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Price Pawn Shop RAW novel - Chapter (7)_5
할 말 딱 하고 나니 담뱃불이 꺼진다. 셋은 다 마신 커피 잔을 들고 가게로 내려갔다.
평소와 같은 하루가 흐른다.
골목 상인들이 점심 장사 준비 하는 소리가 창문 틈으로 흘러들 어 오는가 하면 금세 점심 장사 로 북적이는 소리가 이어진다.
“사장님, 점심 어떻게 할까요?”
“너희들 알아서 먹어. 나는 호 텔 사장님이랑 먹어야겠다.”
“아, 예. 알겠습니다.”
둘이 먼저 가게를 나가고, 12시 정각에 딱 맞춰 이린이 가게로 들어왔다.
“뭘 또 그렇게 들고 왔어요.”
“호텔 도시락요. 나가서 드시는 것보다 이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다른 직원분들은요?”
“밥 먹으러 나갔죠.”
“그분들 것까지 가지고 왔는데 요.”
“그럼 오면 또 먹으라고 하죠, 뭐. 저녁에 먹든.”
태식이 잡다한 테이블을 치웠 다. 이린은 5층 찬합을 쭉 늘여 깔았다.
“호텔은 도시락도 거창하네요.”
“스페셜 도시락인걸요.” 그럴 줄 알긴 했다.
“어서 드세요.”
태식은 문어숙회 먼저 젓가락을 보냈다.
“할 말 있으면 먹으면서 하죠.”
“그럴까요? 이번에 새로 기획하 고 있는 일이 하나 있어서요.”
“차음 아이템 수급요?”
“아, 그건 따로 이 교수님하고 관련된 거였어요. 야간 비행할 때 민원이 많이 들어 온다고 해 서요. 의료헬기에 장착해서 드리 려고요.”
“좋은 생각이긴 한데, 신약 개 발에 쓰레기 처리도 해야 하는데 힘에 부치지 않아요?”
“신약은 태식 씨가 선물 줬잖아 요. 거기에 연구진 갖춰져서 궤 도에 올랐어요. 아실지 모르겠지 만, 대호에서도 전자 다음의 먹 거리로 바이오와 생약에 집중하 고 있었거든요.”
“그건 뉴스 봤던 것 같네요.”
“네, 뉴스로도 몇 번 나갔었어 요. 그러니까 신약은 이미 어느 정도 기틀이 마련되어 있었던 거 죠. R&D 팀 중에서도 전자 관 련 다음으로 바이오 팀이 가장 큰걸요. 그리고 판매는 민우가 밖에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고 요.”
“그럼 그건 그렇게 넘어가고, 쓰레기 처리는요?”
“그건 고모님 쪽에서 신경 써 주시기로 했어요. 아, 방송 보셨 어요?”
이린의 고모인 미윤이 회장으로 있는 당일 그룹의 주력사업은 연 예와 미디어다.
국내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상 류일보.
종편 방송사 중 드라마 시청률 과 시사 파급력 1위인 TyTv.
국내 영화 산업을 쥐고 흔드는 JJ 엔터테인먼트.
이 굵직한 기업들이 전부 미윤 의 손에 있다.
그 외에 관련 업계의 수많은 회 사 또한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현업에 있는 이들도 거기도 당 일 거였어? 라고 할 정도로 말이 다.
“봤죠. 자극적으로 잘 뽑았던데 요. 인터넷도 꽤 시끌벅적한 것 같고.”
“그럼요. 지금 작가가 30명도 넘게 붙었는데요. 전부 고모님이 랑 같이 가는 작가진이에요.”
“같이 가는 작가진요? 뭔가 다 른 작가들인가요?”
“당일 그룹의 전략기획팀이랄까 요? 고모님의 참모진이라고 하는 게 더 가까울 수도 있고요.”
“어떻게 하는데요?”
“당일 그룹에 여러 미디어 업체 가 있잖아요. 이 미디어 업체의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 작가들이 잡아요. 팀 전략 짜듯이요.”
“신문 방송 영화가 따로 움직이 는 것 같아도 하나의 그림으로 돌아가는 거다?”
“그렇죠. 고모님이 그런 쪽으로 는 정말 무시무시하거든요.”
흔히들, 장부의 기개를 가진 여 성을 보고 남자로 태어났으면 나 라를 세웠을 거라고 하는데, 미 윤은 그 이상이다.
그것과 상관없이 나라를 세웠을 거다.
지금도 봐라. 제 아버지에게 받 은 작은 설탕가게를 모태로 지금 의 미디어 왕국을 건립했지 않 나.
“그 정도면 믿을 만하겠네요.”
“언론 공작에 있어서 고모님이 안 되면 다른 누구도 안 될 거예 요. 제가 아는 한 그렇거든요.”
“수고하셨어요. 아무리 혈연이 라도 설득하기 쉽지 않았을 텐 데.”
“생각보다는 쉬웠어요. 태식 씨 가 쉽게 만들어 줬잖아요.”
이린은 장어구이를 태식 앞으로 밀어 줬다.
“그냥 좀 가운데 놓고 먹어요. 나 혼자 먹는 것도 아닌데.”
“많이 드시라고요. 저는 많이 먹었어요.”
태식은 그걸 다시 테이블 가운 데로 밀었다. 괜히 젓가락 싸움 이다.
“그리고 검•경은 오빠가 움직일 거예요. 그러니까 쓰레기 치우는 것도 제가 막 몰두해서 신경 쓰 진 않아도 된다는 거죠.”
“일 배분을 잘 나눴네요.”
“네. 3할 정도는 항상 여유를 두려고 생각해요. 너무 의욕적으 로 무리하지 않으려고요. 저번에 한 번 혼났잖아요.”
“한 번 말해서 고쳐지는 사람 잘 없던데요.”
“그럼 이번에 보면 되겠네요.” 잔망스럽게 웃는다.
웃는 낯이 이쁘니 까분다고 하 질 못하겠다. 하기야, 까분다는 표현이 어울릴 사람이 아니긴 하 다.
그냥 밀어 붙여요 (2)
“그래서, 뭘 더 하고 싶어서 여 유를 만들었는데요?”
“사실 기존에 있던 일이에요. 서해팀이 계속 움직이니까요. 조 금 대비를 더 해야 될 것 같아 요.”
“누가 또 시비 걸었어요?”
“압박은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여야 상관없이요. 이번에는 김재 현 의원이 호출하더라고요.”
“그 사람은 누군데요?”
“민주한국당 당 대표요.”
“그 사람도 중국 돈 먹고 큰 사 람이 에요?”
“아니요, 엄밀히 따지면 저희 돈 먹고 컸죠. 대학교 다닐 때부 터요.”
“그런데도 그래요?”
“이번 정권이 친중 노선을 탔잖 아요. 녹음해 왔는데 들어 보실 래요?”
“됐어요, 그냥 간추려 주세요.”
“골자만 따지면, 위상변환기에 대한 연구 협력 권한을 계속 달 라고 하나 봐요. 그러면 지금까 지 있었던 일은 전부 눈감아 준 다고요.”
“누가요? 누가 뭘 눈감아 준다 는 거예요?”
“중국요. 중국이 우리 정부를 요.”
“하아-. 진짜 그 표현이 맞아 요? 눈감아 준다는?”
“적어도 제가 김재현 의원에게
들은 바로는요.”
“안 하면요?”
“중국에서 무인정찰기를 띄우겠 다고 했대요. 그러면 무력 충돌 로 이어질 수도 있잖아요.”
“기가 차네 진짜. 서해팀이 우 리 영해 밖으로 나간 적 있어 요?”
“아니요, 그런 적은 없어요.”
“그럼 중국 놈들이 지금 우리 영해 안으로 무인기를 밀어 넣겠 다, 그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했 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들은 의 원이란 작자들이 사장님을 불러 서 전달했다는 거고요.”
“그게…… 그렇게 되네요?”
태식은 여간 짜증이 나는 게 아 니었다.
“이야—. 어떻게 이놈이고 저놈 이고 쌍으로 그렇게 그러나.”
“어쩔 수 있나요. 당장 무역 제 재만 걸어도 피해 보는 사람들이 수만 단위인걸요. 표에 영향 받 잖아요.”
“표만 보고 주둥이 나불거리면 그게 의원인가요. 표팔이지, 표팔 이.”
“아하하하하.”
마이린은 뜬금없이 배를 잡고 웃었다.
“왜요?”
“아니, 방금 표정이랑 어투랑 저희 아빠랑 완전 똑같았어요.”
“어휴- 됐고, 그래서 뭐라고 했 어요?”
“그쪽은 의원들 사건 때문에 정 신없잖아요. 그냥 대충 뭉개고 나왔죠.”
“뭐라고 한 소리 하고 나오지 그랬어요.”
“그러기엔 아주 모난 사람은 아 니라서요. 그래도 나라 생각 많 이 하는 분이에요. 실상 틀린 말 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영 못마땅하다. 태식은 혀를 찼다.
“신약으로 경제 제재의 완충 대 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시 기적으로 이르긴 하잖아요. 이제 조금 있으면 장마철인데, 일단 서해팀을 연안까지 물릴까요?”
“아니요, 물러나면 안 되죠. 여 기서 물러나면 기세가 꺾이잖아 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정말 물리 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잖아 요.”
“충돌이 일어나면 한번 충돌하 면 되죠.”
태식은 이번에도 쉽게 말했다. 매번 쉽게 말하는 태식이었지만, 마이린은 이번만큼은 쉽게 받아 들이지 못했다.
“그러다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려고요. 국제 기구에서도 중 국 편을 들어 주려고 할거예요. 중국이 뿌리는 돈이 적지 않은 데다가 다른 나라들도 우리한테 눈독 들이고 있는 게 많으니까 요. 중국이 총대를 매준다고 하 면 오히려 좋아할지도 모르죠.”
“풋.”
“제가 무슨 실수했나요? 웃을 만한 내용은 없었는데요.”
“아니, 국제기구란 말이 웃기잖 아요.”
국제기구.
국가 연합. 전국가귀족회, 왕가 동맹, 마법학회총연맹 등등.
그놈의 연맹, 연합, 동맹.
태식도 질리도록 겪은 것이다.
태식이 꾸린 멸마군이야말로 그 모든 것들을 한데 아우른 범세계 적 기구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태식은 국가 연합이란 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 인지, 국가 간의 약속 또한 얼마 나 하찮은 것인지 제대로 인지했 다.
“어떤 점이 웃긴 거죠?” “유엔이고 나토고, 유로고. 결국 은 다들 자기 이득 차리려고 모 여 있는 거잖아요. 그런 연합도 큰 뼈다귀 하나 던져 주면 제일 욕심 많은 놈부터 튀어 나가게 되어 있어요.”
“음…… 태식 씨. 너무 심각한 것도 싫지만, 너무 쉽게 말씀하 시는 것 같기도 해요. 삐끗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요. 그러면 더 쉽죠. 난 오히려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 요. 움직일 명분이 있으니까.” “아후-. 태식 씨. 태식 씨가 강 한 건 알지만 국가 단위 전쟁 을…… 모르겠어요. 제가 태식 씨 능력을 다 모르니까, 태식 씨 가 이길 수 있다고 믿을게요. 하 지만 그 와중에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잖아요. 국가가 피폐해질 거 구요.”
“우리 사장님, 전쟁을 잘 모르 시구나. 전쟁을 누가 하는데요?”
“네? 그야…… 군인들이 하죠.”
“아니, 진격을 하라, 공격을 하 라, 후퇴를 하라. 이런 명령들이 모여 전쟁이 되잖아요. 그걸 누 가 지시하냐고요.”
“그야 최고 사령관이겠죠. 군 통수권자나요.”
“쉽게 말해서 왕이죠. 왕. 체스 판이고 장기판이고 왕이 죽으면 게임이 끝나요.”
“하지만 그건 중세잖아요. 지금 은 대통령이 죽는다고 해서 지휘 체계가 무너지지 않을 거예요. 그다음 권한자가 이어받아 진행 되죠.”
“그래 봐야 그다음 왕이 나온 것밖에 안 돼요. 규칙은 같아요. 왕이 죽으면 전쟁은 끝나요. 그 다음 왕이 나오면 또 죽이면 그 만이죠. 더 이상 다음 왕이 나오 지 않을 때까지요.”
태식은 수학 공식을 설명하듯 말했다. 실전이 일어난 것도 아 니니 심각하게 말할 건 아니다.
그럼에도 이린은 말을 이어 가 지 못했다.
지금까지 본 태식의 능력을 생 각하면 그게 너무도 쉬운 일일 것 같아서 말이다.
“여하튼 중국은 걱정하지 마요. 굳이 그렇게 안 해도 걔들 전쟁 못 일으켜요. 동남아 인근 연안 에서 패악질하는 거, 몽골이며 티베트며. 쌓은 업이 어디 한두 개인가? 전쟁 날 것 같으면 티베 트에 공격형 오파츠 두어 개 쥐 여 주고 이참에 독립하라고 하면 감사합니다 할걸요.”
태식은 장어 꼬리를 입에 털어 넣고는 젓가락을 놓았다.
긴장감이나 부담감이 전혀 없 다.
태식은 하고자 하는 의지를 논 하는 단계도, 할 수 있는 능력을 논하는 단계도 아니었다.
할 수 있는 단계였다.
“그, 그럼 이대로 그냥 가요?”
“네. 물론이죠. 우리가 뭘 잘못 했다고 물려요, 물리긴. 짜증 나 네 진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도 아니고.”
“알겠어요. 그럼 그에 맞는 대 응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할까요? 사장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이린은 자신에게 바통을 넘기는 태식이 무책임하다 여기지 않았 다.
위상변환기를 받을 때부터 그 후처리가 자신의 몫이었으니 말 이다.
“음…… 이건 어때요? 반중 여 론을 만드는 거요. 우리나라 국 민 여론이 일본과의 선택에서는 실리보다는 자존심과 명예에 더 가깝잖아요. 그런 것처럼, 중국과 도 그렇게 될 수 있게요.”
“내가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네 돈은 안 받는다. 정도가 되어 야 할 텐데요.”
“이미 국민들의 인식이 좋은 건 아니잖아요. 미세먼지도 그렇고 1차 한한령도 그렇고. 조선 사업 이고 반도체고. 기업도 손해 많 이 봤는걸요. 단지 정부가 여론 을 묶어 두고 있어서 터지지 않 은 거죠.”
“그러면 어떻게 하게요?”
“아까 고모님 이야기했잖아요. TV는 정치인 이슈로 가고 있으 니까 영화로 한번 만들어 볼까 요?”
“그냥 밀어 붙여요. 하다 하다 안 되면 다 치워 버리면 그만이 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 보세요.”
이린은 농담인 듯 허풍인 듯 말 하는 태식이 더없이 믿음직했다.
“사장님, 보시는 바와 같이 냉 동되어 있던 혈소판이 안정적으 로 해동되고 있습니다.”
“이러면 혈액 해동은 성공한 거 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예, 냉동과 해동을 거친 후에 도 기존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 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우-. 가장 큰 고비를 넘겼네 요. 고생하셨어요. 팀장님의 노고 가 아니었다면 이런 결실은 얻을 수 없었을 거예요.”
알렉산드리에 세르보비치.
구소련 생체 연구원의 아들인 그는 아직도 그때의 감성을 가지 고 있다.
아니, 그때보다 더 괴이한 구석 이 있다. 한때 세계를 양분했던 대제국이 망국이 되었다는 설움 에 더해진 열등감이랄까.
그래서 마이린은 그를 선택했 다.
“좋은 실험 환경이 구비되어 있 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저의 연구를 완성할 기 회를 주신 대호에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세르보비치는 두꺼운 유리 격벽 뒤를 가리켰다. 그 안에 사각형 으로 접혀 있는 이현이 있다.
태식에게 넘겨받은 것이다. 마 이린은 이것을 소홀히 다룰 수 없었다.
이미 일정한 선을 넘겼다.
어설프게 멈추다간 발목이 부러 진다. 그냥 그 탄성 그대로 내달 려야 한다.
그래야 뭐가 돼도 된다.
“네, 고마워요.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이름이 역사에 남게 될 거예요. 대호가 그걸 보장하죠.”
마이린은 대항해시대의 영국 여 왕처럼 말하곤 연구실을 밖으로 나왔다.
“너……. 제정신이니?”
이린을 보던 마미윤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눈동자도 흔들린다.
이린은 내심 장부 같은 고모님 을 당황하게 하였다는 사실이 즐 거웠다.
“지극히요. 냉정해요.”
“이거 밖으로 새어 나가면 어쩌 려고 그러니?”
“계약서도 있는걸요. 법적으로 하자 없어요. 뭐 식약청에서 딴 지 걸 수 있겠지만, 그것도 결과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달라질걸 요?”
“니가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나 오길래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이런 것일 줄이야.”
마미윤은 이마를 짚었다.
어릴 적 마대호가 실험을 한답 시고 정미소의 도정 기계를 고장 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 아버지에게 혼쭐이 났었 다.니가 누나면 동생 관리를 해 야 할 것 아니냐면서 말이다.
“그래서 물러나실 건가요? 이미 베팅은 하셨잖아요. 그것도 아주 화끈하게 하셨던데요. 과연 고모 님이구나 싶었어요.”
“됐다, 얘, 너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구나. 어쩜 하는 게 니 아빠랑 똑 닮았니.”
“그 피가 어디 갈까요.”
“그래, 그 피가 어디 가는 게 아니지.”
마이린의 피가 마대호의 피이 고, 마대호의 피가 마현범과 이 옥정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마미윤에게도 같은 피가 흐른다.
“전에 말씀드린 대히<&D 지분 0.1%에 더해서, 새로 설립할 생 약 지분의 30%를 드릴게요. 간 보는 것 없이 다 오픈한 거예 요.”
질러 대는 기세가 남다르다.
그때의 마대호도 그랬다.
이까짓 기계 하나 고장 낸 거로 뭐 그리 호들갑이냐, 언제까지 일본에서 굽실거리며 기계 받아 올 거냐, 더 좋은 걸 만들려거든 풀어 보고 맞춰 보고 해야 할 것 아니냐.
그랬더 랬다.
고작해야 정미소 달랑 하던 그 때에, 형제들 모두가 아버지에게 혼이 날까 벌벌 떨고 있던 그때 에 말이다.
마미윤은 그때 이 회사가 모르 긴 몰라도 막내인 대호에게 가겠 구나 싶었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현범 정미소가 대호 정밀기계로 바뀐 그 순간부터 말이다.
“그래, 말해 봐라. 원하는 게 뭐 니?”
“김현식은 시작에 불과해요. 그 를 시작으로 줄줄 이어서 계속해 서 때려야 해요. 보궐선거가 시 작되는 그날 아침까지 말이에 요.”
“후우-. 대체 뭐가 그렇게 화가 난 거니? 자민당에서 너를 찾는 다는데, 그것 때문에 그러니?”
“아니요. 그런 게 뭐 별거라고 요.”
“그러면? 이참에 나라 한 번 뒤 집겠다는 거야? 세상천지 대호 손아귀에 집어넣겠다는 거니?”
“그건 우리 오빠나 할 일이죠. 제 취향은 그런 쪽 아닌 거 아시 잖아요.”
“그럼? 이렇게 나까지 끌어들여 서 칼춤을 추라는 이유가 뭐야?”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냥 간 단하게 대답할게요. 할머니의 뜻 을 따르는 거예요.”
이옥정 여사는 마이린의 할머니 이기 이전에 마미윤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