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9)_11
“끄음-.”
모니터링을 하던 교수가 옅은 신음을 내며 안경을 벗었다.
그는 잠시 눈 근처를 지압하더 니 다시 안경을 쓰곤 흐트러짐 없이 화면에 집중했다.
순간 시계를 보니 4시간이 더 흘러 있었다.
밖은 이미 어둠이 내려 있다.
수술실 앞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보호자의 마음 또한 어둠이 내렸 을 시간이다.
“후우-. 이렇게 긴장하긴 오랜 만이구먼.”
모니터링 교수가 땀을 훔쳐 내 며 등을 폈다.
아직 가슴을 닫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중요한 순간은 전부 넘겼 다고 봐도 좋다.
그럼에도 그는 수술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환자 상태를 나타 내는 수치들보다는 수술실 전체 를 두루 살피며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의 태도와 후처리에 좀 더 집중한다.
그의 역할이 수술에 대한 어시 스트뿐 아니라 후학을 양성하는 것 또한 겸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에 소홀하지 않았다.
“이사님, 수술 끝났습니다.”
그는 환자가 나간 다음에야 수 술이 끝났음을 알렸다.
짝짝짝.
태식은 짧은 박수를 쳤다.
“고생하셨어요. 장시간 눈 한 번 안 떼고, 피로하실 텐데 대단 하세요.”
“직접 수술하는 것에 비하면 쉬 운 일이죠. 이사님도 고생하셨습 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하실 줄은 몰랐는데, 허허. 이 교수 말대로 참 좋은 분이신 듯합니다.”
그의 어조에는 부끄러움이 없었 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한 떳 떳함과 자긍심이 있기에 그런 것 이다.
뻔뻔한 악인이라면 이 교수 곁 에 있을 리도 없을 테니, 태식은 그의 떳떳함이 반가웠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교수님 들 건강과 컨디션에 관련된 지원 이라면 아끼지 않을 테니, 언제 든 편히 건의 주세요.”
“예. 그 말씀 믿고 편히 건의 올리겠습니다, 하하. 경영진의 마 인드가 이렇게 중요한 것인데 말 입니다. 그간 대호병원 색안경 끼고 보던 게 없지 않은데, 새삼 많이 느낍니다.”
-수술 종료되었습니다.
인터폰에서 음성이 올라왔다.
“이런, 늙은이가 너무 말이 많 았습니다. 어서 가 보십시오.”
태식은 상황실을 나왔다.
이 교수에겐 아직 고조된 감정 이 남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수술이 끝났기에 냉정하게 내리누르고 있던 흥분 이 이제야 표출되는 것일지도 모 른다.
뭐가 되었든 축하의 말을 전하 는 데는 상관이 없다.
“고생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결과를 듣지도 않으시지 않았 습니까.”
“교수님 얼굴 보니 축하드려도 될 것 같은데요. 제 착각인가 요‘?”
“하하하하.”
이 교수는 모처럼 크게 웃었다.
그 웃음이야말로 성공의 증거 다.
똑똑똑-.
“들어갈게요.”
이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떠 있는 화장을 보건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왔음이 분명하다.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보고는 받았어요. 잘 진행된 거죠?” 이린은 태식에게 눈인사를 건네 며 자리에 앉았다.
“수술 결과만 보자면 성공적입 니다. 앞으로 회복에 집중하고 2 차 수술을 하면 재활 훈련을 시 작해도 될 것입니다.”
재활 훈련은 기존의 방법으론 최소한 일곱 차례의 수술이 진행 되어야 가능하다는 진단이었었 다.
“아이는요?”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하면 수술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겠네요. 시스템적으론 어 떠세요?”
“시스템 또한 계획대로 진행되 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인 식에 대한 부분은 환자들이 판단 할 문제죠. 우리가 직접 이런 방 식이 옳다고 제안하는 건 자만이 라 생각됩니다.”
“그럼 수술 방식을 두고 장단점 을 설명하여 선택권을 주는 방식 으로 진행하면 되겠네요.”
그러려거든 기존의 수술 시스템 또한 그대로 가지고 가야 한다.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으 로 판단할 방식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은 고려되지 않는 다.
당장의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운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문제점이 있을까 요?”
“굳이 꼽으라 한다면 인력 문제 를 들 수 있겠지만, 그것이야 응 급의학과의 고질적인 문제이니 현 상황에서 특별히 지적할 사안 은 아니라 봅니다.” 이린은 챙겨 든 태블릿을 빠르 게 톡톡 두드렸다.
이린은 그렇게 정리한 화면을 태식 앞에 내밀었다.
간단한 조직도다.
피라미드의 정상에 총괄 관리라 는 직책으로 이 교수가 들어가 있고 그 옆으로 보조 및 기록 역 할로 종합상황실이 표시되어 있 다.
그리고 그 아래로 집도의 팀이 주르륵 줄지어진 상태다.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웬만하 면 하나의 팀은 하나의 팀 단위 로만 움직이게 될 거예요.”
“이렇게 묶여 있는 팀은 수술에 만 참여한다는 거죠? 다른 팀으 론 지원 가지 못하고요.”
“네.”
“그러면 조금 비효율적일 수도 있긴 할 것 같은데……
“맞아요. 하지만 이것을 통해 수술실 의료진의 정확한 스케줄 공지가 가능할 거라 봐요. 업무 강도 또한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척도잖아요.” 초월 의학으로 명명된 신규 치 료술은 현재로선 유사 의학에 가 깝다.
걸고넘어지려거든 의료법 위반 으로 걸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수 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아직 큰 문제로 불거 지지 않은 것은, 피해 입은 환자 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니 환자로서는 고소할 이유 가 없다.
다른 병원의 의료진 또한 그 행 태가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소화하기 곤 란한 환자들은 전부 받아 주는 외상 센터를 걸고넘어지는 것은 비빌 언덕 하나 허무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병원의 경영진 입장에서도 수익이 낮은 중증 외상에 집중하 기도 하거니와 대호에서 하는 일 이니 괜히 싸울 이유가 없다는 태도이고 정치인들이나 의사협회 의 경우는 이 교수가 가진 이미 지와 국민들의 지지가 부담스러 워 대놓고 꼬투리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모두가 포기한 환 자를 받아 살려 내는 것임은 분 명한 사실이니 말이다.
“복합적인 이유로 이렇다 하게 우리를 문제 삼진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 법 개정이 하루아침에 쉽게 되진 않을 거예 요.”
“의원들 반대가 심해요? 협회 눈치 봐서 그러나?”
“돈을 떠나서요. 아무리 시스템 적인 보완책을 갖추었다고 일반 대중에게 다중 수술이 받아들여 지긴 어려우니까요. 자칫 쉽게 허용했다가 악용되었을 때는 그 피해가 너무 크고요.”
그 피해가 어떤지는 태식도 알 고 있다. 그렇기에 이 부분에선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말이 맞네요. 충분히 고려하고 보완해서 악용될 소지 는 전부 막고 가는 게 낫겠어 요.”
“네. 그래서 다중 수술실에 허 가는 상황실과 블랙박스 시스템 을 갖추도록 강제하는 안을 고려 중인데, 괜히 이것이 수술실 CCTV 설치의 초석이 될까 싶어 경계하는 태도가 좀 있더라고 요.”
“그 부분은 용납하기가 힘든 데……. 내가 손 좀 거들어요?”
이린은 얼핏 태식의 분노가 새 어 나옴을 느꼈다.
“이건 의사 전반적인 인식의 문 제라서요……
굳이 나서지 말란 말을 직접 듣 지 않아도 뜻은 이해한다.
“그럼, 대안책은요?”
“방금 말씀드린 시스템이 그 대책의 하나예요. 금전적으로든 업무적으로든 이 수술팀이 매력 적인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요.”
“우선 몸집부터 불리겠다는 거 네요.”
여럿의 목소리는 언제나 강한 힘을 가진다.
그것이 부당한 목소리라고 하여 도 절대다수의 부당함은 정의로 움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명분이 어디에 있든, 싸움을 이 기기 위한 수로서 머릿수를 늘리 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네. 의료인의 입장에선 우리를 선택하는 게 돌아갈 수 없는 강 을 건너는 기분일 거예요. 그러 니 강 건너에 돈다발 뿐 아니라 안락한 소파도 함께 둬야겠죠.”
이린의 고개가 이 교수 쪽으로 돌아간다.
“그렇지 않나요, 교수님?”
이린은 은근한 어투로 찔러 물 었다.
놓지 않아〈4)
“예, 동의합니다.”
“그렇다 하시니 이 문제를 거론 하기 적당한 시점이라 판단되네 요.”
이린은 문서 파일 하나를 열어 그 앞에 내밀었다.
“교수님도 아시죠? 태움요.”
“간호사들 내의 군기 교육 정도 로 알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차분하게 그 말을 받 았다.
“영혼이 탈 때까지 괴롭힌다고 해서 태움이에요. 단순한 군기 교육이 정도가 아니잖아요.”
이린의 태도는 자못 날이 서 있 었다.
“사장님, 그게 이 교수님이 지 시한 사항은 아닐 거 아니에요.”
“네. 하지만 우리 센터에서 일 어난 일인 것도 사실이에요.”
이린은 태움 실태 파악 현황이
란 페이지를 열어 보였다.
-수시로 진행되는 의학 용어 체크
L틀렸을 시, 인격모독과 함께 깜지 숙제.
L맞혔을 시, 잘난 척, 배운 티 낸다는 듯한 비아냥.
-의도적인 인수 사항 불인계.
느부족한 인수인계 사항에 대한 안내 없이 다시 하란 지시만 반 복.
수부족함이 없을 때도 의도적인 불인계 다수.
-태도에 대한 지적.
L여유로운 자세와 태도에 대한 모든 지적. 걷기, 짝다리, 벽에 기대기, 의자에 편히 앉기 등.
-퇴근 시 미흡 사항 수정 강요.
L병원으로 불러들여 수정하도 록 강요.
“흐음-. 군기를 좀 강하게 잡긴 하네요.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 어느 정도 군기가 잡혀 있어야 되긴 하다만 “그 정도가 아니에요. 그 수준 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거면 영혼 까지 태운다는 말이 안 나왔겠 죠.”
이린은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신규 간호사에게 간식 준비 강요.
L준비한 간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인격 모독과 욕설.
-상급자에 대한 인사성 선물 강요.
L특정 상품을 고지하거나 상품 권을 강조.
-성희롱 및 성추행.
I신규 남자 간호사에 대한 성 적인 발언 및 의도적인 신체 접 촉.
-의도적인 따돌림 조장.
L식사시간을 의도적으로 배려 하지 않거나, 밥을 혼자 먹도록 강요.
L대화하지 못하도록 강요.
-의도적으로 엉터리 일을 지시 함.
L 물품을 숨겨 둔 후 카운트를 다시 시키는 경우.
그 밑으로도 주르륵 이어진다.
그리고 그다음 페이지엔 앞선 페이지에 있었던 강요라는 부분 에서 행해진 세부적인 인격 모독 과 언어폭력 그리고 실질적인 폭 력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었다.
-니 얼굴 보면서 밥 먹기 역겨 우니까 저리 가서 먹어.
-넌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 숨 도 쉬지 마. 내 눈에 띄지 말고 벽 보고 있어.
-캐비닛 안에 들어가 있어. 살 쪄서 못 들어 가니? 그럼 밥 먹 지 마. 쌀이 아깝다.
-한 명이 욕하면 그 한 명이 잘못일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욕하면 그 욕먹는 사람이 잘못인 거 아닐까? 봐 봐, 지금 너 욕하 는 사람이 나 하나니? 누구 잘못 같아?
-반성문을 써 와도 이 꼬라지 로 써 왔어? 너 초등학교 야간 나왔니?
“이야…… 이거 기가 차네, 기 가 차.”
태식은 마지막 페이지로 넘겨 이 교수에게 내밀었다.
마지막 페이지엔 직접적인 구타 상항이 적혀 있었다.
따귀, 정강이 차기, 볼 꼬집기, 귀 잡아 비틀기, 차트 모서리로 머리 찍기, 심지어 침 뱉기까지.
문제는 그 대부분의 욕설과 구 타의 사항이 길들이기식 트집과 괴롭힘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었다.
“편을 들어 주려고 해도 금품 요구는 참작의 여지가 없네요. 군대에서도 이러면 영창 가는데 요.”
이 교수는 그 사항들을 다시금 찬찬히 읽어 봤다.
피곤함이 없던 기색에 단번에 피곤함이 몰려든다.
“성공한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것 같아 죄송해요. 하지만 언제 고 고쳐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 고 생각해요. 교수님, 알고 계셨 어요? 센터 내에서 이런 부조리 가 있는 것요.”
실상 이 교수는 이와 같은 상황 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태움이란 말이야 당연히 들어 봤으니 알고는 있다손 치더라도, 이 교수의 팀 내에선 이런 경우 가 없었다.
애당초 간호사가 많지도 않을뿐 더러 업무가 너무 고되 누굴 시 간 내서 괴롭히고 자시고 할 틈 도 없다.
더욱이 간호사 한 명이 귀한 상 황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괴롭 힘이 있을 수 없는 구조다.
“어느 정도의 기강 교육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런 금품 요구 까진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 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다른 핑계 를 대지 않았다.
그 스스로 이 거대한 센터의 수 장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부서에서 일어난 일인지 알려 주신다면 적극적으로 대처 하겠습니다.”
“잠깐만요. 그런데 센터 인력은 대호병원에서 차출된 인원도 많 잖아요.”
“대호병원에도 어느 정도의 신 입 교육은 있어요. 모든 사람이 성실히 일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적인 폭행과 금품 요구는 존재하지 않 아요. 인격 모독과 같은 폭언도 그렇고요.”
“그러면 순수 센터 인원이다?” “시작점은요. 이번 센터를 설립 하고 신규 채용된 인원들 내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물론 기존의 대호병원에서 이관된 간호사들 중에도 이런 악습에 동조한 인원 들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 부분 까지 고려해 엄중히 조치할 생각 이에요.”
“원래 나쁜 놈 하나 있으면 조 직 전체가 썩어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이 신규 간호사는 어때 요?”
“사표 낸 것을 휴직으로 바꿔 놓았어요. 사태가 해결되면 다시 부르겠다고요.”
“잘했네요.”
“그래서 이런 행위를 한 간호사 가 정확하게 누구입니까?”
이 교수는 다시 물었다. 센터 건립 이후 신규 채용 인원 이란 말이 너무 두루뭉술해서 말이다.
“방금 보여 드린 조직도 내에 포함되는 인원이에요.”
이린은 조금 더 정확하게 고지 했다.
그 뜻은 다중 수술팀에 소속된 간호사란 뜻이고 현재 구축하려 는 시스템의 중추 인원이란 뜻이 기도 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군요. 우리의 목적은 시스템이니……. 그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 하면 되겠습니다.”
이 교수는 구태여 감싸려 들지 않았다.
이린이 하는 말의 맥이 무엇인 지 정확히 이해하기 때문이다.
머릿수를 늘려 볼륨을 키우는 데 있어 큰 장애 요소를 제거하 자는 의미다.
그것은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근 간에 대한 이야기다.
아무리 당장의 수술팀이 아쉽다 고 하여도 끌어안고 갈 수 없다.
“네. 해당 간호사는 당연히 사 직될 거예요. 그리고 고소를 진 행할까 고민하는 중이기도 해 요.”
“병원 차원의 고소를 말하는 겁 니까‘?”
“상징성의 문제니까요. 대외적 으로 우리 병원은 태움을 완전히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의도예요.”
이 교수의 눈에 냉정함이 감돈 다.
“해당 팀의 교수에게까지 영향 이 가겠지만……. 그러시죠. 하지 만, 반드시 함께 수반되어야 하 는 조건도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확실한 강제성을 가진 통제권 입니다.”
“예를 들면요?”
“현실적으로 교수진이 간호사의 전반적인 생활까지 전부 체크할 수는 없습니다. 선임 간호사가 후임 간호사를 교육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고소가 자못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신입에 대한 이 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건 태식도 동의하는 바다.
특히 징집으로 이루어진 군대를 다녀왔고 또한 관리해 본 경험으 로 정말 별의별 인간이 다 있다 는 것을 뼈에 새긴 태식이다.
그 경험들이 인간 불신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말이다.
“말을 듣지 않는 후임을 실질적 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 없이 책임만 지운다면 신규 인원들에 겐 매력적일지 모르나 배테랑들 에겐 불합리함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고 심하고 있어요. 여러 업무 평가 방식을 검토 중이기도 하고요. 안이 나오는 대로 공유하도록 할 게요.”
“알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전부 계약직으로 하죠.”
“ 네‘?”
“신규 프로젝트 팀 말이에요. 원칙적으로 정식 채용이 없는 시 스템으로 가자고요. 자르기 편하 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솔직히 병원이 군대도 아니고, 탈영병 막는다는 개념으로 붙잡 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업무 에 적합하지 못한다거나, 분란거 리 만든다 싶으면 계약 해지하면 그만인 거 아니에요?”
“지켜야 하는 정규직 비율이 있 어요. 그리고 그걸 떠나 그런 불 완전 고용 상태는 지원자들이 가 장 기피하는 조건 중 하나고요.”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그 부분은 저도 민감하지 않나 여깁니다. 우리는 시작의 단계에 있는 만큼 내부 결속과 소속감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걸면 걸릴 것 많은 상황에서 괜 히 사달 낼 요소를 만들지 말자 는 의미인 줄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