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11)
111
아, 이런.
‘왜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지!’
나는 눈을 깜박였다.
‘조물주보다 위대한 게, 건물주라던데!’
설마 제가 된 것입니까?
‘이, 이렇게 쉽게?’
나는 심호흡을 했다.
‘전생에서 내 꿈 중의 하나가 평범한 건물주였는데!’
솔직히 대한민국 국민 절반의 꿈이 이거 맞잖아요.
나는 흔들리는 눈을 감출 수 없었다.
“공자야, 마음에 드니?”
저기요. 어머니.
나는 가쁜 숨을 내쉬며 친애하는 어머님을 바라보았다. 사랑하는 엄마는 무슨 과자처럼 내게 건물을 줬다.
‘돈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였습니까.
급하게 자라서일까요. 다리에 힘이 없네요. 바로 무릎을 꿇고 싶습니다.
“어머나. 공자야, 왜 그래?”
친애하는 어머님.
“너무 멋있어여.”
소자의 꿈을 한방에 이루어주시다니요. 제가 할 말이 없네요.
‘이 나이에 건물주라…….’
잘 모르지만, 이거 세금 처리도 완벽하게 됐겠지?
나는 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나이대 애들이 건물주에 대해 아는 건 이상하잖아.’
아니다. 슬슬 알 나이인가. 애들은 생각보다 조숙하니까 말이야.
나는 심호흡을 했다. 감격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머나. 고작 이거로?”
저기요. 어머니, 고작이라니요.
‘불로 소득이 들어오는데요!’
노력하지 않아도 들어오는 돈이라니, 이게 무슨 치트키입니까.
“강남에 건물을 주면, 우리 공자 기절하겠네.”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여긴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아.”
“그, 그래도요. 엄마, 차 타고 와서 모르지만요. 이거 지하철과 가깝죠?”
“응? 그렇지?”
와.
나는 필사적으로 무릎에 힘을 줬다.
‘건물은 역시 인프라지.’
주위에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1층에 카페, 2층에 병원을 내죠. 3층에는 학원이 좋겠습니다.
‘건물의 정석이 이런 거 아닙니까.’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거 신축도 아니야.”
“그런데 반짝거려여.”
“리모델링한 걸 샀어.”
순간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완벽합니다. 어머니.’
나는 심호흡을 했다. 불꽃 같은 건물주 때문에 잊을 뻔했다.
“그런데, 공자 사진이 너무 많아여.”
“아직 복도는 넓어, 공자야.”
나는 쭉 뻗은 공간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아직 하얀 벽이 많긴 했다.
“그렇긴 하지만여.”
“앞으로도 공자가 출현하는 작품을 여기에 다 붙이면 돼.”
그, 그렇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왜 공자 사진이 있어여? 사진관이에여?”
설마 여기, 박물관 그런 겁니까?
이런 건 차라리 집에 있는 방에 해요. 남이 보면 이상하잖아요.
엄마가 명랑하게 웃었다.
“아하하하하! 설마.”
아, 다행이다. 아니구나.
“공자 회사라서 꾸민 거뿐이야.”
엥?
“공자가 세우고 싶어 했잖아. 자선 재단.”
어, 어머니.
순간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나는 하얀 복도에 주저앉았다.
“어머, 공자야?”
재단이란 거, 쉽게 만들어지지 않을 텐데!
‘이런저런 절차 밟으려면 오래 걸리잖아’
그런데 이, 이렇게 빨리!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눈물이 왈칵 났다.
“마마!”
“응?”
“사랑해여.”
솔직히 이것도 전생에 꿈이었습니다.
‘외국 보면, 유명한 배우들은 자선 재단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도 언젠가 그런 걸 가지고, 남을 돕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얀 복도에 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어, 어머? 공자야. 왜 울어?”
“기뻐서여.”
이게 이렇게 쉽게 된다니.
나는 코를 훌쩍였다.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믿을 수 없었다.
“어머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내 사진이 걸려 있는 벽을 쭉 따라갔다. 사진 끝에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인의예지 자선 재단>나는 눈을 깜박였다. 남은 눈물이 다시 주르륵 떨어졌다.
“재단 이름은 좀 생소하지?”
“아니여…….”
공자의 사덕 아닙니까. 딱 여기까지밖에 모르지만요.
“멋있어여.”
“진짜? 사장님 네이밍 센스라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공자라서, 관련된 걸 하셨겠지. 솔직히 뜬금없긴 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좀 청학동 느낌이 나긴 하네.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재단이 생겼다는 게 중요하지.
“공자야, 뭐 하고 싶니? 엄마는 공자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줄 수 있어.”
“많이 돕고 싶어여. 국내도 해외도 다 좋아여. 하지만 일단 밥 못 먹는 횽과 누나부터 돕고 싶어여.”
세상 좋아졌다지만 우리 주위에 아직도 많습니다.
“어머나?”
“학교도 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여.”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의무교육이긴 하지만 아직도 힘든 사람 많을걸요.
“음,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여. 어느 정도 중심이 잡히면 더 좋은 것들도 보여주고 싶어여.”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업가가,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부족에게 물었지. 무엇이 필요하냐고. 그러자 그들은 ‘영화관’이라고 답했어.’
단순히 의식주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었다.
“고, 공자야. 엄마, 놀랐어. 너 생각보다 더 진지하게 남을 돕고 싶구나.”
“녜. 당연하져.”
나는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빙글빙글 돌았다.
“이거 다 마마가 줬어여. 공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넘치게 받았어여.”
뭐, 금수저 애들은 이 모든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건 다 공짜가 아니야.’
한번 죽어봐서 알았다.
‘신이 나에게 행운을 줬으니, 나는 베풀어야지.’
죽을 때 다 싸 들고 가지도 않더라고요.
‘경 단위 소원을 괜히 들어줬겠습니까.’
나는 활짝 웃었다.
‘다, 좋은 일 하라고 이런 거겠죠.’
이번 생은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그러면 나누어야죠.
‘자고로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돈을 부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는 내 두 손을 바라보았다. 아직 작았다. 하지만 재벌가 엄마와, 천재적인 외모를 지닌 몸이었다.
‘이걸 활용하면, 모든 게 쉽겠지.’
전생의 바람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졌다. 나는 지금 그런 꿈속에 있었다.
‘더 개처럼 찍을 거야.’
부유함은 좋은 것이었다. 이번 생에는 가만히만 있어도 플렉스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씩 웃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대가가 무엇인지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미친 듯이 찍어서, 질리도록 베풀어주마.’
전 세계 힘든 사람들을 다 도울 수는 없겠지만, 미약한 소수점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어머나…….”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거 내가 부끄러워지네. 공자가 이렇게나 진심이네.”
엄마는 작게 중얼거렸다.
“진짜 천사인가?”
아니요. 그냥 자본주의를 잘 아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입니다.
‘단지 모든 게 공짜가 아님을 아는 것뿐이죠.’
나는 엄마 손을 잡아당겼다.
“이 회사에 일하는 사람도 있어여?”
“응. 당연하지.”
“공자 열심히 할게여!”
“어, 그래. 음. 공자야. 엄마가 일단 재단을 세워서 예산을 책정했지만 말이야. 신문 기사에는 홍보했지만, 아직 행사를 하지 않았어.”
아하.
‘발단식을 안 했단 말이군.’
엄마는 계속 고민했다.
“그냥 홀 잡고 음식이나 돌릴까 고민했는데, 왠지 그건 아닌 거 같더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마. 공자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여.”
“어머, 뭔데?”
“혹시 극장도 잡아줄 수 있어여?”
엄마가 눈을 깜박였다.
“공자, 연극 해보고 싶어여.”
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는 환하게 웃었다.
‘연기력을 확인받을 좋은 기회야.’
엄마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물었다.
“어, 음. 공자야. 연극이란 거,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 그거야 내가 해줄 수 있지만, 배우는 누구로 하게?”
나는 내 가슴을 툭툭 쳤다.
“공자는 혼자 할 거예여.”
“응?”
“비디오 봤어여. 혼자 하는 연극이여. 공자는 이거 꼭 해보고 싶어여.”
모노드라마.
‘솔직히 연기력을 엄청나게 요구하지.’
아마 대본도 외국까지 뒤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울리잖아요.’
나는 ‘인의예지’ 재단을 바라보았다.
‘좋은 일의 시작에 말입니다.’
나는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배우분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해보고 싶어여.”
자고로 시작은 어그로가 최고죠.
“어?”
“공자가 혼자 무대에 선다 그러면, 다들 주목하겠죠?”
얼마나 못 하나, 보러 올 것입니다.
‘그걸 노리겠습니다.’
나는 어깨를 쫙 폈다.
‘충무로야. 마공자가 연기 잘한다는 걸, 팍팍 보여주마.’
이것들, 아직 인정 안 했지?
‘애초에 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면, 페트병도 안 날라왔어.’
엄마 힘으로 받은 역이란 게 머리에 박혀 있으니까, 그런 게 날아오지.
‘대한민국은 실력이 있으면 많이 봐준다고.’
배우가 싫어도 작품이 좋으면 극장에 가는 나라란 말이다.
‘물론 정도는 있지만.’
아주 심각한 건 캐스팅 자체가 안 되겠지만 말이야.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어머나. 우리 공자 용감하네.”
“공자는 할 수 있어여!”
“오, 그러면 엄마는 우리 아들을 믿어볼까?”
엄마는 나를 들어 올리며, 회사 문을 열었다. 나는 사무실 전경을 보며 손뼉을 쳤다.
사무실은 꽤 깔끔했다. 직원분이 일어나는 걸 보며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 모든 게 꿈만 같았다.
* * *
마적은 바닥에 앉아서 신문을 째려봤다. 뭔가를 읽는다니,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는 일이었다.
‘아, 이 기사였구나.’
하지만 친한 놈의 얼굴이 떡하니 있으면 안 읽을 수가 없었다. 마적은 열심히 눈알을 굴렸다.
[자선 재단을 세웠어요.>-공자가 바라는 거였다고, 배우이자 엄마인 마수정이 말했다.
-돈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공자는 꼭 세우고 싶다고 했어요. 도움이 필요한 형과 누나들을 돕고 싶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천사인 줄 알았어요.
마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녀석이 천사?’
솔직히 얼굴은 굉장히 곱상했다. 눈알이 땡글 해서, 무슨 인형이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천사는 아니지.’
천사는 밥 대신 이슬 먹고 똥도 안 싸는 애들이잖아.
‘그 녀석, 착하긴 하지만…….’
마적은 마공자를 떠올렸다. 솔직히 그렇게 현실감 없는 존재는 아니었다.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가던데.’
마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마로서 부끄러웠습니다.>-공자와 함께 있으면, 저의 부족함을 느껴요. 이런 천사 같은 아이를 제가 지켜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합니다.
마적은 바로 중얼거렸다.
“오버다.”
이건 아닙니다, 고모.
‘뭐, 좀 착하긴 하지만 평범한 녀석 아닌가.’
완벽하지도 않았다. 그 녀석, 의외로 운동을 못 했다.
‘몸 쓰는 일은 잘 못 해.’
아무리 축구를 가르쳐 줘도, 흐느적거렸다.
‘몸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해야 하나.’
자신의 몸에 익숙하지 못한 놈 같았다.
‘뭐, 노력은 하지.’
그런 주제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같이 운동을 하면서 물었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녀석이 말했었다.
‘나, 나중에 액션 연기도 하고 싶어.’
‘총 쏘는 거?’
‘총도 쏘고, 발차기도 해야겠지?’
마적은 순수하게 물었다.
‘그 몸으로?’
순간 놈은 비틀거렸다.
‘여,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고!’
‘그래. 뭐 해봐라. 그런데 너 고래 가족은 어떻게 했냐. 이 몸으로는 힘들었을 거 같은데…….’
놈은 마른세수하며 중얼거렸다.
‘연습을 죽도록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