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20)
120
감사 인사는 잘 안 하는 애였는데?
“음, 설마 공자 때문인가?”
공자를 키우더니, 애가 달라졌네. 그것도 좋은 쪽으로.
서 사장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에이, 설마.”
그렇게 말했지만, 서 사장은 입가에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신입부터 봐왔던 배우였다. 솔직히 진심으로 행복을 바랐다.
“확실히 공자가 너에겐 천사이긴 한가 보다, 수정아.”
하긴 그 아이만큼 키우는 재미가 있는 애도 없겠지.
서 사장은 칼칼한 목을 매만지며 피식 웃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었다.
* * *
잘 먹이고 싶은 애들이 늘었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요?
‘돈을 잘 벌어야지.’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일단 스쿼트부터 했다. 이 나이에 근력 강화 운동이라니, 좀 웃기긴 해도 이게 최선이었다.
‘미리미리 해놓자.’
코인으로 체력을 올려놓아도 이 몸은 굉장히 유리 몸이었다.
‘건강에 근력은 포함이 안 되는 건가.’
나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쿼트 조금 했다고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뭐, 잔병은 없긴 하지.’
나는 그동안에 나를 떠올렸다. 확실히 일어나기 힘들다던가, 감기에 걸리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데 비실거려.’
아, 이거 들어본 적 있어!
나는 손뼉을 쳤다.
짝-
“종잇장처럼 살다가, 80까지 장수하는 몸!”
이한조 시절, 건강 프로그램 가서 들은 적 있었다. 골골의 진화형으로 딱히 몸에 문제는 없지만, 종이처럼 팔랑거리는 체질이었다.
‘안 돼!’
나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살 순 없었다.
‘나는 완벽한 배우가 될 거라고!’
슬림한 체형인 건 상관없지만, 팔랑거리는 건 안 돼!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나는 조용히 내 몸을 내려다보았다. 갑자기 키가 자라게 했지만, 여전히 작기 그지없었다.
‘아직 시간이 많아.’
나는 떨리는 허벅지에 힘을 줬다.
‘미친 듯이 다듬어주마!’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할 때였다. 덕수 씨가 과일을 들고 연습실 문을 열었다.
“아!”
나는 서둘러 스쿼트를 풀고 방긋 웃었다. 하지만 덕수 씨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저기요, 덕수 씨. 누가 보면 제가 사고를 친 줄 알겠습니다.
“대, 대본 안 봤어여!”
서둘러 변명했지만, 덕수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덩치가 커서 무서운, 아니 사실 얼굴 자체로도 위압적인 남자가 칼을 들고 말했다.
“쉬셔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왜일까. 오늘따라 덕수 씨가 든 과도가 찬란하게 빛났다.
“쉬, 쉬었어여!”
“방금 스쿼트 하고 있는 거 봤습니다.”
“처, 처음 해봤어여! 저번에 촬영장에서 배웠거든여!”
“운동은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 하면 안 됩니다. 공자는 지금 쉬어야 합니다.”
이런.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솔직히 괜찮다고 하고 싶은데, 전적이 마음에 걸렸다.
‘내 탓이지. 이거.’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직도 눈에 선했다.
‘어제였어.’
생각만 해도, 아직도 감격스러웠다.
‘과장 조금 섞어서 언덕처럼 쌓인 대본을 만났지.’
솔직히 꿈인 줄 알았다.
내가 멍청하게 대본을 바라보자, 엄마가 말했다.
‘공자야, 이게 다 공자에게 들어온 거야.’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분식 회계 때문에 페트병 맞던 나에게, 이렇게 많은 캐스팅 오퍼가 들어왔다고?’
와.
나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덕수 씨 바짓자락을 꽉 잡았다.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진짜, 이, 이렇게 많이여?’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러더니, 무릎을 굽혀서 눈을 맞춰 주셨다.
“공자가 연극을 너무 잘해서 그래.”
여, 연극!
순간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났다.
‘차, 착한 일 하면 진짜 복 받는구나.’
열심히 하긴 했지만, 이 정도의 대가를 받을 줄은 몰랐는데!
‘그냥 까임 방지권이나 몇 장 얻으려고 했는데!’
아니, 그래도 상황이 너무 반전이잖아요. 도대체 대중이 어떻게 돌아섰길래, 이렇게 많은 시나리오가 도착한 겁니까?
‘수많은 악플러들이 단번에 날 찬양할 리도 없고!’
그 사람들은 내가 뭘 해도 염병 떨 분들이시니까!
나는 손을 뻗어 엄마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작게 웅얼거렸다.
“이, 이유가 뭔가여? 수많은 사람이 단번에 돌아설 리 없잖아여!”
걔네들이 갑자기 약을 먹은 건가요? 알고 싶습니다, 어머니.
엄마는 말이 없었다. 왜일까 싶어서 살짝 물러서니, 엄마가 눈가를 문지르고 계셨다.
“마마?”
“공자야. 내 천사 같은 아들.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역시 아팠구나.”
순간 내가 어디가 아팠지 싶었다.
“우리 공자 무서웠지?”
“공자 안 무서운데여?”
“공자야. 이제 괜찮아. 공자가 자선 재단 세우고, 연극 했다는 게 널리 알려졌거든. 여론이 단숨에 좋아졌어.”
그건 나도 예상했던 바였다.
“그래서 대본이 이렇게 많이 온 거예여?”
엄마는 내 뺨을 쓸면서 말했다.
“그것도 있지만, 다들 공자의 재능을 알아봤나 봐. 연극이야 그때뿐이었지만, 지금 소문이 돌고 있거든. 우리 공자가 천재래.”
아, 이런.
‘내가 좀 오버했구나.’
이렇게 되라고 열심히 하긴 했지만, 이 나이대 애들이 할 일은 아니긴 했다.
‘천재라니!’
그건 아닌데!
‘앞으로 죽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연기를 못 하면, 엄청나게 욕먹겠네.
‘비아냥거림도 옵션으로 딸려오겠어.’
나는 심호흡을 했다. 벌써 엎어진 물이었다.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좋게 생각하자. 일이 없는 거보단, 많은 게 낫잖아. 그리고 이제 먹여 살려야 할 입이 많은걸!’
적이 녀석이랑, 생명의 은인! 수녀님이 돌보시는 보육원 아이들!
‘좋은 거 먹이고 입힐 거야!’
나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대본을 보았다. 그리고는 진심으로 웃었다.
“공자 열심히 할게여!”
나는 달려가서 대본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 열심히 읽었다.
‘그게 문제였던 거야.’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나는 과도를 들고 있는 덕수 씨를 바라보았다. 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서 포크를 집었다.
“죄송해여.”
덕수 씨는 말이 없었다. 덕분에 연습실에는 내가 사과를 먹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공자는 너무 무리합니다.”
“그럴 줄 몰랐어여.”
“큰일이었습니다. 공자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본을 보다가, 밥 먹다 쓰러졌으니까요.”
아, 아니 덕수 씨! 누가 보면 내가 진짜 쓰러진 줄 알겠네!
“그, 그냥 잠든 건데여.”
“그것도 쓰러진 것입니다. 게다가 먹던 것은 뜨거운 국이었습니다.”
국은 원래 뜨겁습니다, 덕수 씨.
‘아니, 애초에 아이가 먹을 거라면서 살짝 식혀 주잖아!’
누가 보면 펄펄 끓는 국물인 줄 알겠습니다.
“아직도 오싹합니다. 철판이라도 있었으면, 큰일이었을 겁니다.”
그거 그냥 평범한 아침이었잖아요. 아침부터 철판구이를 어떻게 먹어요.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죄, 죄송해여!”
“제 잘못입니다. 공자가 잠든 걸 확인해야 했습니다.”
아, 진짜. 누가 보면 정말 큰일 난 줄 알겠네!
나는 계속 사과를 씹어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별거 아니었다.
‘내가 정신없이 대본만 보다가, 아침 먹다 잠든 거뿐이잖아요!’
고개를 떨구었을 때, 덕수 씨가 잡아줬잖아! 기억은 없지만!
‘누가 보면 실신이라도 한 줄 알 거야!’
밥을 먹다 잠들었을 뿐이었다. 실제로도 그러고 4시간 뒤에 잘 일어났다.
‘그 뒤에 닥친 게, 대본 보기 금지였지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솔직히 너무 과한 처사였다.
‘이게 뭐라고 대본 보기를 금지하나요.’
아니, 애가 놀다가 그럴 수도 있잖아요!
“공자 눈에 핏발이 이제 사라졌습니다.”
“그 뒤로 많이 쉬었으니까여.”
“다행입니다. 솔직히 발성 연습도 금지하고 싶습니다.”
아, 덕수 씨, 이러기야!
“공자는 배우예여. 배우에게 발성은 숨쉬기예여!”
하루라도 빠지면 안 된단 말입니다.
“그래서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덕수 씨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금지해도 몰래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 그건 그렇지.
‘화장실 가서라도 몰래 하겠지.’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침통한 심정으로 변명했다.
“대본들이 사탕처럼 보였어여.”
“그렇군요.”
“대본들이 왔을 때, 크리스마스인 줄 알았어여.”
솔직히 오늘부터 그날을 나만의 크리스마스로 정하고 싶었다.
덕수 씨는 갑자기 말이 없었다. 나는 온 맘과 정성을 다해 사과했다.
“죄송해여.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았어요. 정신을 차려보니까 아침이었어여.”
덕수 씨의 손이 떨렸다. 나는 사과를 우물거리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결국 덩치가 산더미 같은 남자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 그렇군요.”
“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녜. 잘게여.”
“크읍.”
덕수 씨는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아니, 없던 수전증이 생겼나. 아까부터 왜 이러지?
“선생님, 어디 아파여?”
“공자.”
“녜!”
“공자는 참 귀엽습니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아니, 인제 와서 새삼스럽게?’
그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가끔 공자를 둥기둥기 하고 싶습니다.”
그게 뭐지? 어떻게 하고 싶다는 거야?
“그리고 걱정이 됩니다. 너무 귀여우니까요. 공자, 무서운 사람은 반드시 피하세요.”
엥?
“공자는 감이 좋습니다. 만약 감으로 이 사람이 아니겠다 싶으면 바로 도망가세요.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라도요. 감독이라도, 스탭이라도요.”
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치안 교육이구나, 이거.
‘애한테는 꼭 필요한 당부이긴 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녜!”
“’꼭’입니다. 공자가 남달리 귀여워서, 선생님은 걱정이 됩니다.”
아,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덕수 씨.’
무서운 사람이라면 당신도 예외일 수는 없어요.
‘아니란 걸 아주 잘 알고 있지만요.’
덕수 씨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공자가 연습실에서 쉬는 게 제일 좋다고 해서 여기로 데려왔는데, 운동하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스쿼트 몇 번 했는데!
“자꾸 이러면 연습실 문 잠글 겁니다.”
“너무해여!”
“공자는 너무 과로합니다. 공자. 아까 제가 한 말 잊지 않았죠? 꼭 도망가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그걸 시험해 볼 차례입니다.”
엥?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이상한 사람이 오면 꼭 도망가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겁니다.”
뭐예요. 이상한 사람이라도 온다는 건가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