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7)_2
“흐음-. 알긴 알겠는데, 공안이 바보도 아니고 조금만 조사해도 이런 낚시질에 걸린 피해자란 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그러다 보 면 이런 부적도 안 통하게 되는 날이 올 거예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안 통하게 되는 것처 럼.”
“하나, 이걸 통해서 여러 국민 들이 눈을 뜨는 계기는 되지 않 겠나. 우리나라 여론을 좌우하는 그 수많은 익명인들이 한국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 야.”
“알겠어요. 일단 의도와 뜻은 인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해 서는 여전히 의문이에요. 이걸로 는 부족해요.”
“그러면 귀하의 생각을 조금 더 붙여 보면 어떠한가? 귀하는 어 찌했으면 좋겠어?”
“일단 이렇게 부적만 붙여서 끝 날게 아니라……. 아니, 잠깐. 그 런데 이런 여론조작팀 말이에요. 한국에서 의뢰받아서 움직이는 애들은 없어요?”
“ 으응?”
이번엔 진인이 고개를 갸웃했 다.
“그렇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것 도 다 외주 업체인데. 한국에서 도 쓰지 않겠어요? 기업이든 정 치권이든.”
“그야 많지 않겠나? 이것도 다 인건비고 비용의 문제 아닌가. 나는 많을 걸로 알고 있네.”
“흐음, 잠시만요. 아니다, 여기 볼일은 다 끝난 거죠? 당장 저 건물 날려 버릴 거 아니면.”
“그러네.”
“그럼 넘어가죠. 안 그래도 셋 이 한번 모일까 했거든요.”
그 얼굴이 연신 싱긋생긋이다.
태식은 비어 있던 자리에 쏙 들 어가는 퍼즐 조각을 찾은 기분이 었다.
물 수밖에 없는 미끼 (3)
태식은 이린을 겸해 자리를 만 들었다.
이린은 좋은 차로 태식과 진인 을 반겼다.
“기력이 많이 쇠하였구먼.”
진인은 이린의 파리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요즘 부쩍 일이 많아서요. 잠 을 잘 못 자서 그런가 봐요.”
“원정이 상하면 백약이 무효하 네. 억지로라도 몸을 쉬게 하는 것도 중요해.”
“생각할 게 많으니 잠도 잘 안 와서요. 어차피 전전반측하고 있 느니 일하는 게 낫더라고요.”
“사장님, 혼자 있을 땐 내가 준 담배 안 태우죠?”
“네? 아…… 네.”
“그거 수면 유도 효과도 좋아 요. 기본이 심신안정제 같은 거 라.”
“네, 한번 해 볼게요.”
“병원 가서 맞는 약보다는 나을 거예요.”
괜스레 뼈가 있는 말이었는지 이린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어 렸다.
“태식 씨도 참. 의사 처방 다 받고 맞는 거예요.”
“왜 괜히 제발 저려요? 그냥 효 과가 더 좋다고요.”
“아•••••• 네.”
“자, 일단 오늘 정리할 거 많은 데, 영감님이 가져온 주제부터 하자고요.”
태식은 진인과 나눈 이야기를 이린에게 전부 전달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중국 출신의 댓글 알바를 활용하는지를 물었 다.
“하죠. 인건비 차이가 얼마나 큰데요.”
“대호도 해요?”
“특수한 목적에는 활용하지 않 아요. 일반 상담이나 마케팅 홍 보 정도일 때는 외주를 주긴 할 거예요.”
“이게 그쪽에겐 나름 꿀알바인 거죠?”
“그렇죠. 출퇴근 없고 시간제한 없고 건당으로 돈 받는 능력제고 요.”
“보시게, 이런 토양 자체가 저 들의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는 꼴 이지. 이런 아르바이트 경험을 그대로 살려 전장에 투입되는 것 이지 않겠나.”
“그러네요. 그런데 영감님이 말 한 부적 대응은 진짜 일시적이라 고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사장 님 생각은 어때요?”
“그건 저도 동감해요. 중국은 이미 국민의 등급을 나누어 관리 하는 사회 신용제가 활성화되어 있어요. 사회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 면 굳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거예요. 공안에서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하여 인력 낭비를 하지 않을 거구요.”
“그렇네만, 투입되는 인력 대비 기대 효과가 나름 있지 않나.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네.” “결국 논지는 이거잖아요. 이런 여론의 방향을 잡는 글의 출처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 그렇죠? 그걸 사람들이 알게 해 주면 되 는 거잖아요.”
“핵심을 따지면 그러하네.”
“그러면 그냥 이 사람이 쓴 댓 글에 아이피를 공개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가능하나?”
“그건 저야 모르죠.”
태식은 진인에게 받은 시선을 이린에게 넘겼다.
“저, 저도 모르는데요••…. 아, 전산팀 불러서 물어볼까요?”
“물어보시게요?”
“아…… 아니요, 하라고 할게요.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을 초빙 하든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통 장에 있는 돈도 빼 가는 시대인 데, 이 정도 못 하려고요.”
“그래, 할 수 있다 치세. 하지만 그건 불법 아닌가.”
“그게 왜요?”
“왜라니, 불법을 불법이라고 하 는데. 나도 컴퓨터는 잘 모르지 만서도, 그렇게 하려거든 그 사 용자를 해킹하는 게 아니라 그 사용자가 쓴 댓글, 그러니까 그 사이트를 해킹해야 되는 게 아닌 가. 그러면 죄 없는 기업에 대한 해킹이 되는 걸세.”
“그러니까 그게 왜요. 나는 이 미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악당 테러리스트인데요. 까짓 해킹 좀 더 한다고 티나 나겠어요?”
“허허, 어허허허. 그렇구먼. 그 러면 되는 거구먼.”
“내가 이러려고 악당 짓 하는 건데요. 그리고 그냥 다른 사이 트로 링크 걸 것 없이 직접 운영 을 하죠.”
“직접?”
“네. 어차피 그거 다 특무원에 서 하고 있는 거잖아요. 위구르 나 프리 홍콩 지원이나.”
“그거야 그렇지.”
“그러면 그런 사이트를 여러 개 만들어서 직접 운영을 하면서 영 감님이 말한 부적 작전에 그대로 쓰자고요. 거기에 제가 말한 해 킹을 더하죠.”
“어떤 식으로?”
진인은 짐짓 흥미로운 듯 눈을 반짝였다.
“사이트 회원 명부에 그런 알바 들 이름이나 아이피 주소를 등록 시킨다거나 뭐 그런 거 있잖아 요. 잠깐 속아서 들어온 게 아니 라, 정말 활동을 하는 것처럼. 차 도살인지계를 필거면 이 정도는 해야죠.”
“나 혼자야 어려운 계획이니 내 가 거기까지 생각을 못 한 것이 네. 귀하가 말한 것을 더하면 나 도 좋은 아이디어 몇 가지 낼 수 있어.”
“뭐 있으세요?”
“활동 명부에 이름을 넣는 것뿐 아니라 은밀히 일정 금액을 송금 해 주는 것이네. 아, 물론 그러려 거든 그자의 신상을 알아야겠지 만……
그 시선이 다시 이린에게 간다.
“푸르르르. 네, 그런 것도 해킹 이 되는 해커를 섭외해 볼게요.”
“흠흠. 된다고 하니, 그렇게 하 면 완벽한 증거가 되는 거 아닌 가. 신용 등급이 아무리 높아도 조사를 피해 갈 수가 없지. 그리 고 거기에 더해 진짜 활동을 해 도 되고.”
“역시,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가 혜안이 뛰어나시네요.”
“귀하에게 그런 말 듣자니 부끄 럽구먼. 굼벵이 앞에서 주름잡은 꼴 아닌가.”
“어, 이거 놀리는 것 같은데. 놀 리는 거죠?”
“어허허. 방금 전에는 같이 늙 어 가는 처지라 하지 않았나.”
“아하하, 좋습니다. 좋아요.”
진인은 기분 좋게 웃었다. 불완 전한 계획에 기대되는 보안이 더 해지니 마음이 퍽 가벼운가 보 다.
“자, 그러면 이와 같은 작업은 어디서 할 참인가? 이것도 본거 지가 있어야 할 텐데.”
진인은 뻔한 질문을 했다. 실상 답을 몰라 물은 질문은 아니다.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이다.
“홀리 랜드에서 해야죠.”
“준비해야 될 게 많을 텐데.”
“이미 준비돼 가고 있잖아요. 뉴스 보시지 않았어요? 정부에서 내 편 들어 주는 거?”
“그건 보았네. 안 그래도 그것 을 겸해 적잖은 변화가 있는 것 같아 찾아갔던 참이었었네.”
“많이 변했죠. 일을 얼마나 열 심히 했는데요.”
“그러면 바로 임무 수행이 가능 할 정도의 시설이 구축되는 겐 가‘?”
진인은 하루라도 빨리 이번 작 전을 제대로 진행하고 싶은 모양 이다.
“군부대 하나 크게 들어올 거거 든요. 그러면 여러 기반 시설도 다 들어올 테니까 그거 당겨다 쓰면 돼요. 당장 쓸 만큼은 될 거예요.”
“그런 계책이구먼. 그런데 하필 군의 주둔을 허락했나? 시설을 당겨 올 생각이면 다른 수월한 조직도 상관없을 텐데.”
“그거요?”
태식은 홀리 랜드를 레드 캐슬 로 격상시키는 전체적인 프로젝 트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이린에게는 레드 캐슬 프로젝트 의 골자가 중국 자본에 대한 삼 각 굴리기로 내수 활성화에 있겠 지만, 진인에게는 미국과 중국을 한 솥에 넣고 끓이는 어부지리의 계책이 골자가 된다.
“아무리 내가 소유권을 주장하 고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 땅이잖 아요. 그러면 당연히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어야죠. 미국 놈, 중 국 놈 싸우는데 손가락 빨고 있 으면 나중에 할 말이 없잖아요.” “암. 아-암! 그렇고말고. 암 그 렇고말고!”
진인은 허벅지를 때리며 고개를 푹푹 끄덕였다.
그 눈에 옅은 눈물방울까지 아 롱진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내가 가슴이 먹먹해 그러하네. 어허허.”
진인은 손가락 관절 툭툭 불거 진 손으로 눈가를 훔쳐 냈다.
“이 나라가 짧은 역사 동안 외 세의 놀음판이 된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일제가 그러했고 6.25가 그러했네. 지금이라도 크 게 다른 것도 없지. 암, 암 그렇 고말고. 우리 땅인데, 우리 군대 가 있어야지. 귀하께서 참 속 깊 게 생각하셨네.”
“뭘 그렇게까지 감동받고 그래 요. 나는 그냥 별 생각 없이 관 리 인력으로 부릴 겸해서 잔머리 굴린 건데요.”
“그게 중한 것이네. 고심하여 생각하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는 것. 항상 기본이 되게 생각하는 것. 한낮 어린아이도 나이를 먹 으면 스스로 서는데, 국가가 되 어 자립을 이루지 못하면 그것이 과연 국가라 할 수 있겠느냔 말 이야.”
진인은 과거의 설움과 울분이 북받쳐 오르는지 닦아 낸 눈가가 마르질 않았다.
이린은 자연스럽게 손수건을 건 넸다.
“우리의 독립이 자력이 아니었 음이 비통하고, 이 땅의 비극 또 한 자의로 끝맺지 못하였음이 원 통한 것이지. 하나, 오늘은 이리 든든하구만. 이리 든든해.”
“거 영감님 진짜. 갱년기는 지 나도 한참 지났을 분이 왜 그래 요. 수련도 그렇게 하신 분이 감 정 기복이 이렇게 심해서야.”
“어허허허. 그래, 놀리시게. 그 게 재미있다면 얼마든지 놀리시 게. 어허허허허.”
진인은 손주의 첫 걸음마를 보 는 것처럼 웃었다.
놀려도 소용이 없으니 그 칭찬 의 감정이 머쓱하기만 하다.
“자자, 됐고, 일단 영감님 쪽은 그렇게 마무리 짓는 겁니다.”
“알겠네, 무기를 든 적에게 자 비를 보여선 안 되겠지. 그러함 세. 특무원 중 컴퓨터 쪽으로 인 원을 선별하여 귀하께 보내겠 네.”
“쩝. 사람 떠맡는 건 별로 안 내킨다만, 어쩔 수 없죠. 이미 오 지랖을 부렸으니. 그렇게 하세 요.”
“흠, 그리고 말일세. 이 계획의 이름은 내가 지어도 되겠는가?”
“그러세요. 초안자가 영감님이 신데요.”
“만파식적이라 하겠네. 이 나라 에 근심과 걱정의 씨앗을 뿌리는 역귀를 물리치니 딱 들어맞는 이 름 아니겠나.”
안에서만 부르는 이름이야 아무 렴 상관없지 싶다.
“네, 그렇게 하자고요. 만파식적 프로젝트. 요건 영감님이 가져가 시고. 우리 사장님은-.”
“저는 전에 말씀드렸던 건설 사 업으로 시작한 내수 증진 프로젝 트요.”
“구상은 얼마나 끝났어요?”
“중심 뼈대는 이미 다 나왔죠.”
이린은 언제 적 이야기를 하냐 는 듯이 자신 있게 일어났다.
바로 빔을 열더니 프리젠테이션 을 켠다.
화면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피 곤한 기색이 싹 가시는 걸 보니 이번 건 경청해야 되지 싶다.
이왕이면 큰 호응과 함께 박수 를 쳐 주면 더 좋을 거다.
“진짜 제대로 준비하셨나 보네 요.”
“네, 그럼 보실게요. 우선 이번 신규 건설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 은 내수 증진과 함께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 및 자립 능력 신장에 두었어요.”
“목적성부터가 확실하네요. 좋 아요.”
“건설에 부지 및 건물에 대한 것은 전달받은 대로 화교 자본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우선 선택 하기로 했고요. 노후 건물이 있 는 경우 확장 리모델링, 부지의 경우 신규 건설을 할 계획이에 요.”
다음 페이지는 신규 건설될 건 물의 전체적인 청사진과 간략한 건설 시공도였다.
“하나의 건축물에 상가와 주거 지가 함께 구성되는 복합 생활 단지가 될 거에요. 물론 이건 주 상복합이라는 기존의 방식과 다 름이 없죠. 하지만 여기에 대호 의 첨단 기술이 더해 질 거예 요.”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그러자 뜬금없는 로봇 이미지가 나왔다.
“현재 대호전자에서 개발하고 있는 배달 드론이에요.”
“그러면 택배를 말하는 거잖아 요. 주거지에 택배 센터를 놓을 건 아닐 테고.”
“일전에 공유 주방을 말씀드렸 죠? 기억나세요?”
“기억해요. 주방만 빌려서 배달 위주로 리스크 낮게 자영업을 하 는 형태요.”
“네, 맞아요. 그리고 일전에 지 매니저님이 치킨으로 고초를 겪 었다고 하셨고요. 그것까지 전부 하나로 통합했어요. 주상복합이 지만, 이 아파트에 들어서는 상 가는 전부 소상공인 볼륨의 공유 업장들이 될 거예요.”
이린의 목소리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간다. 그녀의 자신감은 파리 했던 안색마저 붉게 돌아올 정도 다.
“기본은 요식업이 되겠지만, 세 탁소와 같은 일상에 연결되는 소 규모 업장은 모두 들어갈 수 있 어요. 그리고 배달 드론을 통해 단지뿐 아니라 일정 반경의 권역 을 상권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되 죠. 물론 배달 드론은 단지 외 업장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구요. 그리고 이런 것도 더 할 수 있죠.”
이번엔 청사진이 지하로 옮겨 간다.
“실내 농장이네요?”
“네. 입점 업장에서 활용하는 기본적인 식자재는 단지 내 실내 농장에서 재배하여 공급할 생각 이에요.”
“그거 되겠어요? 대기업에서 농 산물까지 기계식으로 손 뻗친다 고 할 것 같은데?”
“외부로 판매하는 게 아닌 자체 체인 공급만 하는 거니까요. 요 식 체인 기업 중에는 이미 이런 식으로 공급하는 곳이 있어요.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죠.”
“그러면 괜찮긴 하겠네요.”
“네. 이것으로 입점한 가게들은 신선한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 외적인 경쟁력까지 가질 수 있어 요. 이러한 새로운 복합 주거 공 간 자체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에 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고요.”
딱히 눈에 거슬리는 게 없다.
확실히 중심이 제대로 잡혀 있 으니 전체적인 맥이 제대로 흐르 는 느낌이다.
“공사는 그 신규 공법도 있고 봉춘이가 도와준다 치면 얼추 될 거 같은데, 드론은 어때요? 내가 알기로는 단순 이동만 시키는 건 해외에서도 이미 많이 성공한 걸 로 알고 있거든요.”
드론에 물건을 실어 옮기는 것 은 지금에 와서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기술이다.
그럼에도 무인 배달 시스템이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는 것은 마 지막 Im의 숙제의 답을 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대상에게 정확하게 물건 을 전달해 주는 것 말이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있어야 될 거고요. 그게 진짜 어 려운 거라고 하던데요. 그런 부 분에서도 진척이 있는 건가요?”
“좋은 지적이에요. 전자 파트 개발 팀에서도 가장 고심했던 실 질적인 문제였거든요. 얼마 전까 지는요.”
“그럼 지금은 해결됐다는 거네 요?”
“후훗. 네, 태식 씨가 해결해 줬 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이린은 여전한 자신감으로 빙긋 이 웃어 보였다.
물 수밖에 없는 미끼 (4)
“내가요? 자율 주행 때문에 인 공지능 도움 달라고 한 건 기억 하는데, 내가 딱히 준 대답이 없 지 않아요?”
“그것 말고요. 다른 방향에서 이미 답을 주셨잖아요.”
“문제 그만 내시고. 답부터 알 려 줘요.”
이린은 씽긋이 무릎을 굽혀 보 이며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밴시가 그 자리에 있었다.
“바이오 드론이에요. 태식 씨가 지원해 준 밴시의 명령체계를 접 목시켰어요.”
“드론에다가 밴시를 태워 놓은 것 같은데, 내가 맞게 이해한 거 예요?”
“네. 이것만 해도 돌발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과 속도가 800% 이상 상승하였다는 보고예요.”
차량형 드론이 충분한 주행 기 술에도 아직 상용화가 되지 못한 것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 력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밴시를 통해 보 완했다.
“특히 밴시는 생체반응이 드론 보다 빨라요. 아직 문제 해결을 위해선 엔지니어가 파견을 가야 하지만 사고를 만들지 않는 것만 해도 상용 가치는 있다고 보거든 요.”
아주 흡족한 결과물은 아니다.
하지만 대호가 처음으로 만든 스마트폰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기억하기에 이 처음을 두고 시작 의 미약함을 폄하할 생각은 없 다.
“물론 부족한 프로토 타입이라 고 생각해요. 하지만 배달 데이 터가 모이면 모일수록 업데이트 가 진행될 것이며, 이 이후의 버 전은 지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 로 비약적일 거예요. 자신해요, 우리 회사 개발진은 세계 제일이 거든요.”
“그럼요, 어떻게 첫술부터 배부 르겠어요. 차차 발전해 나가면 되는 거지.”
“아,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하 나 더 있어요.”
이린은 마지막 별첨 문서로 넘 어갔다.
“도심권 권역에 있는 부지를 개 발하는 경우 처음부터 주차장을 크게 확보할까 생각해요.”
“목적은요?”
“자율 주행 자동차 시장을 대비 하기 위해서요. 자율 주행 자동 차나 배달 드론이나 결국은 같아 요. 차이는 크기 하나뿐이라고 해도 별반 틀린 말이 아니죠.”
빼곡한 주차장을 움직이는 자동 차들의 모습은 흡사 전자동화 생 산 공장을 보는 것 같이 일사분 란했다.
“배달 드론을 통해 충분한 주행 데이터와 보행자 데이터가 모이 면 자율 주행 차량에 적용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이 배 달 드론 센터가 자율 주행 차량 센터로까지 확장되는 거죠. 그 부지를 미리 상정해서 건설하려 고요.”
“이야-. 역시 사업하는 사람이 라 그런가 보는 눈이 확실히 다 르긴 하네요. 영감님 안 그래 요?”
태식은 평소보다 큰 박수로 이 린의 프레젠테이션에 환호해 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