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43)_6
“이 대목에서 사장님께서 한번 나서 주셔야 합니다.”
전투의 클라이맥스 지점에 대고 그리 말한다.
“파하하하하.”
태식은 크게 웃었다. 설명 듣지 않아도 어떤 그림을 말하는지 단 번에 이해한다.
“너 나한테 완전 물들었구나. 굳이 안 하던 짓까지 하고.”
“목적한 목표가 있으면 효율적 인 방법을 마다하진 않습니다. 사장님의 연출이라면 분명 몇 배 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 각합니다.”
“그래, 하자. 꽉 막힌 녀석이 나 서서 광대 옷을 입겠다는데, 나 도 같이 입어 줘야지.”
태식은 만족스럽게 마침표를 찍 어 줬다.
심계 안으로 익숙하지 않은 인 상들이 대거 유입된다.
본래 외국인들의 왕래가 적지 않은 곳이라 하지만 한번에 이렇 게나 몰려들면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커다란 배낭 을일일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수상한 냄새가 풀풀 풍긴다.
하지만 그들은 경계병들의 검문 을 받지 않았다.
미리 언질받은 것이 있기 때문 이다.
다국적의 수상한 사람 무리가 확인될 시 형식적인 검문만 한 후 마킹을 해 두라는 지시다.
지시대로 그들에게 추적대원이 할당된다.
추적대원 또한 무리해서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그늘이 나누는 대화나, 인상착 의 따위가 목적이 아니다.
추적대원의 목적은 저들이 접선 할 안내인이다.
심계에 심어져 있는 첩자들 말 이다.
그런 첩자들은 목표와 같은 국 적을 가졌을 수도 있지만 한국인 중에 포섭된 헌터일 수도 있다.
아니면 즉석으로 현장 섭외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자들이 목표다.
특히나 귀환석을 넘겨주는 자라 면 말할 것도 없다.
“침투 인원 확인했고 전부 마킹 붙었다고 합니다.”
“인원은?”
“단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200 명가량 됩니다.”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숫자면 이지헌에게 넘겨받은 리스트와 큰 차이가 없다.
“2층 입구 경계 태세 격상시켜. 신원 확인 확실하지 않으면 전부 잡아들이는 쪽으로.”
“리스트 인원들을 타깃으로 합 니까?”
“전체적으로 시행해.”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선 그게 낫다.
“예, 알겠습니다.”
유성은 종범을 호출했다.
적군이 무대에 등장했으니 아군 또한 무대에 등장해야 할 차례였 다.
“야, 심계에도 있을 거 다 있네. 이러면서 무슨 목숨을 걸어야 하 는 곳이니 어쩌니 한 거였어?”
“그러게 말이다. 완전 호텔이네 호텔.”
박조영은 몸을 날려 침대로 뛰 어들었다.
“야 침대 푹신한 거 봐라. 완전 구름이다 구름.”
“촌스러운 티 좀 내지 마 인마. 장차 최고의 스타가 될 몸인데, 이런 걸로 놀라서야 쓰겠냐.”
구자인은 그런 조영을 보며 쿡 쿡 웃었다.
“놀라기는 인마. 적응하는 거 지.”
“그만 누워 있고 여기 와서 좀 봐 봐라.”
“뭔데? 쎅끈빠끈한 언니라도 있 냐.”
“하여간 여자라고는. 와서 좀 보라고 인마.”
구자인의 손목에서 두꺼운 와 이어가 쭉 뻗어 나왔다.
“촉수 괴물 놈아 촉수 꺼내지 마.”
박조영은 몸을 둥실 띄워 구자 인이 있는 난간으로 나갔다.
“왜? 뭐가 있는데?”
“한번 봐 봐라. 저쪽이 그 18섹 터일 거고, 그 반대쪽이 버닝 로 드일 거다. 그리고 저기 가운데 보이는 높은 탑 같은 게 페가수 스 본청이고.”
“페가수스 본청은 장님이 와서 봐도 알겠다. 꼭대기에 페가수스 동상 올려 둔 거 봐. 존나 뽀대 나네, 큭큭큭.”
“여기까지 왔는데 저 본청 꼭대 기까진 한번 올라가 봐야 되지 않겠냐?”
“나는 저 페가수스 머리 위에서 승리 포즈 한번 해야겠다.”
박조영이 그대로 몸을 띄워 발 코니 밖으로 나갔다.
“괜히 깝치지 마라.”
“뭐 어때 인마. 어차피 나중엔 다 우리 거 될 건데. 미리 가서 한번 타 본다고 탈 나겠냐?”
“너 그러다 헌터들한테 걸려서 다굴당해도 안 도와준다.”
“꺼져 인마. 니가 언제 나 다굴 맞을 때 도와줬냐.”
박조영은 그대로 본청 옥상으로 날아갔다.
그러곤 정말 페가수스 동상의 머리 위에 턱하니 내려앉았다.
“저 꼴통 저거.”
구자인은 그런 박조영을 보며 웃었다.
“야, 봤냐? 별거 없다니까 여기 도.”
순식간에 날아 돌아온 박조영이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너 걸렸으면 이빨 다 털렸어.”
“그래 봐야 누가 날 잡아. 여기 라고 나보다 빨리 나는 사람 얼 마 있겠냐?”
“그래도 선배들인데 대우해 드 려야지. 눈 밖에 나면 고달프 다〜.”
“고달프긴, 헌터로 갈 것도 아
닌데. 그러지 말고 나와. 보니까 술집도 있고 다 있더라.”
어차피 자유 시간이다.
분위기를 익힐 겸해서 거리를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른 애들도 전부 나가네. 가 자.”
박조영은 구자인을 둥실 띄워 함께 18섹터의 번화가로 이동했 다.
“야, 저기 가자. 저기 종업원이 이쁘네.”
순식간에 눈알을 굴린 박조영이 단번에 가게를 골랐다.
“이런 거에 특형 좀 쓰지 마라. 가오 상하게.”
“가오는 지랄하고. 쓰라고 있는 능력인데 죽자고 써야지.”
박조영은 가게 한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은 박조영은 눈■여겨본 종업원에게 실없는 농담을 해 가 며 수작을 걸었다.
그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탓인 지, 주변의 눈빛들이 심상치 않 다.
“그만해라. 다들 야린다.”
“하여간 어디를 가나 텃세가 문 제라니까.”
박조영은 비릿하게 웃으며 주문 을 했다.
“저 개눈깔 계속 쳐다보네.”
“어디?”
“저기 구석에 꽁지머리 한 노친 네 말이야.”
“눈빛 보통 아닌데? 완전 살인 마 눈이다.”
“그래 봤자 노친네지. 하나 남 은 눈알도 시커멓게 만들어 줘야 안 쳐다보려나.”
박조영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 고 노골적인 눈싸움을 벌였다.
“이 꼴통을 누가 말려. 니 꼴리 는 대로 해라 그래.”
“일단 한잔 까고.”
박조영은 술 한잔 단숨에 들이 켜곤 열을 올렸다.
“자 봐라.”
박조영이 애꾸 노인을 보며 자 리에서 일어났다.
그 기척을 느낀 것인지 애꾸 노 인이 슬쩍 자리를 피했다.
박조영은 실실 웃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야, 봤냐? 쫄아서 나간 거?”
“큭큭. 좀 그만 깝치고 얌전히 먹자. 술맛 다 떨어지네.”
“형님 잔 한번 채워 봐라. 내가 널 정상까지 끌고 올려 줄 테니 까.”
“내가 널 올려 주는 거지 자식 아.”
둘은 연신 희희덕거리며 술잔을 기울였다.
자신들의 언행 전부가 기록되는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문을 걸어 잠근 도박장이 평소 보다 분주하다.
도박사들은 베팅 분석을 하듯, 쌓여 있는 정보를 분석하여 순식 간에 결과를 내놓았다.
그 결과는 사전에 종범이 만들 어 둔 인명첩에 특이 사항으로 기재되어 추가되었다.
그리고 그 추가된 내용까지 합 산되어 최종 선발, 아니 데드라 인이 그어진다.
설렘과 흥분에 들떠서 까부는 정도라면 귀엽게 봐줄 수 있다.
호기가 과해 설치는 정도라면 간단한 정신교육으로 바로잡아 줄 법도 하다.
하지만 선 넘는 인성질까지 가 만 두고 넘길 수 없다.
그렇게 추려진 인명첩은 차곡차 곡 정리되어 청장실로 옮겨졌다.
사혁이 먼저 데드라인을 넘긴 인명첩을 살핀다.
“형, 얘는 잘 키우면 S급까지도 갈 수 있는댔는데.”
사혁이 박조영의 인명 카드를 빼서 유성에게 넘겼다.
유성이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 한다.
자칫 목숨을 좌우하는 일이니 설렁설렁 볼 수 없다.
“호기로운 것과 인성이 글러 먹 은 건 별개지. 손을 과하게 쓰기 도 하네.”
“그런 만큼 잘 싸우지 않겠어? 막 쓰기도 좋을 거고.”
“우린 잘 싸우는 소수가 필요한 게 아니잖아.”
그런 역할이라면 이미 특무원이 하고 있다.
특출한 소수, 그렇기에 각자의 개성과 인성이 뚜렷한 집단.
그리고 그 집단을 통제하는 것 은 진인이다.
유성은 자신이 진인과 같이 될 수 없을 알았고 그와 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이런 놈한테 부와 명예 를 줄 순 없잖아.”
유성은 그 인명첩을 원래 분류 대로 끼워 넣었다.
“틀린 말이 없네.”
사혁은 다시 인명 카드를 넘겼 다.
기존의 분류에서 크게 바뀌는 게 없었다.
그렇게 정리된 인명첩을 종범이 챙긴다.
“그럼 필드에서 뵙겠습니다.”
종범이 인명첩을 들고 물러났 다.
이제 나뉜 분류를 토대로 그룹 을 짜고 그에 맞춰 리그 테스트 가 진행될 것이다.
모든 준비는 오차 없이 착착 진 행되었다.
유성은 소집령을 발동했다. 본청이 들어서고 처음 발동한 소집 령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하고 있던 페가수스들이 하나둘 본청 청장 실로 모여들었다.
그 순서대로 변하지 않은 자신 의 자리에 오와 열을 맞춰 선다.
열외 없이 채워진 이들 앞에 사 혁이 나가 섰다.
“소집 보고! 총원 32, 열외 0, 이상 총 32명 소집 완료!”
사혁은 만연한 웃음을 지으며 보고를 완료했다.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원년 멤 버로서 함께했던 페가수스는 여 전한 충성심으로 한자리에 모였 다.
“사냥을 하러 가자.”
유성은 선두에서 그들을 이끌었 다.
에스퍼 리그 (5)
목표는 이미 전부 파악되어 있 고 명분은 충분하다.
냉병기가 아닌 화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
심계의 불문율을 어기는 자는 심계의 법칙대로 처리된다.
더욱이 그 총구가 반달섬을 향 해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모든 인적 사항이 확보 되어 있 으니 헤매지 않는다.
반달섬에 발을 들인 그 순간부 터 마킹을 하고 있었기에 찾아다 닐 필요도 없다.
유성은 본청에서부터 뻗어 나가 며 총기 소유자들과 연결되어 있 는 첩자와 정보를 팔아넘긴 배신 자들을 잡아들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반달섬 좌표의 귀환석을 넘기려 한 자들은 즉결 처분을 당해도 억울하단 말이 나 와선 안 된다.
“마킹해 둔 인원 중 반달섬 내 에 있는 인원들 전부 잡아들였습 니다. 나머지 30명가량은 1, 2, 3층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상 황입니다.”
“어차피 1층 잠가 놨으니 못 나 간다. 천천히 잡아도 돼.”
유성은 반달섬 내의 경계를 격 상시켜 둔 후 2층 입구로 방향을 잡았다.
이미 2층 입구에서 몇 번의 충 돌이 있었다.
전부 소지품 검사로 인해 벌어 진 충돌이다.
그중에 화기와 관련된 소지품이 나왔을 경우에는 너 나 할 것 없 이 큰 반발을 했다.
체포를 하려 한 경우 도주하며 대응 사격을 했을 정도다.
그쯤이면 총기가 허용되지 않는 다는 심계의 불문율이 얼마나 무 거운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 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 불문율이 모두의 묵 시로 이루어지는 불문율이기에 더욱 무섭다는 것도 금방 인식하 게 될 것이다.
총을 들고 있는 순간 심계의 모 든 헌터가 적이다.
가진바 능력이 되지 않아 직접 싸우지 못한다 하여도 두 눈 번 뜩이며 노려보고 언제든 자신이 본 것을 전달할 수 있는 마음가 짐이 되어 있다.
그러한 모든 시선들이 침입자들 을 압박할 것이다.
그것이 유성이 바란 그림이다.
침입자들은 국적이 다르다 하여 도 같은 중압감과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으로 하여금 그들은 하나로 뭉치게 될 것이고 하나된 그들은 전보다 큰 화력을 발휘할 수 있 다.
물론 그런 만큼 헌터들의 반발 또한 커질 것이다.
유성은 그 큰 분쟁의 시작 단계 를 향해 나아 갔다.
유성이 2층 출입구를 통과해 1 층으로 건너갔다.
출입구 관리소에서부터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오셨습니까. 경과 보고드리겠 습니다.”
“파악하고 있다. 지금처럼 빈틈 없이 경계하길 바란다.”
유성은 보고를 건너뛰고 출입구 관리소를 지나쳤다.
유성이 1층 필드에 들어서는 순 간부터 사방에서 목소리가 전달 되어진다.
전부 마킹을 하고 있는 정보원 들이 보내는 목소리다.
대략적인 인원과 현재 위치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취합된다. 유성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방 향을 잡았다.
한빙곡이 있는 층인 만큼 1층의 지리라면 누구 못지않게 빠삭하 다.
“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북쪽으 로 밀어 넣는다. 상당한 화기류 로 무장하고 있으니 무리한 접전 은 피한다. 괜한 사상자 낼 것 없이 탄 소모만 시켜도 쉽게 처 리된다.”
망설임 없는 행보에 망설임 없 는 명령 하달이다.
페가수스는 그야말로 날개 달린 말처럼 필드를 가로질렀다.
반달섬 외곽의 공터에 선수 후 보들이 전부 모였다.
그 무리가 한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다.
“서 있기만 해도 스카우트받는 다더니, 진짜 바글바글하게 모아 놓긴 했네.”
“저기 봐라. 콘헤드 애들 있다. 지들은 끝까지 서울을 지킬 거라 더니. 그래 놓고 전부 여기 와 있네.”
박조영은 무리를 헤치며 콘헤드 크루가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어이, 옥수수 대가리. 스카우트 제의 같은 거 안 받는다더니.”
“재수 없는 놈 면상을 여기서도 보네.”
“먼저 인사 걸어 주는 사람한테 말하는 것 보소. 그나마 몇 개 없는 옥수수마저 전부 털어 주 랴?”
“시비 걸지 말고 꺼져라. 여긴 심계다. 진짜 죽는다.”
“나만 심계에 있냐?”
박조영은 위협하듯 특형을 발현 했다.
주변으로까지 힘이 뻗친다.
“자자, 끓어오르는 투지는 지금 바로 필드로 가서 발산하면 됩니 다!”
감독관은 놓치지 않고 박조영을 제지했다.
“본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옥수수 대가리, 너는 운 좋은 줄 알아라. 필드에서 마주치면 죽는다.”
박조영은 거들먹거리는 걸음걸 이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이 자식들 전부 정신교육 단단 히 시켜 줘야겠어. 있다가 모의 전 하면 말이야.”
“나도 그 생각은 했다. 뭔가 새 로운 기회가 온 줄 아는 것들이 많더라고. 어차피 깔아 주는 놈 들이.”
“앞으로 계속 얼굴 볼 놈들인데 초장에 확실히 잡아 놔야지. 눈 도 못 마주치게.”
박조영은 잔인하게 웃었다.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 으로 이렇게 줄을 서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서 빨리 자신의 능력을 확인 시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