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43)_7
이것저것 주의 사항과 설명들이 이어졌지만 그런 것들은 귀에 들 리지 않았다.
“지금 받은 귀환석을 사용해 필 드 이동을 하겠습니다.”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모든 이 들이 귀환석을 사용했다.
1층의 너른 평야 지역으로 이동 했다.
다시 오와열을 맞추고 인원 점 검을 한다.
또 한번 주의 사항을 설명하기 까지.
그쯤 되니 박조영뿐 아니라 혈 기 넘치는 이들 대부분이 지루한 티를 내기 시작했다.
“설명은 그만하시고 어서 테스 트 시작하시죠! 어차피 심계인데 낙오되는 놈이 잘못이지 않습니 까. 다들 그 정도는 각오하고 심 계로 들어왔을 겁니다! 안 그러 냐!”
박조영은 군중 속에서 소리쳤 다.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려고 안 달이다.
“그럼 상기 안정 사항은 모두 확인한 것으로 알고 테스트를 시 작하겠습니다.” 안내에 따라 테스트가 시작되었 다.
여러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고 하지만 사람 수가 많으니 대 기시간이 길어진다.
“운영진 진짜 멍청하네. 어차피 강한 놈 뽑는 건데, 그냥 배틀 로얄 식으로 순위 매기면 될걸.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검사하 냐.”
지루함에 투덜대고 있는 순간, 멀리서부터 짧고 강한 소리가 들 려왔다.
“어? 야, 이거 총성 아니냐?”
“총성?”
“어. 방금 총소리 들린 것 같은 데. 잘 한번 들어 봐.”
“무슨 총소리가 나. 심계에는 총 들고 있으면 안 된다는데. 다 른 폭발음……
탕!
총소리가 멀리서부터 메아리쳐 온다.
분명 총소리였다.
“야, 총성 맞다. 어디서 총질하 고 있는 게 분명해. 어떤 놈이 심계에서 총질이야 이거!”
박조영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 다.
“교관님! 지금 총소리 들으셨습 니까!”
“소란 피우지 않습니다.”
“지금 심계에 총소리가 들리는 데 어떻게 신경을 안 씁니까. 이 런 지루한 시험 같은 것 말고 차 라리 총질하는 놈 잡아 오는 걸 로 시험을 치르죠. 여기 심계 아 닙니까! 약한 놈은 살 수 없는 심계!”
박조영은 혼자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몸을 들썩였다.
타다다당-!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총성이 들렸다.
총성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런 젠장! 병력이 진을! 우회 한다!”
총을 든 특수부대원들이 깜짝 놀라 진로를 트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연달아 페가수스가 등장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페가수 스 유성, 실물이었다.
“위험합니다. 활동 정지하고 섬 으로 복귀하십시오.”
언뜻 들리는 소리가 그랬다.
박조영은 그 말이 참을 수가 없 었다.
“복귀하긴 뭘 복귀합니까! 심계 최고 전력이 바로 우리인데!”
페가수스 단원의 시선이 박조영 에게 멈추었다.
그 순간 박조영은 온몸의 세포 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 다.
“심계에서 총기 반입하면 공적 되는 건 헌터의 불문율이고! 나 도 헌터입니다!”
박조영은 몸을 날려 단원 앞으 로 갔다.
“싸울 기회만 주십시오.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게 될 테니 까.”
“전쟁은 장난이 아니다.”
“그래 봐야 강한 놈이 이기는 거 아닙니까.”
타다다당-.
다시 총성이 울렸다.
“거 새끼 진짜 지 혼자 잘나서 떠들어 대는구만. 저도 전투에 참여시켜 주십시오. 저 자식 먼 저 골통을 빠개 놔야 귀가 좀 안 아프겠습니다.”
“안 그래도 지루한 판이었는데 시험은 이거로 대체하죠.”
“실전 같은 훈련이라고 해 봐야 실전 못 이기지. 실전으로 합시 다, 실전으로!”
대기하고 있던 이들 대부분이 한마디씩 뱉어 내며 자리에서 일 어났다.
좋은 투지라고 보지 않는다.
얼치기의 자만심이자 알량한 힘 에 취해 잔뜩 부풀어 오른 허세 다.
잠시 먼 곳을 보던 고수혁이 고 개를 끄덕였다.
“자신 있는 자는 따라라! 단장 님께서 허락하셨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를 보여 줄 테니 똑똑히 보십시오.”
그들 대부분이 마구잡이로 하늘 로 날아올랐다.
고수혁은 고개를 휘휘 저으며 유성과의 거리를 좁혔다.
“생각보다 더 멍청한 놈들입니 다.”
“그러게 말이다.”
유성은 자신을 앞질러 날아가는 이들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
리스트를 뽑아 분류를 하긴 했 지만 이들을 억지로 전장에 밀어 넣을 것까진 아니었다.
가장 위험한 앞 열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그 위험성은 차고 넘 쳤으니 말이다.
물론 전투에 직접 휘말리게 된 다면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할 수 도 있을 거라 여기긴 했다만, 이 렇게 게임 참여하듯이 신나서 달 려 나갈 줄은 몰랐다.
“다른 그룹은 어떻게 할까요?”
“계획대로 가.”
“저 멍청이들이 제멋대로 나가 는 바람에 앞 라인이 사라져서 말이죠.”
“전투 동원령 내려서 병력 증강 하고 포위선 구축하는 식으로 해.”
“알겠습니다.”
고수혁이 붉은 연막을 세 줄로 피워 올렸다.
전시에 준하는 위급 상황에서의 전투 동원령이다.
그 순간 해당 필드의 입구는 전 부 잠기고 필드 내의 모든 헌터 들은 수호단의 통제 아래 전술 배치 명령을 받아야 한다.
고수혁이 올린 연막이 흩어지기 전에 필드 전역으로 붉은 연막이 연달아 피어올랐다.
“그간 훈련만 하다가 실전은 처 음인데 잘 운용되네요.”
고수혁은 흡족함을 숨기지 않았 다. 경비대를 훈련한 게 자신이 라 그렇다.
“라인은 네가 통솔해라.”
“ 예.”
고수혁이 무리에서 이탈해 사라 졌다.
유성은 속도를 조절하며 완만히 나섰다.
추적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후보 선수들의 공격이 시작되었 다.
마구잡이고 막무가내다.
하나같이 자신의 힘을 뽐내는 듯한 큰 공격기를 퍼붓는다.
연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시 야 확보의 개념도 없다.
물론 효율성 따위는 꺼낼 수준 도 아니다.
저것은 배우지 못한 것과는 별 개다.
“크아앗! 도망갈 수 있을 줄 알 고! 내가 잡는다! 전부 다 내 포 인트라고!” 그중에서도 박조영의 상태는 심 각했다.
흥분이 지나쳐 피에 취한 수준 이다
적에 대한 완벽한 침묵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적을 골라 낚아채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 다.
저게 본성이다.
그리고 유성은 인간의 본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몇 번이나 눈으로 보아 왔다.
박조영이 그간 지은 폭력 사건 들이, 죽을 정도의 죄라고 묻는 다면 단정할 수 없다 말하겠지만 굳이 죽을 자리를 찾아간다고 하 면 딱히 구해 줄 것까진 없다고 는 말할 만했다.
그렇기에 유성은 박조영이 몰아 넣은 적들이 있는 곳으로 진입하 는 것을 가만 두었다.
“내가 전부 잡는다! 내가 길을 뚫을 테니 니들은 내 뒤나 잘 쫓 아오라고!”
자신을 뽐내듯 하늘을 날며 있 는 대로 고함을 친다.
나 죽여 달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탕-!
메아리치는 총성이 울렸다.
박조영은 그 메아리가 끝나기도 전에 바닥에 처박혔다.
머리통이 통째로 사라졌으니 다 시 일어날 일은 없을 것이다.
탕!
다시 한번 같은 총성이었고 또 하나의 불나방이 바닥으로 곤두 박질 쳤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곤 전부 지상으로 내려와 숨을 곳을 찾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선뜻 앞으로 나가는 자가 없다.
종범이 유성 옆으로 다가왔다.
“강한 놈이 이기는 것만 알고 설치는 놈이 빨리 죽는다는 건 모르나 보네요.”
“이제 배웠겠지.”
유성이 잠시 늦췄던 속도를 다 시 올려 멈춰 있던 자들을 지나 쳤다.
유성은 다시 선두가 되어 앞장 섰다.
에스퍼 리그 (6)
유성은 혈수본으로 피의 장막을 엮어 내곤 천천히 앞으로 나섰 다.
둔중한 총성과 함께 날아든 대 물저격총의 탄환조차도 유성의 장막을 뚫어 내진 못했다.
유성은 주변에 흐르고 있는 피 를 거둬들여 그 장막을 더욱 넓 게 펼쳤다.
멋모르고 장막에 걸려드는 하급 몬스터들은 그대로 한 줌 핏물이 되어 장막으로 흡수되었다.
어선으로 그물을 치듯 장막이 둘러쳐진다.
그대로 장막을 조이면 그 안에 이는 누구라도 핏기 없는 고깃덩 이가 될 것 같다.
그 두터운 방어력과 넓은 범위 는 여느 헌터들의 능력보다 한 차원 더 높이 있는 수준이었다.
기존의 s급 헌터의 기준으로 보 아도 말이다.
“형, 괜찮겠어? 너무 힘을 과하 게 쓰는 거 아니야?”
사혁은 유성이 연출 때문에 무 리하는 건가 싶어 귓속말로 물었 다.
“이 정도는 괜찮아.”
힘이 들어가긴 하지만 크게 불 편한 기색까진 없었다.
유성 또한 나름의 성장을 한 것 이다.
특별히 수련을 하진 않았다.
그저 태식 옆에서 태식이 다크 매터를 운용하는 것을 보았을 뿐 이다.
특히나 모든 식의 기본이 주변 의 다크매터를 끌어 와 운용하는 방식이었다.
그것만 잘해도 효율성이 몇 배 나 올라간다.
더욱이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해 볼 실전까지 경험 했다.
유성 스스로 자신이 기술적 완 숙의 경지에 들어섰음을 인지할 정도였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는 마.
혹시 모르잖아.”
“반경 밖으로 못 나가게 가둬 놓는 것까지만 할 참이야.”
유성은 다시 기합을 넣으며 힘 을 분출했다.
장막의 농도가 진해지고 그 높 이 또한 더 높게 솟아 올랐다.
고수혁은 그 틈에 지정된 포인 트로 병력을 배치했다.
경비 책임자급들을 중심으로 구 헌터 소수와 다수의 신규 헌터들 을 한 조로 구성한 병력이다.
그렇기에 그 안에는 종범이 이 끌고 온 선수 후보들과 함께 생 계를 위해 심계를 오가는 사람들 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계획에 있어서 군대를 꾸 릴 병력을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 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근본이 자 태생이다.
그것이 정통성이 되며 정통성은 정당성을 불러온다.
그리고 정통성과 정당성은 그 조직의 성격을 아주 간결하면서 도 강력하게 표출한다.
그러한 조직이라면 사람은 얼마 든지 영입할 수 있다.
돈 아끼며 궁색하게 운영할 것 도 아니니 말이다.
“점거 완료! 점거 완료!”
“점거 완료!”
노란 연막이 피어오르는 것을 확인한 대원들이 점거 완료를 복 창한다.
“완료 신호 올랐어.”
사혁이 그것을 다시 한번 유성 에게 전달했다.
유성은 천천히 힘을 거둬들였 다.
“공중 경계에 좀 더 신경 써. 저 중에 비행 능력자 한둘쯤은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알겠어, 보완할게.”
“그리고 박격포랑 유탄발사기 가지고 들어온 놈들 있는 건 제 대로 전달했지?”
“수혁이가 알아서 잘했겠지만서 도, 다시 한번 전달할게.”
“그 멍청한 놈들은 뭐 하고 있 어‘?”
그 멍청한 놈들.
주제 모르고 날뛰던 이들을 지 칭함이다.
“반쯤 넋 나가서 쭈그리고 있 지. 지들이 어디서 대물저격총에 사람 터져 나가는 걸 봤겠어.”
“그 정도로 넋 나가면 어디에 쓰나. 다른 그룹은? 다른 그룹도 비슷해?”
“다른 그룹은 아직 교전이 없어 서 그리 심각한 것 같진 않아. 해 봐야 사상자 나왔다는 이야기 만 전해 들은 수준이라, 적잖이 긴장하고 있기야 하겠지.”
“그래, 난 한번 둘러보고 올 테 니까 현장 지휘해 줘.”
“알았어, 다녀와.”
유성은 직접 거점 포인트를 시 찰하기 위해 움직였다.
마지막 단계가 남은 참이라 확 인할 것 다 확인한 후에 태식을 불러야 해서 말이다.
“단장님 오셨습니까.”
유성은 가볍게 경례를 받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새내기들의 시 선에 어려움과 함께 동경이 깃들 어 있다.
사실 딱히 반갑지 않다.
지금의 이 상황 대부분이 거짓 으로 꾸며 낸 것이란 생각이 가 시지 않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장님이 인사받는 걸 그렇게 싫어하신 건가……
그리고 뒤돌아보고 반성할 줄 알아야 된다고 했다.
자신이 한번 해 보고 나니 그 말이 더욱 실감된다.
이것이 판을 짜는 행위라면, 반 드시 반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당위성을 가지게 된다면 그 순간 괴물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사람과 마족을 나누는 경계가 그것이겠지.’
유성은 다시 한번 반성이란 개 념을 상기하며 자리에 있는 헌터 들을 둘러봤다.
반성을 하자니 미안해해야 할 이들이네만, 아직은 그 미안함을 표출해선 안 된다.
“능력자의 손에 총이 쥐여지기 시작하면 능력이 아닌 화기에 의 존하게 된다. 스스로 능력을 퇴 화시키는 행위나 다름없다. 우리 의 근본을 지키고자 함이니, 두 렵더라도 용기로 맞서 주길 바란 다. 항상 내가 너희보다 앞장서 겠다.”
유성은 공식석상에서 했던 어조 그대로 그들을 응원했다.
두려움이 한결 가시는 게 느껴 진다.
자신의 말 몇 마디로 십수 명의 감정이 순식간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적잖이 생경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와 같은 경 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태식의 의도가 많이 섞여 있어서 그 체감이 이 렇게 크진 않았다.
직접 기획하여 추진하니 사소한 것 하나도 크게 와닿는다.
하지만 이 큰 감정들을 버틸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 다.
버틸 수 있나를 타진하는 것은 버틸 수 없음을 염두하는 것이 다.
‘겪다 보면 이것도 적응하겠지.’ 그러니 감수하고 순응하며 적응 하는 태도를 가지는 게 옳다.
지금 선 길에서 되돌아갈 생각 이 없으니 말이다.
“저, 저 단장님.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이제 갓 스무 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인상이다.
젊은 혈기 특유의 호기와 미숙 함에 기반한 불안함이 함께 섞여 있다.
경거망동하며 설치는 것보다야 백배 낫다.
적어도 이런 자리에서 질문을 할 정도면 충분히 용기 있다는 것 아니겠나.
“허락한다.”
“지금 적을 포위한 것 같습니 다. 포위 다음에는 공격인데, 혹 시 저희도 공격에 참여합니까?”
“참여하고 싶나?”
“그런 의도로 질문한 것은 아니 지만……. 해야만 하는 거라면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는 합니 다.”
죽음이 실존하는 적진으로 향한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하지만 발이 뒤로 빠져 있지는 않다.
그것만 해도 좋은 자세다.
“이름이.”
“ 예?”
“이름 말이야.”
“고창민 입니다.”
“고창민. 기억하겠다.”
너무 허세를 잡는 멘트였나 싶 다만 이 상황, 이 분위기에선 퍽 적당한 멘트이기도 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두려움이 많이 희석된 것을 보면 말이다.
“이 땅은 1세대 헌터들의 피와 땀으로 개척한 땅이다. 그들에게 당당해지기 위해선 2세대 헌터들 또한 그에 맞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심계는 책임만큼 권한이 있는 곳이다. 많은 책임을 진다 면 그만큼 많은 권한이 보장될 테니, 모두 용기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