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9)_4
“눈을 감고 있었구만, 눈을 감 고 있었어.”
이렇게라도 알아내서 다행이란 자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
우주에서 흘러내리는 다크매터 가 지구 표면에 닿아 있는 게 뻔 히 눈에 들어와서 말이다.
그 모습이 꼭 우주의 검은 손이 지구를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보 인다.
태식은 천천히 몸을 날렸다. 그 즉시 다크매터가 반응한다.
“윽!”
방아쇠가 공이를 때리듯, 등 뒤 로 강력한 충격이 전해졌다.
태식은 쏘아진 총알처럼 대기를 가로 질렀다.
대기권에 돌입하고 나서야 속도 를 제대로 컨트롤할 여유가 생긴 다.
태식은 급히 속도를 대기권의 경계선에 몸을 걸쳐 이동했다.
그 이상 하강하면 우주에서 떨 어지는 다크매터의 식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식은 적도 부근의 한 하강 줄 기 상류에서 멈춰 섰다.
고도를 높였다 줄였다 해 가며 하강 줄기를 파악해 본다.
대기권 밖에서는 평소 하던 대 로 기감만으로 다크매터를 감지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가능했지 만,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면 그 것이 쉽지 않았다.
투명한 얇은 막이 한 겹 겹쳐진 정도의 느낌이라, 이맛살을 잔뜩 찌푸리며 주의 깊게 보아야 뭐가 있구나 느껴지는 정도다.
그나마도 무언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상태에서 보기 때문에 감 지가 가능한 것이다.
“승주 녀석은 한눈에 보려나 모 르겠네.” 실상 승주와 같은 특수한 특형 이 없는 이상 감각만으로 이 하 강 줄기를 인식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식은 하강 줄기에 자기장을 일으켜 보았다.
오로라가 떨어지는 것처럼 거대 한 자기장이 하강 줄기를 따라 떨어졌다.
태식은 그 외에도 몇 가지 마법 적 실험을 통해 하강 줄기를 감 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다크매터를 쓰는데 실이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고기를 먹을 때 근막을 씹은 것 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탐색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하지 않으면 느껴 지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대충 감은 오는데, 어렵네. 쉽 지 않아.”
괜스레 심장이 두근거린다. 극 을 이루었다고 여긴 마법이었는 데 더 올라갈 자리가 남아 있지 싶어서 말이다.
그것도 한 뼘 한 걸음 높이가 아니라 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 로 높으니 승부사적인 기질이 동 함이다.
“할거 많구만, 진짜 할 거 많 아.”
태식은 피식 웃어 보이곤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하강 줄기가 떨어지는 끝에 뭐 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 다.
그 끝은 갈매기 소리조차 들리 지 않은 대양의 한 곳이었다.
바람도 없어 파도마저 잔잔하 다.
뭔가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 다.
바다가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특이 사항이라면 특이 사항이라 해야 할까?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얇게 녹아 흘러내린다고 해도 그 엄청난 면적을 생각하면 힘의 총량 또한 가늠할 수 없을 크기다.
그런 에너지가 한 곳으로 흐르 는데 이처럼 특이할 만한 것이 없을 리 없다.
태식은 하늘을 올려다봤다가 다 시 땅을 내려다봤다.
두 다리는 단단한 대지가 아닌 잔잔한 수면 위에 있다.
“바다 속까지 들어가는 구나.”
태식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 다.
일대에 이렇다 할 움직임이 느 껴지지 않는다.
물고기가 없음은 둘째 치고 바 닷물 자체가 흐르지 않는 느낌이 다. 이만하면 분명한 특이 현상 으로 특정할 만하다.
태식은 하강의 속도를 높였다.
어느 순간부터 빛이 느껴지지 않는다.
높은 압력과 함께 어둠만이 가 득한 영역에 들어와 버렸다.
압력은 힘으로 버티고 어둠은 본래 친하다.
태식은 멈추지 않고 더욱 깊숙 이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다 속에 흐 르는 강줄기를 확인했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처 럼, 농도가 다른 두 액체가 서로 다른 흐름으로 흐르는 것을 보았 다.
신비한 자연현상이라고만 치부 하고 넘어가기엔 그 안에 녹아 있는 어둠의 기운이 얕지 않다.
태식은 바닷속 강에 손을 담가 봤다.
벌에 쏘인 듯 따끔하다.
맞다. 이 느낌이다.
우주에서 힘을 끌어 쓸 때 느꼈 던 감전된 것 같은 그 느낌말이 다.
태식은 그 강을 따라갔다.
흐름이 있으니 그 방향을 따라 가면 한 곳으로 모이는 지점이 있으리라.
보이지 않는 어둠을 헤치며 나 아가길 한참.
태식은 더욱 깊이 떨어지는 고 랑을 마주했다.
일견 보기에도 수백 미터 단위 의 깊이를 가진 고랑이다.
그런데 그 안 가득 농도 진한 다크매터가 고여 있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고이기 시작한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
최소한 시작의 날이 있었던 그 날부터?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일지 도 모른다.
이미 다크매터가 로아만의 에너 지가 아님을 확인했잖나.
지구라고 하여 우주에서 내려오 는 기운이 없으란 법이 없다.
선후 관계를 따지는 것은 의미 없는 시점이다.
중점은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다.
그리고 그 어떠한 작용에 대해 선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 다.
“마궁……. 자연 상태에서 만들 어진 마궁이다.”
생명체를 마물로 변태시키는 마 궁.
이곳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다.
이 안의 생물들을 일반적인 생 물로 볼 수가 없었다.
흉측한 외견이야 심해어인 것을 감안한다 쳐도 다크매터의 농도 가 지나치게 높다.
그리고 흉폭하고 사나운 성질 또한 일반적인 생명체의 수준으 로 보기 어렵다.
특정 개체 몇 종류만 그런 경우 라면 모를까, 이렇게 일대의 모 든 생명체가 명확한 식욕을 띠고 달려드는 모습은 마족이 가직 식 인의 본능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 다.
태식은 방전을 일으켜 덤벼드는 물고기를 전부 지져 냈다.
죽은 물고기에서 흘러나온 피가 무겁게 퍼진다.
무언갈 더 보고 있을 기분이 나 지 않았다.
태식은 그대로 수면으로 솟구쳐 올랐다.
수면 위는 저 아래의 아우성이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듯이 잔잔 하기만 했다.
태식은 젖은 손으로 담배 한 대 꺼내 입에 물었다.
“하아아-. 영웅 놀이는 질리는 데.”
습관처럼 뒤꿈치를 툭툭 튕긴 다.
다 타 들어간 담배는 회색 재로 떨어졌다.
“이놈의 오지랖이 병이지.”
태식은 다시금 수면 아래로 들 어갔다.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진인은 태식이 비추는 이미지에 눈을 껌뻑였다.
수많은 생명체가 뒤엉켜 아귀다 툼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먹지 않는다.
물어뜯어 살점을 베어 냈다면 집어 삼켜야 하는데, 그것을 입 에 넣지 않고 뱉어 낸다.
그러곤 다시 그 옆의 먹잇감을 노린다.
아니, 먹지 않으니 먹잇감이라 부를 수 없다.
그것은 목표를 찾음이고 살의를 가진 목표는 적이란 단어로 지칭 할수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렇기에 전쟁과 흡사했 다.
“이게 다 마물이란 말인가?”
“예. 일반적인 동물과 사람이 구분되는 이유가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그 지 성의 증명이 전쟁이고요. 식욕이 아닌 그 이외의 것으로 살생을 저지르는 행위요.”
“그렇군, 이 마물 놈들도 지금 전쟁을 하는 게야. 어느 놈도 먹 이를 먹는 놈이 없어.”
진인은 그 까마득한 풍경에 현 기증이 나는지 잠시 눈을 감았 다.
“이게 지금 바다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지?”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 상황 이 아니에요. 마궁의 역할을 하 는 다크매터 호수가 확인한 것만 일곱 곳이에요. 그리고 그 호수 를 만드는 강은 수십 줄기에 이 르고요. 확인한 것만 그 숫자라 는 겁니다.”
찾는 데까지 찾아보려다 더 이 상 의미가 없다 싶어 그만두었 다.
태평양이니 인도양이니 해 가며 영역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미 모든 바다에서 같은 현상 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애당초 막는 게 가능한 상황이었나 싶기도 하다.
우주에서부터 내려오는 저 거대 한 기운을 무슨 수로 막겠나.
“왜 지금까지 이런 이상 징후가 보고되지 않았나 모르겠군. 어선 에라도 잡힐 법하지 않나.”
“기본적으로 깊은 심해에 고여 있으니까요. 어쩌다 한두 마리 잡히는 수준이라면 성격과 외형 만으로 심해어와 마물을 구분하 긴 힘들죠. 모르면 대수롭지 않 게 넘어갔을 확률이 커요.”
“그야 그럴 수 있다지만……. 그러면 이제 인류는 어찌 되는 것인가? 쏟아져 나오는 마물과 생존을 위한 전투를 벌여야 하는 겐가?”
가능성이 없지 않은 염려였다.
들어 먹질 않네 (1)
“아직 그 정도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에요.”
“일반적인 어류가 해저 호수에 들어가서 마물이 되어 나온 것이 라 하지 않았나? 지금이야 팔뚝 만 한 것들이지만, 이게 앞으로 더 가면 어찌 될 줄 알아.”
“고래나 상어 같은 놈들도 마물 화가 되겠죠.”
“그러면 문제이지 않나. 마물화 가 되면 저리 공격성이 높아지는 데, 사람이라고 공격하지 말란 법이 있나? 흰수염고래가 마구잡 이로 어선을 덮친다고 하면 그거 큰일이네.”
“영감님 말씀 맞는데, 이게 해 저 깊은 곳에 있잖아요.”
“그러면 고래는 마물화가 안 되 는 것인가?”
“그만한 깊이까지 내려가지 않 을 거예요. 그나마 가장 위험한 놈을 뽑으라면 대왕오징어 정도
겠죠. 대왕오징어는 심해에 산다 고 하니까.”
“그러면 오징어만 해도 문제 아 닌가. 내 알기로도 대왕오징어가 수십 미터씩 자란다고 하는데, 그런 놈•이 마물화가 되면 말 그 대로 크라켄 같은 괴수가 되는 것이잖나.”
농담 반으로 오징어를 꺼낸 것 인데,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나 보다.
수행 높은 인사가 별것 아닌 걸 로 호들갑이라 여길 건 아니다. 수행이 높은 인사라 작은 시작 을 토대로 앞날을 예측할 수 있 기 때문이고, 그간의 경험을 통 해 마물의 위험성 또한 알기 때 문이다.
“그야 그렇죠. 그야 그렇긴 한 데……. 실질적인 해결 방법이 없다시피 하거든요.”
그것이 바닷속을 헤집고 다니던 태식이 내린 결론이었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겐가?”
“일일이 잡고 다닐 수가 없잖아 요.”
“하려거든 할 수 있을 것도 같 네만. 해저 호수를 특정해서 공 격을 가한다면……
진인은 말꼬리를 흐렸다.
말을 하던 중에 그게 무슨 의미 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 문이다.
이 지구에서 땅과 하늘은 인간 이 정복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 하겠지만 바다는 아니다.
특히 해저 깊은 곳은 발길조차 닿지 못했고 탐사선마저도 보낼 수 없는 곳도 존재한다.
“귀하가 직접 나서서 온 바다를 헤집고 다닐 노릇도 아니지. 어 허허.”
“내가 나서도 변하는 건 딱히 없어요. 미봉책일 뿐이죠.”
“그러한가?”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 하니까요. 우주에서부터 내려오 잖아요.”
해저 호수의 근원지가 우주다. 그리고 그 우주에는 감히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다크매터가 있 다.
“호수를 메워 버리는 건 가능하 겠지만 다크매터 자체를 흩어 버 리는 불가능하죠. 대기 중의 산 소를 다 흩어 버리는 것과 같은 수준이니까요.”
“그렇다면 이대로 바다 속에서 마물이 준동하는 것을 손 놓고 지켜 볼 수밖에 없다는 겐가?”
“억지로 찾아서 하려거든 할 수 야 이겠지만, 그게 얼마나 효율 적이냐는 거죠. 그리고 투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효과가 너무 미미 하달까요.”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 네만, 나는 염려가 떨쳐지질 않 네. 이 해저의 마물들이 갑자기 지상으로 걸어 나오면 어쩌나 하 고 말이야. 물고기야 그렇다 쳐 도 거북이가 마물화되면 뭍으로 걸어 나올 수 있지 않나.”
서울을 습격한 몬스터 무리는 해 봐야 수십 단위였다.
하지만 바닷속의 무리는 수십만 에서 수백만이다.
지금이 그 정도 숫자니 시일이 더 지나면 1천만 단위 억 단위로 늘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마물은 남녀노소의 개념 이 없으니 그 수가 전부 병력이 라고 봐도 무방하다.
“내가 걱정이 너무 많나 싶기도 한데, 귀하가 보여 준 기억이 계 속 겹쳐져서 그러네.”
태식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인에게 보여 준 로아에서의 기억에선 지평선까지 늘어진 마 물 군단이 범람하는 해일처럼 밀 려오는 장면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럴 가능성이 아주 없지도 않 긴 해요. 최악의 경우라면 해저 의 마물들이 번식을 이뤄 넘쳐 나올 수도 있겠죠.”
“허면 그야말로 재앙 아닌가.”
“하지만 어디까지나 넘치는 거 예요. 마물만으론 통솔되지 않아 요. 마족이 있어야 되죠. 벨제르 나 갈람 같은 고위 귀족이요.”
“그러면 더 문제 아닌가. 이미 사람들의 기운으로 그런 높은 지 휘관 마물이 탄생함을 확인했으 니 말이네. 그런 놈들이 바다로 가서 자신의 군세를 이끈다면 그 야말로 전쟁과 뭐가 다르나.”
태식은 마왕군의 군세를 떠올렸 다.
그와 같은 군세를 다시 마주한 다면 로아 때와 같이 막을 수 있 을 것인가.
물론이다. 막을 수 있다.
마법 하나 모르던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버티며 올라가 결국 숭 리 했다.
물론 피해가 아주 없을 수는 없 겠지만 승리 자체를 걱정하진 않 는다.
무엇보다도 지구의 인류는 마족 의 먹잇감으로 존재하지 않았으 며 이미 그들의 마법과 비견될 만한 과학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 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승리하느냐 다.
얼마나 적은 피해로, 얼마나 손 실 없이 막느냐. 그게 관점이다.
“보시게, 이 사안은 숨긴다고 될 게 아닌 듯허이. 군과 정부에 제대로 알려서 해안선의 방비를 더욱 단단히 해야 함이네. 휴전 선에 밀집된 병력을 해안으로 돌 려서 대비를 해야 해.”
진인은 안개를 뭉쳐 지도를 만 들었다. 마음이 다급한 만큼 손 이 바쁘다.
“어찌 되었든 그 마물 놈들이 해저에 있는 것이라면 바다에서 기어 나오는 것이겠지? 그러면 동해 쪽은 일본에서 한 번 걸리 겠구먼.”
“영감님.”
“남해도 중국 놈들이 남중국해 니 어쩌니 하면서 영역 확장을 많이 해 놨으니 그쪽으로 몰려가 면 좋겠다만, 아무래도 해로가 뚫려 있으니 그걸 기대하긴 어려 울 거네. 제주도를 거점으로 삼 아야겠구먼.”
“영감님.”
“귀하 생각은 어떠한가? 제주도 를 전진기지 삼아 1차 방어선을 구축하고 남해의 섬들을 이어 2 차 방어선을 만드는 걸세.”
“영감님, 우리는 이미 방비가 될 만큼 되어 있어요. 너무 그렇 게 초조해할 것 없습니다.”
“그러한가? 내가 귀하의 기억에 서 본 바대로면 미진하고 또 미 진하다 느껴지네만.”
그야 그럴 것이다.
진인이 본 전장에는 가장 치열 했던 총력전도 포함되어 있을 테 니 말이다.
“그렇게까지 힘을 기르지 못해 요. 그리고 영감님 말대로 지리 적으로 이점도 있잖아요.”
태식은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일본열도를 가리켰다.
진인의 말대로 바다에서 내륙으 로 오는 것은 한반도에 닿기 전 에 일본에 먼저 부딪친다.
그것은 태풍이든 쓰나미든 일괄 적이다.
“그리고 태평양도 미국 함대가 운용되고 있고요. 그만한 대규모 생체반응이 있으면 어떻게든 눈 치채고 대응할 거예요.”
“그러다 하면 다행이다만, 최악 의 수도 가늠해야 하지 않나. 나 는 내 조국 내 나라가 또 한 번 불타는 것은 절대 볼 수 없네.” 전쟁을 겪은 그로서는 그 기억 만으로도 가슴이 저린다.
태식도 그 심정을 잘 이해한다.
“예, 그래서요, 그래서 말하는 거예요. 나는 이 사안을 몇 개국 만이라도 제대로 공유했으면 하 거든요.”
“작금의 현상을 말인가?”
“네. 대응 가능한 저력을 가진 국가에 한해서라도요. 위험 가능 성을 알고 있는데 우리만 알고 넘어갈 순 없잖아요.”
“그야 그렇긴 하네만…… 진인의 표정이 다시 복잡해진 다.
예상하던 태도다.
“복잡허이, 복잡해. 믿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믿어도 문제네. 저들은 분명 우리더러 책임을 지 라 할 게야.”
갑자기 찾아와 해저 깊이 수백 만 마리의 어류 마물들이 득실거 리고 있다고 하면 누가 선뜻 믿 을까.
믿지 않는다고 하면 저의를 의 심할 것이고, 어떻게든 믿게 만 든다고 해 봐야 좋은 소리 나올 상황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다크매터에 대한 발원지가 한국이란 인식이 고착 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내려온 기운 때문이라 항변해도 소용없다.
그것이 국익을 위한 외교 행위 이기 때문이다.
범세계적인 재앙이 아니라, 한 국이 촉발시킨 문제로 삼아 한국 에게 책임을 지우게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