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89)
189
아주, 단순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는 모든 감정이 꽉 담겨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다시 보지 못하지.’
그 사람의 시간은 멈추고, 내 시간은 움직인다.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정은 말이 아닐 거야.’
나는 엄마의 손을 꽉 잡았다. 엄마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게. 나도 보고 싶다.”
“엄마. 마루도 귀여운 걸 좋아했어.”
누나는 나를 보며 조금 웃었다.
“나랑 마루 별로 안 닮았는데, 그건 비슷했어.”
음, 귀여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천하의 악인이라도 강아지가 꼬물거리는 거 보면 일단 쓰다듬고 보지 않을까요.
‘아니다. 이것도 편견이지.’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참 많았다. 어떤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지, 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하면 착잡했다. 행복할 아이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어느 시대나, 어떤 인종이라도 아이가 아프고 일찍 간 건 서글픈 일이야.’
너무 나간 생각이지만, 이왕 세운 복지 재단은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나는 유리창 안에 있는 사진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단, 형? 형인가? 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엄마 아들이 됐고, 누나의 동생이 된 마공자라고 합니다. 오마루 형.
‘잘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할게요.’
엄마와 누나가 행복하도록. 능력이 부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편히 쉬세요.’
아프지 않은 몸으로, 신나게 뛰어놀면서 말이죠.
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댔다. 찬 기운이 피부를 타고 내려왔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누나에게 물었다.
“마루는 뭐가 되고 싶어 했어요?”
“파일럿.”
하늘을 나는 것을 좋아했구나.
“종이비행기도 되게 좋아했어. 항상 날 보면 접어 달라고 했는데…….”
“온갖 색종이로 잔뜩 접을 수 있는데, 마리 네가 접은 걸 특히 좋아했지.”
“색종이로 접은 거 싫어했어, 엄마. 잡지로 접은 걸 더 좋아했어. 알록달록해서 그런가.”
음. 잡지 종이 질이 더 좋나? 그건 모르겠다.
나는 사진을 다시 봤다. 그러고 보면 옷 무늬에 비행기가 있었다.
‘이루지 못한 꿈은 항상 안타까운 법이지.’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겠지.’
아마 거기서 비행기를 조종할지도 몰랐다.
‘나한테는 자막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마루는 너무나 착한 영혼이니까 서비스가 좋겠지.’
엄마가 내 손을 다시 잡았다.
“그만 갈까?”
“응.”
“네!”
엄마는 사진을 보며 말했다.
“우리 이만 갈게. 다음에 보자, 마루야.”
우리는 마루를 뒤로 한 채 걸어갔다. 엄마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봉안당에서 나오니,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누나는 하늘을 보면서 말했다.
“날씨 좋다.”
“그러게. 이런 날 우리 공자 소개해 줄 수 있어서 좋네.”
엄마와 누나는 마주 보며 웃었다. 엄마는 팔을 풀면서 말했다.
“이제 집에 가면, 일해야지.”
“엄마 무슨 일 하는데?”
“이유경 쪽 일. 좋은 분들에게 연락했으니까, 빵 터질 거야.”
엄마는 날 보며 씩 웃었다.
“이제 엄마가 나설 차례야. 공자야. 두고 보렴. 나는 강하단다.”
어, 엄마가 강하다는 건 압니다. 아니, 애초에 약한 적도 없잖아요.
나는 혹시나 해서 물었다.
“마마. 있잖아요.”
“응.”
“마적이 어머님, 어떻게 되면 좋겠어요?”
제가 여러 가지를 고민해 봤는데, 감이 안 잡혀서 말입니다. 이게 수윤이네 부모님처럼 확 오지는 않더라고요.
엄마가 눈을 깜박였다.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공자는 그분이 벌 받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독하게 받을 거야. 저지른 대가는 받아야지.”
“그런데 왠지 약해 보여요.”
솔직히 엄마 기사 낸 건 죗값 안 받을 테니까 말입니다.
‘공조해서 기사를 냈다 한들, 그걸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벌을 받은 기자가 있긴 한가. 뭐 있더라고 소수일걸.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쓰레기 같은 기자가 너무 많아.’
나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묻는 거였다.
“어떻게 됐으면 좋겠어요? 공자는 그분 가는 길에 껌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킥! 매번 껌 밟게?”
“네!”
그런데 신발도 많을 거 같아서 접었습니다. 갈아 신으면 될 거 같아서요.
누나가 물었다.
“왜 바나나 껍질이 아니야?”
“마리야. 바나나 껍질 은근히 안 미끄러워.”
“맞아요. 그냥 비유지. 미끄러운 건 기름이 최고지.”
그, 그런가. 바나나 껍질 안 밟아봐서 모르겠네.
엄마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음, 엄마는 말이야. 그냥 이유경이 그 성질머리 때문에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네.”
“마마! 자세히 말해주세요.”
“여기저기서 제보가 와도, 그게 법적으로 가는 건 굵직한 건 몇 개거든. 하지만 이유경의 행위는 그 정도가 아니잖아. 걔는 왜 그렇게 남을 괴롭히고 살까.”
누나가 말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러겠지?”
음, 누나 지금 재벌가의 고질적인 문제를 짚어주셨네.
‘뭐, 꼭 재벌이 아니더라도 남과 다르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
모르긴 해도 그 생각만 없어지면, 전쟁이 줄어들걸요.
나는 방긋 웃었다.
‘참고 잘했습니다.’
진짜 여러 가지로 고민했다. 코인이 바람을 어디까지 들어주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사람 괴롭히는 건 굉장히 후했다.
‘왜 내 근육 발달은 엄청난 대가를 내놓으라면서, 남 골리는 데는 진심인 건데?’
사랑과 평화는 복수부터 시작이라는 건가. 가끔 생각하면 대단하긴 했다.
‘아무튼 해보겠습니다.’
나는 바로 속으로 외쳤다.
‘코인 사용! 이유경이 남에게 함부로 대할 때마다 방귀를 뀌게 해줘! 그 대가에 따른 코인 양도 알려줘!’
[대가를 알기 위해 코인 100개가 소모됩니다.> [성진 그룹 둘째 며느리: 이유경이 남에게 화를 낼 때, 방귀를 뀌게 하기 위해서는 14,727코인이 필요합니다.> [대가로 마공자가 3초 뒤에 토끼뜀을 20번 합니다.>저기요.
‘인간적으로 대가가 너무 가볍잖아요.’
진짜 이거 사랑과 평화의 코인이 맞는 건가요. 진짜 리밴지 앤 킬링 아니야?
자막님, 하나만 물읍시다.
‘가끔 보면 말입니다. 제가 코인으로 인간 쓰레기가 되길 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러세요.
‘아, 생각해 보니까 좀 이상해.’
애초에 코인도, 유명해지면 코인 양이 많아지던데 말입니다.
‘그거 나쁜 쪽도 됩니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청난 범죄자가 되면, 코인도 미친 듯이 많아지나?
‘아니야. 범죄자가 아니라 막 정치 쪽으로 악독해지면…….’
젠장.
‘그건 한도 끝도 없겠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털어냈다. 무서운 생각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아니. 나는 한번 사는 삶, 좋게 살고 싶다고요.’
예전처럼 뭐든 힘들었으면 모를까. 지금은 너무 풍족해서 뭐든지 펑펑 넘치니까 말입니다.
‘어휴, 자막님. 그렇게 살지 마세요.’
나는 한숨을 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실행.’
[실행되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3초 뒤, 언급한 대가가 실행됩니다.>나는 봉안당 아스팔트 위에서 토끼뜀을 20번 했다. 누나와 엄마는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내가 밝게 웃자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별거 아니었지만, 열심히 토끼뜀해서일까. 땀이 났다. 엄마는 손수건으로 내 이마를 닦아 줬다.
“우리 공자, 갑자기 왜 깡충거려?”
“히히히. 그냥요.”
“공자 발목 힘이 좀 약하더라. 날 봐.”
누나는 발목에 힘을 주고 폴짝 뛰어올랐다. 나는 토끼뜀이 저렇게 아름답고 우아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공중에 오래 있지?’
그래서 덕수 씨가 누나가 만 명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근육이라고 한 건가.
나는 머리를 푹 숙였다.
“공자 근육은 다 약한 거 같아요.”
하지만 말입니다. 저에게는 시간이 있습니다.
‘꼭 액션 연기할 거야.’
나도 엄마처럼 공중에서 화려하게 가위차기를 하고 싶었다.
“발목을 단련해 봐.”
“공자는 발목도 단련해야 해요.”
애초에 허벅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아니 그런데 발목도 단련하면 되는 건가요.
바람이 불어서 땀을 식혀줬다. 내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 때였다. 엄마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마마?”
“어머나?”
엄마는 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뭔가 있나 싶어서 나도 엄마처럼 했다.
엄마가 놀란 이유는 곧 알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비행기가 날았다.
종이비행기는 날다가 곧 떨어졌다. 나는 조심스럽게 뛰어갔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토끼뜀해서 두 손으로 종이비행기를 받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종이비행기를 살폈다.
‘이거 빳빳하다.’
하얀색이었지만, 안에는 두꺼운 도화지와 잡지가 겹쳐져 있었다. 이 정도면, 누군가가 공들여 만든 거였다.
‘날린 것도 평지가 아니었을 거 같다.’
높은 곳에서 날렸으니까, 여기에 닿지 않았을까.
나는 비행기를 들고 엄마와 누나를 향해 웃었다.
“잡았어요.”
얼른 이 비행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달려가려고 할 때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엄마와 누나의 눈동자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마마? 누나?”
아니,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나는 비행기를 든 채, 엄마와 누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누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하지만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왜 울어요.”
엄마는 슬프게 웃으면서 휴지로 누나의 눈물을 닦아줬다. 나는 멍청하게 손안에 비행기를 바라보다, 그제야 떠올랐다.
‘마루가 비행기를 좋아했다고 했지.’
나는 조심스럽게 누나에게 다가갔다. 거의 다 와 갔을 때, 누나는 몇 걸음 뛰어와 나를 확 안았다.
“누, 누나?”
누나는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마루도 공자 동생 삼았나 보다.”
내가 눈을 깜박이자, 엄마가 말했다.
“우리 마루도 이런 거 잘 만들었거든. 항상 창가에서 비행기 날렸어.”
“항상 누나, 내 비행기 잘 날지? 라고 했었어.”
누나는 내 손에 쥔 비행기를 보며 말했다.
“마루가 공자에게 주고 싶었나 보다.”
아이고.
‘그, 그냥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마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파랗고 높았다. 솜사탕을 찢은 듯한 구름들이 서서히 지나갔다.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활짝 웃으며 하늘에 대고 말했다.
“형아! 공자 잘 부탁해요!”
미덥지 못하겠지만, 내가 잘할게. 마루야.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테니까…….’
지켜봐 주렴. 나 열심히 할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