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192)
192
“공자야! 오늘은 나랑 지영이야!”
혜민이가 방긋 웃으며 내 뒤로 갔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맡겨줘!”
애들은 까르륵 웃으면서 내 머리카락을 풀었다.
“결 좋다.”
“약간 곱슬곱슬한데, 진짜 찰랑거려.”
그거야 덕수 씨의 노력의 산물이니까. 아니다. 엄마와 누나도 엄청나게 신경 쓰시지.
‘머리카락 괜히 기부한다고 했나.’
머리를 기른다는 건 굉장한 거였다.
‘샴푸값이 엄청나게 들어가.’
게다가 꼭 말리고 자야 했다.
‘짧을 때는 대충해서 몰랐지.’
그래도 대중과의 약속은 지켜야 했다. 홀라당 삭발한 뒤부터, 나는 계속 길렀다.
‘솔직히 자르고 싶다.’
살짝 곱슬곱슬했던 머리를 기르니 꼭 파마한 것처럼 끝이 말렸다. 솔직히 가끔 머리카락을 풀고 거울을 보면, 외국 초상화 같았다.
‘아니, 뭐 귀찮은 것보다는 정신 공격이…….’
나는 내 머리카락을 묶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여자아이로 착각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구불구불한 머리 보고 애니메이션 공주님 같다는 평가를 종종 받곤 했다. 덕분에 닭살이 미친 듯이 돋았다.
‘그건 오버잖아요.’
왜죠. 키는 꽤 큰데. 슬슬 체형도 티가 납니다. 게다가 저는 벌써 쑥쑥 자라서 키가 159 아닙니까. 평균보다도 월등하게 크다고!
‘왕자면 모를까, 왜 공주야!’’
생각만 해도 또 닭살이 돋았다.
나는 조용히 내 손을 내려다봤다. 솔직히 이 정도면 꽤 자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머리 탓일까. 요즘 고민이 많았다.
“꺄아! 공자 예쁘다.”
“오늘은 땋아서 묶어봤어.”
굳이 확인을 안 해도 됐다. 등교한 뒤로, 내 머리카락은 공공재였다.
여자아이들은 순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내 머리카락을 묶고 놀았다.
솔직히 놀랐어.
‘얘들아, 안 질리니?’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
‘나 꽤 성실하게 등교하는데?’
촬영이 아니면 꼭 등교해서 출석 일수를 채웠다.
‘그런데 어떻게 계속하니.’
나온 날수만큼, 아이들은 이 일을 계속했다. 솔직히 몇 번 하고 질릴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방긋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헤헷. 뭘.”
혜민이랑 지영이가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막 대본을 펼 때였다. 이번에는 남자애들이 우르르 내 앞에 섰다.
“공자야! 공자야! 공자야!”
“승준아. 나 네 앞에 있어. 그렇게 소리치지 않아도 돼.”
귀 아프다, 이 녀석아.
“아, 미안. 그런데 공자야! 우리 축구 하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왜에. 하자! 하자! 왜 또, 대본 외워야 해? 공자 너 없으면 3반한테 진단 말이야.”
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것보다는…….”
나는 조용히 시계를 가리켰다.
“쉬는 시간이 5분 남았잖아. 오늘 수업 빨리한다고 공지 떴잖아.”
“아, 맞다!”
축구 하자고 칭얼거렸던 애들이 우르르 자리로 돌아갔다. 목소리가 제일 컸던 승준이도 내 뒤에 냉큼 앉았다.
“아, 그래도 축구 하고 싶다.”
축구 꿈나무가 또 있네.
왠지 이 녀석, 마적 녀석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
“엄마가 오늘 실컷 해두랬는데.”
어라. 이건 또 뭐지.
내가 살짝 돌아서자, 승준이 녀석은 내 묶은 머리를 콕콕 찔렀다.
“이거 예쁘다.”
“혜민이랑 지영이가 해줬어. 그런데 어머니께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야?”
“모르겠어. 그런데 오늘 저녁에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 왤까?”
순간, 나는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래. 좀 늦게 하긴 하네.
나는 승준이 어깨를 툭툭 쳤다.
“고생해라.”
“응? 공자야, 넌 왠지 알아?”
“가보면 알 거야.”
확실히 내일 축구는 못 하겠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승준이가 뒤에서 알려달라고 종알거렸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곧 선생님이 들어왔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학교는 조금 지루하다.’
아니 뭐, 나름대로 괜찮긴 했다. 확실히 배우 마수정의 아들이어서 그런가. 고아인 이한조랑 차이가 컸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저 지금 인생 과제가 많습니다. 지금 한가하게 학교 다니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12살.
시간만 잘도 흘러갔다.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말이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나는 머릿속으로 내 문제를 하나하나 세어봤다.
‘첫 번째, 아역 이미지 고착,’
모든 아역에게 오는 게, 나에게도 왔다.
‘이건 도대체 뭐가 문제지?’
귀여움이 기간 한정이라서 작품을 좀 많이 찍어서일까.
‘연기력도 인정받긴 했는데…….’
그게 천재 아역의 이미지를 고착시킬 줄이야.
‘뭔가 팔색조 같은 매력이 아니라, 마냥 착하고 천사 같은 애로 굳어지다니…….’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뭐, 착한 일을 하고 있으니까 착한 이미지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말입니다.
‘그 이미지로만 남는 건 다른 문제라고요.’
이를 어쩌나.
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인기가 많아지긴 했지.’
솔직히 셀럽이 된 후로 인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출연 요청이 많아진 거로 매우 만족했었다.
그래서 몰랐었다.
‘인기가 많아지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있다는 걸 말이야…….’
생각해 보면 톱스타가 어떻게 사는지는 몰랐다. 아름답고 강한 엄마가 소탈한 편이어서, 더욱.
‘위험할 줄이야.’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손으로 조용히 그동안 겪었던 범죄를 꼽아봤다.
‘납치 미수가 10번에, 스토킹 30번, 소소한 경범죄는 셀 수 없고. 갑자기 돌을 던지는가 하면…….’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히 이건 나도 의문이었다.
‘얼굴이 예쁜 애가, 남을 돕는데 왜 돌을 던지지?’
세상 돌 맞을 범죄자도 많은데, 그들한테는 안 던지고 왜 나한테?
‘이해할 수 없다고 하니까, 덕수 씨가 착잡한 얼굴로 말했지. 흰 도화지를 찢고 싶은 본능적인 욕망이라고.’
세상에 미친놈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인생 2회차니까 그러려니 했지, 이걸 그냥 겪었으면 진짜 애 이상해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뭐, 그런 걸 당할수록 우리 곰자님들의 전투력은 점점 강해지고…….’
내부 결속이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온라인상에 올라오는 내 욕을 말로 두들겨 팼다.
‘그래서인가. 연예인들이 내 얘기할 때 고민하면서 해.’
말을 고르고, 엄청나게 신경 썼다. 물론 그러면서 나를 은근히 돌려서 까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그 뒤에 곰자님들의 폭풍 공격을 당하셨지만…….’
나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래저래 상황이 복잡했다.
‘뭐, 그래도 괜찮아.’
나는 턱을 괴고 앞을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랑 누나 다 건강하니까.’
덕수 씨도 여전하고, 안산댁도 항암 훌륭히 이겨내시고 완치 판정을 받으셨다. 그래서일까. 생기가 넘치셨다.
‘주위 사람 다 건강하니까 좋다.’
그래. 그게 어디냐.
그렇게 한숨을 내쉴 때였다. 갑자기 선생님이 말했다.
“자, 공자에게 박수!”
엥?
갑자기 애들이 손뼉을 쳤다. 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깜박였다.
‘뭐, 뭐야.’
왜 치는지 알고나 받읍시다.
승준이가 뒤에서 외쳤다.
“다 공자 덕분이에요!”
아니, 뭔데?
“그렇지.”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에 깊이 빠져 있어서인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때, 목소리 큰 승준이가 말했다.
“공자가 우리 반에 평화를 줬어요.”
저기?
‘내, 내가 뭘 했다고?’
저기. 설명해 주지 않으련?
다행히 승준이가 재잘거렸다.
“여자애들이 싸우면요, 공자가 다가가서 웃어줘요. 그러면 싸움이 그쳐요!”
그, 그런가.
‘그런데 말이다. 너희들이 싸우는 이유가 아직은 소소한 거잖아.’
같은 머리핀을 했다, 뭐 이런 이유였다.
‘다가가서 중재했지만, 결론이 웃겼지.’
그 애들 다 내 머리에 머리핀을 꽂아주고 끝났다. 심지어 머리핀 두 개를 선물로 줬다.
‘아깝지도 않니. 애들이 풍족하긴 하지만, 그걸 주는 건 다른 얘기잖아.’
문제는 받아도 쓸 곳이 없다는 거였다. 기부해도 되냐는 내 질문에, 애들은 쿨하게 괜찮다고 했다.
‘그럼 왜 싸운 거니.’
물론 머리핀 자체보단 ‘같은 머리핀’이란 게 중요한 거 같지만.
‘그런데 우리 승준이는 그걸 말하는 걸까.’
도대체 무슨 얘기 하다 넘어간 거예요.
“공자만 있으면, 뭐든지 해결돼요. 축구도 이기고요!”
그건 그나마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란다. 축구는 마적 녀석이 가기 전에 배워서, 반 대항 정도는 이길 수 있어.
‘뭐, 중학생만 되어도 점점 힘들겠지만.’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가 축구도 잘하긴 하지. 하지만 얘들아, 공자 얼굴에 상처 입히지 마라. 그렇게 되면…….”
선생님은 갑자기 어깨를 살짝 떠셨다.
“어떤 분들이 매우 불쾌하게 여기실 수 있어.”
고, 곰자분들 얘기이신가.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우리 곰자분들, 그러실 분들 아니에요.”
사막에 제 이름으로 묘목을 기부하는 분들이십니다.
“공자야. 그건 아니야. 너 저번 시상식 때 네 어깨 쳤던 배우 기억하니?”
아.
그러고 보면 그런 일이 있긴 했다. 성격 안 좋기로 유명한 배우가 내 어깨를 세게 쳤다. 순간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렸다.
‘그걸 잡아준 건 한우진이지.’
한우진은 그 배우에게 우리 애 치지 말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었다.
‘인터뷰 중인 배우 카메라에 잡힐 줄 몰랐지.’
그 뒤로 곰자님들이 뒤집혔다. 순식간에 그 배우는 인성이 논란이 되었다.
‘뭐, 그거로 끝나면 그만인 일이긴 했는데…….’
진짜 인성에 큰 문제가 있는 배우였다. 과거사가 줄줄이 나오더니, 숨겼던 음주운전 살인 기록이 나오면서 그 배우는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제법 굵직한 역을 했던 조연이었는데…….’
뭐, 애를 칠 정도면 보통이 아니긴 했지.
혜민이가 손을 들고 말했다.
“그런데 그건 자업자득이에요! 애초에 공자를 왜 쳐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말했다.
“맞아요! 애를 때리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잖아요!”
“그런 거로 공자 압박하지 마세요!”
얘, 얘들아.
‘너무 맞는 말만 해서 할 말이 없구나.’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어쨌든 공자가 상처를 입으면, 슬퍼하시는 분이 많아요. 우리 모두 주의합시다.”
저, 저기요. 선생님.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뿐만이 아니라, 어떤 아이들도 다치면 안 되죠.”
말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맞아요.”
“누구든 다치면 안 되죠.”
“선생님, 이상해.”
선생님은 당황했는지 눈을 깜박였다.
“다른 애들도 다치면 부모님께서 많이 슬퍼하세요. 저도 별다를 바가 없어요. 저는 그냥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슬퍼하시는 분이 많을 뿐이에요.”
선생님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 그렇긴 한데 공자야. 너는 너무 많아. 전 세계에 있잖니.”
그, 그렇긴 하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