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23)
123
자막님. 저기요. 너무한 거 아닙니까?
‘보통 날로 먹는 거면 코인 개수가 많이 들던데요…….’
그래도 그렇지, 제가 힘이 강해지는 게 뭐가 그렇게 대수라고 이렇게 가혹합니까.
‘호, 혹시 날로 먹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나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작았다.
‘미치겠네.’
위험하다는 걸 자각했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어.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선생님 말씀이 맞아여.”
나는 덕수 씨 옷자락을 잡았다.
“공자는 경계해야 해여.”
약하면, 경계라도 해야지. 약한 동물들이 괜히 난리인 거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포메라니안이 성질 안 좋잖아요.
‘개는 물기라도 하지…….’
작은 개라도 물리면 장난 아니라고.
‘그렇다고 인간인 내가 물 수도 없고 말이야.’
뭐, 나도 나쁜 사람이 납치해 가면 손이건 다리건 확 물겠지만.
‘어, 어라?’
나는 눈을 깜박였다.
‘혹시?’
설마.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는 힘을 개처럼 강하게 하는 코인 개수랑 대가 알려줘.’
[대가를 알기 위해 코인 200개가 소모됩니다.> [인기 아역 배우: 마공자의 무는 힘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32,837코인이 필요합니다.> [대가는 10분 뒤, 10시간 동안 턱이 아픕니다.>저기요.
‘저, 저렴하다.’
자막님.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나는 턱을 문질렀다. 10시간 동안 턱이 아픈 건 충분히 견딜 만했다.
‘그런데 이걸 할까 말까.’
코인 자체도 적게 들었다.
‘그런데, 내가 개도 아니고…….’
꼭 이래야 해?
등에서 땀이 흘렀다. 나는 덕수 씨에게 물었다.
“선생님.”
“네. 공자.”
“뭐라도 있는 게 낫겠져?”
덕수 씨가 눈을 깜박였다. 나는 서둘러 설명을 보탰다.
“저항할 방법이여.”
“그렇죠.”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없는 거보단 있는 게 좋지.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실행.’
오늘부터 나쁜 놈 만나면 물어뜯자.
‘조금 개 같지만 말이야.’
조금이 아니라 많이 인 거 같지만.
‘이거라도 있는 게 어디야.’
순간 기운이 쫙 빠졌다. 나는 주저앉아서 얼굴을 가렸다.
“공자?”
“조금만 이렇게 있을게여.”
나, 이렇게 살아야 해?
‘아니, 멋있게 발차기 같은 거 하고 싶은데…….’
엎어치기라든가, 목 조르기라든가. 세상에 좋은 거 많잖아.
‘자막아, 나한테 왜 그래.’
나 멋있는 거 하면 안 돼? 아니,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을게. 인간의 존엄성은 지키게 해줘.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공자, 어디 아픕니까?”
“마음이 아파여.”
나는 고개를 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턱에 고통이 다가왔다.
돌덩어리 두 개가 양턱을 누르는 거 같았다. 비명을 지를 고통은 아니어도, 괴롭긴 했다.
아파서일까, 서러워서일까.
‘눈물이 난다.’
코를 훌쩍이고 있을 때였다. 덕수 씨가 말했다.
“울지 마십시오. 제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네?”
“절대로 공자를 혼자 놔두지 않겠습니다.”
어, 저기요. 선생님.
“무기 다루는 법을 배우도록 하죠.”
엥?
“안 그래도 어머님께서 전기 충격기를 주문해 주셨습니다. 요즘 호신용품이 좋더군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생님, 제가 이상해서 묻는데여.”
“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셨지 않으셨어여?”
고용해 주는 곳이 없어서 저랑 같이 있게 된 거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가업은 분식집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도 그렇습니다.
“그런 데 취미가 있습니다.”
덕수 씨는 머리를 긁적였다.
“특공 무술입니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합기도, 태권도 했습니다.”
뭐지. 인간병기를 만들려고 했나?
‘그러고 보면 안길 때마다 느끼긴 했어. 근육이 장난 아니야.’
음, 이거 취미 수준이 아닌 거 같은데?
“사람들은 다들 물어봤죠. 왜 이쪽으로 나가지 않냐고요.”
저도 묻고 싶습니다. 왜 그쪽으로 안 나가셨어요?
“저는 아이들이 좋습니다. 물론 적성은 아닌 거 같지만요.”
아하.
‘천직은 몸 쓰는 건데, 마음은 유치원 선생님이란 거구나.’
순간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이한조일 때 나도 다 말렸는데…….’
그 얼굴로 배우가 가당키나 하냐며 비웃었었다.
나는 덕수 씨 손을 잡았다.
“선생님 하고 싶은 거 하고 사세여!”
지난 삶에서 이것저것 걸리지만, 제가 연기한 그것만큼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한 번 사는 삶이잖아여!”
저처럼 두 번 살 수도 있긴 하지만요!
덕수 씨는 눈가를 매만졌다. 그러더니, 입술을 꽉 깨문 채 말했다.
“공자는 정말 착합니다.”
저기요. 이건 당연한 겁니다.
“이런 공자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니, 안 해도 된다니까.
나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선생님, 공자는 그렇게 약하지 않아여.”
이제 물어뜯을 수도 있다고요.
덕수 씨는 아무 말 없었다. 그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진짜예여!”
코인 썼다고!
덕수 씨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더니,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지켜야 해.”
아니, 괜찮다니까.
덕수 씨는 계속 그렇게 중얼거리다, 나를 달랑 들어서 안고 걸어갔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왜일까.
‘무는 힘부터, 덕수 씨 설득까지 다 실패한 느낌인데?’
기분 탓일까?
턱이 아팠다. 나는 조용히 생각을 포기했다. 왠지 기운이 빠졌다.
* * *
‘소나기’ 대본은 매우 좋았다. 나는 스쿼트를 하면서 대본을 넘겼다.
다시 봐도 여전히 좋았다.
‘이거, 소녀 역이 굉장하네.’
소녀는 백혈병에 걸려서 아팠다. 게다가 자신을 홀로 키우는 아버지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괴로워했다.
‘굉장히 섬세한 역이야.’
소녀는 장난기가 많았다. 그래서 아픈 것에 대해 계속 웃으면서 농담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면에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소년에게 위로를 받지.’
간호사인 어머니에게 자라는 소년은 굉장히 어른스러웠다. 애초에 병원에도 어머니께 야식을 드리려고 온 거였다.
‘이렇게 완벽할 수 있을까 싶은 아이야.’
이런 애는 보통 다 잘하지.
‘공부도, 체육도 말이야.’
나는 쓰게 웃었다. 나도 그건 잘했는데 말이야.
‘음, 외모가 안 됐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완벽하다고 해서, 소년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소년과 소녀의 수줍은 첫사랑, 좋긴 한데 말이야.’
나는 대본을 넘기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소녀 역이 굉장히 힘들겠는걸?’
척 봐도 소년 역보다, 소녀 역이 연기력을 요구했다.
‘뭐, 우리나라에는 연기 잘하는 아역 많으니까 말이야.’
오디션이라도 열려나.
‘합 잘 맞춰야겠다. 음, 나도 아역이 상대인 건 처음인데…….’
다른 역의 배우들은 누가 하려나.
나는 스쿼트 하는 걸 그만두고 바로 섰다.
‘그러고 보면 이 시기에 주목받는 아역이 있었나?’
원래라면 딱 한 명 있었어.
‘한수윤.’
천재라고 불렸던 아역.
‘[서산별곡> 때문에 나한테 졌다는 말을 들었지.’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냥 작품 시청률 밀린 건데 졌다고 할 거까지야…….’
물론 이런 말은 승자만 할 수 있지만.
나는 활짝 웃었다.
‘내가 이기긴 했지.’
뭐, 애초에 나는 인생 2회차였다. 연차 면에서 그 녀석이 밀리는 게 당연했다.
‘잘 모르지만, 환경도 내가 더 좋을걸?’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둥근 아이용 책상이 있는 곳은, 엄마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서재였다.
‘아무나 이런 곳을 누릴 수는 없겠지.’
효도하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인기척이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어라.
나는 활짝 웃으며 일어났다.
“삼촌!”
왜 사장이 왔지.
‘늘 생각하지만, 엄마 소속사 사장님은 참 한가해 보여.’
그래도 이 사람은 신용은 많아 보였다. 사장은 나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웃차. 내 보물, 잘 있었니?”
아니, 제가 왜 당신의 보물입니까.
“녜! 삼촌도여?”
“나야, 잘 지냈지. 공자야. 얼굴 좀 보자.”
사장은 내 얼굴을 요리조리 살폈다.
“다행히 흉은 없네.”
아, 페트병 말하는 건가.
“그거 피도 안 났었어여!”
“피야 당연히 안 나야지! 우리 공자 얼굴은 국보라고!”
음, 그거 되면 지원금이라도 받나.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반가워여! 보고 싶었어요!”
“오, 그래? 역시, 우리 공자야. 내가 먹이고 재운 걸 아는구나.”
저기요.
‘먹이고 재운 적은 있긴 한데, 그건 스케줄 있을 때였잖아.’
보모라기보다는 매니저 역할 아니었나?
‘넓은 의미에서는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사장은 나를 안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야. 책상도 있고, 동화책도 많네.”
“엄마가 공자를 위해 만들어 줬어여!”
“수정이야 뭐. 공자가 대단해. 보통 이 나이 애들은 앉아 있지를 않을 텐데.”
그, 그런가.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그래도 보편적으로 한창 뛰어다닐 나이이긴 한가.
‘모, 모르겠다.’
애를 키워본 적 있어야지.
사장은 나를 의자에 놓아주며 히죽 웃었다.
“뭐, 어때. 우리 공자인데.”
다행히도 그냥 넘어가는 거 같았다. 그게 고마워서, 일어나서 맡은 편 의자를 빼줬다.
“앉으세여!”
“오, 친절하네.”
뭘요.
“레이디 퍼스트는 신사의 기본자세지. 그런데 나는 레이디 아닌데?”
“노인이잖아여.”
“아, 그렇구나가 아니라! 공자야! 나는 청춘이야! 청년이라고! 늙었다니!”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청년이에여?”
“응! 팔팔하다고!”
“녜!”
사장은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아직 젊다고…….”
“나이는 숫자일 뿐이래여.”
“맞아. 그래. 숫자지. 말 잘했다, 공자야.”
사장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거 아니? 청년과 중년의 차이는, 도전 정신이야.”
그, 그런가.
‘아니라고 하면 안 될 거 같다.’
나는 부장님 말씀을 경청하는 척하는 과장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청년이야. 항상 도전하거든.”
“녜!”
“그렇게 상큼하게 넘어가지 말고! 아무튼, 공자야. 들었니? 곰자분들.”
어라, 내 팬분들?
‘무슨 일 있으셨나?’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여!”
“그, 곰자님들이 페트병 때문에 시위하셨잖아. 고생하는 거 같아서 수정이가 호텔 뷔페 해드렸고…….”
아, 그런 적 있었지.
“너무 잘해드려서인지, 난리가 났었어.”
음, 좋은 거로 화제가 되었나 보네.
“뭐라고 하세여?”
“이거 실화냐고 하지. 너무 잘 먹었다는 말도 하고 말이야. 물론 안 좋은 얘길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수더라고.”
당연히 소수겠죠.
“그 뒤에 공자 연극도 칭찬 많았거든.”
아, 응원해 주셨구나.
“너무너무 감사해여.”
“응?”
“공자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좋아해 주시는 거잖아여!”
이한조일 때도 응원은 해주셨지만, 그분들 모여 계시진 않았다고!
“공자 더 열심히 할게여!”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그러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엄마의 그 아들이라고 해야 할지……. 다들 공자가 하는 일에 기대가 많아.”
음, 이번 영화 잘해야겠다.
“나도 응원한단다, 공자야. 어려운 역인데, 용케 맡았구나.”
엥? 이게 무슨 말이지?
“소나기에서 소녀 역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