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7)_4
다만 두 기관의 주체가 서로 적 대하는 관계라면 그 속사정은 사 뭇 복잡해 질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상부상조로 할 것 하면서, 물밑으로는 지금 하 는 것처럼 알아서들 싸우면 되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국장님, 국장님의 분석 이 완전히 틀렸나 봅니다. 사욕 많은 초능력자가 아닌 대단한 애 국자 아닙니까.”
핀잔이 해리스에게 갔다.
“죄송합니다.”
해리스는 쩔쩔매며 고개를 숙였 다.
“마냥 받아들이기엔 고려할 게 많은 조건이군요. 이 프로젝트에 엮여 있는 당신의 계획이 말이에 요.”
“그러면 나는 이걸 전부 들고 어디로 가야 되나?”
태식은 아공간을 열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오브가 그대 로 드러났다.
“세계 각국에서 심계에 눈독 들 이는 진짜 이유. 이거 아닙니 까?”
아이템과 시료를 가져가지만, 그것의 목적은 단순히 아이템과 시료 그 자체가 아니다.
아이템을 구동시키는 어떠한 힘 이고 시료에 내제되어 있는 미지 의 에너지다.
바로 다크매터 말이다.
“다크매터가 깃들어 있는 오브 입니다. 따지자면 원유라고나 할 까? 더욱이 나는 이 원유를 가공 해서 에너지화시키는 기술도 가 지고 있습니다.”
대답이 따라붙지 않는다.
상대의 패가 마땅치 않은가 보 다. 이럴 때는 한발 먼저 치고 나가도 좋다.
“내가 제시한 차원 이동 기술엔 이 에너지 치환 기술 또한 포함 되는 겁니다. 기술만 알려 주고 연료 공급을 안 알려 주면 그거 야 사기 아닙니까. 내가 그런 사 기는 안 치는 주의라서요.”
“둘러 둘러 협박을 하는 군요.” 태식의 눈이 호선을 그린다. 이 렇게 직접 대고 지적하면 오히려 말하기가 편하다.
“나는 이걸 팔아야겠는데 이만 한 걸 사 줄 만한 사이즈가 누가 있겠어요. 미국, 중국 둘뿐 아닙 니까. 그렇다고 내 조국이 이 두 강대국 사이게 콕 끼어 있으니 한쪽에 올인하기엔 조금 애매하 고. 이쯤 설명하면 충분히 제 입 장은 이해하실 듯합니다만.”
“이해합니다. 두 고래를 싸움 붙이고 그 사이에서 전쟁 물자를 팔겠다는 심산 같군요.”
“그게 왜요? 미국도 전쟁 무기 많이 팔잖아요. 그래도 나는 퇴 역 무기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최신식 현역 기술을 가르쳐 준다 는 겁니다.”
크홍 하는 콧김 소리가 제법 거 칠다.
어지간히 심기가 긁히나 보다.
“안 받을 겁니까?”
“늪 안에 황금 잔을 두고 가져 가라고 하면 누가 가져갈까 싶군 요.”
“트레져 헌터가 가져가겠죠. 인 디아나 존스처럼.”
태식은 큭큭 웃으며 대답했다.
그 웃음이 통한 것인지 휘장 안 에서도 옅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쿡쿡, 그렇군요. 보물 또한 용 감한 모험가들이 얻어 가는 것. 좋습니다. 독이든 성배도 성배는 성배니, 독이야 덜어 내면 그만.”
“그러면 엔지니어들은 조만간 보내 주는 걸로 알겠습니다. 투 자 발표는 지금 당장 내주는 걸 로 하고요.”
“당신의 선택이 부디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되기를 바랍니다.”
“ 얼마든지.”
악수는 없었다.
서로 칼만 빼 들지 않았지 마구 주먹질을 해 댔으니 구태여 악수 까진 필요 없다.
하여도 챙기고자 했던 전리품은 모두 챙겼으니 그만 아니겠나.
태식은 가볍게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태식은 테이블에 주먹만 한 오 브를 두고 원판을 빙그르 돌렸 다.
반 바퀴 빙 돈 원판이 아래턱 두둑한 왕 서방 앞에서 멈춘다.
“강 형께선 양다리 걸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가 봅니다.”
“중국도 수백 개 나라와 교역을 하면서 겨우 미국 하나 더 거래 한 걸 가지고 양다리라고 합니 까?”
태식은 그 핀잔을 오히려 짜증 으로 맞받아쳤다.
가져다 붙일 비유가 아닌 건 알 고 있다.
상관없다. 이런 자리에선 억지 도 기술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이미 마킹당 한 걸 나더러 어쩌라는 겁니까. 그게 싫으면 중국이 미국보다 완 벽한 우위에 있으면 될 것 아닙 니까.”
“이 사람이!”
그 옆에서 난데없는 호통이 터 져 나온다.
같은 테이블에 있으니 같은 자 리인 줄 안다.
중간에 앉은 장수영이 태식에게 시선을 보낸다.
-령주시여, 저놈의 육신에서 영 혼을 뽑아 올리나이까?
-내가 마족이냐. 지저분한 소리 하지 말고 니 몫만 잘해라.
태식은 그 호통을 가볍게 넘겼 다.
원래 목소리 큰 놈들이니 목청 좀 돋우는 것 가지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그러니 이번 것도 기회로 여겨 보라 이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차원 이동을 해 온 수많은 미국 인들이 레드 캐슬에서 여가를 즐 기는 겁니다. 공작하기 얼마나 좋습니까? 판을 이렇게 깔아 줬 으면 술 석 잔 대접해도 모자랄 일을 가지고 옹졸하기는.”
“보시오! 강 형!”
“그만, 그만. 강 사장의 말이 일 리가 있소. 한데, 의가 상하지 않 으려거든 마땅히 내어줘야 할 게 있을 텐데.”
그가 테이블 원판을 슬쩍 밀었 다. 원판은 다시 반 바퀴 돌아 태식 앞에 멈추었다.
미국에 전해 준 기술을 자신들 에게도 내달라는 뜻이다.
“나도 면이 있어서 아주 똑같은 건 안 되고, 비슷한 걸로 합시다. 모양은 달라도 의미만 같으면 되 는 거 아닙니까.”
“얼마든지. 들어 봅시다.”
“레드 캐슬의 심처에 심계로 연 결되는 길을 하나 내어 주죠. 심 계 안으로 편히 오갈 수 있을 겁 니다.”
“그게 가능한 거요?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하겠습 니까? 뭐하면 지금 보여 줄 수도 있고.”
태식이 허공을 푹 찔러 검을 꺼 냈다.
“이, 이봐!”
“지금 뭐 하는 거야!”
“어디서 검을!”
아주 혼비백산이다.
그나마 중심을 지키고 있는 자 는 마주 앉은 왕 서방과 마몬이 깃든 장수영뿐이었다.
“어디서 사기만 당해서 그런가, 믿질 못하니 보여 주려 그랬지.”
태식은 너스레를 떨며 휘이 검 을 저었다.
그 궤적을 따라 공간이 일렁거 리며 흔들린다.
“그만하면 되었소.”
태식은 부드럽게 놀리던 검으로 원판을 툭 밀었다.
원판은 다시 반 바퀴 돌아 그 앞에 멈춰 섰다.
“귀한 겁니다. 우호의 의미로 드리는 건데 챙겨 가셔야지.”
그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오브를 챙겼다. 그•러곤 가벼운 손짓을 했다.
작은 문이 열리고 큰 수레가 밀 려온다.
랩핑이 되어 있는 돈 뭉치가 팔 레트째로 들려왔다.
“챙겨 가시구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배석한 이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는 손도 대지 않은 채다. 우르르 몰려 나가는 면면들 속 에서 장수영만 괜히 계면쩍은 시 선을 보낸다.
태식은 피식 웃으며 손을 저어 냈다.
“음식 귀한 줄을 몰라.”
태식은 아직 식지 않은 꽃빵 하 나 쭉 찢어 입에 물고는 돈뭉치 를 살펴봤다.
전부 100달러짜리 지폐다.
“공산당 놈들이 미제 좋아하기 는, 큭큭.”
“물리적 이동이 어려우시다면 배송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 면 해외 계좌에 송금해 드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남아 있던 수행원이 미묘한 우 월감이 녹아 있는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내가 개인적인 착복을 않는 주 의라서 말이야. 이런 거 받아먹 다 보면 몸에 돼지 꾸렁내가 배 거든.”
태식은 키만큼 쌓여 있는 돈뭉 치에서 지폐 한 장만 꺼냈다.
“이걸로 받은 셈치자고. 나머진 당신 심부름값 하든가.”
태식은 지폐 한 장 주머니에 욱 여넣곤 미련 없이 뒤돌아 가볍게 한 걸음 내디뎠다.
“자자, 다들 조용. 사장님 오셨 습니다.”
유성이 다소간에 소란스럽던 장 내를 일순 진정시켰다.
모두의 시선이 태식에게 향한 다.
이린이 또각또각 걸어와 가까이 선다.
“대략적인 부분은 모두에게 설 명해 줬어요.”
태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곤 유성이 내려선 연단으로 올랐다.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 다.
“얼추 설명은 들었다고 했으니, 부연 설명은 각설하고.”
누군가는 짐짓 희열에 찬 얼굴 로, 또 누군가는 이게 무슨 영문 인가 모르겠다는 멀뚱한 표정으 로.
사실 그렇다.
모두의 능력이 같지 않고 그 배 포가 같지 않다.
사명감이나 열정, 어떠한 의지 또한 그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괜찮다.
저들의 눈에 의심이 없고 불안 이 없으니 말이다.
“우리 재미있는 일 하나 하자.”
태식은 가볍게 툭 던졌다.
역시나 누군가는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워하였고 다른 누군가는 여전히 무슨 소린가 몰 라 멀뚱거리는 표정이다.
그럼에도 전혀 상관없다.
태식에겐 이것 또한 익숙한 경 험이니 말이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 (1)
참된 사령관은 사람의 재주를 탓하지 않는다.
물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양 이 마시면 젖이 된다는 말도 마 찬가지 다.
게으르고 똑똑한 사람을 지휘관 으로 놓고 어리숙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부하로 쓰라는 말도 같 다.
결국은 용병술을 말하는 것이 다.
이 용병술에 대해서 태식은 정 말이지 수없이 많은 경험을 했 다.
그 모든 경험이 유쾌했던 것은 아니다.
태식이 혓바닥 달린 생물은 숨 소리조차 믿지 않는다고 하는 것 이 비단 위장을 하는 마족들 때 문만이 아닌 것도 그러한 경험들 이 이유다.
배신을 당하기도 했고 스파이에 게 속기도 했었다.
충직했던 부관이 자연스럽게 떠 나기도 했었고 직접 키운 영웅이 반란을 모의하기도 했었다.
믿음으로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하나.
따뜻하게 감싸 안아 보듬어야 하나.
아니면 확실한 공포로 억압해야 하나.
물론 어떠한 하나의 용병술과 리더십이 모든 상황을 만족할 수 는 없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용병술과 처세를 가져야 한 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다른 곳의 누군가에게 보인 카 리스마가, 지금까지 유지해 온 온후한 이미지를 잡아먹기도 하 기 때문이다.
저 사람 그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렇다더라 하는 소리 를 몇 번 듣고 나니 상황과 상대 에 맞도록 여러 용병술을 겸하는 것도 마땅치가 않는 느낌이었었 다.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같지 않음을 알고 있다. 의욕이 다를 것이며 생각도 다를 것이고 의지 또한 차이가 있겠지.”
태식은 장내에 모인 모두와 시 선을 하나하나 마주했다.
혼자 해서 혼자 치우는 일은 대 충 해 넘겨도 상관없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 없이 한 뭉텅이로 떨어져 있는 일도 대충 돌아가는 맥만 파악하고 있으면 전부 핸들링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자원이 유 기적으로 엮여 함께 움직이는 일 은 얼기설기 엮어 둔 채로 넘어 갈 수 없다.
한 곳에서 삐끗하면 전체에 허 점이 생긴다.
“누군가는 사명감이 있을 것이 고 누군가는 대충 시키니까 시킨 일이나 하자고 생각할 수도 있 어. 아니면 이거 하면 뭐나 좀 떨어질까 생각할 수도 있고 말이 야.”
그 작은 허점이 전체를 무너뜨 린다.
전선을 경계함에 있어 단 한 명 의 초병이라도 경계에 소홀하면 전체가 뚫리는 것과 같은 이치 다.
그렇기에 태식은 전체를 아우르 는 지휘관은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만큼 그 모든 인재를 흔들리지 않는 하나의 기조로 통 솔하는 것을 중시했다.
“다 상관없다. 어떤 마음가짐으 로 임하든, 얼마나 열정을 가지 고 임하든 상관없어. 나는 여러 분에게 불가능한 임무를 주지 않 을 것이고 그 의지를 따지지 않 을 거다.”
규율은 엄해야 하고 예외가 없 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규율을 준수 해도 충분할 만큼의 보상이 주어 져야 한다.
사명감도 사명감이지만 배가 곯 으면 움직이질 못한다.
아무리 사명감을 일한다고 한 들, 밥그릇이 텅텅 비어 있으면 그 사명감마저 쪼그라들게 되는 법이다.
“또한 모두에게 모두가 원하는 것 이상의 보상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에 비해 받은 것이 적다 여기는 사람은 편히 말하고 온당하다 생각하는 보상을 요구해라. 얼마든지 들어 줄 것이다.”
태식은 기운을 뿜어 그들의 고 양감을 북돋았다.
이지를 망실시켜 진실을 실토하 게 하는 마법까진 아니어도 술에 취한 것처럼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말을 내뱉게끔 하는 정도는 되는 술법이다.
그럼에도 딱히 손을 들어 말하 는 이가 없다.
태식의 시선이 잠시 유성에게 머문다.
다른 이들은 전부 알게 모르게 다 챙겨 준 게 있는데, 유성에겐 아직도 그 보상이 돌아가지 않았 다.
하지만 유성은 불편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의식을 하지 않는 안색
이다.
태식은 잔잔히 고개를 끄덕였 다.
“이는 약속이다. 내가 여러분에 게 지금껏 서운치 않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던 것처럼, 앞으로 도 그와 같을 것을 약속한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 챙겨 주겠 다고 약속한다.
일한 만큼, 고생한 만큼 그 보 상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기본적이며 당연하다.
그 당연한 것을 약속한 것뿐임 에도 다들 신뢰의 눈빛을 보내는 것은 그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았 던 탓일 것이다.
태식은 커다란 술병을 꺼냈다.
어둠으로 잔을 빚어 모두에게 보내곤 술병을 찬찬히 기울였다.
술병에서 떨어진 술이 십수 갈 래로 갈라져 모두의 술잔으로 홀 러갔다.
“다른 복잡한 규율이나 규제 따 위 두지 않는다. 나에게 말하지 못할 것 같다면 하지 마라. 거짓 으로 속여야 할 것만 같은 일이 라면 아예 고민하지도 말라는 거 다.”
태식이 술잔을 들었다.
“이 술은 나로 하여금 여러분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며, 그것은 보호와 감시의 동의어다.”
몇몇은 신뢰와 믿음이 더욱 커 졌지만 다른 몇몇 불안한 눈치가 보인다.
태식의 입꼬리가 피식 말려 올 라갔다.
그런 불안은 개의치 않는다.
모든 구성원을 완벽히 만족하게 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이 시간, 그 이전부터도 여러분은 모두 본인의 것이었다. 앞으로도 벗어날 수 없음이다.”
태식이 먼저 잔을 비웠다.
“그러니 마셔라.”
앞줄에 앉은 유성과 방우, 이린 과 진인이 먼저 잔을 비워 냈다.
그러자니 잔을 비우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모두가 잔을 비웠다.
망설임이 아주 없지 않았다. 눈 치를 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하 나 그 역시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가 열정적일 순 없다. 그럴 땐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면 그 뿐이다.
“우리의 즐거움으로 세상이 변 하는 것을 보게 될 거다.”
태식은 확정적인 미래를 예언하 듯 단언했다.
-미국발 투자 소식에 주가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왜 이런 시기에 이런 거대한 자본 투자가 이루어지는 거라고 보십니까?
-지금 한국은 대변혁의 시대를 걷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특 형 능력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고 있어요. 아무래도 이런 점이 전 세계의 거물급 투자자들 의 이목을 집중시킨 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맥락이라면 심계 가 열렸을 때 투자가 들어와야 했지 않았을까요. 지금의 투자는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 도의 엄청난 움직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