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84)
184
아니, 뭘 하시게요.
“오늘부터 치부란 치부는 다 드러날 줄 알아라.”
엄마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말했니? 나 이유경과 같은 반이었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그랬었지. 엄마가 예전에 얘기했었어.”
“걔는 그때부터 나에게 시비였었어.”
생각보다 오래된 관계였군요.
‘별로 좋은 인연은 아닌 거 같네요.’
이왕이면 끊기면 좋겠지만, 이미 친척이었다. 나는 배시시 웃었다.
“동창회 단체 카톡에 내 치부 기사 올리는 게 취미인 애여서 말이야. 이번에는 내가 올려주려고.”
음, 정말이지…….
‘우리 엄마 착해.’
진짜 받은 만큼만 주다니. 세상에 이런 성인이 어디 있을까.
‘쥐고 있는 권력이 한도 끝도 없을 텐데 말이야.’
엄마는 씩 웃었다.
“뭐, 그뿐만이 아니지만.”
엥?
“얘가 좀 집착이 많아. 감투 참 많이 썼더라. 그런데 아무리 성진 그룹 며느리라도, 절도범은 안 되잖니.”
그렇구나.
‘뭔가 소소하게 딜하는 느낌이군요.’
엄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도 너무 자잘하다. 마수정, 성질 너무 죽었어.”
엄마는 나를 꽉 안았다.
“공자야. 엄마가 빠따 10번만 휘두르면 안 될까? 광대만 눌러주고 올게.”
저기요, 어머니. 그거 광대뼈 함몰 말하는 거 아니죠?
“마마. 안 돼요. 그럼 공자랑 같이 못 지내잖아요.”
“어휴. 그냥 우리 다 같이 외국 가면 되잖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배우 출연작 목록 날아가요. 게다가 누나도 저도, 꿈이 있잖아요.”
엄마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신음을 뱉으며 내 볼을 매만졌다.
“합법적인 거 진짜 너무 힘들다. 공자야.”
보통은 다 그 합법의 범위에서 삽니다. 솔직히 있는 사람들만 불법이 쉽죠.
“마마. TV 나오면서 법 안 지키면 큰일 나요.”
“그렇긴 하지.”
나는 누나를 보며 말했다.
“누나도요. 아이돌 하고 싶으시면, 자제하세요.”
이러다 큰일 납니다.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야, 누나는 조용하게 살았어.”
제발, 그게 진심이길 빕니다.
“진짜야. 나 친구도 많은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공자는 걱정돼요. 이제야 엄마랑 누나랑 살게 되었는데, 헤어지기 싫어요.”
제발 유치장으로 이산가족 되지 맙시다.
엄마는 내 이마에 뽀뽀하며 말했다.
“내가 우리 공자 때문에 바르게 산다니까.”
“엄마가 그래서 요즘 구설수가 없구나.”
“얘는. 나는 원래 현장에서 열심히만 하는 배우였어.”
“엄마가?”
누나가 피식 웃었다.
“엄마 예전에 후배 배우가 자꾸 기어오른다고, 젓가락 20개를 눈앞에서 손가락으로 휘었다며?”
저, 저기요?
‘그게 가능한가?’
나는 내 볼을 쓰다듬는 엄마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저렇게 가늘고 예쁜데?
“얘는. 말 그렇게 하면 공자가 겁먹잖니.”
“하긴 애 앞에서 농담하면 안 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제가 간이 좀 작습니다.
“구부린 젓가락 날려서, 벽에 꽂았다는 그거까지 얘기해야지.”
어, 어머니.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아니, 가만 보면 선수촌에 갈 인재를 충무로에 뺏긴 게 아닐까.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엄마가 그래서 나도 해봤어.”
엥?
누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은근히 잘 휘더라, 그거.”
와.
“누, 누나는 국가대표 할 생각 없으세요?”
“응?”
“아이돌도 좋지만, 스포츠도 생각해 보세요.”
“그러고 보면 체육 선생님마다 권유하긴 했지.”
누나는 짧은 내 머리카락에 손바닥을 대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확실히 결정했어. 나는 아이돌 할 거야.”
“어머, 마리야. 진짜야?”
“응. 목표가 생겼어.”
누나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엄마랑 공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이돌이 될 거야.”
“그거 생각보다 힘들 텐데?”
“할 거야. 겨우 찾았어. 아니, 이제야 찾았어. 내가 하고 싶은 거.”
누나는 손가락으로 내 뺨을 슬쩍 쓸었다.
“너무 늦지 않았겠지?”
아니, 무슨 소리를.
“누나. 지금도 너무 빨라요.”
평생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모르는 채 죽는 사람도 엄청 많습니다. 10대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다니. 누나는 엄청나게 빠른 거예요.
마리 누나는 방긋 웃으며 나를 꽉 안았다. 엄마는 그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누나 팔을 토닥였다.
‘긴 터널을 지나간 기분이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전생에서 엄마의 영정 사진을 들었던 누나가 떠올랐다.
‘그 미래, 내가 분명히 바꾼 거겠지?’
나는 배시시 웃었다.
‘역시 내 능력을 믿길 잘했어.’
역시 귀여운 게 최고야.
나는 누나 품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말했다.
“세상이 반짝거려요.”
말하고서야 아차 싶었다. 하지만 긴장이 풀린 입은 멈추지 않았다.
“누나와 마마가 오해를 풀었다는 게, 기적 같아요. 사막을 헤매다가 무지개를 보면 이런 기분일 거예요.”
저기요. 대가 님. 제발 그만해 주세요.
‘내가 입만 다물고 있으면, 완벽한 엔딩일 텐데…….’
버터 바른 입은 멈추지 않았다.
“공자는 그 무지개를 따라갈래요!”
내가 했지만 진짜 아무 말이었다. 참담함에 고개를 숙이자, 누나가 꽉 안아줬다.
“그래, 공자야. 사막의 무지개 꼭 보러 가자.”
엥? 그거 가능한가요?
“공자야. 안 되면 엄마가 만들어 줄게.”
네?
“물 뿌리고 어떻게 하면 될걸? 아예 할 수 없는 건 아닐 거야. 자연적으로도 생길걸? 사진전에서 한 번 본 적 있어.”
자, 자연은 위대하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기적이란 말이에요. 그리고 무지개 볼 필요 없어요.”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둘러댔다.
“마마와 누나가 웃는 게, 공자에게 무지개예요.”
와.
‘이거 내 귀여운 얼굴로 해서 먹히는 거지, 아니었다면 큰일이었을 거야.’
엄마와 누나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그러다가 동시에 볼에 뽀뽀해 줬다.
“우리 공자, 귀여워서 어떡해. 그런데 공자야!”
“네!”
“자야겠다.”
“안 졸려요.”
“아니야. 공자 자야 해. 열났다며.”
엄마는 나를 안고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나는 안 잔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엄마는 위대했다. 안고 흔들흔들하며 토닥이자, 마법처럼 잠이 왔다.
‘조, 졸려.’
수마를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힘껏 저항하려고 하자, 엄마가 속삭였다.
“잘 자렴. 공자야.”
나는 그대로 넘어갔다. 엄마를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 * *
마수정은 공자를 침대에 눕히고 시트를 덮어줬다. 천사 같은 아들은 새근새근 잘도 잤다.
이마에 뽀뽀해 주자, 얼핏 웃었다. 마수정은 꽉 안고 싶은 걸 참으며 방에서 나왔다.
문 앞에는 마리가 있었다. 마수정은 바로 딸을 안았다.
“동생 귀엽지?”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마리도 씻고 자렴.”
“엄마는?”
“서 사장님 오신대.”
별일 없을 거 같지만, 수습하는 쪽은 아니겠지. 마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엄마, 진짜 고마워.”
“뭐가?”
“공자 데려와 줘서.”
마수정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네가 싫어할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싫었는데, 어떻게 싫어해. 악마가 와도 불가능해.”
마리는 공자가 있는 방문을 힐끔 바라보았다.
“누나 노릇 잘할 수 있을까?”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이상한 걸 묻네.”
“아니, 그냥 누나라면 나도 이런 생각 안 할 텐데. 천사의 누나잖아.”
마수정은 어깨를 으쓱했다.
“천사의 엄마는 대강하고 있는걸. 물론 노리는 곳이 많아서 열은 좀 받지만.”
“촬영장 가니까, 다들 예뻐 죽더라.”
“가끔 그런 생각은 해. 공자는 내가 엄마가 아니더라도 행복했을 아이지만, 나는 아니란 걸.”
마수정은 마리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얼마나 큰 기쁨인지, 이런 행복을 느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야.”
“알 거 같아. 귀여워. 그런데 겉모습뿐만이 아니야. 그냥, 진짜 착한 아이야. 엄마가 지키고 싶어 하는 것도 알 거 같아.”
마수정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같이 할래?”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 동생이니까.”
마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자랑할 거야.”
“어머나. 누구한테?”
“뭐, 차츰 여러 사람한테 할 테지만… 일단 마적 녀석.”
이건 좀 의외였다. 마수정이 눈을 깜박이자, 마리가 소리 내어 웃었다.
“히히. 그 녀석, 공자가 내 동생이라서 부럽다고 했거든. 실컷 부러워하라고 해야지.”
마수정은 픽 웃었다. 마리에게 이런 점이 있을 줄이야.
‘내가 알던 마리가 아니구나.’
하긴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점점 알게 되겠지.
마수정은 마리와 잡은 손을 흔들었다. 하루하루, 보통의 날들이 기대되다니.
마수정은 반대 손으로 가슴을 내리눌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일이 기대되는 기쁨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랐다.
“마리야. 자러 가. 엄마는 일을 끝내야지.”
마수정은 심호흡했다. 그런 날을 맞이하려면, 준비해야 할 게 있었다.
“응. 엄마.”
“그래. 마리야. 내일 늦잠 실컷 자자, 우리.”
마리는 배시시 웃으면서 방으로 갔다. 마수정은 웃으며 그 모습을 보다가, 천천히 돌아섰다.
‘행복한 건 행복한 거고, 일은 일이고.’
마수정은 이를 갈면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애들 앞에서는 말 못 했지만, 그녀는 아직 계산 전이었다.
* * *
마수정은 차가운 물을 천천히 넘겼다. 서 사장은 들어오자마자, 일단 손뼉을 쳤다.
짝짝짝.
“뭐예요.”
“대주주님께 드리는 찬사. 오늘 기자회견 진짜 대박이더라. 나 눈물 흘릴 뻔했잖아.”
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흘릴 뻔?”
“응?”
“눈물 안 흘렸어요? 오늘 제 활약 엄청났는데. 저는 사장님이 감동의 눈물은 흘리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 사장은 쌍 엄지를 치켜 올리며, 신음을 뱉었다.
“우리 마 배우, 끝내주십니다. 진짜 잘했다. 수정아.”
“내가 잘할 거라고 했잖아요. 아니, 잘할 수밖에 없지만요. 솔직히 딱히 한 거 없어요.”
마수정은 어깨를 풀면서 말했다.
“준비는 워낙 잘 되어 있었고, 이미 다 시뮬레이션해 봤잖아요.”
“야, 그래도 공자에 관한 건 아니었잖아. 나 네가 그거 우기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게 먹힐 거라고 생각한 건지, 네 센스에 찬사를 보낸다.”
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말이에요?”
“응?”
“그건 제 진심이었어요.”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지, 진짜?”
“네.”
“그, 그렇구나. 그래.”
서 사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수정아. 공자 팬클럽 말이야. 난리 났어.”
“아이고, 곰자님들도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네 인터뷰 보고 다 뒤집혔다. 솔직히 공자 지켜봐 온 분들이잖냐. 말도 안 되는 루머였는데, 네 기자회견 보고 사이다 그림만 올라오더라.”
“어머나.”
마수정은 씩 웃었다.
“역시 대모님이라고 난리셔.”
“아, 진짜 제 아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어서 그런가. 그 호텔 출장 뷔페 불러서 밥 한 끼 사고 싶어요.”
“음, 아무리 너라도 파산할걸. 곰자분들이 좀 많으셔서 말이야.”
그러더니 서 사장은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그분들이 화가 나셨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