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6)
말이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기운은 올곧았다. 미련이 남아 있다면 이런 곧은 기세가 나오지 못한다.
어린 아이가 이런 기질을 가지 기 쉽지 않을 텐데, 내심 기특하 다.
“그래서, 그렇게 해서, 검증이 끝난 아이템으로 아빠를 무장해 드릴 거예요. 그리고 같이 다이 브를 할 거예요. 반드시 우리 아 빠의 헌터 경력을 부활시켜 드릴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최고가 되어야 해요. 사장님같이요. 제발 저를 제자로 받아 주세요.”
승주은 이마가 무릎에 닿도록 허리를 숙였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싶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 조건요? 네! 좋아요. 가게 일이라면 얼마든지 시켜 주세요! 청소도 열심히 하고 손님 응대도 열심히 배울게요!”
“가게 일손 안 부족하다.”
“그, 그러면요?”
“학교에 가. 무슨 이유가 되었 든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 한 다.”
“아…… 저, 학교는……
평일에 사복을 입고 온것만 봐 도 뻔하다.
“왜? 아버지 욕한 놈들이 꼴 보 기 싫어서?”
“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싫 어요.”
“그래서 도망치게?”
“저, 저는, 도망친 게 아니에 요.”
“도망친 거든 아니든, 그거 두 고두고 기억에 남을 거다. 싸울 생각을 해야지 왜 도망쳐.”
“싸, 싸워요?”
“그럼 부모님 욕을 했는데 그냥 둬?”
태식은 복싱을 하듯 주먹질을 해 보였다.
“하지만 저는 특형을 가지고 있 잖아요.”
“그게 왜? 특형 가지고 있으면 부모 욕 들어도 참아야 해?”
“하지만……
특형 능력자는 누군가의 우상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혐오가 되기도 한다.
돌연변이 소리를 듣는다. 일반 인의 시선에서 배척당하고 경계 된다.
“능력자이기 이전에 사람이잖 아. 그런 거 참으면 안 되지. 왜, 싸움 못 하냐?”
“아주 못 하진 않아요. 아빠한 테 배운 게 있는데요. 진짜로 해 본 적은 없지만요……
“네 특형은 공격 능력이 없어. 큰일 날 것도 없으니까 응어리 풀어라. 두들겨 맞아도 덤벼서 싸워 보는 것과 그냥 도망치는 건 분명 다르다.”
승주는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그 정도 배짱도 없이 내 제자 로 받아 달라고?”
태식이 시선이 유성과 방우를 향한다.
승주의 고개가 숙여졌다. 하지 만 냉큼 다시 치든다.
“네! 그럴게요! 기다려 주세요!” 승주는 제멋대로 파이팅을 외치 곤 가게를 나섰다.
“사장님, 괜찮을까요?”
“뭐가?”
“싸움 시키는 게 말이죠……
“도망칠 바에야 쫓겨나는 게 낮 다. 응어리 진 거 풀 시간 놓치 면 평생 따라다녀. 너도 깡패 보 면 그냥 시비 걸잖냐.”
“저, 저야 뭐. 시달린 게 많으니 까요……
“방우한테 시달린 건 아니잖 아.”
“그, 그거야……
“그런 거라고. 자, 그만 떠들고 저 녀석 어떻게 가르칠지나 궁리 해 보자고.”
가게에 식구 하나가 늘어났다.
사고 ⑴
태식은 핸드폰을 열었다. 통화 목록을 몇 칸 내린다.
어차피 전화 통화 하는 사람도 없어서 멀리 안 가 있다.
-네, 태식 씨. 오랜만이에요.
“지금 시간 돼요?”
-지금요? 음……. 돼요.” “스케줄 있으시면 나중에 보고 요.”
-아니에요. 어차피 시간은 항상 없는걸요. 스케줄은 중요도에 따 라 배정하는 거니까, 지금 보는 게 맞죠. 제가 갈까요?”
“사무실이 에요?”
_네.
“넘어가도 되죠?”
“아, 잠시만요. 5분만 있다가 요.”
태식은 전화를 끊은 후 담배 한 대 느긋하게 피우곤 이린에게 넘 어갔다.
“어서 오세요. 식사는 하셨어 요?”
가까이 다가와 인사하는 이린의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조금 진한 걸 보니 방금 향수를 뿌렸나 보다.
“점심에 후식까지 먹었어요.”
“이번에 신제품 개발 때문에 들 여온 벨기에 쪽 디저트류가 있는 데, 한번 맛 좀 보실래요?”
“괜찮아요.”
“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한 번 씩 호텔에 오시잖아요. 입맛에 맞는 거 골라 두시면 비치해 두 라고 할게요.”
“아이고, 사장님. 과합니다. 그 리고 그때는 우리 직원 놈 몸보 신 한번 시켜 주려고 한 거였고 요.”
“이제 조금 있으면 초복인데, 어머님도 보신 좀 하셔야 하지 않아요? 같이 호텔에 오세요.”
마이린은 연신 씽긋씽긋 웃으며 먹는다고 하지도 않은 다과를 내 왔다.
쟁반 옆에는 옥으로 깎은 재떨 이도 있었다.
못 보던 물건인 걸 보니 새로 샀나 보다.
“우리 사장님, 기분 좋은 일 있 으신가? 접대가 왜 이리 융숭해 요?”
“은혜는 열 배로, 원한은 백 배 로. 받은 은혜가 있으니 갚아야 죠.”
“딱히 해 준 거 없는데? 비즈니 스적인 거 아닙니까.”
“그냥 반사이익이라고 치고 넘 어가기에는 주식이 너무 올랐는 걸요. 오빠도 차라도 한 대 뽑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을 정 도예요.”
“무슨 주식? 대호생명요?”
“아니요. 대호 그룹 전반적으로 다 올랐어요.”
“이번은 진짜 한 게 없는데.”
“이번에 리스트 정리하셨잖아 요.”
“그거 가지고 주식이 올랐어 요?”
태식이 정신교육을 한 의원은 총 33명이다. 그들은 한 명도 빠 짐없이 전부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의 길지 않았던 실종은 여 러 의혹과 음모론을 남겼지만, 똑 부러지게 확인된 것은 아무것 도 없었다.
실종되었던 33명의 의원들 모두 가 한입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사이 태식이 주문했던 대로, 대호에서의 여론몰이가 들어갔 다.
의원들의 실종은 심계와 관련된 미지의 힘의 작용으로 일단락이 났다.
“그중에 반기업 정서가 굉장히 강한 의원이 몇 명 있었잖아요.”
“강미영이었나? 돈독 오른 년.”
“네, 뒤로 챙겨 주면 다 받아먹 어도 앞에서는 반기업으로 포지 셔닝을 하니까요. 실제로 반기업 적인 법안도 많이 내놨고요. 그 의원이 사람 마음을 잘 끌어오거 든요.”
“정치인으로 재능이 뛰어난 인 물인데, 여론 선동 능력도 당연 히 뛰어나겠죠. 그런데 왜요?”
“뉴스 안 봤어요? 사퇴 뉴스 나 왔는데.”
“그 뒤로는 딱히 신경 안 써서 요. 그래서 주식이 오른 거예 요?”
“그것 말고도 기업 규제를 강하 게 주장하는 의원들도 몇 더 사 퇴했고요. 저희 그룹 말고 다른 재벌 계열사도 조금씩은 다 올랐 어요.”
“이야-. 주식시장 냉정하네. 그 것만 가지고 주식이 올라요?”
“그것도 그거지만…… 겉으론 친서민이라고 하면서 뒤에선 비 리를 저지른 모습 때문에 반기업 정서의 의원들이 역풍을 맞는 중 이에요. 보궐선거까지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거든요. 기업 입장 에선 이만한 호재가 없죠.”
“일단 축하할 일이긴 하네요. 축하해요.”
“별말씀을요. 보궐선거는 어떻 게 할까요? 태식 씨가 조절하면 33명 전부 사퇴시킬 수도 있는 거죠? 그럼 최대 35명 정도를 준비해 볼까요?”
“티 나게 하지 말고요. 그리고 종로에서는 전당포 협회장이 나 갈 수 있게 뒤에서 조종 좀 해 줘요. 아, 이렇게 되면 청탁이 되 는 건가요?”
태식은 대호는 청탁을 하지 않 는다는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꼭 부탁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
씽긋 웃는다. 알아서 한다는 것 이니 그걸로 충분하다.
“당선될 수 있는 당으로 나가면 좋겠죠.”
“그럼 민주한국당으로 나가야겠 네요. 알겠어요, 준비할게요. 다 른 인원은 없나요?”
“네, 나머진 대호에서 알아서 하세요. 대호 사람으로 다 심어 도 상관은 없는데, 기조에서 엇 나가게만 하지 말아요.”
“그럼요. 당연하죠. 이익 볼 생 각으로 의석 장사하지 않을 거예 요. 이건 이미 오빠랑도 협의 끝 냈어요.”
마이린은 자신 있게 말했다. 욕 심이 아니라 신념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본래 흔들림이 없는 법이 다.
“그런데, 태식 씨는요? 무슨 용 건으로 찾으신 거예요?”
“약품 실험이 어떻게 돼 가고 있나 해서요.”
“순조롭게 진행 중이에요. 월터 의 능력이 정말 대단한 거죠. 노 벨 과학상을 받아도 열 번은 더 받을 능력이에요. 물론 반칙이지 만요.”
월터의 특형은 원소 협응.
어떠한 물체의 원소 성분을 분 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분석하고자 하는 물건의 원소를 분석해 성분을 파악한 후, 그 성 분을 가진 재료를 수집한다.
그 수집은 태식이 지원해 준 하 운드들의 몫이다.
하나같이 일을 잘하는 이들이니 금방 물건이 수급된다.
그렇게 수급한 물건을 월터가 다시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호 G&D의 연구진이 목적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가장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 는 과정이 너무도 손쉽게 끝나 버리니, 신약 개발은 그야말로 일사천리 였다.
“반디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정 말 금방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요. 현재 임상 시험 대상자들도 큰 중독 완화 효과를 보고 있거 든요.”
“그쯤이면 공식적인 치료제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네, 그래서 실험 대상자들은 슬슬 경찰로 넘기려고요. 사실 더 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인데, 너무 쉽게 중독을 치료해 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실험 과정 이 딱히 고통스러웠던 것도 아니 었고요.”
“그렇게 좋게 보내 줄 수야 없 죠.”
“생각해 두신 게 있나요?”
“미국에서는 교도소에서도 강간 범, 특히 미성년자 강간범은 살 아서 나오질 못한다고 하잖아요. 나는 그게 참 좋은 선진 문화라 고 생각하거든요, 후훗.”
“좋은 선진 문화를 받아들 수 있으면 받아들이는 게 좋겠네요. 특히 약으로 여자한테 장난친 놈 들을 대상으로는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실제로도 실행할 수 있다.
전국에 영역을 가지고 있는 조 직이 전부 방우의 손에 떨어졌으 니 말이다.
“그건 그렇게 정리하기로 하고, 앞으로 반디에 대한 유통은 방우 가 담당할 겁니다.”
“직원분 말하는 거죠? 생활하시 는 분이요.”
“그놈한테 그렇게까지 말 올려 줄 건 없고요.”
“에이, 그래도 태식 씨 직원인 데요. 그럼 생산해서 바로 전당 포로 보내면 될까요?”
“아아, 오해하셨네. 그건 그냥 그대로 하세요. 방우가 하는 건 현장 판매원 관리일 뿐이에요. 3 팀에서 그것까진 관리가 안 되잖 아요. 알아 두라는 의미에서 말 한 거예요.”
“알겠어요. 그러면 대어에 대한 유통도 방우 씨가 담당하는 건가 요?”
대어들. 마약 사범 중 뉴스에 나올 만한 사회적 인지도를 가지 고 있는 이들을 대어로 묶었다.
그들에게는 반디가 돌아가지 않 는다.
반디는 어디까지나 치료와 구제 의 목적이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에게 돌아갈 몫은 없다.
상선에서 유통을 잘라 냈기에 그들은 지금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루트를 통해 알게 모르게 반디를 구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만으로 성에 찰 리가 없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자신들의 루트로 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올 수도 있 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과감하 게 실행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야죠. 3팀에서 직접 떡밥 을 줄 순 없으니까요.”
“그럼 괜찮은 직함 하나 필요하 지 않아요?”
“ 직함요?”
“동생한테 물어봤는데, 보통 재 벌가의 자제들은 길에선 약을 구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요?”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인맥을 통해 구하나 봐요. 특히 펀드매 니저요. 외국에서는 펀드매니저 들이 장 시작하기 전에 코카인을 투약하기도 한다니까요.”
“영화에서 봤는데, 진짜로 그러 나 보네요.”
“그 영화감독도 현실에서 본 걸 차용한 것 아니겠어요?”
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말인데, 외국계 투자회 사로 하나 만들면 적당할 것 같 아요. 그리고 돈 굴리는 회사니 까 넋 빠진 망나니들한테 접근하 기도 쉽고요.”
넋 빠진 망나니를 말하는 이린 의 시선이 잠시 한쪽 벽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에 머물렀다가 돌 아왔다.
“재벌 3세들 중에 그런 애들 많 아요. 겉으로 보이는 걸 아무리 꾸민다고 해도, 가문 내에서는 낙오자 취급받는 3세들요. 재벌 가 자식들이라고 다 잘나고 똑똑 한 거 아니니까요. 과외 붙이고 유학 보내도 안 되는 거죠. 그런 애들이 찾는 사업 아이템은 거의 다 돈놀이예요.”
“그럼 딱 맞겠네요. 접근하기 쉽겠어요. 그렇게 해 주세요.”
“그러면 언제 한번 보내 주시겠 어요? 비서실에 말해서 코디에 신경 써 주라고 할게요.”
“그러면 좋죠. 그래도 금목걸이 는 요즘 안 하는데, 배바지는 아 직도 바꾸질 못하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어 요? 문신 지운다고 엄청 신경 썼 던 것 같은데.”
“그런 것까지 알아요? 너무 자 세하게 아는 거 아닌가 모르겠 네.”
태식은 일부러 눈을 얇게 뜨며 흘겼다. 마이린은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정보 수집 같은 거 안 했어요. 직원분이 대 호병원 와서 수술받고 갔거든요. 과장님한테 대호호텔에서 일 받 아서 하는, 뭐 그렇고 그런 사이 라고 윙크를 엄청 했대요.”
파식은 파하- 웃었다.
“어휴, 그놈은 진짜 캐릭터를 모르겠다니까요. 여우인지 곰인 지, 가끔 보면 조금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
“후훗, 그냥 조금 순수한 타입 같아요. 다른 병원 가 봤는데 해 준다고 하는 곳이 없어서 온 거 라고 그랬다네요.”
“그게 당연한 거죠. 누가 그 생 살을-. 어휴.”
“첫인상이 그리 좋은 건 아니라 서 색안경을 끼고 본 게 사실이 긴 한데, 그런 사람이 내 일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내심 대신 든든할 것 같긴 해요. 절대 배신 하지 않을 거란 느낌이 있잖아 요.”
“배신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배신하지 않을 상황이 있는 거 죠.” “너무 그렇게 염세적으로 보지 말아요. 아, 설마 저도 그렇게 생 각하시나요? 배신할 거라고?”
“당연하죠. 우리가 목표가 같으 니까 같이하는 거지. 의견 충돌 이 있으면 이러고 있겠어요?”
“아이참- 서운한 말이네요. 의 견 충돌이 있다고 해도 단번에 돌아서지는 않겠죠. 물어보고, 상 의하고, 조율하고. 그렇게 맞춰 갈 수 있잖아요. 그 정도는 되지 않아요‘?”
마이린은 토끼 눈을 하고 물었 다. 태식은 피식 웃어 넘겼다.
“그건 그때 상황 봐야 아는 거 죠. 자, 그럼 마약 건은 일단 이 렇게 단락 짓는 거로 하자고요. 신약도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 요.”
“네, 그럼 다시 암흑중독을 목 표로 연구를 할게요. 세계 유수 의 연구원과 의사들을 스카웃하 고 있어요. 대호의 최선이 뭔지 보여 드릴게요.”
마이린은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녀로서도 암흑중독 치료는 기 대하는 바가 크다.
의학 쪽으로는 큰 지식이 없었 다만, 그간 보고서를 받아 보며 대략적인 개념은 익혔다.
암흑중독은 세포가 붕괴하는 질 병이다. 이 질병의 해결책은 세 포의 재건과 다름없다.
파괴된 세포를 다시 회복시키 든, 기존의 세포를 증식시키든, 의학의 진일보이자 신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 니다.
암흑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 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대호의 업적을 떠나 인 류를 구원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 사장님 열정적인 걸 보니 까 내가 선물을 준비해 온 보람 이 있네요.”
“선물요? 또요?”
“아아, 이건 업무적인 거니까 받아도 됩니다.”
태식은 아공간에서 박스 하나를 꺼냈다.
“엄마 깜짝이야-!” 사과 박스 크기의 반투명 상자 에는 사람이 들어 있었다.
“이, 이게 뭐예요? 人}, 사람이 죠?”
“얼굴 알지 않아요? 보고 받았 을 거 같은데?”
태식이 상자를 열었다. 재갈을 물고 있는 이현은 읍읍 소리를 쳤다.
“조용히 해 인마. 신경 한 번 자르고 가?”
“흐읍, 흡.”
“태, 태식 씨-.”
“이놈 이거 아주 악독한 놈이에 요. 아우구투스에 있던 놈이요. 이번 사건의 시발점.”
“아-. 그 헌터요?”
“네, 이놈 이거, 불사신이에요. 특형 중에 힐링 팩터가 있거든 요. 살아 있는 도마뱀이랄까요.”
“어머머, 태식 씨도 참. 표현이 그게 뭐예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눈동자는 반짝거린다.
“자, 자, 똥개야.”
태식이 재갈을 풀었다.
“대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대체!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 진짜 개처럼 일했잖아!”
“어허, 일단 들어 봐 인마. 신약 하나 나올 때마다 발작 주기 3일 씩 연장해 준다. 어때?”
“날, 날 실험용 쥐 취급하는 거 냐!”
“넌 새끼야, 사람을 단무지 취 급했잖아.”
태식은 이현의 턱을 녹여 버렸 다. 녹은 턱이 금세 재생된다.
마이린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 고 그걸 지켜봤다.
“진짜 불사신이네요. 울버린 같 아요.”
“울버린은 히어로고요. 이놈은 악질 범죄자고요. 야, 똥개. 선택 지 없으니까 그냥 달게 받아라. 너 약 맞는 거 좋아하잖아, 인 마.”
태식은 상자를 닫았다.
“이놈 이거, 약 좋아하니까 듬 뿍듬뿍 먹여요.”
“네, 요긴하게 쓸게요.”
이린도 별 거부감이 없다.
이현이 한 짓을 알기 때문이다.
“시원시원 하니 좋네요.”
태식이 주먹을 내밀었다.
“덩치 큰 호랑이가 담 작은 거 봤나요.”
이린이 주먹을 맞대었다.
태식은 이린이 쫓아오는 페이스 가 아니라서, 어떤 경우엔 자신 보다 더 먼저 나갈 수 있는 사람 이라서,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