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37)
137
서 사장은 사색이 된 채 벌떡 일어났다.
“누, 누굴 때리려고? 대, 대통령?”
“아니요. 당연히 한우진이요.”
서 사장은 자기도 모르게 생각했다.
‘대통령은 아니니, 어떻게든 수습 가능한가? 일단 추방은 안 당할 테고…….’
아니, 아니잖아! 누구든 빠따질 하면 안 되지!
“지, 진정해라. 그, 한우진이 또 뭐래냐?”
“이 자식, 진짜! 우리 공자를 자꾸 끼고 있으려고 해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는 말이었다. 한우진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공자가 하는 작품에 유독 많이 나왔다.
“그, 겸사겸사겠지. 한우진, 대작도 많이 나오잖아.”
“알아요. 활동은 또 엄청나게 하더라고요?”
“한우진, 펫로스 증후군 극복하고 요즘 유기견 봉사 다니잖아. 그래서 공자가 찍은 포스터 엄청나게 좋아하던데…….”
서 사장은 그제야 마수정이 왜 화내는지 알았다.
“그거, 봤구나.”
마수정은 씩씩거리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 이 자식이 우리 공자 보고 한 짧은 SNS 글이, 제 욕망에 불을 지폈어요.”
“짧긴 했지.”
마수정은 이를 갈았다.
“단 여섯 글자였어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엽다. 내 아들, 이었지?”
“네. 아니, 공자가 왜 네 아들이야! 내 아들이지!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마수정은 공룡처럼 튀어 올라 포효했다. 서 사장은 급히 마수정을 말렸다.
“진정해! 아니, 친해서 그렇지 친해서!”
“선 넘었다고요! 얘가 이러는 게 한두 번이야? 아니 내가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왜 자꾸 자기 아들이래! 나 안 죽었어! 이 자식아! 아주 다리를 부러트려야, 그 손가락질을 그만두지!”
애가 장난 아니었다. 서 사장은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수정을 진정시킬 만한 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급히 자신이 먹던 아메리카노를 주며 말했다.
“이, 이거라도 마셔라!”
“안 마셔요! 내가 거지야! 먹던 걸 먹게!”
아, 그렇지.
서 사장은 서둘러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흥분한 마수정을 달랠 어떤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이런 걸 대비해야 했는데!’
나, 나중에 공자 얼굴로 쿠션이라도 만들어놔야 하나. 수정이 달래게?
서 사장은 준비성 없는 자신을 원망하며 서둘러 말했다.
“우리 공자가 진딧물이잖아. 뭔가 달콤한 게 나오나 봐. 그러니까 개미가 꾀지.”
“사장님, 남의 귀한 아들이 해충이라니요!”
급하게 말을 꺼내다 보니 나온 게, 어제 딸내미들 숙제로 본 [자연의 공생관계>였다. 서 사장은 서둘러 사과했다.
“미안하다. 아무 말이었다!”
“하아!”
마수정은 자리에 앉아서 심호흡했다.
“뭐, 그래도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우리 공자가 사람을 부르긴 하죠.”
“그래. 그래. 솔직히 한두 명이냐? 공자 장난 아니다? 오죽하면 대통령도 예뻐하겠냐?”
마수정의 눈이 가늘어졌다.
“대통령은 또 왜요?”
“아하하하하. 아하하하.”
서 사장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마수정은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아랍까지 가줬으면 됐지, 또 공자 찾아요?”
불길에 기름을 부은 느낌이었다. 서 사장은 조용히 쿠션을 껴안았다. 오늘따라 바지사장인 이 자리가 너무 무겁고, 무서웠다.
‘여보, 딸내미들아. 내가 이렇게 일한다.’
서 사장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게, 나 네가 싫어하는 거 같아서 좀 튕겼거든.”
“더 튕기지 그랬어요.”
“수정아. 너는 정부의 높으신 양반에게 튕기는 게 쉬워 보이니?”
마수정은 이마를 짚었다. 아니. 그 양반은 왜 또 우리 공자를 찾는데?
‘뭐, 정부 일이라면 나쁜 일은 아니겠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결코 찾지 않는 게, 걔네들이었다.
‘이게 다 우리 공자가 귀여워서…….’
아니, 우리 애는 왜 이렇게 치명적이야!
마수정은 마른세수를 했다. 아주 사방팔방에서 난리였다.
“우리 공자요. 진딧물은 아닌 거 같지만요, 페로몬 같은 건 나오나 봐요.”
“그, 그래?”
“좀 까칠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요?”
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까칠하지 않아도 공자 좋아하는데?”
“아니, 대체적으로요. 보통 그런 이들은 사람 자체를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공자는 좀 예외인가 봐요.”
“음, 그런가?”
서 사장은 공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윤정현 선생님이랑 한우진도 약간 그런가?”
“한우진 그놈, 평판은 좋지만 호락호락한 놈은 아니죠. 성질부릴 때 제대로 부리잖아요.”
“그렇지.”
“윤정현 선생님은, 연기 잘해야만 정 주시는 분이잖아요. 실력주의시죠. 아니, 뭐 됐어요. 연기자들은 볼 기회가 많으니까, 우리 공자 예뻐한다 치죠.”
마수정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이에요. 성질 있잖아요.”
“아, 그러냐? 나는 정치권은 잘 몰라.”
“저도 몰랐는데, 하도 공자를 좋아해서 캐봤어요. 잘 화내지는 않는데, 화내면 장난 아니래요.”
“몰랐다. 그건.”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거보단 낫긴 하다는 평이던데, 솔직히 저는 상관하고 싶지 않아요.”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냥 멀어지고 싶어요. 저는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재계 쪽이잖아요. 그쪽 일은 1도 안 하지만요.”
“그렇긴 하지.”
“어쨌든 우리 공자는 좋아하는 사람들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게 문제예요.”
마수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것들도 귀여운 건 아나 봐요.”
서 사장은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귀엽기만 할까? 공자가?”
마수정이 눈을 깜박였다. 서 사장은 공자를 떠올렸다. 그 복덩이는, 귀엽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됐다.
“착해. 그리고 뭐랄까. 수정아, 너도 느끼지 않니? 공자랑 말하면 뭔가 감동이 온다니까?”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야, 엄마니까 당연히 알죠.”
“귀엽고 착한 아이가, 예쁜 짓을 하면서 감동까지 준다면, 솔직히 스트라이크 아니냐?”
“그거 티 나요?”
“많이 나. 그러니까 대통령도 윤정현 선생님도, 한우진도 난리겠지. 수정아. 공자는 학교 가면 친구도 많을걸?”
그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공자 저택에서 친구 사귀었어요.”
“엥? 거기 너희 식구들만 살잖아.”
“적이라고, 이유경 아들 있어요. 솔직히 저는 정이 가지 않아서 그냥 그런 애 중에 하나였는데 말이죠.”
그래도 이유경이 자기 새끼는 아끼는 줄 알았다. 설마 맞고 있을 줄이야.
“둘째 것들이 때리고 방치하나 봐요. 우리 공자가 데려왔어요. 애가 정이 붙었는지, 계속 공자에게 붙어 있더라고요.”
“불쌍하다. 아니, 성진 그룹에서 태어나서 왜 맞고 사냐.”
“성진 그룹이니까 이런 일이 더 있죠. 약육강식을 당연하게 여기니까요.”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정 내에서 약육강식이라니, 웃기지 않아요?”
“퍽퍽해서 어떻게 사냐.”
“애초에 강하다는 기준도 웃겨요. 뭐가 강한 건데요? 머리가 좋은 거? 신체가 발달한 거? 아니면 회사 지분과 후계 구도? 다 엿 같아요.”
마수정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그래서 힘껏 벗어났는데, 어쩌다 보니 붙들려 버렸다.
“저택은 호화로운 굴 같아요. 우리 공자 없으면, 저 힘들었을 거예요.”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만났을 때부터 운명이었던 아이는, 어느덧 가슴속에 희망이 되었다.
“우리 공자 자라는 모습 보면 궁금해요. 어떤 사람이 될까요.”
“수정이 너만 그런 마음 아니다. 나도 궁금해. 그건 곰자님들도 궁금해하실걸?”
마수정은 턱을 괴었다. 곰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은 마수정도 절실히 느꼈다.
“정말 감사하죠.”
“공자 좋아하는 사람들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했지? 그건 곰자님들만 봐도 알아. 그 카페에는 온갖 세대가 다 있다?”
“사람 많아 보이긴 해요.”
“나이별 게시판이 따로 있어. 살림 팁도 많대. 아내님이 거기 좋아하잖아.”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우리 공자가 사랑받는 건 기쁘지만요. 나중에 그 사랑이 칼이 될까 봐, 엄마로서 걱정이에요.”
“많이 알려지면 안티도 그만큼 많지.”
“우리 공자가 아무리 잘해도, 그거만큼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마수정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슬슬 본론으로 갈 때였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가 또 우리 공자 찾아요?”
서 사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머금었다. 이미 다 식어 있었다.
“응.”
“누가요.”
서 사장은 아주 작게 말했다.
“대통령?”
마수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랍 데려갔으면 됐잖아!”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데 그, 이번에도 하잖아. 대통령과 점심 먹는 거 말이다.”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죠.”
“거기에 초대 손님이야.”
“공자 한 명만요?”
“아니, 너도 가지. 애를 혼자 부를 수는 없잖아.”
마수정은 이를 갈면서 말했다.
“나야 그렇다 쳐도, 왜 우리 공자인데요?”
“투, 투표?”
이건 또 뭐지? 마수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무슨 투표요?”
“청와대에서 투표했어. 대통령과 점심 먹었으면 좋은 인물. 공자가 1위야.”
마수정은 고개를 푹 숙였다.
“사장님. 솔직히 대통령 쪽이면 쌩까……는 게 아니라 무시하려고 했거든요?”
“대통령은 쌩 못 깐다. 수정아.”
“아, 그래도 핑계는 될 수 있잖아요. 변비라든가.”
“공자 변비니?”
“그럴 리가요. 아니, 어린애가 어떻게 변비가 생겨요?”
서 사장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생길 수 있어.”
“네?”
“첫째 공주님께서…….”
저런.
“왜 그것도 날 닮아서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현장이었다. 마수정은 심심한 위로를 건넸다.
“유산균 드세요.”
“먹고 있지. 유제품은 나의 친구야.”
그렇구나.
“야채도 많이 드시고요.”
“첫째 공주님이 그걸 싫어하시긴 하지. 수정아, 공자 동영상 좀 찍어줘. 첫째 공주님, 채소 좀 드시라고.”
“공자에게 물어볼게요.”
“큽. 고맙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은 왜 이렇게 약한 걸까. 마수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튼, 대통령은 무시할 수 있어도 국민 투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여론, 무섭지.”
“특히 저 같은 연예인은요. 아, 공자가 또 불길한 곳으로 가네.”
“야, 누구는 하고 싶어서 난리인 자리야.”
“그렇긴 하지만, 내키지 않는 걸 어떡해요.”
마수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투표라면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시간 잡으마.”
“그런데 우리 공자 지금 반들반들한데, 아쉽네요.”
“어려운 자리에 그 머리로 사진 찍혀서?”
마수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니요. 무슨 소리예요.”
마수정은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공자 한참 귀여운데, 그거 대통령이랑 공유해서 그렇죠. 솔직히 저만 보고 싶거든요. 우리 공자의 반들반들한 정수리만 보면, 손이 올라가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대통령이 그 모습을 본다니, 매우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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