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05)
105
덕수 씨는 눈을 가늘게 떴다.
‘계획대로 이긴 하지만, 물밑에서도 말이 많나 보군.’
김진형은 공자 시트를 끌어 올려주며 말했다.
“물론 공자, 지금 찾는 사람 많을 거 같지만요. 근데 위험 요소로 꼭 등장하더라고요. 그, 분식 회계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일이었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하지만요. 화가 나더라고요. 그거 공자가 잘못한 일 아니잖아요.”
“그렇죠. 대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SNS를 해서 공자 일상이 드러나면, 그런 소리 줄어들 거예요. 아, 그리고 해외 팬들을 위해서도 만드는 거 추천해 드립니다.”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충고, 감사합니다.”
“뭘요. 아, 공자가 자니까 저도 늘어지네요.”
“주무시겠습니까?”
“네?”
“깨워 드리겠습니다.”
덕수 씨는 익숙하게 에어 베개와 시트를 꺼냈다. 김진형은 눈을 깜박이다, 피식 웃었다.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음, 자는 건 좀 그렇고…….”
김진형은 스마트폰을 덕수 씨에게 건네줬다.
“자는 척하는 거 한 장 부탁드려요.”
김진형은 윙크를 하면서 말했다.
“SNS가 이런 거죠.”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이면 조금 당황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런 것쯤은 약과지.’
김진형은 공자 옆에 누웠다. 덕수 씨는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찰칵-
스마트폰 액정에 잘나가는 아이돌과 귀여운 공자의 모습이 담겼다. 김진형은 바로 일어나서 사진을 확인했다.
“어?”
김진형이 눈을 깜박였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저 매니저님…….”
김진형은 어색하게 웃으며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진짜 못 찍으시네요.”
김진형은 솔직하게 말했다.
“사진이 완전 흔들렸어요.”
덕수 씨는 조용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거, 손 떨림 기능 있는 카메라인데…….”
김진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떻게 이렇게 찍히지? 신기하네. 아, 알았다. 그래서 공자 SNS가 없군요.”
덕수 씨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흠. 이거 보정되려나.”
아이돌은 자리에서 일어나 멀어졌다. 덕수 씨는 조용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생각지도 못한 난제였다.
* * *
나는 아이용 책상에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진짜 큰일이었어.’
나는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썼다.
[반성문>글씨가 삐뚤삐뚤했지만, 별수 없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가가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아직도 긴장이 풀렸던 날을 생각하면 아찔했다.
‘의욕이 없다는 건, 무서운 거였어.’
나는 색연필로 글자를 썼다.
-주의하자
진짜 조심해야지. 이러다가 큰일 나겠어.
그때, 덕수 씨가 과일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반성문을 쓰십니까?”
“녜. 요즘 좀 나태했어요.”
나는 심호흡을 했다. 솔직히 뮤비를 어떻게 찍었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선생님. 공자 뮤비 찍을 때 어땠어여?”
덕수 씨는 포크로 딸기를 찍어서 건네줬다.
“좀 졸려 보였습니다.”
나는 진지하게 물었다.
“그리고여?”
“그게 다였습니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다행히 저 정도였나 보다.’
나는 색연필로 반성문에 밑줄을 쳤다.
‘천만다행이긴 한데, 행운이었지.’
앞으로 대가에 그런 게 있으면 피하자. 이러다가 미끄러지겠다.
‘마공자 이미지, 어떻게 지켜왔는데!’
이런 소문은 한번 돌면 큰일이라고!
‘쓰레기 같은 기자들이 킁킁거리고 있을 텐데 말이야.’
아, 젠장. 그놈의 분식 회계.
지금은 감독님들이나 주변 배우들이 칭찬만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건수 찾아내려고 더 염병일 텐데.’
내가 아는 몇몇 악질 기자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간 할 일도 더럽게도 없는 놈들이었다.
‘이런 와중에 나는 나사가 빠져 있었다니.’
나는 반성문에 다시 한번 밑줄을 쳤다.
‘전쟁터에서 흐느적거린 거나 다름없었어.’
다시 보자! 대가! 주의하자! 코인!
내가 심호흡을 할 때였다. 덕수 씨가 말했다.
“공자, 요즘 일이 많았습니다.”
아하.
“피곤하지 않아여.”
“오랜만에 쉬는 날이군요.”
“그동안 많이 쉬었잖아여.”
오히려 일을 더 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엄마, 저 일 많이 시킨다면서요.’
내심 기대했는데. 확실히 아역이라서 그런가, 바쁜 스케줄은 아니었다.
‘이런 조절이 더 힘들지. 그만큼 신경 쓰고 있으시다는 거지.’
그래도 자선 재단 자금 마련을 위해서, 이 한 몸 더 불사르고 싶은데 말이야.
‘굵직한 거 위주로 한번, 아니 여러 개 더 나가고 싶은데. 뭐 없나요?’
저는 일이 고픕니다. 그것도 매우, 많이, 늘.
나는 딸기를 베어 물며 반성문을 쓴 스케치북을 덮었다.
“내일은 또 영화 스케줄입니다.”
아하.
“영화가, 흥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800만이라더군요.”
와.
‘당연한 결과지만, 좋네.’
나는 활짝 웃었다.
“잘 되어서 좋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일찍 자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녜. 대본 좀 보고여.”
“9시 이후에는 뺏을 겁니다. 공자는 대본을 너무 봅니다.”
아니, 선생님. 제 직업은 연기자입니다. 대본 숙지가 일입니다.
“늦게 자면 키 안 큽니다.”
“요즘 너무 컸는데여.”
저 10㎝ 고속 성장했습니다, 덕수 씨. 물론 코인빨이지만.
“……앞으로 안 자랄 수도 있으니까요.”
핑계 한번 간절했다.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인공적으로 크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자라는 게 나은 거 같기도 하고.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녜!”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딸기를 베어 물었다. 새콤달콤했다.
* * *
“이런 미친 새끼. 사지를 찢어야 해.”
마수정은 스마트폰을 던지려는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말은 격하지만, 심정은 이해할 수 있었다.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하는군요.”
“얘 뭐야, 진짜.”
“아시는 분입니까?”
“아니요. 몰라요.”
덕수 씨는 기사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 애’가 진짜로 착하다고? 엇갈리는 반응.
주어는 없지만, 요즘 착하다고 알려진 건 공자밖에 없었다. 기사도 기사지만, 댓글도 가관이었다.
└ 같이 일하면서 봤음. 착하긴, 눈 말똥말똥 뜨면서 다 대꾸하던데요. 아니, 애초에 엄마가 돈으로 샤워하잖아. 그러니 뭘 가르쳤겠어. 싸가지 없는 것만 가르쳤겠지.
└ 애초에 부모도 온전하지 않아. 우리나라 입양 기관이 문제야. 어떻게 부모가 다 있는 집도 아니고 이혼녀한테 애를 맡겨. 법으로 안 되게 해야 해.
마수정은 심호흡했다.
“막말도 이런 막말이 없네요. 아하하하하!”
“법적으로는 처리 안 됩니까?”
“주어가 없잖아요. 뭐, 이 정도면 특정될까 싶긴 한데. 그것도 더럽게 오래 걸리거든요. 뭐, 변호사야 가능하다고 하지만 막상 재판은 달라서요.”
덕수 씨는 조용히 근육을 풀었다.
“제가 밤중에 살짝 치고 지나가겠습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런 건 프로가 하는 게 나아요. 세상은 생각보다 우연을 가장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아주 많으니까요.”
마수정은 주먹을 쥐었다가 펴면서 말했다.
“앞으로 CCTV가 많아지면 그분들도 다 은퇴하시겠지만요.”
“요즘 과학 수사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틈은 항상 있는 법이니까요. 일단 금융 정보부터 털어보려고요.”
마수정은 씩 웃었다.
“합법적으로 귀찮게 굴 방법도 많아요. 살다 보면 개인 정보가 적나라하게 중국에 떠다닐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 자식 누구야?”
“빤하지 않습니까.”
덕수 씨는 담담하게 말했다.
“공자에게 시비 건 그놈일 겁니다.”
“아, 이름이 뭐더라.”
“정유진 씨에게 혼나고 영화 잘렸는데, 여전한가 봅니다.”
“[지하실> 굉장히 잘 됐으니까요. 진짜 천만 갈 기세던데요.”
“네, 악의를 품을 만합니다.”
마수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진짜 별것도 아닌 게, 염병은.”
“역시 그 자리에서 요절을 내버렸어야 했나 봅니다.”
“아니요. 이 꼴뚜기요, 곧 사고 칠걸요?”
마수정은 꼴뚜기 이름을 검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SNS에 여러 개 걸려 나왔다.
“이런 타입은요, 연기도 못하면서 관심은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그렇군요.”
“말 많으면 사고 치는 법이죠. 이 녀석 보세요. 온갖 유명인들에게 다 난리 쳐 놨잖아요.”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 거 같습니다.”
“드문 게 아니라 다 싫어해요. 그런데 캐스팅은 잘 돼요.”
“이유가 뭐죠?”
“대학이요.”
마수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망할 학연, 지연이요. 한국 사회, 이거 너무 강해요.”
“그건 외국도 심합니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긴 하죠. 그래도 오래 버텼네, 이 자식?”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역사의 뒤안길로 가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이런 놈은 역사에도 남으면 안 되죠. 아, 이거 난리네요.”
게시물은 사람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 올라가 있었다.
“비판이 많더군요.”
“정상적인 사람이면, 욕을 하고도 남죠.”
“이상한 사람도 많아서 걱정됩니다.”
마수정이 쓰게 웃었다.
“그건 맞아요. 큰일이네요. 이상한 애들 의견이 대세라고 여겨지면요.”
“곰자분들이 펄쩍 뛰고 계십니다. 인터넷 기사마다 댓글 달고 계십니다.”
“어머나?”
마수정은 눈을 깜빡였다. 이건 좀 의외였다.
“공자 팬분들이요?”
“네. 덕분에 이상한 댓글들은 신고당해서 삭제되거나, 쓸려 내려가더군요.”
“저 그런 상황은 처음 봤어요. 저는 그 정도로 열정적인 팬분들이 안 계셔서요.”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너무나 감사했다.
“우리 공자는 참, 사람 복이 많아요.”
“이 사람만 그러지, 공자 욕하는 분 아무도 없습니다.”
“제 아들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요, 우리 공자 싫어하는 거 진짜 힘들지 않아요?”
“매우 동의합니다. 어떻게 싫어하죠?”
“착하고 귀엽고, 혼자 다 하잖아요.”
“항상 남을 배려하고 먼저 양보합니다.”
마수정은 눈을 감았다.
“제 아들이지만 너무 완벽한 거 같아요.”
“제 제자지만, 너무 대단합니다.”
둘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공자 내일 영화 스케줄이죠?”
“네. 800만 기념 관객과의 대화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텐데,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네요.”
“주연이라서 스케줄을 없앨 수도 없었습니다. 물론 공자의 안전을 최우선 하겠다는 확답은 받았습니다.”
“공자에게도 조심하자고 한 번 더 당부해야겠어요.”
“안전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마수정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네, 저도 좀 더 조사할게요.”
두 사람 다 진정하고 각자 할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마수정의 스마트폰에 메신저 알람이 울렸다.
그녀는 조용히 액정을 그었다.
‘서 사장이네?’
무슨 일이?
사장의 메시지 창에는 기사가 링크되어 있었다. 마수정은 일단 링크를 눌렀다. 그리고 기사의 제목을 읽곤 사납게 중얼거렸다.
“이 기레기 자식들.”
드디어 기자들의 쓰레기 짓이 시작되었다.
-‘분식 회계’ 사회적 물의에도 멀쩡히 출연?
-영화는 ‘천만’, 분식 회계는 ‘천만에요’
-일부 네티즌 “이젠 보는 것도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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