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3)_8
“하하. 이 인간 이러고 나서 전 당포 차렸지?”
“예, 맞습니다.”
“이야-. 진짜 빠꼼이네. 생긴 건 곰처럼 생겨서는 꾀돌이야. 다른 건? 따로 아는 건 없고?”
“예, 저도 개인적인 친분이 두 터운 건 아니라서 이 이상은 잘 모르겠습니다.”
태식은 담배 한 대 길게 빨아 재를 털었다. 그사이 방우와 유 성은 먹은 것을 정리했다.
“저, 사장님. 죄송합니다.”
정리를 끝낸 방우는 대뜸 고개 를 숙였다. 태식은 피식 웃었다. 역시 방우가 눈치가 빠르다.
담배를 피울 때면 항상 같이 피 우자 권하는 태식이 무려 식후땡 을 권하지 않으니 적잖이 큰일이 터진 것 아니겠나.
“됐고. 자, 들어가.”
태식은 허공을 쭉 찢어 열었다.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방우 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사, 사장님?”
“유성이 너도. 방우는 아직 칼 있어야 하지?”
태식은 아공간에서 자신의 검 하나를 꺼내 방우에게 던져줬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신 경 거슬리게 하지 않겠습니다.”
유성도 사태를 파악했는지 넙죽 고개를 숙였다.
“7층 다이브도 성공하신 페가수 스의 유성 님이 왜 이렇게 혀가 기실까? 쫄려?”
“저, 죄송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한주먹 하는 사내놈들 모여 있으면 이런 게 다반사지, 뭘. 내가 이런 문제 많 이 겪어 봤거든. 일단 너희들에 게 협동심을 길러 줄게.”
태식은 유성과 방우를 워프 게 이트 너머로 밀어 넣었다.
“유성이 너는 방우 능력 어떻게 끌어올려 활용할지 파악하고. 방 우는 유성이 빈틈을 정확하게 막 는 법을 궁리하고. 최선을 다하 면 죽진 않을 거다. 수고.”
“사장니 임-.”
간절한 목소리는 메아리도 끝내 지 못하고 끊겼다.
“자. 그럼 메인 요리를 꺼내 볼 까.”
태식이 아공간에 손을 넣어 휘 적거렸다. 도망가는 햄스터를 잡 는 것처럼 잘 잡히지 않았다.
“읏차.”
손에 걸린 만석을 쑥 꺼내자 그 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바닥에 철푸덕 늘어졌다.
“어이구, 숙성이 잘됐네.”
뱃살이 퉁퉁했던 만석은 그야말 로 반쪽이 되어 있었다.
마그마 릭 (3)
탱글탱글했던 만석의 피부는 아 토피 환자처럼 푸석해져 있었고, 고도 비만이었던 사람이 급격히 살을 뺀 것처럼 팔뚝 살이며 뱃 살이며 축 늘어져 있었다.
심지어 뒤통수 가죽까지 늘어져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름이 자 글자글한 손을 태식에게 뻗는다.
“허억. 허억-, 크아아악. 물, 물
“ 물 우해
“그래, 물!”
“무〜우울?”
“물! 물 물 좀. 물!”
탕비실의 정수기를 본 만석은 허겁지겁 탕비실로 기어가려 했 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지길 못한 다. 만석은 앞을 막고 있는 보이 지 않는 벽을 긁었다. 손이 지글지글 닳아 오르더니 붉은 용암이 뿜어졌다.
매캐한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 다.
태식은 공간을 유리컵 형태로 조형해 만석을 담았다. 만석이 뿜은 마그마는 그대로 만석의 발 치에 고였다.
“물!”
“머리는 비상하게 굴리는 양반 이 눈치가 이렇게 없어서야.”
“제발 물 좀! 물 좀 달라고!”
“이 양반아. 그게 부탁하는 사 람 태도야?”
“돈을 원해?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까! 내가 전당포 왕이야! 이 종로의 왕이라고! 당장 물을 가지고 와!”
“주세요, 해야지. 주세요. 물 주 세요.”
태식은 아영이를 가르치듯 말했 다.
만석의 얼굴에 허망함이 감돈 다.
딱히 악감정은 없다. 만석은 성 공한 모사꾼이다. 태식은 이런 모사꾼을 높이 평가한다.
수없이 많은 병사의 핏값을 치 러야 할 일도 모사꾼은 몇 마디 혀 놀림이나 계책으로 이뤄 내기 때문이다.
모사꾼은 자존심 강한 투사보다 조금 더 심도 있는 정신 교육이 필요하단 것이 특별 사항이긴 하 지만, 그건 조금 귀찮은 일일 뿐 문제 삼을 요소는 아니다.
“너, 뭐 하자는 거야! 너-!”
“역시 드급. 근성이 있어.”
태식은 감탄의 표현으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박수를 쳐 줬다.
그 박수가 끝남과 동시에 만석 의 머리 위로 아공간이 열렸다.
“한 30분? 그 정도 될까?”
“뭐, 뭐가? 무슨 말을 하는 거 냐?”
“당신이 이 안에 있었던 시간 말이야. 이번엔 한 5시간 있어 볼까? 마감할 때 꺼내 줄게.”
어둠의 그의 머리 위에 내린다. 만석의 안색이 보랏빛으로 질렸 다.
만석은 그제야 태식이 자신을
무허의 공간에 가둔 장본인임을 인지했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게 됐습 니다!”
“뭐가 죄송한데?”
“반말해서 죄송합니다.”
“반만 맞아.”
“반이요? 그럼 나머지 절반 이……. 아, 소리를 지른 걸까 요?”
“초면에. 나 그렇게 꽉 막힌 사 람 아니라고. 통성명하고 그다음 에 말 놔도 되잖아. 왜 꼭 초면 에 말을 툭툭 지르냐고. 담배 한 개비 준 적도 없는 것들이.”
“죄송하게 됐습니다. 다음부터 는 꼭 존댓말을 쓰겠습니다.”
만석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제야 태식이 손가락을 빙빙 돌렸다. 만석의 머리 위에 드리 웠던 어둠이 사라졌다.
“용암은 다시 회수해. 그래야 풀어 주지.”
“아, 예.” 만석이 발치에 고인 용암을 회 수했다. 태식은 그제야 만석을 공간에서 풀어 줬다.
“거기 앉아. 커피? 차? 차는 녹 차 있다.”
“저, 그냥. 시원한 냉수 한 잔……”
“그럼 그냥 커피 마셔.”
태식은 피식거리며 뜨거운 커피 를 내줬다.
“이게 무슨……
“왜? 싫어? 그거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커피야.”
태식은 실실 웃는다.
만석은 태식이 자신을 놀리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도 별수 없 다.
“아닙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만석은 그거라도 후후 불어 허 겁지겁 들이켰다.
마그마를 다루는 능력이니 이 정도면 냉수 아니겠나.
“한 잔 더 줘?”
잔을 내밀긴 하지만 떨떠름한 표정이다.
모사꾼이 제일 어려워하는 타입 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류다. 짜증이 많고 충동적인 부류 말이 다. 거기에 성격까지 유별나다면 더할 나위 없다.
“띠꺼워? 내가 동안이라 그렇 지, 실상 너보다 나이 많아. 이렇 게 할 명분이 있는 거라고.”
“아무리 동안이라고 해도……
“반로환동이라고 아냐?”
“그거야 무협지에서……. 설마 그게 능력인 겁니까?”
“쓰읍. 거기까지만.” 태식은 다시 커피 한 잔을 내줬 다. 입꼬리는 여전히 빙긋이 올 라가 있다.
“자, 일단 날 왜 찾아왔는지부 터 말해 봐. 너도 설마 가족이랑 관련되거나 뭐 그런 사연이야?”
“아닙니다. 그런 건 아니고……. 제가 뭔가 오해를 한 것 같습니 다.”
“그렇게 뭉뚱그려서 넘기지 말 고. 내가 물었잖아. 그러면 그에 맞는 대답을 해야지.”
태식은 대번 살기를 뿜었다. 만 석이 견디기 어려운 농도다.
투사는 한번 날 잡고 바닥에 바 닥까지 긁어내면 되지만, 모사꾼 은 수시로 팍팍 조여 놔야 딴생 각을 안 한다. 경험으로 터득한 것이다.
“왜 왔어?”
“유, 유성을 찾으러 왔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유성을 이곳으로 보냈는데, 뭔가 다른 꿍꿍이를 차리고 있는 것 같아서……
“당신이 유성을 보냈다고?”
“예, 유성이 얼마 전에 저에게 찾아와 성배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가서 박 사 장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박 사장 야반도주한 거 알 만 한 사람은 다 알 텐데?”
“저, 그게 그러니까……. 유성이 하고 저하고 그다지 친한 사이도 아니고, 유성이가 좀 버릇없이 굴어서……
“아〜 엿을 먹여 드렸다?”
“예, 예. 굳이 엿은 아니지만, 그냥 골탕 정도……
태식은 피식 웃었다. 그냥 골탕이 아니다. 만석은 판 을 흔드는 모사꾼이 아니라 판을 만드는 모사꾼이다. 그런 사람이 고작 골탕 정도로 끝났을까.
“그런데 와서는 철권파냐고 했 잖아.”
“예, 여기에서 그, 엄청 뛰어난 차징 장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게 유성과 철권파에서 결탁하 고 뭔가 수를 쓰는 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찾아온 것입니 다.”
“그건 난데.”
“ 예?”
“차징 장인. 그건 내가 한 거라 고.”
“아, 아아-. 예, 예. 대단하신 실력자이십니다.”
만석은 눈동자를 빙글빙글 굴리 며 고개를 조아렸다.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부담 가지지 말고. 담배 피우시나?”
태식은 대번에 분위기를 팍 풀 었다.
“주시면 피우겠습니다.”
“내가 뭐 당신한테 감정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오해도 풀렸 겠다. 그지? 우리 나쁠 거 없잖 아.”
“예, 그렇죠.”
“나빠질 게 없긴 왜 없어. 어리 바리하니 어쩌니 하면서 나한테 모욕감을 줬잖아.”
만석은 태식이 건넨 담배를 입 에 물려다가 다시 양손을 포개어 다소곳이 무릎에 올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기분이 풀리실까요? 제가 사죄드 릴 기회를 주신다면 성심성의껏 사죄를 하겠습니다.”
“돈으로?”
“아, 하하. 하하하. 예.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만큼 확실한 성의 가 없지요. 하하하.”
“내가 돈이 궁해 보이나?”
태식은 소파 깊이 등을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그 제스처가 어 떤 의미인지 아는 만석은 의자 끝에 엉덩이가 걸쳐질 정도로 몸 을 쭉 당겼다.
“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 것보다, 당신은 뭐가 가 지고 싶어? 꿈이나 목표 같은 거 말이야.”
만석은 눈을 껌뻑거렸다. 도대 체 대화의 맥락이 없다.
태식이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성격이 이런 사람인 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 다.
“뭘 고민해. 그냥 묻는 대로 대 답해. 당신의 꿈이 뭐냐고.”
“제 꿈은…… 딱히……. 돈 많 이 벌어서 잘 먹고 잘사는 것,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세상 사 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꿈이라면 당신은 이미 이 뤘지 않나? 전당포의 왕이라며.”
“그야 그렇죠……
만석은 이번에도 골몰하는 얼굴 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은 태식 의 질문 그대로를 골몰한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딱히 꿈 이라고 할 만한 것을 좇아 본 적 은 없었다.
특형이 생겨서 심계에 들어갔 다.
운으로 거머쥔 능력은 정말 운 이 좋은 것이라, 남들보다 수월 하게 다이브에 성공할 수 있었 다.
그래서 쭉쭉 다이브를 해 나갔 다. 그러다 보니 이름도 제법 알 리게 되고 알력도 좀 생기고.
좋았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적도 생기 더라.
용암을 다루는 능력이 마냥 좋 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그보 다 더 뛰어난 능력을, 그리고 그 것에 더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괴물들도 많았다.
만석은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리 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죽음을 걱정하 며 치열하게 살려고 했던 게 아 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래서 전당포를 생각했다.
돌아가는 판이 그랬다.
나라에서는 어떻게든 심계 안의 미지의 자원을 획득하고 싶었지 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 투입되 는 인력에 대한 보전은 딱히 공 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능력자들에 대 한 통제만 더해 갔다.
그때 였다.
만석이 헌터들을 자극하여 전당 포에 베팅한 것이 말이다.
그다음부터는 그냥 장사하며 살 았을 뿐이다.
방해하는 놈 밟고, 수저 들이밀 면 상 뒤엎어 버리고, 밥그릇을 빼앗으려 하면 단체로 배를 까고 드러누우며.
그렇게 자기 몫 지키려고 달려 온 것뿐이었다.
“딱히 꿈이랄 게……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요? 다들 건강검진 잘 받고 해서 딱히……
“흐음-. 그래?”
“예, 그런데 왜 그러시는지 “그럼 그냥 심플하게 가자.” 태식이 손뼉을 탁 치며 다시 상 체를 당겨 앉았다.
“전당포 왕이라고 했지. 그럼 왕으로서 착한 일도 좀 하자.”
“착한 일요?”
만석은 참 뜬금없다 싶었다.
“그래, 착한 일. 예를 들자면, 불치병을 치료할 방법을 개발하 고, 미세먼지를 막아 주는 그런 일 ”
“굳이 그런 일을……. 제가 왜 요?”
“돈 많다며. 먹고살 만하고. 그 렇다고 딱히 꿈이나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은 인생 그냥 그 렇게 탄력적으로 살게?”
태식의 입꼬리가 한쪽만 미묘하 게 올라갔다. 어쩌면 안타까움, 어쩌면 비웃음도 조금 섞여 있는 것 같다.
“한다고 하죠. 한다고 해서 제 가 얻는 건 뭡니까? 착한 일 했 다는 보람요?”
“그것뿐이겠어?”
“그러면요?”
“명예.”
“ 예?”
“돈과 권력 다음은 명예지. 당 신 머리 잘 돌리잖아. 당신이 지 금 갖춰야 할 게 뭐겠어? 명예밖 에 없잖아.”
만석은 다시 또 골몰했다.
태식이 말한 대로 자신이 갖춰 야 할 다음의 것이 명예인지.
그리고 자신이 정말 명예를 가 지고 싶어 하는지.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딱히 그 것을 위해서 아등바등하고 싶지 도 않은 느낌이었다.
지금의 전당포 왕이라는 나름의 명예가 딱히 모자란다고 느껴지 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 이 된다면 그것도 기분 내기 나 쁘지 않겠지만, 그런 만큼 추락 할 때의 리스크가 큰 법이기도 하잖나.
“조금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 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아아.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보 네.”
“ 착각요?”
“응, 당신 선택권 없어. 얻을지 말지 모르는 명예를 줄 테니까 좋은 일에 협조 좀 해.”
“이건 순……
만석의 머리 가죽이 바짝 오그 라들려 했지만, 태식의 눈빛 한 번에 금세 뭍으로 나온 문어처럼 축 늘어졌다.
“내가 당신네 가게 한번 갔었는 데, 가격을 살벌하게 후려치고 그러더라고. 그거랑 비슷한 개념 이라고 생각하면 쉽잖아. 여긴 내 가게니까.”
“가격을 후려치는 것하고 인생 을 후려치는 것하고 다르지 않습 니까.”
“거, 말 많네. 그냥 해. 넌 좀 해도 돼.”
간파의 진이 그렇게 말한다.
간파의 진으로 읽은 만석의 마 족 협응치가 일반인의 최상치보 다 웃돈다.
정상인과 소시오패스의 중간 어 디쯤이라고 보면 된다.
잘나가는 기업가와 권력자 중 30%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했 던가?
출처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게 아니다.
태식이 봐 온 권력자 중에도 얼 추 그 정도 비율이었다.
위로 올라가기에 적합한 인자.
전쟁터를 누비는 영웅 중에 사 이코패스인 자들이 간간이 나오 는 것처럼, 계급의 피라미드 상 층부에는 이런 성격을 가진 이들 이 많다.
그러니 쟁여 둔다.
사람 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 는 건데, 인재 풀은 넓을수록 좋 다.
“왜? 내가 착한 놈으로 보였어? 나 나쁜 놈•이야. 아주아주 나쁜 놈이지. 흐흐흣
만석은 태식이 스스로를 나쁜 놈이라 지칭하는 것이 그저 그런 농담임을 알고 있다.
머리로는 그렇게 이해가 되는 데, 본능은 전혀 다른 신호를 보 낸다.
싱긋싱긋 웃고 있는 태식의 눈 동자 깊은 곳에, 아니 그 깊이가 어디까지인지도 보이지 않는다.
‘선악을 언제든지 뒤바꿀 수 있 는 사람……
그렇기에 일반인의 범주로 묶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만석은 그리 느꼈다.
“설마……. 종결자인 겁니까?”
“뭐, 비슷하겠지.”
태식은 여유롭게 웃었다.
만석은 그런 태식의 여유가 진 실로 자유롭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