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88)
188
나는 스탭을 바로 돌아보았다. 스탭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크흡.”
“킥.”
“컵!”
한번 새어 나와서일까. 갑자기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냥 웃으세요.”
“푸하하하하하하하!”
“카하하하하하하!”
“킥. 킥.”
난리 났군.
원종사 감독은 주저앉아서 울었다. 한수윤 자식은 젓가락 쥔 채 탁자에서 부들댔고, 덕수 씨는 눈을 가린 채 어깨를 떨었다.
스탭들 몇 명은 벽에 붙어서 울었다. 아니, 저기요.
‘나는 진지한데…….’
귀여움을 넘고 싶다고, 진짜.
‘이게 이렇게 난리 날 일인가.’
덕수 씨가 숨을 헐떡였다.
“커헙. 커허업! 커어억!”
나는 이마를 짚었다. 아무도 나의 진지함을 봐주지 않았다.
한수윤이 헐떡이며 말했다.
“고, 공자야.”
“왜.”
“진, 진지하게 말하는데, 미안한데…… 큽. 너무…….”
몸을 부르르 떠는 한수윤의 볼에는 밥풀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걸 떼주면서 속삭였다.
“그냥 웃어라.”
“아하하하하하! 아니, 넘어서면 좋은데. 그게. 아직 어리잖아?”
그야 그렇지.
“고, 공자 너는 이십 대가 되어도 귀여울걸?”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이십 대에 귀여운 거 싫어.”
잘생기고 싶다고.
“큽. 크헙. 그래도, 음. 그래. 그러고 싶겠지.”
한수윤은 그렇게 말하고 또 오열했다. 아니, 너 나보다 나이 그렇게 많지 않잖아.
‘왜 다들 막냇동생이 귀여운 거 싫대요, 라고 받아들이냐.’
상황은 참사나 다름없었다. 다들 눈물을 흘리면서 배를 움켜잡고 있었다.
“어이구, 배 땅겨.”
원종사 감독이 볼을 만지며 말했다.
“그래. 그래. 잘 넘으렴. 그런데 그게 귀여운 걸 어떡하냐.”
“두고 봐요.”
“푸합! 공자야 그만 웃겨라. 크흡. 나 죽겠다, 진짜. 큽. 컵. 콜록!”
원종사 감독은 웃다가 사레가 걸렸는지 정신없이 콜록거렸다.
“칵! 콜록! 콜록!”
저런. 죽겠다고 하시더니 숨넘어가시겠네.
나는 조용히 내 생수의 뚜껑을 열어서 드렸다. 원종사 감독은 주섬주섬 마시고, 숨을 골랐다.
“어휴, 공자 때문에 죽을 뻔했네.”
누가 보면 내가 목이라도 조른 줄 알겠습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들은 이제야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덕수 씨는 눈물을 흘리며, 생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성장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공자가 귀엽지 않을 날은…… 풉! 푸합!”
덕수 씨는 화려하게 물을 뿜어냈다. 나는 소매로 물 폭탄을 막아내면서 고개를 저었다.
‘다시는 귀여움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겠다.’
사람들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릴지 몰랐지.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일까. 조금 외로웠다.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두고 봐요. 언젠가 와요. 공자가 귀엽지 않은 날.”
살짝 미간을 찌푸렸는데도, 주위는 변하지 않았다. 조금 수습했던 사람들은 다시 한번 엎어져서 웃었다.
나는 그냥 고개를 저었다. 어째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했다.
‘그런데 이상하단 말이야.’
나는 3차로 웃고 있는 원종사 감독을 바라보았다.
‘아랍에서 춤췄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
왠지 또 흑역사를 적립한 거 같았다.
‘기분 탓일까?’
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관객들도 아니었고, 대기실은 사적인 장소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영상이라는 증거도 없었다.
‘하지만 느낌이 그렇단 말이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굉장히 찜찜했지만,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크하하하하하!”
“컵!”
“아하하하하!”
대기실은 아직도 시끄러웠다. 나는 아직도 웃다가 우는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왜일까. 다시 조금 외로워졌다.
* * *
나는 엄마 뒤에 매달렸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우리 공자, 이제 별로 안 따갑네.”
내 머리카락은 기다렸다는 듯 쑥쑥 자랐다. 그래서 지금은 귀여운 밤톨 같았다.
누나는 아쉬운 듯 말했다.
“그거 손 찔리는 거 중독적이었는데…….”
아니, 그걸 왜 중독이 되시나요.
“공자는 머리 긴 게 더 귀여워요.”
누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넌 뭘 해도 귀여워.”
“그건 나도 마리 말이 맞다고 생각해.”
뭐, 그렇다면야.
“저도 누나 말에 동의할래요!”
누나가 내 말에 꺄르륵 웃었다. 엄마는 그런 우리를 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미세 먼지 없는 화창한 하늘에, 하얀 구름이 찢긴 솜처럼 쭉 늘어서 있었다.
“날씨 좋다.”
밝은 햇살 속의 엄마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는 엄마 뒤에서 나와서 손을 잡았다. 그러자 반대편 손은 누나가 잡아줬다.
‘와, 마공자. 이번 생은 대박이다.’
양손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활짝 웃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우리 공자, 이상하네.”
“뭐가요?”
“아니, 우리 공자. 귀여움을 넘어서겠다고 했는데, 방금 인정했잖아.”
나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아, 젠장.’
나는 울지 못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엄마와 누나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왜 싫은 예감은 틀리지 않을까.’
나는 파란 하늘을 보며 소리 없이 오열했다.
‘그냥 대기실 해프닝인 줄 알았지.’
하지만 바로 사고가 났다.
‘원종사 감독이 영화잡지 인터뷰를 했지.’
원종사 감독은 대기실에서 너무 웃어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며 썰을 풀었다. 그리고 그건 인터뷰 관계자들의 대폭소를 끌어냈다.
‘나는 기자가 우는 거 처음 봤어.’
기자는 티슈를 꾹꾹 찍어가면서 오열했다.
‘아니, 그게 그렇게 웃긴 일인가.’
운이 좋지 않았다. 하필 이 인터뷰는 동영상도 병행하는 거였다. 이건 그대로 너튜브에 올라갔다.
‘그 말은…… 해외에서도 본다는 거였지.’
엄마의 귀여운 아들 게시물로 어느 정도 알려져서일까. 너트뷰의 인공지능을 타고, 내 귀여움에 대한 인터뷰는 널리 퍼져 나갔다.
‘그게 왜 웃긴 거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누나는 킥킥거리며 말했다.
“그거 유명하더라. 연습생들도 돌려 봤어.”
“그 인터뷰할 때, 공자의 흔들리는 눈빛도 움직이는 사진으로 돌더라.”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렇게 흑역사가 또 생겼지.’
내가 또 그걸 만들 줄이야.
“마마. 누나. 하지만 공자는 진짜 귀여움을 넘어서고 싶어요.”
“음…….”
“으음…….”
닮은 두 분께서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지 않을까?”
“왜 그런 생각을 해.”
“하지만 공자는 자라요. 공자는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요. 언제까지 귀여울 수 없다니까요.”
진지하게 말했지만 내가 끌어낸 건, 동시에 주저앉는 두 분이었다.
“크흡.”
“으하하.”
이 사태, 슬슬 지겨웠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사랑하는 두 분이 나를 이해하지 않는 건 조금 슬픈 일이었다.
두 분은 그렇게 있다가, 동시에 일어났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공자야. 솔직히 엄마는 공자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어.”
“엄마 나도.”
“하지만 큰 공자도 기대되긴 해. 우리 아들 어떻게 자랄까.”
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공자는 빨리 크고 싶어요.”
누나가 웃으면서 물었다.
“왜?”
“빨리 커서 지키고 싶어요.”
엄마와 누나의 시선이 따듯했다.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귀여움을 넘어서, 훌륭한 배우가 되고, 빨리 커져서 마마랑 누나 제가 지킬 거예요.”
이번 생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물론 힘에 부칠지도 모르지만요.
엄마와 누나는 동시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그냥 내 양쪽 뺨에 뽀뽀를 해줬다.
“어휴. 내 아들. 착하기도 하지.”
엄마는 내 손을 보면서 말했다.
“마리야. 들었지? 이렇게 작은 손을 하고, 우릴 지키겠대.”
마리 누나는 내 손을 봤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진짜 어떻게 이런 애가 있지? 엄마, 이 나이대 애들은 미운 짓도 하잖아.”
“공자는 그런 거 없어.”
“어휴. 심장 아파. 아 진짜. 어떻게 이렇지?”
두 사람은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사랑해. 내 아들.”
“사랑해. 내 동생.”
와.
나는 환하게 웃었다.
“저도요!”
우리는 까르륵 웃으며 걸어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더 걷자, 고급스러운 봉안당이 나왔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까만 벽과 회색빛 대리석으로 장식된 곳이었다.
‘아, 여기 마루가 있구나.’
오늘 마루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그러고 보면 처음이네.’
실내는 조금 추웠다. 누나는 내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차가운 곳이다.”
“누나도 처음이에요?”
“응. 마루 처음 데려다준 뒤로 처음이야.”
누나는 쓰게 웃었다.
“그런 짓 벌여서, 차마 못 왔어.”
엄마는 조금 웃으며 걸어갔다. 곧 마루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봉안당이란 건 왜 화려해도 쓸쓸할까.’
햇빛을 받는 곳에, 마루 사진이 있었다. 다른 사람은 아파트처럼 같이 썼지만, 마루는 한 층을 홀로 다 썼다.
나는 마루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햇살 때문에 약간 바란 사진에, 아이는 부모님과 누나 사이에서 웃고 있었다.
엄마는 차가운 유리 벽을 살짝 쓸었다.
“오랜만이지. 마루야.”
유리 너머의 아이는 말이 없었다. 누나는 조금 웃으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내 동생. 안녕?”
사진 속에 아이는 너무 어렸다. 누나는 작게 속삭였다.
“안 아픈 곳에서 잘 있는 거지? 이제 너 좋아하는 별도 실컷 보는 거지? 기침 안 하면서?”
아이가 아픈 건 가슴 아팠다. 누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루야. 오늘은 동생 소개해 주려고 왔어. 공자라고 해. 네가 있다면, 진짜 좋아했을 거야. 보면 알지만,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란다.”
엄마는 마루에게 속삭였다.
“사람들은 엄마에게 그래. 네가 너무 일찍 가서, 공자를 데려온 거냐고. 그런데 엄마는 아니라고 생각해. 마루 네가 일찍 가지 않았어도, 공자는 우리에게 왔을 거야.”
어라.
‘이건 상상도 못 했는데…….’
나는 항상 마루가 죽어서 내가 온 거로 생각했다.
나는 서둘러 숨을 골랐다.
‘어, 어머니. 갑자기 이렇게 감동을 주시면 어떡합니까.’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무 늦게 공자 소개해 줘서 미안해, 마루야. 자, 보렴.”
엄마는 나를 보며 웃었다.
“네가 봐도 귀엽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아이란다.”
나는 봉안당 안에 사진을 봤다. 엄마가 나를 동생으로 소개해 줘서일까.
‘진짜, 형 같긴 하네.’
문득 이런 형이 있어도 잘 지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다면 코인으로 건강하게 만들었을 거 같아.’
누나가 희미하게 웃었다.
“공자 덕분에, 드디어 엄마에게 사과했어. 너 걱정 많이 했지. 미안해.”
엄마는 마리 누나의 어깨를 안았다.
“우리 이제 괜찮단다. 그거 말해주려고 오늘 왔어.”
두 사람은 웃으면서 말을 안 했다. 짧은 침묵이 감돌았다.
누나가 작게 속삭였다.
“보고 싶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