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8)_8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지 금!”
유성이 어지럽게 고개를 저었 다.
“왜 그러나?”
“지금 몬스터들이 나타나고 있 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뭐라‘?”
“대피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 서 갑자기 몬스터들이 튀어나오 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까지 그런 일이 없었거늘!”
진인의 눈이 심계의 문인 차원 균열로 향했다.
매일같이 살피는 곳이다.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요동치는 힘의 파동으로 약간 일렁거리긴 하지만, 그건 평소에 도 쉽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움직 임이 었다.
“균열은 별 이상이 없잖나!”
“예, 균열에서 넘어 오는 게 아 닙니다. 갑자기 생겨나고 있는 겁니다!”
“대체 그게 무슨!”
진인은 불안한 눈으로 하늘을 보았다.
다시금 어둠이 촘촘히 자리 잡 혀 있다.
잠시라도 눈을 돌릴 틈이 될까 싶은 불안감을 누르며 지상으로 시선을 보냈다.
“저, 저놈들인가?”
웬 원숭이 같은 놈들이 무리 지 어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는 것 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손부터!”
유성은 바로 몸을 날려 혈수본 을 휘둘렀다.
수십 줄기로 뻗어 나간 피의 그 물이 작은 마물을 단번에 움켜쥐 었다.
그 탓에 유리창과 외벽이 깨져 나갔지만 일일이 신경 쓸 수 없 었다.
“제 능력으로는 피해 없이 마물 을 처리하기 힘듭니다. 차라리 제가 막을 테니, 원장님께서 마 물을 처리해 주십시오.”
“이 사람아! 자네 능력으론 감 당 못 하네! 죽을 참인가!”
“죽긴 왜 죽습니까. 절대 못 죽 습니다.”
유성은 허리춤의 포션 병을 가 리켰다.
“이것 다 떨어지면 저도 피할 겁니다. 그러니 영감님께서 지상 을 맡아 주십시오.” 지하철 입구에서 늑대 같은 몬 스터가 기어 올라온다.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것이 먹잇감을 찾는 눈이다.
“원장님, 제 능력은 범위가 넓 지 못합니다. 어서요.”
“처자식이 깨어낫지 않나. 무리 하지 말게.”
“예.”
진인은 두루미로 화해 거친 날 갯짓을 했다.
그가 뿜어낸 안개는 낮게 가라 앉아 빌딩숲을 메워 나갔다.
“다들 조심! 가스다! 정체불명 의 가스가 퍼지고 있다!”
“가스 대응팀 소집해!”
빌딩 사이를 뛰어다니는 수호단 원들의 목소리가 안개를 타고 전 해진다.
“허둥대지 마라! 그저 안개다! 안개 속의 마물은 본인이 처리할 테니, 수호단은 안개 밖의 마물 을 처리하라!”
진인은 감추는 것 없이 목소리 를 내었다.
범위 안에 주거용 오피스텔들이 즐비하니, 이것저것 가릴 판이 아니다.
“뭔진 모르겠지만, 아군이다! 전 부 안개 밖으로 이동해서 작전을 수행한다!”
“지하철 및 지하 공간 먼저 확 보해라, 모든 대피는 지하 공간 으로 실시한다!”
수호단은 분산된 팀의 단위로도 작전의 혼선 없이 유기적으로 움 직였다.
“팀장님, 저희만으로는 역부족 입니다. 소방 지원을 받아야 합 니다.”
“소방 지원은 묶어 두라는 상부 지시가 있었어.”
“하지만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 몬스터는 저희가 처리하더라도 화재 진압은 소방대가 나서야 됩 니다!”
빛무리에 녹아내려 화재가 발생 한 건물이 여러 곳이다.
“도심지 화재인 것 뻔히 보이지 않습니까! 지금 잡지 않으면 더 번질 겁니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 판단이다. 팀장도 그 의견을 마냥 묵살할 수가 없었다.
“상부 보고 드립니다. 소방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 니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몬스터 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수호단만 으로 모든 대피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그 보고는 그대로 이린에게 이 어졌다.
지휘 체계의 정점에 있는 유성 이 현장에 나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몬스터가 갑자기 창궐하는 것까 진 예상에 두지 못했다.
어디서 이렇게 튀어나오는지도 제대로 식별이 불가능한 상황이 다.
“김 팀장님, 우리 그룹 산하, 모 든 능력자들 전부 현 사태에 투 입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인맥으로 움직일 수 있 는 다른 기업 소속 능력자들도 전부 가용하시고요.”
-예. 저희 인원은 화재 진압 작 전에 투입하고 협조 인원들을 수 호단으로 보내겠습니다.
일전 강원도 산불이 있을 때의 미숙했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 그룹 내의 자체적인 화 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는 데, 지금이 그 기능을 확인할 때 다.
하지만 이린은 김 팀장의 요청 에 대답을 망설였다.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을 투입한다고 얼마나 많은 화재를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발생한 화재를 막 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이전에, 과연 지금의 가용한 인력으로 시민들의 대피 가 가능할까.
군과 수호단, 경찰력 소방력을 전부 다 더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나마 능력 발현자가 많이 생 겨난 게 천만 다행이네요.”
– 예?
“일반 시민들 중에 능력 발현자 들이 많아요. 그들을 중심으로 대피조를 짜서 대피에 집중하세
요.” -그러면 화재는……. 화재 대응 매뉴얼대로 훈련한 것이 있습니 다. 그 인원을 급조된 상황보단 화재에 투입하는 게…….
“그건, 그건…… 내가 한번 해 볼게요.” -사장님, 무엇을…….
“시간 없어요. 움직이세요.” 이린은 화상 통신을 끝냈다.
이미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전 부 움직인 상황이고, 정부 부처 와 군 또한 상황을 파악하고 행 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몇 마디 말로 인원 통제 를 한다고 해 봐야 통할 것도 아 니다.
어차피 경찰력과 소방력은 정부 부처에 의해 움직이게 될 것이 다.
그러니 집에 있어 봐야 보고나 전달받고 있는 꼴밖에 안 된다.
“그래, 가만히 있는 것보다야. 가만히 있는 거보다야.”
이린은 서재로 뛰어 갔다.
그러곤 아그니의 우리를 열어 줬다.
“홍시야, 홍시야.”
이린이 부름에 홍시는 바로 그 손에 안겨 들었다.
“널 믿을게.”
이린은 홍시의 목에 감긴 제어 구를 풀었다.
“키르르릉!”
홍시는 훌쩍 뛰어 벽난로로 갔 다. 한쪽에 쌓아 둔 숯을 전부 집어삼키며 단숨에 몸을 키웠다.
“크라라라랑-!” 성난 화염 줄기가 온 사방으로 뻗치며 서재를 가득 메웠다.
화재경보기가 울리며 물을 뿜어 냈다.
수증기만 피어오를 뿐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홍시야.”
홍시는 일렁거리는 화염을 뿜어 내며 이린 앞으로 왔다.
이제는 품에 넣을 수 없을 정도 로 크다.
그리고 뜨겁다. 가까이 있는 것 만으로도 피부가 전부 익어 가는 느낌이다.
“갸르르릉-.”
홍시는 갸르릉거리며 이린의 품 에 안겨 들었다.
“으으윽-.”
이린은 이를 악물며 홍시를 품 에 안았다.
그 순간 온몸이 타들어 가는 듯 한 고통이 스르륵 녹아내렸다.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근 것 같은 느낌 정도다.
“홍시야?” 이린은 제 손을 보았다. 화염이 옅게 둘러쳐져 있다.
일전, 태식이 둘러 줬던 그대로 다. 아니, 그보다 따뜻하다.
그래서 조금 뜨겁긴 하지만, 이 대로 괜찮았다.
“고마워.”
이린은 불줄기를 찾아 몸을 날 렸다.
“뭔가 특별한 수단이 있는 줄 알았지. 그런데 결국 같은 것 아 니냐. 사람들에게 기생하는 것. 네가 하는 짓이 기생충과 뭐가 다르냐.”
“크하하하. 멸절자여, 그대는 그 러했지. 좋다. 분노하라, 분노하 고 또 분노하라. 그대 힘의 원천 은 분노이니 즐겁지 아니한가!”
갈람이 주먹을 움켜쥔다.
그 힘의 방향이 하늘이 아닌 지 상이다.
“더럽게 노는구만.” 태식은 갈람의 권격이 향하는 자리를 점하며 힘을 막아 냈다.
방향이 지상이다. 한 줄기 빛도 새어 나가선 안 된다.
태식은 멸마갑을 손에 응축하여 갈람의 빛무리를 전부 집어삼켰 다.
그 손이 붉게 달아올랐다. 물집 과 함께 수포까지 보인다.
“보라. 격할 만하지 않나?”
갈람은 보란 듯이 주먹을 움켜 쥐었다.
“들리는가? 너에게 보내는 응원 의 소리 말이다. 이 욕망의 기운 에 비하면 아주 옅은 소리다. 하 잘 없는 힘이지.”
그 손아귀에 찢겨 나간 이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억지로 재워 뒀던 감각들이 깨 어난다.
놈의 말대로 분노이자 살의다.
“그러게 말이다. 이제야 좀 마 족답게 싸우는구나.”
태식의 입꼬리가 잔뜩 말려 올 라갔다.
“분노가 나의 힘이라 하였지.” 태식은 멸마검을 놓았다. 멸마 갑또한 흩어 버렸다.
그 온전한 어둠의 힘을 전부 받 아들였다.
그러곤 공간을 격해 한 발 내딛 는다.
가지고 놀 생각은 없다. 놈■이 좋아하는 힘자랑에 어울려 줄 생 각도 없다.
태식의 손은 그대로 갈람의 목 을 꿰뚫었다.
그대로 비틀어 긁어내자 그 목 이 우습게 떨어져 나왔다.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에, 핑그 르 돌아가는 갈람의 머리가 잡힌 다.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고 있다.
놀라움이나 당황함이 아니다.
콰앙-!
목이 떨어진 몸이 허리를 뒤틀 며 태식의 옆구리를 때렸다.
거대한 폭발은 빛을 불러들인 다.
태식은 그것을 막으려 하지 않 았다.
그대로 흡수하여 움켜쥔 놈의 뿔로 다시 흘려 넣었다.
“자멸을 택하는가.”
떨어진 머리에서 뻗어 나온 살 점이 목줄기에 엉겨 붙는다.
“싱거워졌을 뿐이다.”
태식은 핏물 섞인 음성을 뱉으 며 뿔을 꺾어 냈다.
“크아아아악-!”
“보기 좋아서 두고 보던 게 아 니야.”
“멸하라. 멸하고 또 멸하라. 나 는 다시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 날 것이다.”
“다시 태어나라. 태어날 때마다 죽여 주마.”
“마는 어디서 오는가? 멸절자 여, 대답해 보라. 마는 어디서 오 는가?”
갈람은 저항하지 않고 양손을 들어 보였다.
그 손에 합치의 상승기가 가득 쥐어진 채다.
“멸하라, 나는 이 마의 근원에 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더 강한 힘으로, 더 큰 응원으로 몇 번이 고 다시 태어날 것이다.”
“뭐가 그렇게 신났냐.”
“즐겁지 아니한가, 이 땅이 너 의 고향이라는 것이. 그리고 이 곳에 마가 충만하다는 것이.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태식의 시선이 갈람의 손으로 간다.
항상 공과 허를 남겨 두었던 그 손에 기운 다발들이 한가득 들려 있다.
“이들의 욕망을 전부 거세할 것 인가?”
그 시선이 지상으로 향했다.
“구원자여, 영웅이여. 고독을 두 려워하는 자여. 영웅으로 남으라. 마가 득세할수록 영웅 또한 빛남 이다.”
“훗, 후후훗, 하하.”
태식은 실소했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저 우스웠을 뿐이다.
“혓바닥 놀리는 거 보니까 너도 그저 그런 마족 놈이구나.”
퍼석-.
갈람의 뿔이 유리잔 깨지듯 태 식의 손에서 바스라졌다.
“허튼짓임을 모르는가.”
갈람이 손을 움켜쥐며 열망의 기운을 흡수했다.
그 힘이 고스란히 뿔로 전이된 다.
“마족 놈들은 항상 혓바닥이 길 어. 유혹하고 회유하고 간사한 말들로 꼬드기고. 힘으로 안 되 면 결국 하는 짓이 그것이야.”
태식의 손이 열망의 줄기로 향 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본질이 변하는 건 아니거든.” 태식은 열망의 줄기를 고스란히 손에 쥐었다.
“보자, 네놈이 어디서 다시 태 어나는지.”
태식은 그 힘을 있는 그대로 받 아들였다.
인식의 힘 ⑴
다크매터와는 분명 다른 힘이자 에너이지다.
수많은 사람들의 강한 염원과 정신, 원념, 그것들이 한데 모인 합치의 기운은 사람을 사람으로 존재케 하는 생명력과 흡사했다.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 있는 힘껏 뛰는 심장이 내뿜는 혈액 또한 느껴진다.
혈관을 찢을 듯 전신을 휘돌며 온몸 구석구석 힘으로 충만하게 한다.
꾸우욱-.
태식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 다.
지금 손에 쥔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한 느낌이다.
“어떠한가? 달콤하지 않나.”
태식의 고개가 잘게 떨렸다. 그 것은 긍정의 제스처라기보단 잘 은 경련에 더 가까웠다.
“푸르르르-. 그러게. 맛있네.”
태식의 동공이 넓게 확장되었 다. 장난기 넘치는 눈동자가 아 니고 살기 넘실거리는 눈빛도 아 니다.
흐트러진 눈동자는 초점이 없었 다.
“본연의 힘이다. 갈구하여 쟁취 하라. 그 누가 그대를 막을 것인 가.”
머리 뚜껑이 열린 것 같은 느낌 이다.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 는 것 같은 느낌.
의식의 한계를 넘어서 세상 그 자체가 되어 버린 기분 말이다.
일찍이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이 기분에 고스란히 취해 버렸을 지도 모른다.
“어후-. 어지럽다.”
하지만 태식은 여러 번 의식을 확장한 경험이 있다.
일찍이 로아에서 전선을 지휘할 때가 그러했고, 지금도 베올의 뇌를 통해 인터넷을 경험한 것이 그러하다.
“부정할 것 없다. 그대와 같이 선택받은 자가 아니라면 쥐여 준 다 하여도 버티지 못할 힘이다. 그러니 그것은 그대의……
“쫑알쫑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