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8)
018
이렇게 좋아하실 줄이야. 코인까지 주시다니 매우 감사합니다.
“너, 너 무슨 짓이야!”
뭐긴요.
“어디서 이런 더러운 짓을!”
말만 들으면 욕하는 줄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할머니, 말이랑 행동이랑 다르시네요.’
코인은 정직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스피드다.’
자잘한 게 먹혔으니 강한 거 한 번 날려야지.
나는 방긋 웃으며, 다시 한 번 볼에 뽀뽀했다.
“뺘아~!”
옹알이는 옵션이었다.
어떠십니까. 1+1은 파괴적이죠. 안 살 것도 산다니까요.
할머니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더니 재빨리 지팡이를 들고, 일어나서 걸어갔다.
‘음, 매우 충격적이셨나 보군.’
나는 한쪽 손을 들고 흔들었다.
“빠빠!”
안녕히 가세요. 할머니.
바로 달라지진 않겠지.
‘하지만 당신은 다시 오게 될 것입니다.’
아로마와 귀여운 아기의 애교라니, 이 얼마나 파괴적입니까!
‘자, 손님이 가셨으니 나는 연습을 해볼까.’
나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또다시 기분이 아득해졌으나, 이제는 훈련을 해야 했다.
‘표정을 연습하자!’
훈련만이 살길이다!
나는 다시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는 눈에 힘을 준 아기 조각상이 있었다.
* * *
마수정은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서 사장은 긴장했다.
“수정아. 어떠니?”
그녀는 천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내는 거 아니지?”
“사장님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제가 여기서 화내요?”
“아, 그렇지.”
“그런데 속이 조금 뒤틀리네요.”
마수정은 속으로 온갖 욕을 머금었다.
“나, 나쁜 건 아니잖아.”
“그렇죠. 나쁜 건 아니죠.”
오히려 좋은 거에 가까웠다.
“그래도 쌍시옷이 저절로 나오네요.”
“욕은 하지 말렴. 수정아.”
“안 해요. 공자가 배우면 어떡해요. 그래도 쌍시옷에요. 사장님.”
사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지.”
“뭐, 아이를 쇼핑 했냐느니, 별소리를 다 하던데요.”
“말하면 입이 아프지.”
마수정은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때만 생각하면 정수리에 열이 올라왔다.
“그냥 네티즌들 사이에서 난리인 건 상관없어요. 문제는 온갖 프로그램에서 절 깠잖아요! 아차, 바르고 고운 말.”
마수정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두들겼다. 하지만 나온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저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어요.”
“아, 선 넘었네.”
“대본인지 자신의 의견인지 모르지만, 그 말한 놈 머리를 박박 밀어주고 싶었어요.”
“아하하하하.”
서 사장은 기운 없이 웃었다.
“그런데 인제 와서 입양은 아름다운 거라고 포장을 하네요.”
마수정은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하여간 개 같아.”
“수정아!”
“아, 바르고 고운 말. 아니, 그런데 개 같다 정도는 쓸 수 있잖아요. 강아지 귀여우니까요.”
“뭐, 괜찮아. 밖에서만 안 쓰면 돼.”
“밖에서는 써도 돼요. 공자 앞에서만 안 쓰면 되지.”
순간 서 사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그런가?”
“짜증 난다는 거죠. 파파라치 찍히니까 여론이 바뀌다니, 에라이! 더럽다 더러워!”
그렇지 더럽지. 이 세계가 원래 그렇지. 서 사장은 슬쩍 눈치를 봤다. 슬슬 말을 꺼내야 할 타이밍이었다.
“음, 그래서 거절할 거니?”
마수정은 방긋 웃었다.
“왜 거절을 해요.”
“어, 할 거야?”
“네.”
“어 진짜지? 잡지 사진 찍을 거야? 수정아 너 한 입 가지고 두말하면 안 된다?”
“찍는다니까요. 사장님, 나 마수정이에요.”
서 사장은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우리 수정이가 아들 하나 데려오더니, 천사가 됐나?’
좋았다. 매우 좋긴 한데, 좀 의문이었다.
‘너 하기 싫은 건 안 하잖아.’
배역에 관한 건 아니었다. 마수정은 맡은 일은 항상 성실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배우 관련 일 외에는 하기 싫은 건 단호하게 거절하는 편이었다.
‘시사회는 잘 나가지만, MC 같은 건 바로 돌아서지.’
뭐, 그게 아니더라도 서 사장은 마수정이 이 일을 바로 거절할 줄 알았다.
‘그 입양했다는 아들을 끔찍하게 아끼니까 말이야.’
노출 안 시키려고 할 줄 알았는데.
“무슨 심정의 변화가 생긴 거야?”
서 서장의 질문에 마수정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아, 대답하기 힘들면 말고.”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파파라치 보고 생각해봤어요. 전 똥은 안 먹잖아요.”
엥?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지금 무슨 말이지.
“똥도 안 먹는데 똥개라고 하니까 열 받잖아요. 그리고 언제까지 피할 수도 없어요.”
솔직히 마수정도 고민은 했었다.
‘공자 얼굴이 알려지는 게 과연 괜찮은 걸까?’
하지만 그 고민은 의미가 없었다.
‘내 아들인 이상 말이야. 어차피 파파라치는 계속 찍힐 거야.’
아예 외출을 안 나가면 모를까.
‘그런데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
죄지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나갔고, 역시나 찍혔다. 물론 그거로 이미지가 좋아질지는 상상도 못 했다.
‘이게 다 우리 공자가 너무 예뻐서야.’
마수정은 턱을 괴었다. 귀여운 아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공자야. 엄마가 열심히 고민하고 있어.’
뭐가 네 앞길에 도움이 될까.
‘그래서 잡지지.’
마수정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찍힐 바에는 차라리 공식적으로 제대로 알리는 게 낫죠.”
“그렇기는 하지.”
“문제는 돈이에요.”
마수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별로 돈은 못 받긴 해.”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에요. 그거 푼돈인데, 저 마수정이에요. 돈이 부족할 리 없잖아요.”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그, 그렇긴 하지.”
“그 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게 고민이었어요.”
처음에는 공자를 위해 통장 만들어서 넣어놓을까 했다.
그런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 푼돈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우리 공자 이미지잖아.’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제일 중요한 건 이거였다.
“아들로 돈 번다는 이미지 생기면 안 되니까요.”
“아, 그렇구나.”
“그러면 아마 난리일걸요. 이미지 때문에 데려왔다고 들끓을 게 뻔해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어떡하게?”
“기부하려고요.”
“엥?”
“공자 이름으로, 공자가 있던 곳에 후원할 거예요.”
와.
서 사장은 조용히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짝짝짝-
“최고다! 마수정!”
“자식을 가진 엄마는, 고개를 빼서 멀리 봐야 하나 봐요. 이거면 우리 공자에게 뭐라 하지 않겠죠.”
마수정은 팔을 쭉 뻗으며 스트레칭을 했다.
“저야 뭐, 욕먹는 게 일상이니까 괜찮아요. 하지만 우리 공자 욕은 못 듣겠어요.”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냥 제 아들이 된 것뿐인데, 왜 개소리를 해! 콱 다리를 부러트려야지.”
서 사장은 바로 만류했다.
“수정아 잔인하다.”
“아, 그렇죠?”
“다리가 아니라, 손가락을 부러트려야지. 키보드를 친 거니까.”
“아하! 그렇네요!”
둘은 서로를 보고 웃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진짜 그랬으면.”
“그러게나 말이다.”
마수정은 심호흡을 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제일 좋은 곳으로 뽑았어.”
“고마워요.”
“기운 내라.”
“기운 내지 못할 게 뭐가 있어요. 이왕 하는 김에 잘해야죠.”
“그래도, 너 많이 달라진 거 같아.”
마수정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뭐가요?”
“그냥. 원래 그냥 주먹 쥐고 덤볐잖아. 그런데 좋은 쪽으로 변했어.”
그녀는 조금 웃었다.
“우리 공자를 위해서라면 변해야죠, 그런데 착잡하긴 해요. 이런 방법 집주인이 잘 쓰던데.”
“엥?”
“어쩌다 보니 이러네요. 그럼 일하러 갈게요.”
“그, 그래! 수정아 오늘도 수고한다!”
마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 사장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집주인이 누군데?’
그보다 너 전세 살았니. 본가에서 사는 거 아니었어?
“하긴, 성복동이 비싸지.”
서 사장은 중얼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 * *
서 사장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잘 젓는 사람이었다. 배우 마수정은 돈을 많이 준다는 잡지보단, 기사를 잘 쓰는 업체로 선택했다.
그런데 원래 기사 잘 쓰는 잡지가, 돈도 많이 주는 법이었다.
‘어쩌다 보니 제일 유명한 잡지 D네.’
마수정은 촬영용 메이크업을 끝낸 채, 공자를 바라보았다. 천사는 넓은 거실 창에서 귀엽게 앉아 있었다.
“마수정 씨,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마수정은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오늘 온 사진 작가는 꽤 유명한 분이셨다.
“저야 말로요.”
“저 애가 그 천사군요.”
“네. 공자예요.”
“공자요?”
사진 작가가 중얼거렸다.
“효도 잘할 거 같은 이름이네요. 그런데 성이 ‘마’니까…….”
“마 공자죠.”
사진 작가는 속으로 이죽거렸다.
이름 한번 희한하게 지었네.
‘뭐, 연예인이라면 빤하지.’
이것들은 항상 이랬다.
‘아무리 애라도 애완동물 하나 들여온 셈이겠지.’
그러니 우스꽝스러운 이름 하나 지어 놨겠지.
‘뭐, 패치 사진 보면 사랑이네 어쩌네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
그는 마수정을, 아니 연예인을 믿지 않았다.
‘조금만 뜨면 온갖 갑질 다 하는 것들…….’
그런데…….
아이의 얼굴.
패치들의 사진으로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긴 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어?”
이게 사람의 얼굴인가?
사진 작가는 자기도 모르게 아기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그러고는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시험용 필름 카메라로 일단 찍고 봤다.
찰칵-
아이가 돌아봤다. 카메라 렌즈로 눈이 마주친 사진 작가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를 뿐이었다.
찰칵- 찰칵-
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소리에 놀란 모양이었다.
“사진 작가님?”
“아, 이게…….”
아이가 자연광 사이로 고개를 돌렸다. 기자는 자기도 모르게 다시 찍었다.
“제법이네요. 예쁘네요.”
마수정은 방긋 웃었다. 엄마로서 이미 익숙해진 말이었다.
“그렇죠. 천사죠?”
“네. 이목구비가 저렇게 자리 잡다니. 조각 같네요.”
여기까지는 순수한 찬사였다. 하지만 바로 한계도 알았다.
‘이상하군.’
사진 작가는 문제점이 뭔지 바로 깨달았다.
‘애 얼굴이 너무 완벽해서 부자연스러워.’
이런 얼굴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런 타입의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진은 생동감이 있어야지. 조형물 찍으려면 미술관으로 가지.’
사진 작가는 쓰게 웃었다.
게다가 아기였다. 자고로 짐승이랑 아이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미지의 생물 아니던가.
‘빽뺵 울지도 몰라.’
귀는 시끄럽지, 콧물은 흘리지. 그렇게 되면 마수정도 짜증을 낼 게 빤했다.
‘이래서 아기 찍기 싫다니까.’
사실 이번 일은 목적이 자체가 싫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연예인이 입양한 애 내세워서 팔아먹는 사진이었다.
‘일하기 싫다.’
사진 작가는 다시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가 막히게 예쁘긴 했다.
‘얼굴 보고 데려왔으니, 당연한가. 음, 이러면 대강 조형적인 것만 강조하면 되나? 아, 젠장. 컨셉!’
사진 작가는 한숨을 내쉬었다.
‘컨셉이 [엄마인 여배우의 일상> 이었지.’
마수정이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쇼핑하듯 데려왔으면서 유난 떨긴.’
누가 보면 진짜 아이 생각하는 줄 알겠어.
‘인기 때문에 데려왔으면서 말이야.’
사진 작가는 카메라를 들었다.
‘그래도 연예인이 갑이지. 젠장.’
영 내키지 않아도 일은 해야 했다.
그때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