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4)
014
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알록달록한 모빌들이 흔들렸다.
‘아, 미치겠다.’
뭐, 아기들 보라고 만들어 놓은 거겠지. 하지만 나는 이미 너튜브에 익숙한 몸이었다.
‘이런 거로 재미있을 리 없잖아.’
자극이 매우 부족합니다.
나는 조용히 심호흡했다.
‘시간만 가네.’
셀럽을 길을 가자고 결심한 지 3일.
‘결심하면 팍팍 나갈 줄 알았는데…….’
어째 영 굵직한 게 없었다.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정리해야 했다. 일단 내가 모은 코인을 확인했다.
“뿌아우!”
총 코인!
바로 자막이 떴다.
[총 코인: 7,777>많이 모여 있었다.
‘아직 애매해.’
엄마를 건강하게 만들 수도 없는 코인이었다. 솔직히 현시점에서는 이걸 모아야 할지, 써야 할지도 애매했다.
‘답답하다.’
에라이.
‘보통 이러면 멍이나 때리겠지.’
하지만 나는 명품 조연 배우였다. 이럴 때 뭘 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
‘답답할 때는 역시 운동이지.’
움직이라. 그리하면 답이 나올 것이니.
나는 둥그런 엉덩이를 일으켰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요람 난간을 붙잡고 다리에 힘을 줬다. 며칠 해서일까. 그래도 전보다는 수월하게 움직였다.
‘이래서 직립보행은 언제 하지.’
차라리 코인으로 신체 강화를 해버릴까.
‘아니야. 비효율적이야.’
딱히 몸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해서, 카메라가 나를 정조준할 리 없잖아.
‘생각해 보자. 이한조, 아니 마공자.’
어떻게 하면 셀럽으로 뜰까?
‘국내에서는 보통 별스타그램이던데.’
그래서 입소문 타고 방송까지 하던데.
그런데 엄마가 별스타그램을 할 거 같지는 않았다.
‘우리 엄마는 톱스타인데 대중의 관심을 싫어하는 거 같단 말이지.’
뭐, 그렇다기보다는 이혼한 것 때문에 고생해서 그런가.
‘내가 입양아라서 몸 사리는 걸까.’
하지만 어머니. 이 얼굴을 숨기는 건 낭비, 아니, 범죄 아닙니까.
‘유명한 거로 유명해지는 거 좋잖아요.’
나는 원한다. 관심.
물론 어린 나이의 인기가 독이긴 하지. 하지만 나는 진짜 어린 애가 아니잖아.
“어머니, 별스타그램 좀 합시다!” 하고 외칠 수도 없는 거고.
지금 내 입에서 나오는 건 쀼빠 대행진이었다.
‘별스타는 포기하자.’
원래 SNS 안 하던 사람이 아이 입양하고는 더욱 할 리가 없으니까.
‘아, 생각해 보니까 지금 별스타 그램이 있나?’
아, 지금 2010년이지. 그럼 많이들 안 쓸 때잖아.
이런.
‘그럼 내가 유명해지는 건 아마도…….’
나는 손가락으로 네모를 만들었다. 요즘 열심히 사용해서인지 반듯한 모양이 만들어졌다.
물론 앙증맞긴 했다.
“빠뿌! 빠뿌!”
찰칵, 찰칵.
파파라치.
‘약간 할리우드 스타일이지만, 그거밖에 없네.’
웃기게도 엄마, 배우 마수정의 이미지에는 그게 더 맞았다.
‘음, 이거 생각보다 가능성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파파라치, 일명 트루패치들이 있었다.
‘연예인 사생활로 돈 버는 애들이었지?’
많은 연예인이 힘들어 했지만, 그건 둘째 치고 말이야.
‘엄마는 유명하니까. 패치들이 찍긴 할 거야.’
나는 엉덩이를 흔들었다. 허벅지 근육이 별로여서인지, 바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딱 한 번 찍히면 될 텐데.’
그래야 코인 모으고! 셀럽 되고! 엄마 건강해지고!
‘그런데 그러려면 일단 내가 입양된 것부터 알려져야 할 텐데.’
이거, 어렵지 않을까.
엄마는 나를 위해 일단 숨기겠지?
‘첩첩산중이다.’
누가 나 입양됐다고 흘려주면 좋을 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였다. 안산댁이 분유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공자야 잘 놀았니?”
“빠우!”
네.
안산댁은 모빌을 한번 흔들었다.
“에구. 예뻐라. 공자야. 모빌 예쁘지?”
맑은 방울 소리가 들렸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그거 보고 어떻게 놀아요. 자극이 매우 부족합니다.
‘너튜브 보고 싶다.’
내 랜선 애완동물들.
‘아, 그런 데 별스타도 아직인데 너튜브가 있긴 한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였다. 안산댁은 적당한 온도의 분유 병을 줬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 감사합니다.’
나는 스스로 병을 들고 우유를 알아서 먹었다. 열심히 운동한 결과였다.
“공자는 참 착해. 손이 덜 가서, 얼마나 예쁜지 몰라.”
뭘요.
‘나 원 참, 밥 먹는 거로 칭찬받다니.’
매우 부끄럽군요.
안산댁은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 책꽂이에서 동화책 하나를 뽑아 왔다.
“이런 거 보는 게 발달에 좋다고 하더라.”
오, 동화책입니까.
‘이왕이면 셰익스피어가 좋은데.’
나는 고개를 빼고 책 제목을 봤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안산댁! 밥 먹는데 저런걸!’
알록달록한 동화책 제목은 ‘똥개’였다.
왜 밥 먹는데 똥 얘길 해요!
안산댁은 웃으면서 책을 펼쳤다.
‘읽어주려고 그려나?’
하지만 안산댁은 책 상단에 버튼 하나를 눌렀다. 그러자 바로 목소리가 나왔다.
‘와.’
신문물이군. 세상이 많이 발전했어.
‘별스타는 아직 안 떴지만 말이야.’
그때 성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먼 옛날, 시골에는 똥개가 살았습니다. 똥개는 억울했습니다. 나는 똥을 먹지 않는데 왜 똥개라고 부르지?
생각보다 철학적인 내용이었다. 살짝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렸다.
“공자야! 엄마 왔어!”
퇴근하셨군요. 엄마!
나는 방긋 웃으며 옹알이를 했다.
“빠아빠아우!”
고생하셨습니다.
“손 씻고 오세요. 아가씨.”
“이미 씻고 옷도 갈아입고 왔지. 내 천사에게 감기 걸리게 할 수는 없잖아.”
“그러게요.”
엄마는 우유를 먹는 나를 보며 방긋 웃었다.
“아, 천사 얼굴 보니까 살 거 같다. 공자야. 오늘 하루 잘 놀았니?”
나는 우유병을 두들기며 환하게 웃었다.
‘보통 퇴근하고 아이가 웃을 때, 부모님은 행복하다고 하지.’
자, 녹아내리십시오. 엄마.
엄마는 나를 확 껴안았다.
“아, 진짜 너무 좋다.”
“아가씨! 공자 우유 먹어야 해요.”
“응. 알아. 공자야 엄마 오늘 힘들었어!”
아니, 왜요.
‘누가 우리 엄마를 괴롭혔답니까.’
엄마는 나를 요람에 놓았다. 나는 우유를 마저 먹으면서 경청했다.
“우리 공자 입양한 걸 들켰어.”
와.
나는 먹는 걸 잠시 멈췄다.
믿을 수 없었다.
‘누, 누가 그렇게 장한 짓을?’
엄마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이상해. 극비였거든. 변호사님 꽤 입이 무거우신 분인데. 직원이 그랬나?”
엄마는 내 볼을 살짝 쓰다듬었다.
“뭐 고소할 겸 겸사겸사 연락드리니까, 금시초문이라 하시더라고. 뭐, 사무실 직원이 아니라면 누구지. 사무실도 몰랐을 테니 아마…….”
엄마는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본채에 누군가일 텐데. 유력한 사람이 한 명 있긴 하네.”
누구입니까. 그런 장한 일을 하신 분이요.
“이유경일 거 같은데 말이야.”
“어머, 아가씨.”
“얘 말고는 없지 않아?”
안산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네요.”
아하.
나도 알고 계신 분이었다.
‘엄마에게 말 함부로 하신 분이었군.’
나는 우유를 꼴깍꼴깍 넘겼다.
‘뭐, 상을 드려야겠군.’
이유경 씨, 이번에는 혓바늘 3년 어떠십니까.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유리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한 건 아니겠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말이야.
“그럼 공자 입양한 거, 알려진 거예요?”
“응. 난리야. 서 사장도 고생이고. 일이 이렇게 될 거 같아서 극비로 했는데…….”
엄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는 괜찮아.”
“아가씨.”
“진짜 괜찮아. 결혼, 이혼 둘 다 난리였으니까. 욕먹는 건 내 일상이었으니까.”
저런.
‘뭐, 말은 저렇게 할 테지만…….’
속은 아니겠지.
‘저렇게 말한 연예인 중 저거 진심인 사람 못 봤어.’
엄마는 다시 내 뺨을 매만졌다.
“나보고 애를 쇼핑했대.”
와. 막말 심하다.
“안산댁. 나 그렇게 보이나 봐.”
“아가씨!”
“뚫린 입이라고, 왜 지X인지 모르겠어.”
엄마는 다시 살짝 입을 가렸다.
“아, 실수. 공자 앞에서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엄마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분유 병을 바닥에 놓았다.
‘걱정이 많아 보이네.’
난 알려져서 좋아했는데!
양심이 좀 찔렸다.
‘하지만 어머니, 이건 기회입니다!’
엄마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진짜 범죄를 저질렀어도 브라운관에 안 나오는 연예인들 많습니다!
‘왜 우리 엄마가 괴로워해야 해!’
입양이 죄냐! 응?
엄마는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입양이 죄는 아니지.”
어라, 통했나?
“그런데 왜 난리냐고!”
“어떡하죠. 아가씨.”
“뭘 어떡해. 고소해 달라고 했지.”
와.
“일단 공자 입양한 거 알린 애부터 잡고, 차례차례 때려잡아야지. 변호사도 어떻게든 걸어보겠다고 했으니까. 이런 건 참으면 병 된다.”
매우 훌륭했다. 나는 조용히 손뼉을 쳤다.
짝짝짝-
엄마는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어머, 공자야. 걱정 말렴. 엄마는 보기보다 강한 사람이야.”
나는 활짝 웃었다.
‘뭐, 강하다고 해서 안 아픈 건 아니니까요.’
이유경 씨에게 혓바늘 3개월은 드려야지.
‘하지만 어머니, 반격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파파라치에 한 번만 찍혀봅시다!
‘엄마가 저에게 진심인 것처럼 보이는 사진 한 방만 찍으면 된다고요!’
이왕이면 동영상이 더 좋지만!
‘배우 마수정, 이미지는 확실히 안 좋았었지.’
연기력과 흥행 배우였단 점과는 별개로, 엄마는 적이 많았다.
‘성격 때문도 있지만, 재벌 3세였고,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외모 탓도 있었어.’
물론 그 점 때문에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장점은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어디든 마수정하면 이혼 얘기부터 꺼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즉, 흠을 잡았다는 얘기였다.
엄마는 내게 손을 뻗었다.
“우리 공자가 상처받으면 안 될 텐데. 우리 공자랑은 이제 외출도 못 하는 걸까?”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상처는 무슨! 아니 그렇다고 외출을 못 하다니요! 우리가 죄지었습니까!’
분유 병이 바닥에 굴렀다. 엄마는 다시 내 앞으로 놔줬지만, 나는 분유 병을 잡지 않았다.
대신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우유 먹을 때가 아닙니다!’
셀럽 되기 딱 좋을 때입니다. 어머니!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쓰자.’
경 단위의 소원을 써먹을 때였다.
“뿌아, 아우! 뿌아뿌뿌, 아뿌아뿌!”
코인 사용! 엄마랑 파파라치 사진 찍히기!
[배우 마수정과 아들 마공자의 파파라치 사진을 찍으려면 코인 200개가 필요합니다.>뭐, 그 정도면 할 만했다. 나는 바로 외쳤다.
“뿌야우!”
실행!
[실행되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코인을 쓴 대가로 3분간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던집니다.>어라.
‘뭐야, 이건.’
대가가 너무 이상했다. 나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3분간 손에 뭘 안 잡으면 되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안산댁이 내 손에 우유병을 쥐여줬다.
툭!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바로 분유 병을 던졌다.
‘아앗!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되는데!’
분유 병은 동화책에 툭 부딪혔다. 그때였다. 성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먼 옛날 시골에는 똥개가 살았습니다. 똥개는 억울했습니다. 나는 똥을 먹지 않는데 왜 똥개라고 부르지?
버튼에 맞았나?
엄마는 눈을 깜박였다. 그러더니 다시 한번 버튼을 눌렀다.
-먼 옛날 시골에는 똥개가 살았습니다. 똥개는 억울했습니다. 나는 똥을 먹지 않는데 왜 똥개라고 부르지?
엄마가 중얼거렸다.
“맞아.”
“아가씨?”
“공자 데려온 거로 내가 왜 욕을 먹어야 해?”
엄마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왜일까. 눈빛이 살짝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