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59)
159
마수정은 공자의 뺨을 살짝 쓸었다. 사랑하는 천사는 색색거리며 잘도 잤다.
“애가 담담하고 착하니까, 그만큼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글쎄요. 그냥 제 감이지만, 공자는 왠지 항상 그런 걸 이겨내고 살 거 같아요. 원래 뜻이 있으면 그만큼 저항도 있잖아요.”
마수정은 그게 안쓰러웠다.
“그냥 내 돈 쓰며 편하게 살지. 엄마는 공자가 자랑스러우면서도 걱정돼.”
이런 말을 아이가 깨어 있을 때는 하지 못했다.
‘그러면 우리 공자는 더 노력할 테니까.’
어쩌다 이런 애가 내 곁으로 온 걸까. 너무 귀하고 예뻐서 건드리기조차 조심스러웠다.
아이는 잠들어 있었다. 하긴 그러지 않으면, 말할 수 없었다.
마수정은 공자를 살짝 껴안았다. 아직 작은 천사는 숨을 색색 내쉬었다. 그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뽀뽀를 할 수밖에 없었다.
* * *
‘인간이란 성장하는 존재군.’
나는 아침 운동을 끝내고 덕수 씨가 준 우유를 마셨다. 내가 빈 그릇을 넘기니, 우유 수염을 지워주셨다.
“선생님, 공자가 달라졌어요!”
덕수 씨가 눈을 깜박였다.
‘음, 모르는 모양이군.’
이상하다. 왜 모르지? 이렇게 티가 많이 나는데?
나는 가슴을 펴고 말했다.
“공자 말투 달라졌어요!”
“음…….”
덕수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달라졌군요.”
“네. 자연스럽게 달라지네요.”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건,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덕수 씨가 작게 중얼거렸다.
“아쉽군요.”
엥?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했어여. 아니에여. 하는 거 귀여웠는데 말이죠.”
저기요.
“제가 커서도 그런 말 쓰면 어쩌려고요.”
“그래도 좋을 거 같은데요.”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선생님은 저를 너무 봐주세요. 이러다 엇나가면 어쩌려고요.”
아이의 반항심을 얕보지 마세요. 사춘기가 닥치면, 제가 왼팔에 흑염룡 하나 품으면 어쩌려고요.
‘가뜩이나 이름도 마공자인데!’
덕수 씨는 내 입에 건강 쿠키를 물려주며 말했다.
“너무 빨리 크는 거 같습니다.”
저기요.
“가뜩이나 어른스러운데 말이죠.”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 선생님. 저도 제가 어른스러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하는 거 자체가 어리다는 거잖아요.”
“그렇긴 하죠.”
“이번에 알았어요. 공자는 아직 어려요!”
아직도 놀이공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그때 찾아달라고 해서일까.’
안 바뀌던 말끝이 드디어 변했다.
‘음, 갑자기 바뀐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신체와 다른 성장 과정이 균형을 맞추려면 뭔가가 필요한 걸까.
‘모르겠다.’
살다 보면 알게 되려나.
나는 쿠키를 먹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공자 크는 거 섭섭해하지 마세요. 자랄 거 많아요!”
덕수 씨는 웃으면서 쿠키 부스러기를 치워줬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엄마는 영화 찍으러 가셨나요?”
“네. 일주일 후에 오십니다.”
“바쁘시네요. 너무 무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도 너무 일하셔.”
덕수 씨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음, 왜요?”
“아니요. 그 말, 제가 공자에게 항상 하는 말입니다.”
아, 그랬나.
나는 활짝 웃어 보였다.
‘아니 그래도 나는 그렇게 바쁜 일 별로 없었는데.’
2회차 인생에서는 과로는 별로 안 하지 않았나.
‘잠깐, 그러면 나 계속 쉬나?’
[소나기>가 개봉하려면 조금 멀었다.‘음, 뭐 하지.’
오랜만에 대본이나 볼까.
슬쩍 발걸음을 공부방으로 돌릴 때였다. 덕수 씨가 태산처럼 내 앞을 막았다.
“대본 보면 안 됩니다.”
“아니, 왜요!”
“공자는 쉬어야 합니다.”
“그게 쉬는 건데요?”
“연기와 멀어지십시오.”
아니, 그럼 뭐 하라고요! 저 할 일이 없는데요!
“그냥 멍하니 시간 보내라고요? 저 숙제도 다 했는데요!”
자유시간이란, 말 그대로 자유로운 시간 아닙니까! 어째서 대본 읽기를 방해하십니까!
“그거 좋군요.”
“네?”
“멍하니 시간 보내십시오. 정원에서 바람을 쐬는 것도 좋겠군요.”
저, 저기요.
“아니, 사람이 놀면 안 되죠!”
“사람은 놀아야 합니다. 공자는 맨날 필사적으로 달립니다. 한 번쯤은 멍하니 있는 것도 좋습니다.”
덕수 씨는 단호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잘 모르지만, 이 나이대 애들도 학원 다니느라 바쁘지 않나?’
아니다. 그건 좀 더 자란 애들인가?
영 알 수 없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질 수 없지.’
덕수 씨, 사람에게는 뇌가 있습니다. 연기란 게 원래 복기도 가능하거든요.
나는 씩 웃었다.
‘오늘은 실컷 복기나 해야지.’
생각해 보면, 이런 시간도 필요했다.
‘음, 그러면 방구석에 있으면 되나.’
어디에 있을까. 이 집은 내 한 몸 갈 곳이 너무 많았다.
덕수 씨가 말했다.
“비가 올 거 같군요.”
나는 창가를 바라보았다. 하늘은 맑기만 했다.
“햇빛이 쨍쨍 나는데요?”
“이런 날 비가 옵니다.”
그런가.
“사실 스마트폰에 강수 확률이 높았습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뭐지. 왜 이런 말씀을 하시지?
덕수 씨가 말했다.
“농담입니다.”
어, 어디가?
‘덕수 씨, 농담 못 하는구나.’
희극인은 못 되시겠다. 아니다. 의외로 삶이 약간 희극적이긴 한가.
“폭풍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렇군요. 이모들 바쁘시겠네요. 들여놓을 거 많잖아요.”
“그렇죠. 아까 저도 거들어 드렸습니다.”
음, 피해가 없으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였다. 등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음, 안산댁인가?’
걸음 소리가 익숙했다.
‘나는 이 소리를 알지.’
나는 돌아서면서 활짝 웃었다.
“엄마!”
나는 그대로 굳었다.
‘엄마가 아니잖아.’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을 알았다.
긴 생머리를 한 예쁜 사람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앞치마를 한 덕수 씨가 일단 내 앞을 막았다.
‘그러고 보면, 처음 보네.’
나는 덕수 씨의 허리를 다시 뒤로 끌었다.
나는 일단 활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공자예요.”
누나는 말이 없었다.
‘음, 예상했지만 나를 좋아하진 않는구나.’
하긴 뭐, 좀 껄끄러운 사이인가.
누나가 말했다.
“엄마는?”
“네?”
“너 바보야? 왜 말을 못 알아들어. 엄마는 어디 있어?”
뾰족뾰족하구나.
‘가시덤불 같은 분이네.’
덕수 씨가 뭐라고 하려고 했다. 나는 덕수 씨 손을 잡으며 검지를 입술에 댔다.
“엄마는 촬영 가셨어요. 일주일 뒤에 오신대요.”
“젠장.”
누나는 성큼성큼 가서 소파에 앉았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짐이 많으시네.’
캐리어에, 배낭에. 잔뜩이었다.
“네가 마공자지?”
“네!”
“이름 웃기게도 지었다. 엄마 취향인가.”
나도 가끔, 아니 자주 웃긴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소중한 이름인데요.
덕수 씨가 물었다.
“누구십니까?”
“이 집에 들어온 거 보면 몰라?”
덕수 씨가 눈살을 찌푸렸다.
“나야말로 묻고 싶네. 당신 뭐야? 웬 조직 폭력배가 있어?”
저기요, 누님. 우리 덕수 씨 상처받는데요.
“저는 공자를 돌보는 사람입니다.”
“꼴에 유명하다고 경호원을 들였어?”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생님이세요.”
“뭐?”
“보모세요.”
진짜입니다. 반은 안 믿지만요.
누나는 덕수 씨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이런 사람이 시터라고? 이제 아무나 쓰나 보네.”
덕수 씨의 등이 움찔했다.
‘아니, 우리 덕수 씨가 어때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은 최고예요.”
“잘도 최고겠다. 그런데, 너 나 알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죠.”
“어떻게 알아?”
앨범을 봤지만, 그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
“얼굴만 봐도 알아요.”
누나가 미간을 왈칵 구겼다.
“내가 엄마를 많이 닮긴 했지.”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로 보니까 더 닮았다.’
십 대의 엄마가 온 줄 알았다.
나는 다시 한번 인사했다.
“저는 마공자예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자, 저는 자기소개했습니다. 그러니 누나도 해주지 않을래요?
“알아.”
안 해주시네.
“잘 부탁드려요.”
누나는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물 없어? 목마른데. 안산댁!”
“이모는 지금 태풍 준비하시느라 바빠요.”
“태풍? 지금 밝은데?”
그 말을 하자마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누나는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아, 온다고 했지. 젠장. 빈방으로 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손님 방은 있지만, 빈방 없어요. 엄마가 공사하셨어요.”
“뭐? 뭘 만들었는데?”
제 연습실과 제 공부방과 제 침실이요.
‘사실을 말하면, 화내겠지.’
나는 방긋 웃었다.
“연습실이요.”
“뭘 연습하려고. 아, 젠장. 그럼 어디서 자지. 본채는 안 될 텐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방에서 머무시면 되죠?”
“뭐? 지금 그 방이 없잖아!”
“있는데요? 왜 없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있습니다. 누나.’
엄마가 미리 만들어놨어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안내해 드릴게요.”
“손님 방 말하는 거지?”
“아니요. 주인을 기다렸던 방이요. 내내 닫혀 있었어요.”
누나의 눈동자가 떨렸다. 진짜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엄마에게 듣긴 했는데,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음, 엄마는 저런 거로 거짓말하는 사람은 아닌데.
“금방 없앤 거 아니구나.”
한 번도 없앤 적 없는데요.
누나는 내 손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짐을 들고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내해.”
“네!”
덕수 씨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나는 괜찮다는 듯 윙크를 했다.
‘뭐, 굉장히 뾰족하지만 폭력을 쓰실 거 같지는 않습니다.’
음, 말은 험할 거 같지만요.
‘각오해야겠다.’
나는 앞장서서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제일 안쪽에 있는 방문을 열었다.
누나는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짜 내 방이네. 다 내 취향이야.”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모던하고 세련되긴 했다.
‘핑크핑크한 내 방이랑은 다르지.’
엄마.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제 방 벽지 좀 바꾸면 안 됩니까. 그냥 하얀색이면 좋을 거 같은데요.
누나는 방이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보였다.
“옷 같은 것도 다 있어요. 엄마는 계절별로 항상, 옷을 사서 채워 넣었어요.”
누나는 붙박이장을 열고 정신없이 봤다.
“원래, 여기는 누나 집이죠.”
누나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집에 오신 걸 환영해요. 마리 누나.”
언제 가실지 모르지만, 있는 기간 동안 우리 좀 친해집시다.
마리 누나는 내 얼굴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귀여운 거 좋아하신다고 했지.’
음, 지금이라도 더 귀엽게 웃을까? 그러면 좀 억지스러울 거 같은데…….
이런저런 고민할 때였다. 마리 누나의 입술이 달싹였다.
‘무슨 말씀을 하실까.’
잘 지내보자는 말? 방이 좋다는 말?
하지만 나온 건 의외였다.
“누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가 네 누나야!!”
아, 깜짝이야.
누나는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난 너 같은 동생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