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9)_8
승주는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 입가에 피가 가득이다.
“코피는 좀 닦고.”
“ 아차차.”
옷소매로 쓱쓱 눌러 닦아 봐야 지워지긴 커녕 번지기만 한다.
“아이, 모르겠다. 휴지가 없어 요. 그런데요. 제가 책에서 보니 까, 엄청 큰 흡수식을 만들어서 일대의 다크매터를 끌어오는 장 비도 봤거든요. 그걸 쓰면 여기 하늘에 있는 다크매터를 지상까
지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러면 이 흡수식 배터리를 더 많 이 적용시킬 수 있잖아요.”
“게오르그 파동은 생각 안 하 고?”
“아, 맞다! 헤에, 제가 멍청했어 요. 방금 한 말은 취소할게요. 우 리 엄마도 특형 없는데……. 에 베베.”
승주는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피에로같이 웃었다. 그래도 아쉬 운 눈치다.
밝은 면만 보고 있음을 어리숙 하다 말할 게 아니다.
당면한 고통을 외면할 것은 아 니지만, 해결하지 못하는 일에 매여 있으면 그나마 얻을 수 있 는 것도 얻지 못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승주의 태도 가 지향점에 가깝다.
‘그래, 어차피 둑이 터진 거 어 떻게 하겠어. 활용할 수 있는 걸 활용하는 쪽에 집중하고 단속할 건 단속하고. 그렇게 가야지.’
“사장님, 그런데 게오르그 수치 를 조심해야 되는 건 암흑중독 때문인 거잖아요. 그리고 암혹중 독은 치료 방법이 막 나오고 있 지 않아요? 수술도 성공적이라고 들었거든요, 수호단에서요. 그러 면……
승주는 호들갑을 멈추지 않았 다. 태식도 그냥 두었다.
그 호들갑이 복잡한 속을 좀 쓸 어 주는 기분이라서 말이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이 다 맞아.”
태식은 연신 방긋거리는 승주 옆에서 옅게 웃어 보였다.
들어 먹질 않네 (5)
“아들? 아들! 안 일어나?”
“어어, 지금 일어났어.”
“웬일로 늦잠을 자?”
태식은 부스스 시계를 봤다. 딱 히 늦잠이랄 것도 없다.
“이게 무슨 늦잠이야.”
“평일에는 깨우기 전에 일어나 잖아. 어디 몸 안 좋아? 요즘 통 늦게 돌아다닌다 싶더니.”
“내가 몸이 안 좋을 리가.”
태식은 땀에 젖은 티를 벗었다. 완벽하게 조형된 몸매는 여전히 흐트러짐이 없다.
“그런데 왜 그래?”
“누가 보면 한 이틀 기절해 있 는 줄 알겠네. 잠이 좀 부족해서 그런 거지.”
태식은 간단히 세안을 하곤 식 탁에 앉았다.
오늘의 아침의 주인공은 삼치 구이다.
“생선이네.”
태식은 식탁에 놓인 생선 구이 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맨날 고기만 먹니, 생선도 좀 먹어야지.”
“생선 안 먹는다고 죽나.”
“얼씨구? 회는 잘만 먹는 녀석 이 그런 소리 하네. 얼른 먹어, 살구 옆에 두고 편식하지 말고.”
눈도 없는 생선 구이와 눈싸움 을 하던 태식은 젓가락을 내려놓 곤 손을 쭉 뻗었다.
“잠깐만. 영 찜찜해서 그래.”
그리곤 생선 구이의 게오르그 파동을 검사했다.
게오르그 파동이 느껴진다.
당장 먹는다고 탈 날 정도는 아 니지만 그렇다고 마음껏 먹으라 할 것도 아닌 정도다.
자신이야 탈 날 일이 없고 살구 도 그렇다 하지만 미주는 먹어서 좋을 게 전혀 없다.
“엄마, 이거 엄마는 먹으면 안 되겠다.”
“왜? 뭐 이상해?”
“응. 게오르그 수치가 좀 잡히 네.”
“ 진짜?”
미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내가 왜 이런 걸로 거짓말 해.”
“먹기 싫어서 머리 쓰는 거면 나만 먹지 말라고 할 게 아니긴 하지.”
“에휴, 아들을 뭐로 보고. 여하 간, 웬만하면 생선은 먹지 말아 봐. 앞으로 상황 좀 더 봐야 될 것 같아.”
“이걸 그냥 나 혼자 안 먹고 말 문제니? 이거 대형 마트에서 사 온 거야. 문제 있는 거면 식약청 에 신고를 하든, 뭘 하든 해야지. 이래서야 믿고 장 보겠어?”
미주는 생선 구이를 지퍼백에 넣어 한쪽으로 치웠다.
“그건 왜? 진짜 식약청에 가져 가게?”
“먹을 거로 장난치는 것들은 유 야무야 그냥 넘어가면 안 돼. 이 렇게 조리가 다 끝났는데도 게오 르그 수치가 감지될 정도면 얼마 나 더하다는 거겠어? 이건 단순 히 유통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 민국 검역 체계에 중대한 결손이 있다는 거야!”
미주는 말을 하는 중에 열이 올 랐는지 끝 마디가 날카롭게 솟아 올랐다.
“뭘 그렇게까지 열을 내고 그 래?”
“그럼 열 안 내게 생겼어? 내 새끼 먹이는 밥상에 오염 식품이 올라갔는데. 에라이, 밥맛 떨어지 네.”
미주는 아예 수저를 내려놓았 다.
그러곤 당장에 전화를 돌렸다. 반상회를 소집하는 전화다.
평소 같았으면 별것 아닌 걸로 너무 과하게 하지 말라 했을지 모르겠다.
설마하니 그런 대형 유통 마트 에서 일부러 불량 식자재를 납품 했겠냐고, 일 크게 벌여서 애먼 사람 밥줄 끊어 놓을 거 없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래도 상황이 다르다.
단순한 검역상의 실수이거나 단 발적인 사고로 끝나지 않을 가능 성이 다분하다.
“엄마, 하는 건 좋은데 고의성 없으면 좀 살살 해요. 피켓 같은 거 들지 마시고.”
“하는 거 봐서. 할 때 제대로 해야 알아먹지, 안 그러면 귓등 으로나 들어? 살구야, 설거지는 그냥 쌓아 둬. 아줌마가 들어와 서 정리할 테니까.”
“네.”
살구는 입술 오물거리며 대답했 다. 그냥 하는 대답이다.
“엄마, 가죽 장갑은 좀 놓고 가 지.”
“잔소리 말고 홍삼이나 챙겨 먹 어. 아니다, 살구야, 쟤 홍삼 좀 먹여.”
“네, 아주머니. 다녀오세요.”
“암만 봐도 내가 다혈질인 건 우리 마마님 닮아서 그런 거야. 그렇지 않아?”
“그런가요?”
“모르는 척하기는.” 태식은 빈 그릇을 싱크대에 넣 고는 홍삼즙 한 포 입에 물었다.
미주가 챙겨 줄 때야 장난을 거 는 것이지 굳이 살구 손 타게 할 건 없다.
“오늘 수업 있어?”
“네. DIY 원목 가구 교실 있어 요.”
“무슨 일 있으면 내가 바로 아 니까 겁먹지 말고 다녀.”
살구는 수업이 있을 때를 제외 하면 이렇다 한 바깥 외출을 하 지 않는다.
괜히 번화가를 돌아다니다 예전 신도들을 마주칠까 염려하기 때 문이다.
지금 정도만 해도 천천히 잘하 고 있으니 더 박차를 가하라 응 원할 건 없다.
“네, 다녀오세요.”
살구는 생긋이 웃으며 인사했 다.
순순한 배웅의 티 없는 미소를 마주하며 인상을 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확실히 살구가 있으니 집안 분 위기가 다르긴 하다.
“그래, 다녀올게.”
태식은 웃는 낯으로 현관을 나 섰다.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는 기분이 다만, 그래도 아침 챙겨 먹고 나 온 덕인지 하루 버틸 기운은 충 분하다.
태식은 가게 잠깐 들렀다가 바 로 수호단 본부로 이동했다.
약속된 일정이다.
“정리되었나요?”
이린에게 먼저 물었다.
“식약청에서는 아무래도 미온적 인 태도예요. 섣불리 수산물에 대한 위험도를 공지할 경우 시장 에 미치는 파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정부 측도 비슷하네. 아무래도 산업이 크니 조심해야겠지.”
“장 의원님, 장 의원 생각은 어 때?”
태식의 시선이 만석에게 향한 다.
만석은 자신이 태식의 최측근 회의에 참석할 급이 안 됨을 알 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직접 호명되어 진 것은 의견을 논의하기 위함이 아닌 어떠한 역할이 있기 때문임 을 알고 있다.
그러니 태식의 간단한 물음에 간단히 대답해선 안 된다.
“제가 먼저 언론에 내겠습니 다.”
“괜찮겠어?”
“어차피 제 역할이야 나팔수 아 닙니까. 제가 할 일이기도 하고, 이게 또 몇 번 하다 보니까 이미 지가 할 말은 하는 장만석이라 고, 하하하, 괜찮습니다.”
만석의 태도에 싫은 기색이 없 다.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해서 하는 태도였다면 탐탁지 않았을 것이 다.
전국 단위로 욕을 얻어먹어야 하는 역할이라, 마음에서 내키지 않으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힘없는 웅변은 그 누구 도 감화시키지 못한다.
“욕 많이 먹을 거다. 수산물 시 장을 완전 다 박살 내 놓는 거나 마찬가지야. 사무실로 협박이 올 수도 있으니까 잘 대비하고.”
“그럼요, 지금까지도 많이 받았 습니다. 선물받은 회칼만 해도 다섯 자루는 될 겁니다, 하하하. 그래 봐야 마그마 다이브도 한 저에겐 애들 장난 아니겠습니 까.”
만석은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 했다.
정치가 적성에 맞는다더니, 일 을 하는 데 있어 별달리 고통스 럽지 않은가 보다.
“그리고 이번 것도 할 말은 하 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거라, 제 지지자들은 만족할 만한 이슈입 니다. 정치라는 게 반대파한텐 아무리 욕먹어도 자기 지지자만 끌고 가면 되는 것이지 않습니 까. 저는 거리낌 없습니다.”
만석은 테이블 한쪽으로 수북이 쌓여 있는 관련 자료에 슬쩍 손 을 얹었다.
“그러면 이 자료는 제가 좀 가 지고 가도 되겠습니까?”
이린에게 묻는 물음이고, 이린 의 시선은 태식의 허락을 구했 다.
태식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만석은 자료를 자신 쪽으로 당 겨 슬쩍 훑어봤다.
“저,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건이 건이다 보니 괜히 나중에 말 나올까 싶어서요.”
“뭔데?”
“이거 대비책은 나름 생각해 두 신 게 있는 것이죠?”
“장사하던 버릇 나와? 두더지같 이 묻지 말고 속에 있는 그대로 말해.”
“그러니까, 저도 이제 정치에 한 발 걸치고 있다 보니 도와주 는 사람도 있고 도움받고 싶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제가 먹겠다는 건 절대 아니고 요. 제가 미처 챙기지 못한 주변 식구들한테 성의 표시 좀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뭐.”
“암흑중독 수술은 이미 성공하 셨는데, 치료제도 나오는 거지 요?”
만들고 있다. 완전 치료제까진 당장 힘들어도 완화제 정도는 그 리 오래 걸리지 않아 양산에 들 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양산 들어가면 관련 회 사 한두 군데 좀 미리 언질 주시 면 주변에 인심 좀 쓰겠습니다.”
“후우-. 이 두더지가 진짜.”
태식은 한숨 푹 내쉬며 담배를 빼물었다.
만석은 얼른 일어나 불을 붙여 줬다.
“너 돈 많잖아. 니 돈 주긴 싫 으냐?”
“이게 그냥 현금 다발을 주는 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받는 사람에게도 끈끈 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느낌을 줘 야 서로 신뢰가 쌓이고 유대가 생기는 거랄까요. 저라고 사장님 눈치 보이는데 마냥 편해서 이런 말씀 드리는 건 아닙니다.”
무슨 말 하는지 않다.
그리고 만석이 자기 이익 챙기 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님도 알고 있다.
“이게 제가 해 보니까 말입니 다. 정치인이란 게, 자기 혼자 맑 고 고고하면 옆에 사람이 없습니 다. 진짜 일을 하려거든 옆에 일 잘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 일 잘하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영리하지 않습니까. 저도 나름 인사를 잘하는 사람임을 보여야 성심껏 일을 도와줍니다.”
“알아, 아니까 그만 떠들어.”
“예. 결단코 저는 먹지 않겠습 니다. 저는 그거 안 먹어도 될 만큼 돈 많습니다.”
“알겠다고 이 양반아.”
“그럼 이만 물러갑니다.”
만석은 관련 자료를 들고 스르 륵 자리를 떠났다.
태식은 물끄러미 진인을 보았 다.
“왜 그러시나?”
“아니에요. 자, 그럼 국내는 이 렇게 가기로 하고. 다른 나라는 어떻게 진행될 것 같아요?”
“일단 정부 차원에서 수산물 섭 취를 지양하라는 발표는 유도해 야 될 것 같아요. 국제보건기구 로 정보를 넘겨서 발표 유도하는 쪽으로요.”
“어차피 거기도 정치판 아닌가? 돈받고 편들어 주는 것들이 앉아 있는 마당인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으려고?”
“사태가 이렇게 커진 마당이라 마냥 소극적이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러시아에서도 부분 인정 을 하긴 했으니까요.”
“그래요. 러시아에서 한 발표도 한층 쌓여 있으니까, 하나씩 더 쌓아서 올려요. 여론이란 게 그 런 식으로 가는 수밖에 없죠.”
태식은 당장 결론 나오지 않을 문제를 짧게 정리했다.
“보시게. 이번만큼은 내가 한마 디 하고 싶네.”
“네, 말씀하세요.”
“혹여라도 말이네, 이번만큼은 굳이 악당을 자청하지 말게나.”
“무슨 말씀이세요?”
“저번처럼 말일세.” 바이러스 사태 때를 말하는 것 이다.
쇄국령을 위해 취했던 조치가 과하고 과하지 않고를 떠나, 진 인은 태식이 굳이 뒤집어쓰지 않 아도 되는 오명을 쓰는 게 내키 지 않았다.
“상황 봐서요. 사람들 영 말 안 들으면 충격요법이라도 써야지 별수 있겠어요.”
“차라리 그럴 거면 신을 자청하 시게. 내 수호단장에 들어 보니 심계의 관조자라 하여 신적인 인 물로도 분한 적이 있다 했네. 어 차피 역할이 필요한 거라면 그게 낫지 않나.”
“아이고 영감님, 믿음으로 끌어 오는 것보다 공포로 밀어내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해요. 무슨 말씀 인지는 알겠는데 그건 상황 봐서 결정할게요.”
태식은 다음으로 넘어갔다.
앞으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암흑중독 사안에 대한 대응 책에 대한 논의다.
이 교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 술 시스템이 정립되어 가고 있었 고 중독 중화 및 억제제는 생산 라인의 규모에 대한 논의만 하면 될 정도로 진척 상황이 좋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리저리 뛰 어다녀서 그런가 우리 집안 걱정 은 좀 덜해도 되긴 하겠네요.”
상황이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준비와 조치에 대한 못마 땅함은 크지 않았다.
이게 최선임을 떠나 운이 좋을 정도로 준비가 잘되어 있는 것이 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장 만석, 불과 몇 달밖에 되지 않는 정치 생활이었지만 할 말은 해야 된다는 신념으로 임해 왔습니 다!”
만석은 광화문 한가운데에서 확 성기를 켜고 소리를 질렀다.
기자나 언론도 따로 부르지 않 았다.
그러면 너무 준비된 것 같은 느 낌이 들어서 말이다.
진실이 감춰지고 억압받는 느낌 을 주기 위해서는 세련된 것 보 다 거친 게 낫다.
“지금 전 세계의 모든 바다가 오염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채 취되는 대부분의 수산물에 일정 이상의 게오르그 수치가 검출되 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 장만석이 앞으로의 정치 인생을 걸고 국민 여러분께 진실을 전합 니다!”
만석은 머리에 핏대가 불거질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뭔가 싶어 모여든 사람들이 핸 드폰을 꺼내 촬영을 한다.
“보십시오! 정부에서 발표하지 못하는 자료입니다! 안일하게 대 응을 해서는 늦습니다! 먹거리는 국민 안정과 직결된 만큼 빠르고 과감한 결단이 필수적입니다! 여 러분, 제 목소리를 들어 주십시 오!”
만석은 복사한 검사 결과지를 도로에 뿌려 댔다.
누군가는 혀를 차고, 누군가는 뭔가 싶어 주워 든다.
누군가는 정신 나간 정치꾼 환 자라고 욕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끄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하여간 이런 쪽으로는 도가 텄 어 아주.”
태식은 그런 만석을 보며 고개 를 끄덕였다.
나팔수가 나팔을 불었으니 그 뒤의 오케스트라가 연달아 합주 를 이어 가면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쯤 해서 말 들 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태식의 시선은 욕을 하는 사람 도, 전단지를 주워 든 사람도 아 닌, 그 소란을 무심히 지나쳐 가 는 사람들에게 닿아 있었다.
놓지 않아 ⑴
-생각이 있는 놈인지 모르겠다. 한자리 해 처먹으려고 하는 선동 꾼으로밖에 안 보여.
-저런 놈이 매국노지 뭐가 매 국노냐. 저 새끼 생쑈 때문에 지 금 수산 관련 업종 전부 꼬라박 고 있다고. 어업이 망하면 선박 관련 제조업들도 전부 박살 난 다.
-미친놈 하나가 나라를 망치는 구나. 투표가 이렇게 중요한 거 다. 저런 정신병자 찍은 인간들 이랑 같은 한 표란 게 쪽팔린다.
-수호단도 조사해 봐야 되는 거 아니냐. 저 장사치랑 수호단 이랑 큰 커넥션이 있는 거 누가 몰라.
태식은 핸드폰을 툭 내려놓았 다. 아주 시끌시끌하다.
만석의 행동은 논란의 기행이 되어 온갖 뉴스를 탔다.
경찰도 괜히 욕을 먹었다.
만석의 행동에 불법적인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제대로 연행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병실로 들어오시지 않고요.”
유성이 휴게실로 들어오며 말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