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69)
169
엄마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우리 공자는 천사인가?
엥?
-어떻게 이렇게 예쁜 말만 할 수 있지?
저기요. 엄마?
‘저 지금 이유경 씨에게 원한 있는 분 모아다가 쓸어버리라고 말했는데요?’
어딜 봐서 이게 예쁜 말이에요? 예쁘다는 게 내가 아는 뜻이 아닌가요?
-그렇지. 공자야. 엄마가 깜박했어. 아무리 불구속으로 입건되어도, 번거롭긴 하지.
어머니, 석궁 쏘면 불구속은 힘들 거 같은데요.
-아무리 변호사를 많이 잡아둬도 위험하긴 하지.
나는 간곡하게 말렸다.
“엄마, 그건 안 될 거 같은데요.”
-괜찮아. 판사도 잡아뒀어. 검사는 예전에 잡아뒀고.
뭔가 엄청난 비리를 본 거 같은데. 원래 그런 줄은 알았지만.
“마마! 그래도! 공자는 엄마랑 편안하게 같이 있고 싶어요!”
제발 살살 합시다. 이러다 난리 나겠네.
엄마는 말이 없었다. 나는 간곡히 빌었다.
“이거 문제 되면 엄마 일도 쉬게 되잖아요.”
-몇 년 쉬면 돼, 공자야.
“안 돼요! 마마는 작품을 쉬면 안 돼요! 마마! 공자는 마마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팬이에요!”
-어머나?
“이런 일로 작품이 안 나오면, 공자, 공자는!”
나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온몸과 정성을 다해 협박했다.
“울 거예요!”
-헉!
스마트폰 너머의 엄마는 말이 없었다. 나는 간곡하게 부탁했다.
“공자 막 사흘 밤낮을 엄마 얼굴도 안 보고 울 거예요! 그 뒤로 일주일은 엄마 피할 거예요!”
-그, 그렇게 심한 걸! 공자야! 안 돼!
“그러니까, 제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해요. 마마.”
어휴. 솔직히 말입니다, 판검사를 구워삶아서 법망을 피한다고 해도 말이죠.
‘여배우 마수정은 날아가잖아요.’
환생 전보다 필모그래피가 좋아져서 신났는데! 어째 그대로 끝날 위기였다. 나는 배우 마수정을 이렇게 잃을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번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요! 진짜 안 돼요!”
우리 합법적으로 삽시다. 제발요.
‘물론 합법의 길이 속 터지고 짜증 나는 건 맞지만요.’
잃을 게 많은 연예인 아닙니까.
-공자가 그렇게까지 반대하다니……. 가끔 보면 우리 공자는 준법 요정 같단 말이야.
어머니, 사람들은 대부분 법을 지키면서 삽니다.
-아, 엄마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야.
그런 능력은 봉인해 두죠.
-공자야, 들었어. 내일 스케줄 있다며?
“네. 포스터 촬영이랑 인터뷰요.”
-그거, 나갈 거니?
나는 배시시 웃었다.
“당연하죠. 공자는 죄 없어요.”
-인터뷰에서 이상한 거 물을지도 몰라.
“공자가 방치됐다는 거요?”
음, 설마 그렇게까지 경우가 없을까.
‘아니다. 경우가 한없이 없을지도…….’
내가 아는 방송은 보통 무례하면 밑도 끝도 없이 갔다.
‘뭐, 연예계 자체가 워낙 복잡하긴 하지만…….’
나는 조용히 내 위치를 확인했다.
‘유명하긴 하지만, 나 아직 되게 어리지.’
얕보기 딱 좋은 위치였다.
‘게다가 엄마처럼 재벌 3세도 아니고, 엄청 유명하고…….’
아주 먹음직스럽네.
‘조금 짜증 나는 상황이지만 말이야.’
씩 웃음이 나왔다.
‘잘 이용하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한데…….’
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착한 척할까, 약한 척할까, 담대한 척할까.’
아니면 솔직하게?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였다. 엄마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자야. 혹시 혼자 있어서 외롭니?
이런, 젠장.
‘아니 왜 엄마가 죄책감을 느끼시는데요.’
이유경과 쓰레기 기자들 때문에 우리 엄마가 고생하잖아.
“마마.”
-응?
“공자는 한 번도 혼자 있은 적 없어요.”
엄마의 웃음소리가 작게 들렸다.
“잘 모르지만요, 마마. 방치라는 건, 눈을 보지 않는 거부터 시작해요.”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랬다.
“엄마, 선생님, 마적이와 이모님들 모두, 공자랑 눈 맞춰줘요. 공자는 단 한순간도 방치된 적 없어요.”
오히려 버릇없어질까 봐 두려운 환경 아닐까요.
“만약 공자에게 묻는다면, 솔직하게 대답할 거예요. 공자는 그런 적 없다고요.”
-공자야. 그 전에 네가 괴로울 거야.
“이런 건 하나도 괴롭지 않아요. 공자가 힘든 건, 마마가 상처받는 거예요. 누님도 힘들어하거든요.”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래. 마리가 힘들겠지.
“네. 누님 많이 불안해하세요.”
-통화는 했지만, 역시 그렇구나. 나한테는 괜찮다고 했는데…….
아, 엄마에게는 누님이 그렇게 말했구나.
-공자야. 마리는 강한 척하는 애란다.
그, 그런가.
-혼자 있으려고 하는 애야. 그런데 마음을 조금 열면, 시도 때도 없이 붙어 있으려고 해.
나는 누님이 날 따라다녔던 걸 떠올렸다.
‘내가 관찰하라고 했지만, 의외로 정석의 길을 간 거 같다.’
매우 행운이었네.
-혹시 마리가 공자랑 같이 있고 싶어 하면, 조금만 옆에 있어주렴.
나는 배시시 웃었다.
“네!”
-마리랑 지내는 거, 괜찮니?
“누님 굉장히 멋있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닮았어요.”
나는 아주 작게 속삭였다.
“그래서 처음 보는 순간, 좋아할 수밖에 없었어요!”
엄마가 말이 없었다. 끊겼나 싶어서 액정 화면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마마?”
-흑…….
엥?
“마마, 울어요?”
-내 천사가 너무 사랑스러워! 공자야! 엄마가! 꼭 갈게! 빨리 가서 안아줄 거야! 우리 공자 엄마도 없는데, 이상한 말 듣고. 얼마나 속상하니!
아니, 괜찮다니까요. 아까 실컷 말했잖아요. 왜 도돌이표예요.
-공자야, 미안해. 아픈데 옆에 있어 주지 못해서!
“공자 안 아파요.”
-엄마가 헬리콥터를 띄워서라도 빨리 갈게.
“마마.”
나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말했다.
“촬영 다 하고 오세요.”
-응?
“다, 찍고 오세요. 저는 엄마가 이번 일로 씬이 줄면 그게 더 슬플 거 같아요.”
지금 찍고 있는 영화, 대작이란 말입니다.
“집중하시고요!”
-그, 그래!
“무리해서 오시지 마시고, 일정대로 조심해서 오세요. 공자가 무서운 건 이런 기사가 아니라, 마마의 안전과 건강이에요. 사랑해요! 바이 바이!”
통화가 한참 있다가 끊겼다.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다, 다행이다.’
엄마를 말렸어.
역시 그대로 갔다가는 교도소행이었구나.
‘아이고야. 그랬으면 큰일이지.’
나는 스마트폰을 덕수 씨에게 건네줬다.
“선생님. 저 내일 스케줄 그대로 해요.”
“그렇습니까. 안 그래도 아까 서 사장님이 걱정했습니다.”
“괜찮아요. 그대로 할 거예요.”
덕수 씨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진짜 괜찮아요.”
“그렇습니까.”
“선생님, 공자는요. 이만 씻고 잘래요.”
덕수 씨는 시계를 봤다. 아직 초저녁이었다.
“누님 잘 때 옆에 있으려고요. 혼자 있게 하면 안 될 거 같아요.”
“지금 자면 배고플 겁니다.”
“그렇겠죠? 혹시 새벽에 깰까요? 아. 그럼 누님도 자다가 깨면 배고플 테니까, 방에서 먹을 것 좀 부탁드려요.”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공자는 참 배려를 잘합니다.”
“뭘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누님인데요.”
“그렇습니까.”
“네!”
덕수 씨는 조용히 하늘을 봤다. 그러더니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니, 이번엔 또 뭐에 감동을 하신 건데.’
덕수 씨가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세상에 공자 같은 아이가 한 명만 더 있다면…….”
음, 내가 한 명 더 있으면 뭐가 달라지나. 그냥 좀 귀여워지나?
“큰일이군요.”
엥?
덕수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다들 혼자 보기 싫어할 테니까요.”
무, 무슨 말이지?
고개를 갸웃거리니까, 덕수 씨가 눈가를 문질렀다.
‘길 가다가 사람 때리실 거 같은 인상을 가진 분이 매번 이러다니…….’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 와중에도 덕수 씨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1가정 1공자가 보급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기요.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아십니까.
“마음에는 평화, 눈에는 귀여움, 세상에는 즐거움…….”
아무 말 대잔치시군.
나는 덕수 씨 팔을 끌고 조용히 화장실로 갔다. 일단 씻어야 했다.
* * *
마리는 눈을 떴다. 눈을 깜박이자, 희미한 전등 빛이 보였다.
‘일부러 켜놨구나.’
마리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불은 희미했지만, 충분히 물체를 구분할 수 있었다.
마리는 잠시 창문을 보았다. 창가를 가린 커튼은 미동이 없었다.
‘혼자인가?’
순간, 마음이 갑갑했다. 마리는 숨을 내쉬었다. 이런 건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마리는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계속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리가 속에 있는 걸 꾹꾹 내리누를 때였다. 갑자기 낯선 숨소리가 들렸다.
‘어?’
침대 안쪽에, 뭔가가 있었다. 마리는 조용히 시트를 살짝 걷어봤다. 짧은 갈색 머리를 가진 아이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순간, 웃음이 나왔다.
‘방에 돌아간 줄 알았는데…….’
희미한 불빛 속에 아이의 뺨이 퍽 보드라워 보였다. 그러고 보면, 저 뺨의 감촉을 이미 알았다.
마리는 침대에 누워서 아이를 관찰했다. 언제봐도 완벽한 조형이었다.
‘진짜 귀여워.’
그러고 보면 얘는 뭘까.
‘가만히 있어도 귀엽긴 하지만…….’
움직이면 더 귀여웠다. 아니, 말하는 게 제일 심했다.
‘엄마는 어디서 이런 애를 데려온 거지?’
어렸을 때도 엄청 귀엽던데.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어쩔 수 없긴 해.’
마리는 다시 공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요 작은 녀석은 이상하게 사람을 녹였다.
‘너 일부러 내 옆에 있는 거지.’
자신이 힘든 줄 알았다.
‘어린애가 눈치가 빠르네.’
그건 마루랑은 달랐다.
‘어떻게 알았을까.’
혼자 있기 정말 싫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싫지 않았는데 진짜 혼자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약간 끔찍해졌다.
‘그래도 견뎌야 하는 걸 아는데…….’
가끔은 참을 수 없었다.
마리는 시트를 살짝 올렸다. 목 아래까지 잘 덮어주자, 애가 약간 뒤척이며 웅얼거렸다.
“웅”
진짜 혼자 듣기 아까울 정도로 귀여운 목소리였다. 마리는 고개를 저었다.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야.’
원래 귀여운 걸 좋아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 아주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냥 얼굴만 귀여웠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남처럼 볼 텐데.
‘얜 왜 이렇게 착해.’
사랑받고 크면 다 이런가.
마리는 잠자는 공자를 다시 바라보았다. 속눈썹이 참 길었다.
애는 가끔 색색거렸다. 숨소리가 듣기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엄마 집은 참 따듯해.’
솔직히 자신의 방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방의 존재를 안 순간,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여기 사람들은 다 따듯해.’
안산댁이야 예전부터 알고 있다고 해도, 다른 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텃세가 있다면 받아치려고 했는데…….’
그런 게 없어서 하지도 못했다.
뭔가 몽실몽실한 느낌이었다. 다들 잘 웃고, 따듯했다.
마리는 조금 알 거 같았다.
‘다 이 녀석 때문이겠지?’
이 작은 녀석이 지나가면 다들 웃느라 바빴다. 그 눈빛에 섞인 감정을 모를 리 없었다.
‘엄마도 마찬가지일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