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41)_5
“해안 정비하다가 봐서 아시죠? 미국에서 진행하는 공사인 거 요.”
“공항 건설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저 아래쪽으로는 중국 쪽 건설 진행되고 있고요.”
레드 캐슬이 육안으로도 보이는 위치다.
그곳에서도 이곳과 비슷한 수준 의 열기가 피어오르는 중이다.
“이 두 가지가 큰돈이 될 만한 사업인 줄은 알고 있네. 그렇다 고 해서 저 중동의 산유국들처럼 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은 또 아 니지 않나. 내 아주 안 하자는 말이 아니네. 한번 키우면 다시 줄이기 어려우니 신중히 가자는 말이야. 수익이 안정화된 다음에 진행하는게 어떠한가?”
“이것들 말고요. 진짜 돈 되는 건 따로 있어요.”
“그게 무엇인가? 늙은이 그만 놀리시고 수가 있으면 얼른 내 보여 주시게.”
태식은 승주가 만든 마령석을 꺼내 보였다.
다크매터를 분출하는 것을 전기 로 치환시켜 놨으니 마력전지라 는 이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이게 무엇인가?”
“승주가 만든 마력전지예요. 일 종의 자가 충전 건전지죠. 한번 보세요, 영감님은 쉽게 파악하실 거예요.”
진인은 이유가 있음이라 여기고 그것을 세세히 살펴봤다.
“마령석의 다크매터 흡수 기능 을 강화하고 그 방출을 전기로 내뿜게 한 것이구먼.”
“예. 그걸 좀 크게 만드는 거죠. 공항에서도 쓰고, 저 아래 레드 캐슬에서도 쓰고. 그러다 남으면 내륙으로도 좀 돌리고.”
“남아? 그 정도 출력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진인은 손톱만 한 마력전지를 손바닥에 놓고 내려다봤다. 믿기 지 않는다는 투다.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생경하기 때문이다. 당첨된 복권을 보며 볼을 꼬집어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크게 짓는다고 했잖아요. 모자 라면 하나 더 지어도 되고, 여건 되면 여러 개 지어도 되는 거 고.”
“그게 가능하단 말이지……. 그 게 가능하다면……
진인의 눈빛이 아련해진다.
이 나라의 근현대를 직접 살아 온 그에게, 가난한 나라의 서러 움과 비참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부국을 기대해도 되 겠구먼. 어허허허, 참 야속허이. 이런 기술이 있으면 인심 좀 일 찍 쓰지 그랬나.”
“수월하게 가능했던 게 아니었 어요.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서 일이 훨씬 편해진 거죠.”
“그러한가?”
“네. 전화위복이라고 하잖아요. 화가 밀려오니 복도 몇 개 같이 오나 보죠.”
태식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하늘에서 무엇이 있음은 진인도 잘 안다.
“다크매터 때문이로군. 이 사달 이 난 게 호재인 게야.”
태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 다.
“어허허허허. 이거 참, 마냥 기 뻐할 수도 없고! 그럼 어찌 되는 것인가? 우주에서 내려오는 것이 니 그야말로 마르지 않는 샘인 게로구먼. 아니지, 어디 샘 정도 에 비할까! 어허허허허.”
진인은 시원하게 웃었다. 그간 의 걱정과 근심을 전부 쓸어내리 는 것 같은 파안대소였다.
“그렇게 좋으세요?”
“그럼, 좋고말고! 내 마음 같아 서는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 은 기분일세. 돈 없는 설움이 어 디 말로 형언이 된다던가. 이러 니 내가 어찌 귀하를 쫓지 않을 수 있겠나, 어허허허.”
진의 눈가에 옅은 물기까지 스 미려 한다.
그의 감격을 방해하고 싶은 것 은 아니다만, 괜한 공치사는 딱 히 바라지 않는다.
태식은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그러니 씀씀이 좀 키운다고 해 서 곳간 거덜날 일은 없다는 거 죠. 이제 믿으실 수 있죠?”
“믿지, 믿고말고. 내 귀하의 말 이 아니면 누구의 말을 믿을까. 방금 전에 어깃장을 놓은 것은 늙은이가 겁이 많아 그런 것이니 너무 괘념치 마시게. 허허허허 허.”
“기분 진짜 좋으신가 보네.”
“그럼 좋지. 돈 많아서 싫은 사 람 어디 있나. 특히나 돈 들어갈 곳이 투성인데, 더없이 좋지.”
“부국을 이루었다고 강병으로 갈 생각부터 하시면 안 되는 거 알죠?”
“그거야 지금 당장 병력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지 않나. 귀하도 100만 양병을 하자 해 놓고 그 러시긴가.”
기분이 너무 좋아진 티가 난다.
싫은 사람 아니니 보기에 기꺼 운 것은 맞다만 그 과한 의욕의 방향은 썩 달갑지만은 않다.
이럴 때는 말로 타이르거나 권 한을 빼앗기보다는 중화를 시켜 주는 게 낫다.
안 그래도 저 아래에 적임자가 있으니 손 크게 갈 일도 아니다.
“잠깐 내려가시죠.”
“그래, 그럼세.” 지금 얼굴만 봐서는 뭐든 좋다 고 할 판이다.
태식은 가볍게 웃으며 이린을 찾았다.
이린은 안전모를 쓴 채 현장 시 찰을 하는 중이다.
비단 이린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 사의 책임자들 대부분이 지금 이 곳에 나와 있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 는 듯한 입찰 경쟁이 진행 중이 기 때문이다.
태식이 요구하여 존이 진행하는 히드라의 건설 공사에 대한 입찰 말이다.
“사장님, 수고가 많아요.”
“아, 태식 씨. 원장님도 같이 오 셨네요. 급한 일은 해결 보신 거 예요?”
“물론임세. 우리 귀인께서 손을 쓰는데 오래 걸릴 일도 없잖은 가. 어허허허.”
이린은 대놓고 텐션이 높은 진 인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원장님, 좋은 일 있으신가 보 네요?”
“보람되게 일하니 하루하루가 즐거운 일이지 않나, 으허허허. 그건 그렇고 자네도 알고 있지? 이것 말이야.”
진인이 마력전지를 꺼내 보였 다.
이린은 그것만 가지고는 뭔지 알 수 없다.
“이게 자가발전기 같은 것이네. 말하자면 마르지 않는 샘인 게 지. 이걸 크게 건설한다 치면 어 찌 되겠나?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되는 것과 진배없음이네, 어허허 허.”
“아하-. 좋은 일이네요.”
이린은 방긋 웃었다. 그저 웃음 일 뿐 놀라움은 딱히 없다.
“놀라지 않는 겐가?”
이린이 태식을 본다. 진인의 시 선도 태식에게 따라 흘렀다.
“알고 있던 게로구먼. 자네는 다 알고 있었어.”
“차원 공항 만들 때 발전소를 함께 건설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산유국 정도의 느낌은 아니지 않았나 요?”
“상황이 바뀌었잖아요. 에너지 차원으로만 보면 더 좋아진 상황 이죠.”
“아하! 그러면 호재네요.”
이린은 가볍게 놀란 척을 했다. 괜히 진인이 서운해하는 것 같아 서 말이다.
“여하튼, 그래서 두 분이 함께 진행했으면 하는 사안이 생겨서 말이죠.”
“뭔데요? 말씀 주세요.” 태식은 진인에게 들은 추경 예 산에 대한 것을 전달했다.
“그럼 태식 씨 말씀은 그 예산 을 인건비와 연결시켜 내수 증진 에 더하자는 거죠?”
“그렇기도 한데, 이왕이면 취업 률에 좀 더 집중하면 더 좋죠. 군인 말고도 필요한 일손이 많잖 아요.”
태식은 가볍게 웃으며 이야기했 다.
그럼에도 이린은 그 주제가 가 볍지 않음을 단번에 이해했다.
그리고 태식이 왜 진인과 함께 와 이 주제를 말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견제를 하라 함이다.
이린은 티 나지 않게 고개를 끄 덕였다.
“여기 공사 현장만 해도 일손이 많이 필요하죠. 당장 입찰 경쟁 을 단가가 아니라 속도로 붙여 놔서……. 다들 사람 구하느라 정신없거든요.”
“나라에서 뽑는 인원을 공사판 에 투입하자는 겐가?”
“그래야죠. 다크매터 발전소는 국책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 니잖아요. 우선순위로 따지면 뒤 지지 않을 거라고 봐요.”
진인의 우려에 이린은 바로 발 전소를 끌어 들였다.
“다크매터 쪽은 제가 잘 모르긴 하지만, 아무래도 다크매터 발전 소이니만큼 방어 시스템에도 활 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거야……
“가능하죠.”
태식은 말을 늘이는 진인과 달 리 짧게 확답했다.
“그럼 건설공사 먼저 해야 되겠 네요. 태식 씨가 다 지어 놨는데 인프라가 안 되서 활용 못 하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틈을 주 지 않고 말한다.
“그야 그렇긴 하겠지. 그렇긴 하네만……. 구축해 둔 경계 라 인이 좋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네. 10만 명 정도는 있어야 해안선을 다 두르지.”
“후훗. 네, 그 말씀 맞아요. 그 럼 밖에서 이럴 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좀 더 이야기 나누실까 요? 러프하게라도요.”
이린은 한 손에 쥐고 있던 태블 릿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저 안에 수많은 프로젝트가 들 어 있다.
적어도 근거가 부족해서 밀리진 않을 것이다.
“그럼세. 말 나왔을 때 손을 봐 놔야 나중에 혼선이 없지.”
“그럼 두 분 말씀 나누세요.”
“귀하는?”
“저야 발전소 지어야죠.”
“그렇구먼. 내 조율 얼른 끝내 고 가서 도와 드리겠네.”
과연 그 조율이 일찍 끝날까 싶 다.
“네네, 그러세요.”
태식은 빙긋이 웃으며 뒤돌았 다.
꺼지지 않는 불 (2)
태식은 반달섬으로 가 봉춘을 찾았다.
사원에 없기에 어디에 있나 봤 더니 극장에 있었다.
무대 위에는 고대 이집트의 복 장과 비슷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간단한 타악기 반주에 맞춰 춤 연습을 하는 중이었다.
과한 의상에 비해 춤사위는 격 하지 않았고 살랑살랑 은근히 몸 을 가누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게 나름의 맛이 있다.
뭔갈 아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듯한 미묘함이 분명 있었다.
그것이 봉춘의 것인지, 미향의 것인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
요는 팔리겠느냐다.
특정한 소비층에 대해서는 확실 히 팔릴 만하다고 본다.
더욱이 거대한 유홍 지구 안에 서 판매되는 것이니 충분한 가능 성이 있다.
“감독 냄새가 좀 나네.”
“아, 사장님.”
태식은 봉춘 옆에 앉았다.
두꺼비 옷은 입지 않은 채다. 피부가 약간 탄 걸 보면 맨몸으 로 제법 돌아다닌 모양이다.
“너는 무대에 안 오르는 거냐?”
“저요? 제가 오르면 안 되죠. 이건 남자 관객을 위한 쇼인데 요.”
“그럼 반대는?”
“여자 관객을 위한 쇼는 배우가 아직 모자라서요.”
“사람 많아졌잖아. 구하기 힘들 어?”
“장르가 장르인 만큼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되잖아요. 그리고 하고 싶다고 다 시켜 줄 수도 없 는 거구요.”
마스크와 옷걸이를 따질 수밖에 없다.
“공개 모집 같은 거라도 한번 해 봐. 혹시 아냐, 지원자 많을 지.”
“그것도 생각해 보긴 했는데요. 종범이 삼촌이 일단 대기 하고 있으라고 해서요.”
“종범이가? 왜?”
“자기가 선수 많이 뽑고 있다고 나중에 추려서 지원 보내 준다고 했거든요.”
“종범이가 뽑는 선수는 격투기 선수일 텐데?”
“그렇긴 한데요. 삼촌 말이 엄 청 많이 수배한다고, 그중에 몇 명 배우로 쓸 사람 없겠냐고 하 더라고요.”
“그래, 사람 적성이야 해 보지 않고는 잘 모르는 거지. 준비는 어때, 잘돼 가는 느낌이야?”
“우리는 우리만의 강점이 있어 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배우들이 전부 특형 능력자들이 다.
오늘에 와서 아무리 능력자가 흔해졌다고 해도 전원 능력자인 배우로 이루어진 쇼는 찾기 힘들 것이다.
거기에 봉춘이 보이는 무대 효 과도 한몫한다.
즉석에서 꽃을 틔워 꽃비를 내 리게 하는 연출이나 화려한 꽃이 만개하는 연출은 흥겨운 페스티 발과 궁합이 좋다.
“그리고 첫술에 배부르긴 힘들 잖아요. 다른 해외 유명 공연 같 은 것들도 초청해 보고 하면서 실력을 키워 나가야죠. 아니면 규모가 커져서 진짜 좋은 배우들 을 섭외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려거든 19금 공연은 포기 해야 될지도 모르겠네.”
“외국 배우로 섭외하면 되죠. 일본이나, 러시아나. 어차피 세계 적인 테마파크잖아요.”
“그래, 네 말이 정답이다.”
“그런데 공연 확인하러 오신 거 세요?”
“다른 용건 때문에 왔는데, 보 기 나쁘지 않아서 한번 봤다.”
“다른 용건이면……
“뭐겠어?”
“노가다겠죠 뭐.”
봉춘은 군소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 소문 들었어? 기초공사 시작한 거.”
“네. 듣기론 엄청난 규모라고 하던데요. 트럭들이 수백 대씩 움직인다고요.”
“그래, 내가 힘도 좀 쓰고 돈도 좀 썼다. 그런 만큼 기초는 금방 닦일 거야.”
“그러면 그다음부터는 제가 일 해야 되는 거죠?”
“네가 손댈 부분은 전체 규모로 보면 극히 일부분이라고 봐도 될 거다. 그러려고 공장 짓고 모듈 찍어 내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