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10)
110
나는 눈을 깜박였다.
‘음, 우리 엄마 스케일 좀 큰 거 같은데…….’
나는 돌잔치를 떠올렸다.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거 엄청 화려했었지.’
그런 엄마가 기대해도 된다니.
‘무, 무섭습니다.’
엄마 뭘 한 거예요.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열심히 운전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나저나 애초에 외출해도 되는 건가.’
나는 날아왔던 페트병을 떠올렸다.
‘그 정도로라면 아직 여론이 별로인가 본데…….’
그 뒤에 난리가 났다는 건 적이에게 들었다.
‘엄마랑 덕수 씨는 별말 하지 않지만 말이야.’
두 사람은 나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괜찮은데…….’
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페트병보다, 이분들 걱정이 더 문제야.’
괜찮다고 아무리 돌림 노래를 불러도, 엄마는 계속 울 거 같았다.
‘뭐, 이해는 가지만요.’
자식이라면 당연히 걱정되겠지.
‘그래도 말입니다.’
내가 강하다는 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직 어려서 그런가.’
좀 자라면 되려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사실 과열된 건, 두 분뿐만이 아니지.’
적이가 말했다.
-공자야. 네 팬이 경찰서 앞에서 시위한다.
솔직히 무슨 말인가 싶었다.
-네 범인 훈방 조치하겠다고 기사 나자마자, 곰자들이 시위했대.
이, 이런.
‘이럴 줄 몰랐는데…….’
아니, 날씨도 별로인데 왜 힘들게 거기서 시위를 하세요!
‘우리 곰자님들 고생하시면 안 되는데…….’
지금도 하신다는데 뭐, 뭐라도 보내고 싶다.
커피차 같은 거 지금 시기에도 있나? 아니, 그보다 내가 직접 보낼 수 있나?
나는 고개를 들었다.
“마마! 촬영할 때여, 커피 받아보셨어요?”
“응? 아니?”
젠장. 아직 없구나.
‘그래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나 때문에 이 궂은 날씨에 시위하신다는데!
“마마, 피자나 치킨 시켜요! 햄버거도요. 아니다. 밥차! 밥차가 좋아여!”
“공자야, 왜? 갑자기 무슨 말이야?”
“곰자님들이 경찰서에서 시위하신대요. 굶고 있을까 봐 걱정 돼여.”
엄마가 말이 없었다. 오랜 경험으로 알았다. 저럴 때 엄마는 생각 중이었다.
엄마가 핸들을 꺾으며 말했다.
“밥차로 되려나.”
네?
“고마우신 분들인데, 밥차로 안 되지. 아니다. 호텔 뷔페를 부를까?”
저, 저기요. 어머니.
‘그러시니까 처음에 피자, 햄버거를 외친 제가 부끄러워지는군요.’
역시 우리 엄마야. 스케일이 장난 아니다.
“호텔 뷔페 시켜야지. 그런데 내 명의로 시키면 또 난리 나겠지? 좋아. 이럴 때 써먹으라고 사장을 만들어놨으니까.”
엥?
엄마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스피커폰 모드여서, 벨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어. 수정아. 무슨 일이야?
“사장님, 호텔 뷔페 좀 시켜주세요. 돈은 제가 낼 테지만, 명의는 사장님으로 해주고요.”
-뜬금없이? 아니, 무슨 말이야!
“공자 시위하시는 팬분들이요. 호텔 뷔페 먹게 해드려고요.”
와. 어머니.
역시 규모가 장난 아니었다. 나는 두 사람 대화에 집중했다.
‘서 사장은 과연 말릴 것인가, 통과시킬 것인가.’
이건 나도 좀 궁금했다.
‘둘 다 이해가 가는데 말이야.’
서 사장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 명의도 들키지 않을까?
“아, 그래요?”
-내 아내 명의도 돼?
“네. 현찰로 넣어드릴게요.”
-오케이. 그런데 수정아. 어디 뷔페가 맛있냐. 공자 돌잔치 했던 곳 맛있던데.
“거기로 할까요?”
-그게 한다고 바로 되냐?
“아마 될걸요.”
정말 그게 되는 것입니까, 어머니.
“제가 미리 연락해 둘게요. 몇 인분인지도 알아서 할 테니까 결제만 아내분 카드로 해주세요.”
-그래. 아, 기사 예술이더라.
엄마는 쓰게 웃었다.
“뭐, 오랜 협업으로 기사쯤은 예술로 쓰죠.”
-역시 성진 그룹 전담 기자더라.
“그만큼 많이 받아먹었다는 거죠. 주는 인간이나, 받아먹는 것들이나…….”
-그래도 이번에는 잘했잖아.
엄마는 다시 쓰게 웃었다.
“네, 뭐. 그렇죠.”
-사모님께 감사하다고 한마디 해라. 공자를 위해서 그래 주신 거 같다.
어라.
‘이게 무슨 말이지?’
나는 눈을 깜박였다.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요.”
-아니야. 내 감인데 사모님, 공자 좋아하시는 거 아니냐?
“그럴 리가요. 공자에게 욕이나 안 하면 모를까요.”
-욕하면서 좋아할 수도 있잖아. 수정아. 좀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 내가 감이 온다니까. 왠지 그럴 거 같아.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세상이 뒤집혀도 그럴 리는 없어요. 사장님, 끊어요. 거의 도착했어요.”
-아, 공자 데리고 간다고 했지. 그래.
엄마는 스마트폰을 끄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나는 조용히 생각을 정리했다.
‘사모님이라면, 할머니 말하는 거겠지?’
그분이 나를 좋아한다고? 그래서 성진 그룹 기자들을 쓰게 해줬다?
‘뭐, 가능한 일이지.’
이게 바로 중독의 위력이지.
‘나의 애교는 수포가 된 게 아니었어!’
씩 웃음이 나왔다.
‘역시 지성이면 감천이야. 철옹성 같지만, 차츰차츰 틈을 보이시네.’
언제 다시 보면 감사하다며 뽀뽀라도 할까.
‘역시 귀여운 건 최고야.’
앞으로 10년쯤 더 귀여울 테니까, 열심히 해보자.
‘음, 10년 뒤에는 멋있어질 테니까, 조금 고민이긴 하네.’
남자다운 걸 싫어하시면 어떡하지.
‘음, 그건 부딪쳐야 알지.’
원래 궁극의 미 앞에서 스타일은 상관없잖아.
‘이 얼굴은 최고라고.’
나를 믿고, 미모를 믿자. 마공자.
‘나는 할 수 있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어느덧 차는 지하 주차장에 서 있었다.
엄마가 명랑하게 말했다.
“공자야. 내리자!”
“녜!”
나는 바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쪼르륵 달려가, 엄마 손을 붙잡았다.
엄마는 피식 웃었다.
“왜 웃어여?”
“공자 손 위치가 좀 높아져서.”
아하.
‘급하게 자라긴 했죠.’
조금 무리했다 싶었는데, 요즘은 그러길 잘한 거 같습니다.
‘일단 커지니까 연기 범위도 넓어지고 말이야.’
또 무슨 역할을 맡게 될까.
‘하루하루가 즐겁다니까.’
그런 의미에서, 빨리빨리 컸으면 좋겠다.
‘여기서 키 더 늘리면 또래보다 조금 큰 아이가, 성장 과잉이 될 거 같아서 자제하지만 말이야.’
언제쯤 성인 연기 하게 되려나.
그때였다. 엄마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살짝 돌아보니,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공자야.”
“녜!”
“너무 빨리 자라지 말아줘라.”
엄마는 작게 속삭였다.
“마음도, 몸도. 우리 공자는 너무 빨리 크는 거 같아. 아이는 아이다울 때 제일 행복한 거야.”
아, 이런.
‘어느 정도는 아시는구나.’
내가 페트병 맞은 일, 괜찮아 한다는 거 말이야.
나는 엄마 손을 꽉 잡았다.
“마마, 공자는여 진짜 괜찮아여. 왜냐하면여.”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엄마와 눈을 마주치고, 방긋 웃었다.
“지켜줄 걸 아니까여.”
오히려 페트병 맞고 여론이 달라져서,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걱정해 주시는데, 제 이익만 생각해서요.’
엄마는 다리를 굽히고, 나를 꽉 껴안았다.
“그렇구나. 엄마가 몰랐네.”
엄마는 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우리 공자는 이래서 강하구나.”
“녜.”
아무리 난리가 나도, 나는 당신의 아들이니까요. 솔직히 제가 뭘 무서워합니까. 당신이 제 엄마인데요.
“하지만 이번 일은, 엄마가 실수였어. 아무리 그래도 위험에 빠트렸잖아.”
“사는 건 원래 다 위험해여. 자책하지 마세여.”
애가 다쳤다고, 그게 부모 탓은 아니잖아요. 불의의 사고가 왜 불의의 사고겠습니까.
“그런가.”
“물도 많이 마시면 큰일이 나잖아요. 공자가 페트병 맞은 것도 그런 거져. 신경 쓰지 마세여. 제가 무사한 게 더 중요해여.”
엄마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 정말이지…….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걸까. 내 아들이라서일까.”
나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녜. 마마 아들이니까여.”
“아, 내 천사.”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목을 쓸었다.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서 누가 데려갈 거 같아서 무섭네.”
별걸 다 걱정하십니다.
“진짜야, 공자야. 공자 때문에 엄마랑 결혼하자고 하는 사람도 꽤 있어.”
나는 순간 걷는 걸 멈췄다.
“녜?”
“몇 명이더라. 한 명, 두 명, 세 명…….”
미간이 왈칵 구겨졌다.
‘어, 엄마가 좋은 사람이랑 잘되는 건 매우 좋은 일이지만…….’
아, 젠장.
‘싫은데…….’
왜일까.
‘진짜 싫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싫었다.
“누구예여?”
어떤 놈이야.
“어라? 공자야? 볼이 퉁퉁하다?”
“누구예여.”
코인을 오천억 개를 쓰더라도 존재를 삭제시켜 버릴 테다.
“공자야, 화났니?”
“마마, 있잖아요. 언젠간 좋은 인연이 올지도 모르지만여, 하나만 약속해 주세여.”
“으, 응?”
“제가 봐서 괜찮아야 해여.”
저 진심입니다. 어머니.
‘남자는 남자가 제일 잘 보지.’
어떤 놈인지 샅샅이 봐야겠습니다.
나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아, 연애는 괜찮아여.”
“어?”
“결혼을 전제로 할 때만여. 가만 안 둬. 콱, 그냥. 어딜, 감히!”
나는 이를 갈았다. 엄마는 그런 나를 빤히 보다가, 갑자기 배를 잡았다.
“아하하하하하하!”
“마마?”
“아, 배야. 아하하하하! 미치겠네. 내 아들이 너무 귀여워.”
엄마는 나를 안고 한 바퀴 돌렸다.
“아하하하! 아, 진짜. 우리 공자, 엄마 또 시집갈까 봐 걱정된 거야?”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내 부은 볼을 눌렀다.
“아하하하! 공자야. 엄마는 이제 결혼은 됐어. 한 번 실패해서 그런가, 미련이 없어.”
아. 그랬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혹시나 또 하고 싶으면, 그때는 공자 말대로 할게.”
매우 잘 생각하셨습니다.
‘참고로 엔간한 놈 아니면 안 됩니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줄 인간 아니면, 파묻어 버려야지.
어딜 감히.
엄마는 계속 웃으면서 나를 안고 걸어갔다. 몇 분이 지나자, 나는 그제야 궁금해졌다.
“엄마, 우리 어디 가여?”
“아, 얘기 안 했구나.”
“녜.”
“어쩌다 보니 서프라이즈가 돼버렸다. 공자야. 손으로 눈 가려봐.”
아니, 뭘 한 겁니까.
‘엄마가 스케일이 워낙 커서 조금 걱정됩니다.’
나는 손가락 사이로 복도를 바라보았다. 내부는 매우 깔끔했다.
‘설마 이 건물이 네 것이다! 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워낙 호탕하셔서 살짝 걱정이었다. 엄마는 나를 돌아 세우며 말했다.
“짜자잔!”
나는 눈을 깜박였다.
‘이, 이게 뭐지?’
바, 박물관?
문을 열자, 복도에는 내 사진이 잔뜩 걸려 있었다.
‘영화 포스터부터, 광고 사진까지.’
한 면이 천장까지 내 사진으로 꽉 차 있었다.
“아직 걸어놓을 게 많아. 공자야, 선물이야. 이 건물, 아들 거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