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46)_5
“어? 진짜? 언제? 나한테 연락 을 하지!”
“요즘 같은 세상에 그게 무슨 특별한 일이라고 동네방네 떠들 어.”
“검사는 받았어? 그럼 아영이 는? 게오르그 파동 나올 거 아니 야? 잠깐만 가만히 있어 봐.”
태식은 용주의 몸을 먼저 살폈 다.
과한 게오르그 반응은 아니었 다.
“형도 호신부 하나 붙이자.”
“그게 뭔데?”
“보호막 같은 거야.”
“됐어. 그런 거 있으면 아영이 나 해 줘.”
“아영이는 전에 해 줬잖아. 아, 그럼 지금 형수 어디 있어? 아영 이랑 같이 있나?”
“왜 인마.”
“왜긴 왜야. 직접 보고 검사해 주려고 그러지.”
“난리네 난리야. 너가 이럴까 봐 말을 못 했지. 병원 가서 이 미 다 검사 받았다. 정상이란 소 리 들었으니까 그러지 마라. 니 형수 부담스러워 해.”
“뭐가 부담스러워. 가족이라 생 각하고 받으면 되지.”
“그게 너랑 나나 그런 거지 형 수까지 그러냐. 됐으니까 그만하 고. 밥 왔나 보다.”
용주는 마침 도착한 배달을 받 아 가지고 왔다.
제니가 나설 것도 없이 후다닥 이다.
제니는 컵에 찬물 가득 따라 가 지고 오는 것으로 제 몫을 했다.
“잘 먹겠습니다.”
“네, 네. 잘 먹겠습니다. 직원분 먼저 드세요. 그런데 한국말 잘 하시네요.”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고 많은 가게 중에 여기에서 일하시네요.”
“아……. 네, 사장님이 좋게 봐 주셔서요.”
“형, 우리 직원은 형 안 궁금해 하니까 그냥 두고, 아영이 이야 기나 해 봐. 괜찮냐니까.”
“괜찮다니까, 몇 번을 말해. 병 원에서 검사도 다 했고 혹시 몰 라서 보건소도 가서 접종도 받았 다.”
“접종? 무슨 접종?”
“뉴스도 안 보고 사냐? 게오르 그 중화제 말이야. 아, 너 어머님 한테 말 안 했지? 어머님도 가서 접종 맞으시라고 해. 가족 중에 아무나 능력자 등록되어 있으면 전부 공짜야. 아, 너 등록 안 되 어 있나? 그럼 등록하고 받아.”
“우리 엄마야 내가 해 주면 되 지 뭘 보건소를 가. 그보다 그거 언제부터 해 줬는데?”
“뭐? 중화제?” “어.”
“얼마 안 됐어. 한 3일 됐나? 그런데 누구보다 니가 먼저 알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그 말이 맞긴 하다.
그 중화제의 출처가 대호일 테 니 말이다.
몇 번 이린에게 전화가 오긴 했 는데 알아서 진행하라 하고 짧게 끝냈었다.
“내가 뭐라고 그런 걸 다 일일 이 알고 있어.”
“대호에서 한 거잖아. 요즘은 사장님이랑 일 안 해?”
“왜 또.”
“그냥 궁금해서 그러지.”
“그냥 묻는 눈치가 아니구만.”
“대호에서 병원 이전하잖아. 권 역 센터.”
“그런 건 또 어떻게 알고?”
“야, 눈 뜨고 있고 귀 뚫려 있 으면 다 알지, 그거 모르는 사람 이 어딨냐.”
“그래서 왜.”
“아니, 여러모로 그쪽이 떠들썩 하다니까. 나도 그쪽으로 가 볼 까 싶기도 해서. 너 아는 거 뭐 있으면 좀 달라는 거지.”
태식인 눈을 껌뻑였다.
“형 그런 부탁 하는 사람 아니 잖아. 웬일이야?”
“네 형수가 지방으로 이사 가자 는데, 이왕이면 좀 안전한 곳으 로 가면 좋잖아. 그 병원이 수호 단 본부랑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있는 거 아니야.”
“갑자기 웬 이사? 진짜 이사 가 게‘?”
“형수가 특형 나왔다고 했잖아. 괜히 아영이한테 해 될까 봐 불 안해하더라고. 그리고 서울엔 특 형 능력자가 너무 많기도 하고. 아무래도 대호병원 권역 센터가 잘하잖아. 병원 이전하면 거기 따라서 이사하고 싶은가 봐.”
“형수 진짜 걱정 많네. 형은? 형도 동의해? 하기야 생각이 좀 있으니까 나한테 물어보러 왔겠 다만은.”
“너도 애 키워 봐 인마. 애한테 좋다고 하면 산골짜기도 들어가 지.”
“그래서 진짜 이사를 가겠다고? 나 두고?”
“웃기고 있네. 니가 거리 멀어 서 못 찾아오냐. 오밤중에도 마 음대로 불러내면서.”
“하하. 그래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지.”
“됐어 인마. 입 발린 말 하지 말고. 뭐 아는 거 좀 없어? 그 일대가 부동산이 막 들끓기는 한 데.”
“그런데 왜?”
“바로 아래 홀리 랜드 있잖냐. 거긴 거의 우범지대라는데, 지리 적으로 가깝잖아.”
“무슨 걱정이야. 위아래도 수호 단이 쫙 깔려 있는데.”
“그렇지?”
“어. 그런데 병원 때문이면 굳 이 안 가도 될 것 같긴 한데.”
“네 형수는 굳이 가야 되겠다고 하니까. 애 좀 크면 다시 올라오 든가 해야지.”
“일은? 그대로 부동산 하게?”
“연고가 없어서 좀 그렇긴 한 데. 부동산 아니면 할 일 없으려 고.”
“처자식 먹여 살려야 되는 사람 이 그렇게 막연하게 말하면 돼?”
“권역 센터 본부가 들어서는 거 면 대호에서 운영하는 공유 상가 도 들어설 것 같은데, 정 안되면 그거 신청해 보게. 무주택 신혼 부부에 애 있으면 거진 우선권 준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계약 자영업이라고 해도 일단은 대호 계열사니까 계열사 혜택 같은 건 있나 봐. 그러면 병원 할인 같은 거 받으니까.”
“뭐야-. 뭐 이렇게 세세하게 알 아 놨어. 이미 마음 굳혔구만.”
“지방 내려가는 게 쉽냐? 알아 볼 건 알아보고 내려가야지. 근 데 이것도 빨리 해야 돼. 우리 같은 생각 가진 사람들 많아.”
“그래?”
“당연하지. 내가 생각할 정도면 다른 사람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거 아니겠냐. 그러니까 아는 거 있으면 좀 말해 줘 봐. 수호단 본부까지 옮기는 거야?”
“그것까진 아닐 거야. 단 본부 는 정부 기관이랑 연결되어 있잖 아. 만약 가게 되면 세종시로 가 거나 하지 군산은 아니지 않겠 어?”
“하기야. 그러면 권역 센터 본 부가 이전하는 건 확실한 거지? 거점을 늘리는 게 아니라.”
“어, 맞아. 중앙 센터로 새로 건 설하는 거야.”
“바뀔 가능성 없는 거고?”
“어. 확정.”
용주는 확신에 찬 듯 고개를 끄 덕였다.
“당장 가게?”
“이번 년도까지 전세가 묶여 있 긴 한데, 그래도 투기 붙기 전에 가는 게 낫긴 하지. 안 그래도 벌써부터 오르는 분위기던데.”
“집 하나 구해 줘?”
“됐다 인마. 내가 너한테 집 아 쉬워서 찾아 왔냐.”
“왜, 그간 얻어먹은 술값이라 치면 되지.”
“집 해 주고 시도 때도 없이 찾 아오려고?”
“거 진짜. 말 그렇게 하기야? 돈 잘 버는 동생이 좀 챙겨 주겠 다는데.”
“너야말로 인마. 형이 자존심 좀 세우겠다는데.”
용주는 매콤하게 비운 그릇을 내려놓았다.
간만에 우다다 떠들다 보니 금 세 식사가 끝났다.
“제가 너무 제 말만 하고 먹었 죠? 초면에 실례했어요. 제 딴에 는 좀 급한 일이라, 하하……
용주는 그릇을 정리하며 제니에 게 심심히 사과했다.
당연히 괜찮다는 말이 돌아온 다.
“올라가자. 그냥 갈 거야?”
“식후땡은 하고 가야지.”
태식은 용주와 함께 옥상에 올 랐다.
“이사 갈 때 말해. 그건 도와줄 게.”
“그건 당연히 도와줘야지. 마법 부리는 동생 실컷 좀 부려 먹어 보자.”
“얻어먹은 술값만큼은 부려질 테니까 마음대로 부리셔.”
“파하하하. 그럼 너 등짐 지고 날라야 돼.”
“차 타고 갈 바에 그게 오히려 빠르지. 날 뭘로 보고.”
용주가 웃는다. 그걸 마주 보는 태식의 입꼬리도 슬쩍 말려 올라 갔다.
도시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긴 하지만, 용주의 말 마따나 거리가 멀어서 왕래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 가 용주와 같이 일반적인 사람들 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 잡혔다는 건 반가운 일이었 다.
단순히 홍보만 한다고 이렇게 될 리 없는데, 그만큼 운영이 믿 을 만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태식아.”
“왜? 또 물을 거 있어?”
“내가 물을 건 다 물었고. 너는 어때?”
“나 뭐?”
“보기에 좀 피곤해 보여서.”
“내가 피곤할 게 뭐 있어.”
“나야 모르지. 그런데 그렇게 보인다고. 뭐 안 좋은 일 있냐?”
“장사가 하도 안돼서 말이지. 하하.”
“이 자식이-. 되도 않는 거짓말 하지 말고. 내가 네 눈 보면 모 르냐. 뭐 있고만.”
“아니라니까.”
“아까 보자마자 느꼈어. 그런데 직원분 있으니까 말 안 한 거지. 말해 봐. 내가 해결은 못 해 줘 도 들어는 주잖냐.”
용주는 언제나와 같은 얼굴로 웃었다.
속에 있는 말 편히 끌어내는 얼 굴이다.
편하다.
기분 풀리는 얼굴이다.
“우중충한 아저씨 얼굴 말고 아 영이 얼굴이나 한번 봤으면 좋겠 네.”
“진짜 뭐야.”
“뭐가 뭐야. 그냥 이리저리 오 지랖 부리다 보니 신경 쓸 거 많 아서 그러지. 편두통 같은 거야.”
“약은 먹었고?”
“내가 약이 듣나.”
“그래도 병원 가야지. 대호병원 가면 되잖아.”
말 한마디 주고받을 때마다 용 주의 염려만 커져 간다.
“같이 가 줘?”
용주에게 안 할 말 할 말 다 하 긴 했지만 그렇다고 못 할 말까 지 한 건 아니다. 아이가 있었다거나 한 것 말이 다.
그런 이야기는 용주라면 분명 듣고 지나치지 못하고 계속 신경 쓸 게 뻔하다.
이번 것도 비슷하다.
설명하기도 어렵고 굳이 설명해 서 이 찜찜한 기분을 전파하고 싶지도 않다.
분명 신경 쓰여 잠을 설칠 게 뻔하다.
안 그래도 이사 준비하려거든 고민할 게 많은데 안 내키는 일 이다.
“뭘 같이 가.”
“그러다 병 키우니까 그러지.”
“안 그래도 예약 잡아 놓긴 했 어. 가서 검사해 볼 거야.”
그러니 이런 빤한 거짓말을 한 다.
아무리 용주가 태식을 잘 본다 고 한들, 태식이 작정하고 속이 려 연기를 하면 간파할 턱이 없 다.
“ 언제?”
“오늘 저녁.”
“ 진짜?”
“어, 진짜로. 그리고 나는 vip라 바로 가서 검사받을 수 있어.”
“그래. 그럼. 알았다. 대호병원 가서 받을 거지?”
“어, 그렇다니까.”
“그럼 병원 갔다가 우리 집 와.”
“뭘 확인까지 하려고.”
“아영이 보고 싶다며. 요즘에 노래 틀어 주면 춤춘다. 율동이
아니라 춤이야 춤.”
“춤은 무슨.”
“그러니까 와서 보라고. 내가 거짓말하나.”
“알았어, 알았어. 그만 가. 담배 다 탔어.”
“어. 올 때 전화하고. 잘 먹었 다.”
용주는 손 인사를 더하며 좁은 계단을 내려갔다.
그간 이러저리 한다고 했는데 나름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별거 있나. 이 맛에 하는 거 지.”
태식은 피식 웃었다.
마의 기원 (2)
태식은 무심히 거울 앞에 섰다.
가늘게 늘어진 눈빛이 날카롭게 벼린 칼날처럼 보인다.
서슬 퍼렇다.
검은 안광이 흘러나오는 게 맨 눈으로 보일 정도다.
이 정도면 일부러 힘을 갈무리 해서 관리를 해야 할 지경이다.
“이거 부작용이 과하네.”
태식은 피식 웃었다.
자신이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딱히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조금 불편 하달까.
태식은 눈가를 꾹꾹 누르며 방 밖으로 나갔다.
미주가 은근한 눈빛으로 얼굴을 살피는 게 느껴진다.
“왜?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다크서클 얼마나 내려왔 나 좀 봤어. 보약이라도 한 재 달여 먹여야 되나 해서.”
“만독불침이라니까. 보약이 통 하는 몸이 아닙니다요.”
“또 이상한 소리 하고 있네. 엄 마가 챙겨 주면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먹으면 좀 좋니? 꼭 그렇게 잔소리 듣고 싶어서 까불어.”
“마마님 잔소리를 들어야 집에 있는 거 같지.”
태식은 개구진 표정으로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아침마다 고기가 상에 오르는 것은 항상 태식의 건강을 걱정하 는 미주의 염려 탓이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러렴. 힘든 일 있다고 무리 하지 말고.”
“아무렴. 내가 어디 무리하는 사람인가.”
태식은 현관 진열대에 있는 병 정 인형을 한번 체크하곤 가게로 이동했다.
밤새 꽁꽁 닫혀 있던 가게에는 퀴퀴한 냄새가 조금 배어 있다.
매번 환기를 시켜도 새로 고이 는 냄새다. 딱히 싫어하지 않는 다.
이 퀘퀘함이 게으른 몸을 닦달 해 창문을 열게 해 주니 말이다.
창문 활짝 열어 두고 밖을 내다 본다.
하늘을 뿌옇게 가리곤 했던 황 사는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다.
위상변환기는 지금도 잘 운영 중이다.
그보다 하늘을 가득 메운 다크 매터의 잔향이 진하게 보인다.
연한 보라색 필터가 껴 있는 것 같은 풍경이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일찍 나오 셨네요.”
“어, 왔어? 날씨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