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5)_7
“예.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 이 여기서도 통용된 것 같습니 다.”
“그렇겠지. 우리끼리 싸운다고 해도 일단 가장 강한 놈 먼저 거 꾸러트리는 게 순서니까. 그래서 그놈들은 뭐라는데?”
“예. 패자 셋의 연합인 태공상 에서는 힘을 빌려주면 무조건적 인 협력을 하겠다는 조건으로 협 상을 제시한다고 하였습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 듯이, 후자의 협상 제시가 훨씬 좋다.
“그런데 너 이거 걸리면 목 떨 어지는 거 아니냐? 이중 스파이 질 하는 거나 같잖아.”
“태공상에서 저에게만 손을 써 놓았을 것 같진 않습니다. 다른 루트도 많이 가용할 테니, 저만 콕 집혀서 의심받진 않을 겁니 다.”
“그래, 내가 중간에서 말만 잘 해 줘도 의심 살 일은 없겠지. 아니면 당분간은 여기서 나가지 말고 있어. 내가 있으라고 했다 고 해서.”
“예,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 면 말씀은 어느 쪽으로 전할까 요?”
“어느 쪽?”
“예. 둘 중••••••”
“왜 둘 중에 골라. 둘 다 잡아 야지.”
“그렇습니까?”
“원래 흥정할 때는 돈 더 주는 놈한테 파는 거잖아. 당연한 걸 가지고 그래.”
“아무래도 사안이 크다 보 니…… 제가 간단한 이치를 깜빡 했습니다. 그럼 두 진영 모두에 연락하겠습니다. 뭐라고 전하면 되겠습니까?”
“중국인들은 같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일을 안 한다며. 결정권 있는 실무자가 직접 협상 테이블 로 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럼 위치는 어디 로…… “당연히 여기지.”
“여기란 말씀은 홀리 랜드를 말 씀하시는 것이지요?”
“왜? 안 될 것 같아?”
“받아들일까 싶긴 합니다.”
“이런 야합질 하는 놈들이 그 정도 배포가 없으려고. 원래 나 라 팔아먹은 놈들이 배짱이 두둑 한 법이야.”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시대로 이행하겠습니다. 잠깐 나가서 통 신하고 오겠습니다.”
창천은 별 어려움 없이 몸을 날 려 입구로 이동했다.
태식은 주변을 빙 둘러봤다.
잡히는 기운이 많다.
방우를 통해 탈옥시킨 범죄자들 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수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뭐 얻어먹 을 거 있다고 이렇게들 몰려들었 어 그래.”
태식은 몸을 날려 하늘로 올라 갔다.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 다.
대충 가늠해 보자면 300명쯤 된다.
그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 니 주거지가 없을 수 없다.
마을의 규모는 아니다만 쉘터가 모여 만들어진 촌락의 형태 정도 는 되었다.
“사람들 적응력 참 좋아.”
이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그나마 있는 돌멩이와 산호 따위 로 집을 지어 놨다.
나름의 길도 있고 촌락의 경계 를 구분하는 울타리도 있다.
그리고 웃긴 건 이 얼마 안 되 는 머릿수에도 파벌이 나뉘어 있 다는 점이었다.
크게 세 개의 마을이 따로 떨어 진 위치에 있는 것만 봐도 알 만 하다.
그리고 그 세 개의 마을은 모두 해상으로 접근하기 쉬운 곳을 끼 고 있는 상태였다.
이곳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 는 방법이 낚시뿐이다 보니 좋은 해상 진입로가 식량과 직결되는 것이다.
태식은 어둠을 풀어 세 곳의 마 을을 두루 살폈다.
“형님, 저희 언제까지 여기 있 어야 하는 겁니까?”
“언제까지는 새끼야, 우리는 여 기서 나가면 바로 잡혀서 깜빵 들어갈 텐데 언제까지겠냐.”
“그럼 평생 여기 있어야 되는 겁니까?”
“검귀 형님 말씀 그새 까먹었 냐. 일단 우리가 여기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된다고 했잖아. 그래야 나중에 저승사자님이 내 려왔을 때 우리의 지분이 있을 거라고.”
“그거야 그렇지만, 오입질도 못 하고 죽겠습니다. 맨날 생선 대 가리만 먹고.”
“어휴, 이 머저리 같은 놈.”
“형님, 그러지 말고 저기 아랫 마을에 한번 같이 가시죠. 거기 엔 여자들도 제법 있던데요.”
“이 물총 새끼 완전 넋 나간 놈 이네. 짱구야!”
“예, 형님.”
“이 정신 나간 새끼 정신 번쩍 들게 코에 바닷물 좀 넣어 줘 라.”
“예!”
마을 하나는 범죄자들이 꾸린 마을이다. 분위기를 보니 방우가 집어넣은 놈들이 우두머리 역할 을 하며 중심을 잡는 모양이다.
태식은 저들이 운운한 아랫마을 로 시선을 옮겼다.
“과장님, 여기서 이러고 있어 봐야 더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사신이 활동하는 곳도 전부 서울권이지 않습니까. 이런 고생 그만하시고 서울로 돌 아가시죠.”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뭘 돌아 가. 돌아가려거든 혼자 돌아가.”
“어떻게 저 혼자 갑니까 과장님 께서 가셔야 저도 가지요.”
“그러면 남아. 지금 다른 방송 국 기자들도 전부 죽치고 있는 마당인데, 뭐가 그렇게 조급해.”
“낚시에 집짓기에. 이건 군대에 서 전지훈련 하는 것과 똑같아서 말입니다. 밖은 전염병이 돈다는 데, 가족 걱정도 되고……
“그러니까 힘들면 가라고.”
“아휴, 과장님-.”
한쪽은 방송국에서 취재를 온 기자들 집단이었다.
큰 대형 방송국과 일간지의 인 원들도 있었지만 중소 방송국이 라거나 개인 방송을 하는 일반인 들도 어우러진 기자 마을이다.
그리고 남은 한 마을은 일견 보 기에도 각이 잡혀 있는 모습이 그 속을 살피지 않아도 군인 마 을임을 알 수 있었다. 군인 마을이 기자 마을이 가까 이 붙어, 기자 마을을 보호하는 형태로 있고 범죄자 마을이 섬 위쪽에 자리 잡은 채다.
그런 모양새를 보면 군인 마을 과 기자 마을 사이에서 꽤 활발 한 교류가 있을 것 같지만 그런 움직임은 크게 없었다.
군인들은 그저 군인이기에 일반 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일 뿐이었지 딱히 기자들과 말을 섞 고 싶어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가 기 사로 나갈 수 있는 일이니 일부 러 거리를 두는 것이다.
“겁 없는 양반들. 여기가 어디 라고 저렇게 와서 모여 있나 그 래.”
전염병까지 퍼트렸는데 대체 무 슨 생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뻔한 목적이다.
밥그릇.
기자는 특종을 잡기 위해 온 것 이고 군인은 명령을 받아 온 것 이다.
도망칠 곳 없는 범죄자들은 말 할 것도 없다.
저들은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몰려 있는 것이다.
저들에게 얼마나 강한 직업적 사명이 있을까.
분명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나 누는 대화를 들어 보면 등 떠밀 려 와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니면 다른 수가 없어서 올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거나.
“쯧쯧, 먹고사는 게 이렇게들 힘들지. 이렇게들 힘들어.” 태식은 몸에 어둠을 감쌌다.
그래도 자신을 보고자 들어와 몇 날 며칠 기다리고 있는 사람 들 아닌가.
이렇게 온 김에 얼굴 한번 비춰 줄 법도 하다.
가능하면 건의 사항 같은 것들 도 몇 마디 들어 줄 수 있고 말 이다.
태식은 먼저 기억에 있는 얼굴 을 찾아갔다.
일전에 홀리 랜드를 올리며 인 터뷰를 했던 TMI 방송의 김추
성 기자였다.
“오랜만입니다.”
태식은 미끼 없는 낚싯대를 길 게 드리워 둔 김 기자에게 슬며 시 말을 걸었다.
“ 엄마야!”
김 기자는 화들짝 놀라 몸을 일 으키다 그만 발을 헛디디고 바위 아래로 미끄러졌다.
태식은 그런 그를 쉬이 감아 건 져 올렸다.
“조심하셔야지.” 젖은 하반신에 물기까지 뽑아내 줬다.
“가, 가, 감사합니다.”
김 기자는 감히 어둠을 직시하 지 못했다.
“남겨 둔 마지막 질문 받으려고 왔는데, 시간 됩니까?”
“예? 예! 물론입니다. 차고 넘 치는 게 시간입니다. 얼른 들어 가시지요. 야! 카메라! 카메라 가 지고 와! 카메라! 여기 저승사자 님께서 행차해 주셨어! 얼른!”
조용했던 기자 마을이 단번에 뒤집어졌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꾀죄죄한 몰골로 커다란 카메라 를 들고 뛰어온다.
그 바람에 다리가 엉켜 넘어지 는 사람, 카메라를 놓치는 사람, 배터리가 방전됐다며 성화를 내 는 사람, 아주 각양각색이다.
태식은 그 모습이 재미있어 피 식 웃었다.
어쩜 이리도 겁이 없을까.
지금 카메라를 챙겨 달려올 게 아니라 도망을 쳐야 하는 것 아 닌가 싶어서 말이다. 따지고 보면 자신은 생화학 자 살 테러를 사주한 악마 그 자체 인데 저들은 왜 주인 만난 강아 지처럼 달려오는 걸까.
“준비되었습니다! 이, 인터뷰 를!”
“숨 좀 고르시죠. 이럴 줄 알았 으면 미리 약속을 잡고 올 걸 그 랬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직접 와 주 신 것만 해도 영광이라고 생각합 니다.”
“테러 조직의 수괴한테 너무 예 의 차릴 것 없습니다.”
태식은 부드럽게 말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자연 스럽게 그리 나온 것이다.
이들이 지키려는 밥그릇은 고작 해야 자기 가족 먹일 정도의 작 은 밥그릇이라서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저를 기억 하고 찾아 주셔서 기억합니다.”
“이름 기억한다고 했잖습니까.”
“예, 감사합니다. 그럼 질문드리 겠습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질문입니다. 신중하게 해 보세요.”
“예, 신중하게 질문드리겠습니 다. 이곳에 전기 시설을 놓아 주 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 기자는 망설임 없이 바로 물 었다.
이렇게 바로 나오는 걸 보면 이 미 고민을 끝내 결정을 내린 질 문이 바로 이것이란 뜻이기도 하 다.
그러자니 고개가 갸웃한다.
“그게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 까?”
“예,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홀 리랜드에 전기 시설을 둘 계획이 있으십니까?”
궁극적인 목적 같은 것을 물을 줄 알았더니, 전기 시설이라니.
“하하,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개밥그릇 (3)
태식은 잠시 골몰했다.
김 기자가 왜 이런 질문을 했는 지 예상해 보자니 빙긋이 웃음이 나온다.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그렇다 고 가깝지도 않은, 중간 지점을 찔러 앞과 후를 예측하는 질문이 네요.”
전기를 놓으려거든 발전 시설을 놓든, 전기를 끌어오든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한다.
어느 것이든 정부의 협조나 묵 인이 없다면 설치나 유지가 힘든 일이다.
그러한 비용을 지불하고 전기 설비를 구축한다는 것은 이 홀리 랜드를 그에 걸맞은 거점으로 성 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치는 것이기도 하다.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대답을 해야겠죠. 당연히 들여올 겁니다. 대한민국 땅에서 전기가 안 통하는 지역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예, 명확한 답변 감사합니다. 혹시 이 질의응답을 가지고 기사 를 내도 되겠습니까?”
“전기 하나 놓는 걸로 기삿거리 나 되겠어요?”
“그거야 쓰기 나름이지 않겠습 니까.”
김 기자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인간적인 호감이 없다면 저리 시종일관 미소를 짓고 있을 수는 없다.
아무리 특종을 잡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더라도 살인범을 인 터뷰하며 마냥 웃고 있지는 않을 것 아닌가.
“기자님 재미있으신 분이네.”
그래서 태식은 이렇게 말했다.
“재미요? 혹시 반어법이십니까? 제가 뭔가 실수한 게 있다면 죄 송합니다.”
김 기자는 웃음기를 지우며 대 답했다.
“웃지 말라는 뜻은 아니고요. 나한테 왜 그렇게 우호적이에요? 그런 뉘앙스로 기사 내면 테러리 스트 옹호한다고 욕먹지 않겠어 요?”
“그런 사감은 배제하고 기사 올 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호감이 있나 보네. 그래 서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한 거예 요.”
태식의 눈에 김 기자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했다.
약간의 진취성과 자신감, 열정 같은 것이 있었고 그에 못지않게 외로움, 두려움, 불안 같은 감정 들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사명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큰 사람이고 그 책임감은 직 업적인 책임감과 함께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다.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라든가 사 이코패스적인 모습은 한 톨도 없 다.
간파의 진이 그렇게 말하고 태 식이 느끼기에도 그렇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자 사회인 이고 가장인 일반인이다.
그런데 왜 자신에게 이런 호감 을 가지고 있을까.
“제가 딱히 사자님을 적시할 이 유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우호적일 이 유도 없잖아요. 질문 응해 줬다 고 그렇다기엔 서로 비즈니스한 걸 모를 사람도 아니고.”
김 기자는 태식의 두루뭉술한 말에서 어떤 궁금증과 약간의 쑥 스러움을 읽었다.
김 기자는 태식의 물음표 질문 에 내심 쾌재를 불렀다.
대화를 더 이어 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요. 그 래서 그런 것 같습니다.”
“파하-. 나쁜 사람이 아니다?”
“혹시 지금 자신이 한 나쁜 짓 을 열거하시려는 건 아니시죠?”
“시시한 농담 말고, 진짜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해 봐요. 뭐가 나 쁜 사람이 아니란 겁니까?”
“이렇게 존댓말을 써 주는 것부 터가 매너가 있다는 것 아니겠습 니까. 존댓말 쓰는 악당은 좀처 럼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 게 묻는 것도 생화학 테러에 대 한 후회나 의식 같은 것이 커서 그런 것 아닙니까. 스스로 선택 했지만 그 선택이 옳지 않은 선 택임을 알고도 실행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계속해 봐요.”
“그리고 그 테러에 참여한? 활 용된 이라고 해야 더 알맞은 표 현일까요?”
“어떻게든.”
“그 활용된 사람들. 조사해 보 니 전부 악질 범죄자들이더군요. 그중에는 폭력 전과만 10범 이 상인 자도 있었고 수십억대 사기 로 마을 하나를 초토화시키고 잠 적했던 인물도 있고요. 살인 사 건의 유력한 용의자도 있었습니 다.”
“그래서 그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다?”
“아니요, 정당화될 수 있는 행 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분명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 이상 의 어떠한 이유가 있을 거란 느 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그 테 러가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한 경 고라던가…… 하는.”
“파하하하하하, 그런 말도 안 되는 궤변 늘어놓으면 피해자 가 족들에게 뭇매 맞습니다.”
“하지만, 사자님은 해독제가 있 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 않습니 까?’’
“내가요? 무슨 근거로 그런 말 을 하는 겁니까?”
“사자님의 능력이면 오히려 모 르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닙니까.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도 막을 수 없는데요.”
“그럼 내가 대호에 해독제가 있 는 걸 알고 안심하고 바이러스를 뿌렸다? 무언가를 경고하기 위 해‘?”
“예. 그다음에 바로 중국에서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났지 않습 니까. 그에 대한 경고는 아니었 는지……”
“하하하, 정말 듣기 좋은 짜맞 추기네요. 그러지 말고 차라리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생각해 보 는 게 어때요? 대호에서 내놓은 해독제도 사실은 내가 공급해 준 거라는 식으로.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도 내가 일으킨 것이고, 이 모든 게 자작극이라는 설정은 어 때요?”
“그, 그런, 그런 이야기는 앞뒤 가 안 맞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이 자작극이라고 한다면 사자 님이 얻는 것이 없을 텐데요.”
“왜 없습니까. 악당이면서도 당 신과 같은 신봉자를 얻게 되는 건데.”
태식은 검은 웃음을 활짝 지어 보였다.
김 기자는 오한이 드는지 몸을 으슬거리며 떨었다.
“자, 재미없는 이야기는 이쯤 합시다.”
태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 식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들이 함 께 우르르 몸을 일으켰다.
태식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본 것만큼이나 조악한 움집들의 나열이다.
“그런데 왜 이러고 있는 거예 요? 내가 딱히 출입을 막지 않았 는데.”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웬만한 물품은 밖에서 들고 들 어와도 되잖아요. 하다못해 텐트 같은 거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 겠어요?”
“그래도 되는 것입니까?”
“그래도 되냐니? 누가 안 된다 고 했어요?”
“아, 아닙니다. 그건 아니지 만…… 당연히 안 되는 줄 알았 습니다. 사자님의 땅이니 사자님 께 허락을 받아야 될 거라고, 다 들 은연중에 그렇게 생각했습니 다.”
“하하하하, 하여간 사람들 재밌 어.”
태식은 기자 마을을 가로질러 군인 마을로 이동했다.
그들은 변변한 개인화기를 가지 고 있지 않았다.
가진바 특형이 있는 이들도 있 었지만 특형과 군인의 무장은 별 개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