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4)_3
“합니다.”
석우는 가감 없이 대답했다.
마석우 (3)
“후우-. 시원해서 좋네요.” 태식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시선이 절로 이린에게 향한다.
이린은 태식의 눈빛만으로도 고 개를 끄덕였다.
“이런 게 실례인 줄 알지만, 신 경이 쓰여서 참을 수가 없네요. 대호에서 하는 로비는 어떤 종류 인지 알 수 있을까요?”
태식은 조심스레 물었다.
그간 이린이 쌓은 게 적지 않은 덕이다.
“보통은 에스코트인 경우가 많 습니다.”
“에스코트요?”
“예. 일반적인 보디가드보다 출 중한 능력자가 필요할 때 요구하 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한 거랑은 조금 다르 네요.”
태식은 있는 그대로 물었다. 석 우는 부드럽게 웃었다.
“어떤 예상을 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 상상 속에 있는 경 우가 다른 곳에서는 있을지 몰라 도 대호는 아닙니다.”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가 뭐죠?”
“대호이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자긍심이 가득하다.
“대호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 니다. 장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야 가치가 있습니다. 들어내 지 않을 거란 믿음을 주기 위해 선 요구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내가 아는 개념과 다르네요. 그러면 그게 로비인가요?”
“먼저 베풀고, 알아서 보답하는 자를 거둔다. 이게 대호의 방식 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언제 거꾸러져도 거꾸러졌을 겁니다. 그렇기에 정도를 넘는 로비는 하 지 않습니다.”
“후우-.”
이린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부분은 이린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 혹여나 태식의 선을 넘 길까 가슴을 졸이던 중이었다.
“목 좀 축이고 해요.”
이런이 차를 권했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다른 기업에서 헌터 길드에 외 주를 줘서 로비하는 경우도 있나 요? 아니면 그런 것만 전문으로 하는 헌터 길드라든가.”
태식은 한결 편해진 분위기로 물었다.
“ 있습니다.”
“그들의 리스트 같은 게 있나 요? 아니면 페이퍼 길드를 골라 낼 수 있다거나. 어느 그룹과 어 느 정치인이 연결되어 있다거나. 그러한 정보들요.”
“목적을 먼저 물어봐도 되겠습 니까? 요청하신 정보는 물론이 고, 목적에 부합하는 정보 또한 추산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다.
그냥 시키는 일이나 잘할 심부 름꾼이 필요한 것이라면 대호를 선택하지도 않았다.
능동적으로, 자신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도 알아서 진행해 주길 바라기에 대호를 선택한 것 이다.
“썩어 빠진 고름 좀 짜내려고 요.”
“그런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말 보다는 확실한 기준과 명확한 수 치가 제시되어야 일에 혼선이 없 습니다.”
어투가 제법 사무적이다. 아마 부하 직원이었다면 엄히 꾸짖는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태식은 그게 또 마음에 들었다. 예의를 차리되 굴종하지 않는 태도. 이래야 지시가 아닌 협력 이 가능하다.
인상이 유한 편이라 물렁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이만한 기업을 이끌어 온 기개는 어디 가는 게 아니다.
“대호라면 감당 가능할 테니, 말해 볼까요.”
그 한마디로 태식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했다.
그것만으로 방 안의 공기가 묵 직하다.
석우도 이린도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손이 축축해졌다.
꼴깍-.
석우는 마른침 박박 긁어모아 삼켰다.
“대호가 감당하지 못하면 그 누 구도 감당 못 합니다. 말씀하십 시오.”
“내란을 조장하는 정치인들 전 부 치워 버릴 겁니다. 아, 이렇게 말하면 또 은유가 되나요? 어젯 밤에 쓰레기 하나 병원에 들어갔 죠? 그놈처럼 만들어 버릴 겁니 다.”
“지금 홍영기 의원은 뇌에 큰 손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정상적 인 인지능력조차 회복될지 의문 인 상태인데……. 지금 하는 말 의 의미를 정확히 말씀해 주시겠 습니까?”
“뭘 더 정확히 말해요. 다 죽여 버린다고 말하면 이해가 빨라요? 에이, 참-.”
태식은 바닥을 탁 치며 분위기 를 훅 풀었다.
검게 드리웠던 그림자가 순식간 에 걷혔다.
석우와 이린은 그제야 방에 어 둠이 내렸었다는 것을 인지하곤 뒤늦게 깜짝 놀랐다.
“정치하는 놈들 썩어 빠진 거야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어지간하면 진짜 그냥 쓸라고 했 어요. 그런데 도를 넘었다 이거 죠. 그리고 그걸 또 신입 정치인 한테 주입하네? 이건 마물들이나 하는 짓이라고요.”
태식은 자신이 보고 들은 홍영 기의 모습을 말해 줬다.
그 모습이 아침 드라마를 보며 호들갑을 떠는 미주의 모습과 조 금 닮아 있다.
“내가 그걸 듣고 참아야겠어 요?”
“당연히 국민의 일인으로서 화 나는 일입니다.”
마석우는 따라 나오려는 뒷말을 삼켰다.
태식에게는 사회 통념적인 선악 의 기준이 무용하단 느낌을 받았 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 말입니다. 나, 이러면 잠을 못 자 요. 신경 쓰이는 건 얼른 해치워 버려야 된단 말입니다.”
“그럼 정확하게 원하시는 것이 홍영기 의원과 같은 정치적 노선 을 고수하는 의원들이라고 이해 하면 되겠습니까?”
“네, 정책적으로 분란 조장하는 것들. 니 편 내 편 가리지 마시 고 알면 다 건네주세요.”
“알겠어요. 그건 제가 오빠랑 세부적인 이야기를 더 나눈 뒤에 중간보고 한번 드릴게요.”
“이린아, 이거 우리 선에서 감 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귀빈 분, 가능하시다면 저희 아버지를 한번 만나 보시는 건 어떻습니 까?”
태식은 뚱한 표정을 지었다.
딱히 만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귀찮다.
마대호를 만나면 지금 했던 설 명을 또 해야 하지 않겠나.
“번거롭습니다.”
“말씀하신 일의 크기를 생각한 다면 이 정도 과정을 번거롭다고 칭할 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만.”
“전 지금 이것도 꽤 순서 지키 고 있는 건데요. 성질대로 했으 면 그냥 전부 다 지워 버렸을 거 예요. 쉬운 일이니까요. 물리적으 로든, 정신적으로든.”
태식은 쉽게 말했다. 언제나 그 렇듯 태식이 쉽게 말하는 것은 정말 쉽기 때문이다.
“그랬다간 대한민국이 마비될 것입니다. 엄청난 혼란이 야기 됩니다. 지금같이 혼란스러운 시 대엔 자칫 한국이란 국가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아이고, 사장님. 은근히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시네.”
“물정 모르는 소리요?”
“조선이 망할 때 조선인이 멸종 했나요? 대한제국이 망할 때는 요? 마찬가지예요. 한국이란 시 스템이 붕괴된다고 해서 한국 사 람이란 인종이 사라지는 게 아니 에요. 중요한 건 국가라는 타이 틀이 아니라, 그 국가를 이루는 사람입니다.”
“그건 억지에 가까운 궤변 아닙 니까……
“우리나라 사람들, 저력이 있잖 아요.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그 랬고, 한국전쟁 때 학도병들이 그랬고, 독재 정권에 항거한 국 민이 그랬고, IMF 때 돌 반지를 들고 나온 국민이 그랬죠. 어느 정도의 혼란? 충분히 이겨 냅니 다. 그런 건 내 행동의 제약이 되지 못해요.”
태식은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아버지처럼 대사를 구현했 다.
아니면 어린 아들에게 물리학을 설명하는 대학 교수 같은 느낌이 기도 하다.
“그래도 혼란은 혼란입니다. 요 즘 같은 다변화 시대에 그러한 혼란은 자칫 세계 경제에서의 주 권을 상실할 위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태생적으로 영웅이 많잖아요. 이 작은 나라에서 압 도적인 세계 일등의 분야를 가지 는 걸 봐요. 그 사람들 보면 하 나같이 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어난 영웅들이죠. 대호도 그중 하나잖아요. 혼란이 오면 그 혼 란을 잠재울 영웅이 나올 겁니 다.”
“당신은 급진적 아나키스트입니 까?”
“사상 파악은 우리 조금 더 가 까워진 다음에 하자고요. 서로 협조하는 거는 여기 호텔 사장님 하고 하면 되는 부분이라 그렇게 진행할게요. 만남 반가웠습니다.”
태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듣고자 하는 걸 다 들은 것은 아직 아니다만, 석우가 자꾸 말 을 끄는 통에 피곤해져 버렸다. 그렇다고 석우를 유성이나 방우 대하듯이 하는 건 조금 그렇다.
단둘이면 모를까, 동생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오라비의 자존심 을 뭉개 놓을 건 몹쓸 짓이다.
“사장님, 정리되시면 전화 한번 주세요.”
태식은 손으로 전화 제스처를 해 보이곤 그대로 사라졌다.
“파하-!”
석우는 답답했던 숨을 토해 냈 다.
그러곤 잘게 떨리는 손으로 담 배를 찾았다.
“저, 저 사람 뭐냐?”
“이제 이해하지? 파도 같다고 한 거.”
석우는 말없이 담배 연기를 뿜 었다.
이마를 짚기도 하고 뒷목을 주 무르기도 했다.
석우는 그렇게 연거푸 세 개비 나 연기를 몰아내고서야 마른 입 을 띄었다.
“저 사람, 너랑 얼마나 깊은 거 냐?”
“오빠. 어째 뉘앙스가 미묘해?”
“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가 능성을 말하는 거다. 내 동생 매 력 있잖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좀 하지 마 진짜. 그런 건 한 톨도 없어. 오빠도 봤잖아. 태식 씨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후우-. 그러게. 할머니가 우리 보는 눈빛으로 보더라.”
“그렇다니까. 완전 애기 취급이 야. 분명 서류상으론 나보다 어 린데, 분명 나도 아는데. 이상하 지? 저러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 진다니까.”
“그런 감상은 치우자. 그럼 신 뢰 관계는 어때? 믿을 수 있는 거냐?”
“응. 먼저 배신하지 않으면 먼 저 버릴 사람은 아니야. 말만 잘 들으면 깡패도 인간적으로 챙겨 주더라.”
“깡패를 인간적으로 챙긴다고? 그건 무슨 소리야?”
마이린은 태식이 방우를 서해에 데리고 왔던 것을 설명해 줬다.
“쓰다 버릴 깡패를 중요한 자리 에 직접 달고 왔다고? 원래 아는 사이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김 팀장 때문 에 엮인 사이던데, 이것까지 설 명하면 길고. 여하간 그런 사람 이야. 아군은 알뜰히 챙기고 적 군에겐 가차 없는. 내 편이면 선 이고, 적이면 악인. 그런 사람.”
“그럼 저 사람이 확실히 니 편 이란 거지?”
“아니, 그 반대지. 내가 확실한 태식 씨 편이야.” 석우는 어제 동생의 행동을 떠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린아, 정말 내가 리스트를 만들어 주면 어떻게 되는 걸까?”
“다 치운다고 했으니 치우겠지. 잠깐, 오빠 혹시 딴생각해?”
석우가 거짓말을 하는 이린의 표정을 백 프로 잡아내는 것처 럼, 이린도 석우가 딴 꿍꿍이 차 릴 때의 표정을 완벽하게 눈치챈 다.
지금 석우의 표정이 딱 그랬다.
“이린아. 한번 들어 봐. 내가 건 넨 리스트대로 처리하는 거 면……
“어-. 오빠, 안 돼. 그거 큰일 나.”
“들어 보지도 않고 뭐가 큰일 나.”
“태식 씨 손 빌려서 정적 숙청 하자는 거잖아. 아까 태식 씨가 한 말 기억 못 해? 니 편 내 편 가리지 말고. 응, 그랬잖아. 니 편 내 편 가리지 말라고.”
“이린아, 어떻게 안 가리냐. 팔 은 원래 안으로 굽어.”
“오빠도 봤잖아. 태식 씨 성격 이면 안으로 굽은 팔을 분질러서 밖으로 굽게 만들걸.”
“아흐으윽!”
석우는 제 머리를 헝클었다.
“대학생 때부터 용돈 찔러 가며 키워 놓은 놈들이야. 내가 키운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키운 놈들 이라고, 그걸 그냥 내놔? 말 한 마디에?”
“안 되는 사업이면 접어야지. 더 좋은 사업이 있으면 더 욱 더 접어야 하는 거고. 알면서 왜 그 래? 벤처 투자 사업 실패할 때 배운 거 아니야?”
“지금 그 이야길 왜 꺼내냐.”
“실패하는 것은 괜찮지만, 실패 에서 교훈을 얻지 못 하는 건 멍 청이라고 그랬어.”
“할머니 말씀은 나도 다 기억 해. 반복할 필요 없어.”
“그러니까, 곰팡이 핀 호박은 다 갈아엎어 버리고 수박으로 새 로 심자고.”
“수박을 새로 심어?”
“응. 그 리스트만큼 사람들이 사라지면, 의석수가 줄어?”
“아니지.”
“누군가는 앉아야 하잖아.”
“아아, 그렇지. 누군가는 앉을 자리지.”
석우는 팔짱을 끼곤 한참을 골 몰했다.
“보궐선거가 아주 박 터지겠구 만. 이린아, 뭐가 되겠다. 잘하면 잃는 것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 겠어.”
“후우- 오빠, 그러지 마. 습관 이 그래서 그런가, 또 그런 쪽으 로 머리 쓰는 거 같은데. 그 자 리에 우리 사람을 심는 게 아니 야.”
“설마 그 사람이 심으려는 인원 이 따로 있는 거야? 벌써 내정이 되어 있다거나?”
“그게 아니지!”
이린은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때렸다.
“그럼? 누굴 앉히라고. 그냥 지 들 밥그릇 싸움하라고 내비 두란 거야? 저력 있는 국민에게 맡기 듯이?”
“바른 사람. 바른 사람을 밀어 주면 돼. 그게 아버지께서 말한 보은이고, 태식 씨가 피우는 오 지랖이야.”
“하…… 석우는 탄식했다.
이린의 눈빛이 너무도 또렷해 서.
10년째 적자를 면하지 못하던 대호호텔의 사장 취임식에서 3년 내에 흑자 전환을 시키겠다던 그 때 그 눈빛이라서.
그래서 탄식했다.
“사장님, 현장에서 퇴근 안 하 셨습니까?”
“왜?”
“아니, 다시 오셨길래요.”
“아직 퇴근 시간 아니잖아. 당 연한 걸 묻네.”
“아, 예. 그렇죠. 사장님, 담배 한 대 태우시겠습니까? 피곤해 보이십니다.” 방우는 담배를 꺼냈다. 태식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게 짜증스 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뭐 적당히. 예의 있는 사람이 라 예의 갖추려니까 피곤하네.”
“한 대 피우시고 기분 푸시죠.”
“그래. 가게는 별일 없었지?”
“예, 딱히 없었습니다.”
태식은 숨 한 번으로 담배를 재 로 만들었다.
“유성이. 오늘 야근 좀 하자.”
“네, 사장님.” 신경 쓰이는 일이 남았다. 치우 고 가야 잠자리가 편하다.
“슬레이어 길드 좀 만나야겠 다.”
“ 지금요‘?”
“안 돼?”
“그놈들 야행성이라 야간에 가 셔야 제대로 보실 수 있을 겁니 다.”
“가지가지 하네. 일단 가자. 사 무실엔 누구라도 있을 거 아냐.”
“그래 봐야 직원들밖에 없을 겁 니다. 그놈들 사무실이 클럽이라 서요.”
“클럽?”
방우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왜?”
“그 클럽 이름이 뭔데?”
“ 아우구투스.”
“어쩐지! 말이 안 된다 싶었다 니까!”
방우가 짝 소리가 나게 손뼉을 쳤다.
쓰기 좋은 칼 (1)
“뭐가 말이 안 돼?”
“사장님도 아시겠지만, 나이트 가 원래 뽕쟁이들 슈퍼마켓 아닙 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뽕쟁이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 더라 이겁니다.”
“너네 나이트에서 약장사도 했 냐?”
“아니요, 아니요. 저희는 그런 거 없습니다. 업장에 약 돈다는 소문 퍼지면 여자 손님 뚝 끊깁 니다. 나이트에 여자 손님 끊기 면 그대로 망하는 거 아니겠습니 까. 저희 하는 일이 그런 반달 양아치 새끼들이랑 뽕쟁이 놈들 걸러내는 건데요.”
“호들갑은. 알았으니까, 그래 서?”
“저희 업장이 아니라, 나이트 전체적으로 뽕쟁이들이 없어졌다 이거죠. 그런데 이 뽕쟁이들이 갑자기 다 손 털은 건 아닐 거 고. 어디론가 가지 않았겠습니 까?”
“그게 클럽이다?”
“예, 클럽인 거죠. 사실 크게 신 경 쓰진 않았습니다. 저희야 원 래 뽕쟁이랑은 같은 밥 안 먹는 정통 건달이라서요. 그런데 요상 하다 이겁니다.”
“말이 왜 이렇게 길어. 귀 아파, 간략하게 말해.”
“예, 간략하게. 뽕쟁이가 원래 또라이들인데, 그 또라이가 통제 되고 있다 이겁니다.”
“그게 이상한 거냐?”
“이상하죠. 경찰들이 조폭은 안 무서워해도 뽕쟁이는 무서워합니 다.”
“왜‘?”
“맞습니다. 조폭은 경찰 보면 도망을 가는데, 뽕쟁이는 약에 취해 있으니 들이 박습니다. 그 러다 칼질도 하는 거고요.”
“그래서 대체 본론은 언제나오 냐‘?”
“아아, 그러니까 그런 놈들이 뽕쟁이들인데, 이상하다는 겁니 다. 이놈들이 전부 통제가 되고 있다니까요. 서울 바닥에 있는 놈들이.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처 럼.”
태식은 유성을 쳐다봤다.
“그 자식들이 마약도 건드려?”
“아마 하려면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야, 정확하게 말해.”
“아마 할 겁니다. 헌터들 중에 대마초나 프로포폴 정도는 꽤 많 이 할 겁니다.”
유성은 머쓱한 듯 이야기했고, 태식은 짐짓 알았다는 듯이 고개 를 끄덕였다.
사실 태식도 마약과 멀지 않다.
태식이 아공간에 쟁여 둔 담배 또한 마약으로 분류하려면 분류 할 수 있는 물건이다.
심적 불안을 완화하고 근육 이 완과 정신 안정을 취하는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싸웠다 하면 수천 수만 단위, 크게 싸웠다 하면 수십만이 갈려 나가는 전장에 있던 태식이다.
그런 물건의 도움을 받지 않고 는 버틸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게 어디 태식뿐이겠나.
그 아수라장 속에서 살아가는 병사들 대부분이 그러했다. 그들 이 싸워야 하는 적은 같은 사람 이 이•닌 아족, 마•물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