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7)
017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은 채 천천히 걸어왔다.
‘아, 저건 몰랐네.’
다리가 불편하신가?
‘선천적이실까, 사고이실까.’
서재에 있을 때는 앉아 계셔서 몰랐는데 말이야.
내 생각이 어떻듯, 할머니의 눈초리는 매우 날카로웠다.
‘와, 평범한 아기였다면 울었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저는 아닙니다.
나는 생글생글 웃었다.
나는 어깨를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다.
“히뿌히뿌, 히뿌뿌!”
할머니의 눈초리는 여전했다. 나는 계속 몸을 흔들었다.
‘그냥 아기 옹알이입니다.’
그러니까 의심을 거두십시오. 할머니. 그리하면 구원을 받습니다.
미심쩍은 눈빛이 사그라든 건 몇 분 뒤였다. 할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긴 아기가 히틀러를 알 리가 없지.”
압니다.
나는 태연하게 웃으면서 노래를 불렀다.
“히뿌아! 빠아.”
할머니의 눈빛은 그제야 나아졌다. 그녀는 몇 걸음 더 다가와서 지팡이를 요람 난간에 걸었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의자를 끌어와서 내 앞에 앉았다.
‘음, 좀 색다르시군요.’
안산댁이 나랑 놀아줄 때 앉은 노란 호박 의자에 앉아서 그런가. 확실히 오늘은 마왕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할머니를 빤히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까, 엄마랑 닮았다.’
모녀지간일 테니 당연한가?
‘그런데 왜 오신 걸까? 목적이 뭐지?’
성진 그룹 안주인이면 바쁘니까, 아무 이유 없이 오진 않을 거 아니야.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였다. 갑자기 하얀 손이 불쑥 다가와서, 볼을 살짝 찔렀다.
“흠, 흠.”
할머니는 이상한 신음을 내뱉으며 계속 만지작거렸다.
“부드러군.”
그야, 당연하죠. 아기 볼이니까.
나는 할머니 손가락을 잡으려고 하면서 팔을 뻗었다. 할머니는 그런 나를 보면서 말했다.
“손가락도 작네.”
그것도 매우 당연합니다.
그런데요. 할머니, 목적이 저 만지기였나요?
“진짜 귀여워서 수정이가 데려온 건가.”
할머니는 내밀었던 손을 확 뺐다. 그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커서 젖살 좀 빠지면 다시 버리려나.”
아니, 이 할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니, 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를 보았다.
“그런데, 커서도 비슷할 것 같단 말이야.”
와.
“그러니까 노자였나?”
이런.
“빠우빠!”
아니야!
‘내가 비록 공자지만, 노자는 너무하잖아!’
할머니는 한쪽 볼을 씰룩이며 말했다.
“너 기분 나빠.”
네?
‘왜!’
이 완벽한 얼굴이 어디 가요!
“컴퓨터 그래픽 같아. 너무 완벽해서, 표정이 사람 같지가 않아.”
그, 그럼 좋은 거 아닌가?
“그래서 묘하게 불쾌한 구석이 있어.”
아, 아니!
나는 소리 없이 경악했다. 내가 놀라든 말든, 할머니는 계속 나를 내려다봤다.
“이런 얼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 언젠가 질릴걸?”
미, 미친!
더는 듣고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서둘러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 나랑 눈이 마주친 순간, 이 할머니가 무슨 말을 했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런 젠장!’
진짜네.
나는 양 볼에 손을 얹고 그대로 굳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다.’
표정이 조금 이질적이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일단 확인이 필요했다.
나는 일단 내가 제일 잘하는 연기를 해봤다.
‘깡패 3을 해보자.’
보통 여주인공을 위협하다, 주인공에게 맞는 역이었다.
‘눈을 내리깔고, 히죽거리면 되지.’
예전에는 곤충같이 생긴 내 얼굴과 시너지를 일으켜서, 누구나 한 대 갈기고 싶은 얼굴이 됐다.
‘아, 이런.’
하지만 지금 거울에 비친 아기는 달랐다.
‘눈을 내리깔았더니 속눈썹밖에 안 보여.’
그래서일까. 야비는커녕,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게다가 완벽한 턱선 때문에 비웃음이 아니라, 그냥 미소가 일그러진 모습에 가까웠다.
결론은 간단했다.
‘내가 이 얼굴에 익숙하지 않아.’
얼굴 근육 움직이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그래서 모든 표정이 이상해. 젠장. 내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나는 볼에서 손을 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답을 알았다.
‘생긴 거 감탄하느라 몰랐지.’
나는 작은 주먹으로 허벅지를 살짝 쳤다.
‘배우의 자세가 부족하다. 이한조 아니 마공자!’
하지만 감탄을 안 하기에는 너무 완벽한 얼굴이었단 말이다!
나는 다시 거울을 바라보았다. 너무 예뻐서일까. 실망감은 사라지고, 다시 기분만 좋아졌다.
‘캬, 이 얼굴이면 안주 없이 술이 쭉쭉 들어가겠다.’
그때였다. 잊고 있었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뭐하니?”
아차.
‘깜박했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옹알이를 했다.
“히, 뿌! 히뿌!”
할머니는 나비 안경을 치켜올렸다. 나는 방긋 웃으면서 팔을 들어 잼잼을 했다. 내 손을 좋아하는 할머니에게 하는, 특별 서비스였다.
할머니는 내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
“뭐, 아기니까.”
아, 넘어가나 보다. 감사합니다.
“좀 귀엽긴 한데, 도대체 왜 데려온 거지. 수정이 걔는 마리에게 줄 지분도 걱정 안 되나. 잡종 때문에 성진 그룹 물 흐려지면 어쩌려고 저러는 건지.”
와.
‘냉정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눈매와 입가가, 엄마랑 비슷했다.
‘그런데 참 다르다.’
엄마, 마수정은 영화계에서 소문난 화끈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이 할머니는 굉장히 차가웠다.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건 당연해. 그래도 잡종은 너무 하잖아.’
차가워.
‘얼음 같으시군요.’
얼음 같은 할머니와, 불같은 엄마라. 성격적으로 맞을 거 같지 않았다.
‘이거 모녀간 감정의 골이 생각보다 깊을지도 모르겠네.’
왠지 몇십 년 묵은지의 느낌이 나.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할머니는 나를 보며 혀를 찼다.
“검은 머리 짐승 들여와서 어쩌려고.”
안타깝지만 제 머리색은 갈색입니다. 할머니.
“넌 수정이에게 도움이 안돼. 이걸 가져다 버려야 하는데 말이야.”
음.
‘뭐, 마음에 안 드시는건 당연하지.’
이 할머니 말은 백번 맞았다.
‘내가 엄마에게 마이너스지.’
아마 딸을 아끼시는 만큼, 나를 치워 버리시고 싶을걸.
‘뭐, 그래도 말이야. 나는 이분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
성진 그룹의 안주인이시자, 엄마의 어머니.
‘문제는 불리하다는 거야.’
쉽게 나를 좋아하신 않겠지.
‘보통은 여기서 포기하겠지.’
하지만 저에게는 코인이 있습니다.
‘문제는 코인을 어떻게 쓰냐인데.’
할머니가 나에게 말했다.
“너 얼굴 하나 믿고 이 집에 계속 있을 생각 마라.”
할머니는 계속 구시렁거리셨다. 어지간히 내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때 되면 내가 손 써서라도 내 보낼 거야.”
아, 더럽게 잔인하다.
“그냥 지금 할까? 더 정이 들기 전에 치워야 하는데 말이야.”
어이구야.
“음. 그건 이미 늦었지. 저거 입양했다는 거 다 돌던데. 바로 버리면 안팍으로 시끄러워질거고.”
상황이 깜깜했다. 나는 조용히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아기여서일까.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좀 크게 들렸다.
‘침착하자. 이한조. 아니 마공자.’
차근차근 생각해 보자.
이분은 나를 싫어하신다. 그런데 나는 이분과 친해져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 이분은 이분, 내 얼굴은 꽤 좋아하셔.’
애교도 그럭저럭 먹혔다.
‘이런 분은 단번에 안 넘어오시지.’
깊고 강한 한 방으로 찌르면, 오히려 이쪽이 무너졌다.
‘뭉근하게 끓이는 게 더 효과적이야.’
그러려면 말이야.
‘일단 내 얼굴을 많이 봐야지.’
나는 할머니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뺨에 손을 얹고 생각했다.
정 들면 좀 좋아하시려나.
‘어떻게 하면 이분과 자주 볼 수 있을까.’
그때, 요람에 걸린 지팡이가 보였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이거다!’
씩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나는 바로 외쳤다.
“뿌아! 뿌야!”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이 할머니가 올 때마다 내 몸에서 레몬그라스 향기가 나게 해줘!
곧 자막이 움직였다.
[성진 그룹 안주인, 나화진이 올 때마다 레몬그라스 향기가 나려면 20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코인이 좀 많이 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자.’
나는 바로 외쳤다.
“뿌빠!”
실행!
[실행되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코인을 쓴 대가로 7일간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습니다.>와, 대가가 강하네.
‘그래도 뭐, 일주일 정도야 금방 지나가니까.’
나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아십니까. 할머니?
‘레몬그라스 향기는 근육통에 효과가 있죠.’
영화 촬영하다 부상당했을 때, 도수치료 하는 병원에서는 항상 이 향기가 났었다.
‘뭐, 효과는 미미해도 좋아.’
중요한 건, 이 할머니가 나를 자주 찾아오는 거니까 말이야.
“이걸 어떻게 처리한다……. 어라?”
효과는 바로 있는 모양이었다. 할머니의 눈동자가 깜박였다.
“왜 좋은 향기가 나지?”
그러게요. 왜일까요.
나는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서, 할머니에게 손을 뻗었다.
“빠아!”
할머니는 숨을 들이쉬며, 향기의 출처를 찾았다.
덕분에 할머니 얼굴이 가까워졌다.
“얘한테서 나는 건가?”
그거 맞습니다.
할머니는 내 온몸 구석구석 향기를 맡으셨다.
‘음, 조금 개 같으시군.’
한참을 킁킁거리시던 할머니는 내 정수리에서 멈추셨다.
“여기서 진하게 나는 거 같은데?”
그러십니까.
마침 할머니 얼굴이 가까이 있었다. 나는 뺨에 슬쩍 입술을 댔다 뗐다.
“뿌뽀! 뿌뽀!”
뽀뽀라는 뜻입니다.
어떠십니까. 할머니.
할머니의 눈동자가 동공이 엄청나게 떨렸다.
‘아니, 보고 좋아해야지!’
뭘 저렇게 놀라시고 그러세요.
‘스킨십을 싫어하네?’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하는 뽀뽀도?
그때였다.
[귀여운 뽀뽀를 받은 할머니가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200 증가합니다.> [총 코인 15,457>아, 죄송합니다. 할머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