.”
“그러면 일반인도 심계 드나들 겠네?”
“네.”
“목숨 바쳐 일하는 조직이구 만.”
“위험성 때문에 1개월 순환 근 무로 조절하고 있어요.”
그러니 조사에 시간이 오래 걸 렸구나 싶다.
첫 시작을 잘못한 것도 있고 말 이다.
태식은 저들이 처음부터 대호를 팠다면 조금 더 빨리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파일을 닫 았다.
“여기서 따로 부여받은 임무는 있고? 해 봐야 내 감시겠지만.”
“감시를 명받진 않았어요, 하지 만 따로 임무를 부여받은 것도 아니긴 해요.” “그럼 가게 일 좀 돕는 건 어 때? 앞으로도 계속 여기로 출근 한다 치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을 텐데.”
“네, 그렇게 할게요.”
“그러면 인수인계는 틈틈이 받 도록 하고. 물건 파는 거야 어깨 너머로만 봐도 충분할 거야. 가 격표는 다 붙어 있으니까.”
“예, 알겠어요.” 제니는 조심스럽게 가게 물건들 을살폈다.
눈동자가 초롱초롱이다.
지금까지 가게를 감시하고 있었 으니 다른 전당포와 다른 물건들 이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도 특형 능력자로서 이만한 아이템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건 당연하다.
지루해할 염려는 없으니 그걸로 됐지 싶다.
태식은 혼자 옥상으로 올라갔 다.
오늘은 아침 조회도 없었다.
맨날 같이 피우던 옥상이 썰렁 하니, 이것도 사람 난 자리라고 티가 난다.
태식은 불씨 작은 라이터로 어 렵사리 담뱃불을 붙였다.
“방우가 없으니 담뱃불도 잘 안 붙는구만.”
태식은 피식 웃으며 먼 하늘로 연기를 뿜어냈다.
방우는 총회를 준비 중이라 바 쁘다.
이현을 통해 무력으로 조직들을 규합했지만, 조직이란 게 때려잡 기만 한다고 운영이 되는 건 아 니다.
결국은 돈이다.
그들에게 사업체를 줘야 하고 돈을 벌게 해 주지 않으면 형님 으로서의 지위는 지속되지 않는 다.
이미 반디 판매 권한을 조절하 는 것으로 지위를 유지해 왔다 만, 그보다 더 큰 알맹이를 내준 다고 하면 그 누구라도 마다할 리가 없다.
“잘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이현을 붙여 주질 않아서 걱정 이 조금 되긴 해도 그간 쌓은 경 험이 있으니 마냥 휘둘리진 않을 거라 본다.
“그건 그렇고 이놈은 연락이 없 어.”
금방 연락이 올 줄 알았던 창천 은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아직까지도 할머니를 만나지 못 한 건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아주 일이 잘못됐거나.
진득하니 기다리려 했지만 이미 보고 들은 게 있다.
중국 요원들이 한국의 헌터들을 수없이 영입하거나 납치하려 시 도했다는 정황을 말이다.
그런 짓을 서슴없이 벌이는 놈 들이면 그보다 심한 것이라고 못 할 것도 아니다.
태식은 창천에게 넘겨준 캐슬의 좌표를 잡았다.
인식 저해 마법과 공간 굴절 마 법을 걸고 해당 좌표로 넘어갔 다.
사막이었다. 사방을 쭉 둘러봐도 이렇다 할 건물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창천은 그 사막 한가운데에서 납작 엎드리고 있는 중이었다.
“당황하지 마라. 나다.”
“크흠.”
창천은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일어난다거나 소리를 지 르는 반응은 없었다.
“소리 차단할 테니까 목소리는 내도 된다. 시야까지 차단하면 의심받을 수 있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