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68)
168
뭐,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힘들 때 혼자 있고 싶은 사람이랑 아닌 사람이 있는데, 누님은 후자 같아.’
침대에 누워 있어도, 부드러운 시트를 꽉 쥐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제일 부드러워 보이는 인형을 누님 팔에 밀어 넣었다. 다행히 꽉 껴안았다.
‘그러고 보면 귀여운 거 좋아하셨지.’
얼마 전에도 날 보곤 귀엽다며 웃던 누님이었다.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진짜, 안쓰럽다.’
그 기사가 트라우마를 누른 거 같았다.
‘마루가 죽은 건, 가족에게 큰 상처일 텐데 그걸 후벼 파다니.’
사람이세요?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을 알면 저런 짓 하면 안 되지.
‘그런데 쓰레기 같은 기자는 그런 짓을 하지.’
또 그런 기사를 사주한 사람도 말이야.
나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거 때문에 상처받는 누님과 엄마가 너무 걱정됐다.
그때였다.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뭐, 뭐야.’
왜 울어!
‘아니 좀 슬프긴 한데, 울 정도는 아닌데?’
깜짝 놀라서 눈물을 훔치다가, 아차 싶었다.
‘아, 대가.’
이, 이게 이런 대가였나!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 무서운 대가였다.
‘이거 생각보다, 너무 헤프잖아.’
나 이렇게 잘 우는 사람 아닌데!
코를 훌쩍이며 눈가를 비빌 때였다. 누님이 몸을 뒤척여서 시트가 흘러내렸다. 그 모습이 딱하다고 생각하자마자 눈물이 다시 뚝뚝 떨어졌다.
‘미치겠네.’
나는 눈물을 닦으면서 시트를 올려줬다. 그때였다. 손이 내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오더니, 나를 쑥 들어 올렸다.
툭-
나는 눈을 깜박였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누님이 전광석화처럼 나를 들어 올려서 침대에 눕힌 거지?’
누님은 몸을 뒤척이면서 시트를 내 몸에 덮어줬다. 그리고는 꼭 껴안았다.
‘저, 저기요?’
누님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왜, 네가 울어.”
그, 그러게요. 왜 제가 울죠.
뭐라고 해야 하나.
‘솔직하게 코인 쓴 대가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나는 바로 둘러댔다.
“스, 슬퍼서요.”
거짓말은 아닙니다.
누님은 눈물 젖은 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왜 내가 안 우는데 네가 울어.”
그러게요. 아니, 그래도 누님도 우셨잖아요. 눈가에 눈물이 말라붙어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모르는 척하는 게 매너겠지?’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저, 잘 안 울어요.”
누님이 눈을 깜박였다.
“그런데, 눈물이 계속 나요.”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사람들 나빠요.”
누나는 내 어깨를 토닥였다.
“항상 멋대로 지껄이지.”
“엄마가 오시면 아마 해결하실 거예요.”
누나의 토닥거림이 멈췄다.
“그러…… 겠지.”
누나의 숨소리가 가늘게 들렸다.
“엄마라면, 해결하겠지.”
누나는 갑자기 나를 꽉 안았다.
“누님?”
“공자야.”
“네.”
“너는 어린아이가 어디까지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철학적인 질문을 하시지?
‘이거 솔직하게 말해야 하나, 아니면 살짝 돌려야 하나.’
아, 어려워. 누구에게 물어보고 대답하고 싶었다.
“어려워요.”
“솔직하게 얘기해도 돼.”
인생 2회차에도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누님.
“작작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님이 눈을 깜박였다.
“나이에 상관없어요. 다들 작작 해야죠.”
누님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법적인 게 아니면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돼요.”
법에 걸리면 형량 받고 푹 사시고요. 뭐, 법이라고 해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긴 하지만요.
누님이 눈을 깜박였다.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잘못했다고 하는 게 시작이죠.”
물론 용서를 해주고, 안 해주고는 또 다른 얘기지만요.
누나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안고 토닥였다.
“그러게. 그게 시작인 건 맞네.”
“그런데 애는 애니까요.”
“작작 해야 하지만?”
“네.”
누님은 조금 웃었다.
“엄마가 이상한 애를 데려왔어.”
“공자 이상해요?”
“너무너무 이상해.”
누님은 내 등을 계속 토닥였다.
“그래도 괜찮아. 이상해도 귀여우니까.”
음, 좋은 건가. 그런 거겠지?
‘네, 알겠습니다. 누님.’
최선을 다해서, 귀여운 짓 하겠습니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지만요.
누님은 나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너 되게 따듯하다.”
음, 기분 탓 아닐까요. 제 체온은 36.5입니다, 누님.
“너 왜 여기 있었어?”
“누님 걱정돼서요.”
“어떻게 알았어?”
누님은 작게 속삭였다.
“혼자 있기 싫은 거.”
누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혼자 있는 거 지겨워.”
작게 속삭이는 게, 조금 슬펐다. 누님은 나를 안고 눈을 감았다.
“날 위해 누가 울어주는 거, 처음이야.”
저런.
“귀엽기는…….”
누님은 또다시 잠이 들었다. 내가 품에서 꼬물거리며 나오자, 등을 토닥였다.
‘이거 내가 애착 인형 뭐, 이런 거 같은데…….’
어쩔 수 없지.
뭐, 코인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많이 안정돼 있어서 다행이었다.
‘자, 그러면 이제 할 일을 생각해야지.’
일단 내일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이유경 쪽은 내가 상처받고 사람들을 피하기를 바라지만 말이야.’
이럴 때일수록 아무렇지 않게 할 거 다 하는 게 좋았다.
‘피하는 싸움도 있지만, 이건 안 되지.’
이유경 쪽이 엄마가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어서 건 싸움이었다.
‘에이, 짜증 나.’
마적이 때문에 이런 짓을 했으면 차라리 나를 욕하지, 왜 엄마를 욕해!
‘하긴 그 사람, 내가 처음 왔을 때부터 시비를 걸었었지.’
엄마에게 억하심정이 많아 보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오면 빠따는 치워놔야지.’
엄마 요즘 크로스보우도 모아 놓던데. 그것도 치워놓으라고 할까. 그래도 엄마가 감옥 가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할 때였다. 누님이 속삭였다.
“엄마…….”
나는 슬쩍 일어나서 누님을 보았다. 말라붙은 눈가에, 또 눈물이 채워지고 있었다.
‘아직 엄마 찾을 나이인데…….’
뭐든 측은했다. 그 순간, 바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이지 이유경이 원망스러웠다.
‘어떤 효과를 줄지는 나중에 생각해 봐야겠는데…….’
나는 눈물 흘리는 누님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실 누님도 걱정이지만, 엄마도 걱정이야.’
내가 아는 엄마는 매우 강했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안 받는 건 아니었다.
나는 누님을 바라보았다.
‘누님처럼 코인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지.’
하지만 말이야.
나는 누님 침대에서 주섬주섬 내려왔다. 그리고 살짝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몇 걸음 가자, 내가 찾던 사람이 있었다.
“선생님!”
“공자. 마리 학생은 괜찮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상처를 많이 받은 거 같아요.”
덕수 씨가 바로 나를 안아 들었다.
“공자는 괜찮습니까?”
“저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공자는 당연히 괜찮죠?”
덕수 씨의 얼굴이 굳었다. 마치 인류의 큰 비극을 보는 거처럼,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니, 표정이 왜 저러지?’
나는 서둘러 말했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공자는 방치된 적이 1초도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돌봐주는 사람이 최소 두 명은 계셨습니다. 그분들 없을 때 틈틈이 일 벌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공자도 슬퍼해도 됩니다.”
“공자는 그냥 걱정될 뿐이에요. 엄마랑 누님이요.”
누님 울고 있는 거 보면, 안쓰러워 죽겠거든요.
‘진짜 이유경 머리털을 죄다 뽑아놓든지 해야지.’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무리해서 괜찮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 미치겠네. 왜 안 믿지?
“공자는 진짜 괜찮아요.”
“걱정입니다. 어린 공자도 충격이 클 텐데, 남을 위해서 참는 거 같아서요.”
저기요. 덕수 씨.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온다.’
왜 괜찮다고 해도 믿지 않는 거지. 나를 왜 이렇게 약하게 봐?
‘미치겠네. 내가 최근에 뭔 일을 했나?’
아.
나는 손뼉을 한번 쳤다.
짝-
‘놀이공원 일이 있었구나.’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좀 이상해서 이렇게 신경 쓰는구나.
‘내 탓이다.’
나는 덕수 씨에게 속삭였다.
“선생님, 이런 건 놀이공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는 두 손을 내밀었다.
“엄마에게 전화할 거예요.”
“촬영에 바쁜 듯 보였습니다.”
“알아요. 그러면 코코아톡 보내놓을게요.”
선생님은 순순히 통화용 스마트폰을 건네줬다. 나는 바로 엄마에게 전화했다.
통화음 소리가 들리자, 엄마가 바로 받았다.
“엄마?”
-어머, 공자야!
엄마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나는 주먹을 살짝 쥐었다.
“마마, 괜찮아요?”
-…….
“공자는 괜찮아요. 누님은 좀 힘든 거 같아요.”
통화 너머로 숨소리가 들렸다.
“마마가 걱정돼서 전화했어요.”
-내 천사…….
엄마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오랜 경험으로 알았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준비했다.
아니나 다를까.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귓가를 찔렀다.
-이유경…….
아, 역시.
-감히 그런 기사를 내? 그것 때문에 내 천사랑 내 새끼가 지금 나도 없는 곳에서 엉엉 우네? 이걸 그냥 콱. 공자야,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냥 빨리 가서 목을 날려 버리려고!
음, 역시.
‘활활 불태우고 계시네.’
빠따랑 크로스보우, 치워놓자.
-감히 내 천사와 새끼를 건드려? 뼈와 살을 분리해 놔도 시원치 않아. 공자야! 기다려! 엄마가 가면 바로 해결할게!
저, 저런.
‘이러다 경찰 오지.’
나는 황급히 말렸다.
“마마! 공자는요, 엄마 보고 싶어요.”
-공자야, 엄마도 공자 너무 보고 싶어!
“헤어지기 싫어요.”
-응?
나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마마 촬영 얘기가 아니에요. 마마 촬영은 길어봤자 한두 달이잖아요. 하지만 마마가 마적이 엄마에게 복수하려다가 경찰에 잡혀가면, 공자 너무 슬플 거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어머니. 우리 합법적으로 합시다.
게다가 말입니다.
‘소자에게는 코인이 있습니다.’
우리 물리적 복수는 그만 해요.
-하지만 공자야. 법망이 너무 약해. 이런 거로 집어넣어 봤자, 백 퍼센트 집행유예야.
맞습니다. 어머니.
-괜찮아, 공자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엄마가 쓱싹할게.
아니, 어머니. 뭐를 닦나요. 쓱싹 하시게.
나는 고개를 젓다가 아차 싶었다. 통화라서 엄마가 내 표정을 볼 수 없지.
“마마. 이분 모든 걸 이렇게 하시죠?”
-그럴걸?
“그러면 혼내고 싶은 사람이 많겠죠?”
-어머나?
엄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뭔가 방법이 있나요?”
-글쎄. 그런데 공자야…….
순간 아차 싶었다.
‘너무 영악해 보였나?’
아, 엄마에게는 항상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는데.
‘엄마가 내 실체를 아시겠다.’
어쩌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엄마가 크게 실망하셨을까. 아, 앞으로 5년은 더 착한 아들로 남고 싶었는데.
‘사춘기 맞춰서 변하려고 했는데!’
너무 이른 나이에 들켜 버렸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유경 농간보다는 엄마의 반응이 훨씬 두려웠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