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03)
203
‘뭐, 뭐야.’
나는 한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그림자는 바로 나를 덮쳤다.
“아이고. 우리 귀여운 공자!”
서 사장이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왜 으슥한 곳에서 나오지.’
혹시 놀리려고 한 겁니까.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서 사장을 바라보았다.
“사장님.”
“응? 우리 공자. 놀랐지? 놀랐지?”
서 사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만…… 아니야. 괜찮아요. 그냥 하세요.”
그래, 뭐. 즐거우시면 됐습니다.
서 사장은 나를 안고 빙글 돌았다.
“우리 공자가 심통 난 표정이어서 그랬지.”
어라.
‘어떻게 알았지?’
나는 볼을 부풀렸다가 뺐다.
“맞지? 뭐 못마땅하지?”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널 얼마나 봤냐. 척하면 척이지.”
그, 그렇구나.
‘내가 알게 모르게 티가 나는구나.’
음, 일상 속에서 표정 관리 잘해야겠다.
서 사장은 웃으면서 내 등을 토닥였다.
“공자야, 그런데 진짜 나니까 알아보는 거야. 괜히 완벽한 표정 관리하겠다고 스트레스받지 마렴.”
나는 눈을 깜박였다.
‘한 5년에 한 번쯤은 존경스럽다니까.’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저 키가 159예요.”
“응, 그렇지.”
“안아 올리시지 않아도 돼요.”
크고 나니까 덥석덥석 드는 사람이 줄었는데, 서 사장은 여전했다.
“우리 공자가 벌써 그렇게 자랐구나. 그런데…….”
서 사장은 나를 보며 말했다.
“공자야. 너 너무 가벼운 거 아니냐?”
순간 어깨가 움찔 떨렸다.
“맞지?”
“선생님이 조금 걱정하세요.”
“연예인이 몸 관리하는 건 맞는데, 공자야. 너 여기서 더 마르면 안 될 거 같다.”
“저 진짜, 많이 먹어요.”
진짜 영양가 있게 잘 먹고 있는데, 아무래도 체질 같았다.
“우리 집 공주님보다 가벼운 거 같은데?”
그, 그런가.
“그래도 무겁지 않아요?”
“음, 아닌 거 같은데.”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서 사장은 날 안전한 곳에 놔줬다. 나는 고개를 들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 너무 고민하지 마라. 그런데 공자야.”
나는 고개를 들었다. 서 사장은 턱을 살짝 긁었다.
“그, 좀 문제가 생겼다.”
“무슨 일이에요?”
“그, 너 스토킹 해서 집어넣은 그놈, 풀려났다고 하더라.”
와, 법 한번 진짜 솜방망이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공자야. 경호원 들이자.”
아, 그거 겨우 막고 있었는데…….
“꼭 필요한가요. 그거.”
“필요하지. 공자야, 이놈 좀 악질이었잖아.”
그렇긴 했지.
덕수 씨가 어깨뼈 빼서 겨우 집어넣은 놈이었다.
‘그런데 미수라서 그런가.’
스토커가 아직까진 그냥 자선재단 사무실에 내가 나온 잡지를 조각내서 보낸 것뿐이라, 금방 풀려난 듯했다.
‘재단에서 일하시는 분이 굉장히 놀라셨지.’
그리고 솔직히 다른 의미로 놀랐다.
‘치밀해.’
내 집은 성진 그룹 본가였다. 거기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았다.
‘회사도 마찬가지야.’
탑 라인은 비록 작은 기획사지만, 톱스타인 엄마와 내가 소속된 연예 기획사인 만큼, 이런 범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장님이 보안에 철저히 신경 쓰셨으니까.’
결국 내가 있는 곳에서 유일하게 보안이 별로인 건 자선재단뿐이었다.
‘평범한 스토커가 아닌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서 사장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두자. 공자야. 네가 다치면 전국, 아니 전 세계의 곰자님들이 국회를 부술지도 몰라.”
나는 순간 피식 웃었다. 과장이 심했다.
“경찰청장 멱살도 잡을걸?”
“설마요.”
“네 스토커 일 기사 뜨자마자, 곰자님들 포효하셨다.”
그, 그렇구나.
“글만 좀 과격한 거죠. 실제로 그렇게 하시겠어요.”
“공자야. 너는 곰자님들을 몰라.”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떠신대요?”
“그동안 단단히 뭉치셨지. 게다가 유입도 계속 있잖니. 연령대가 다양한 분들이 모여 계시니까 공구도 활발했고.”
아, 회원 등급을 올리는 게 힘들다고 듣긴 했었다.
“아직도 그래요?”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던데, 그건?”
아니, 왜요.
“물건도 다양하고 말이야.”
“그, 그래요?”
“아직도 우리 여왕님께서 자주 이용하시거든. 육아용품이랑 아이용품, 해외 공동구매 괜찮다고 하시던데.”
그, 그렇구나.
“그런데 그거, 문제없어요?”
“업자는 칼같이 걸러내서 말이야. 솔직히 나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거 문제 생기는 거 한두 번 본 거 아닌데 말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도 있고, 게시판도 엄청나. 지역 모임도 있단다.”
그 정도로 세분되어 있을 줄이야.
“사람이 많아서 자잘한 문제는 있지. 그래도 큰 문제는 여태 없더라.”
곰자님들 대단하시구나.
“기자들이 괜히 종교 같다고 하는 거 아니다. 공자야.”
“에이. 팬덤은 약간씩 그렇잖아요.”
“그 정도가 아니야. 신도라도 광신도란다, 공자야.”
아, 아니 아직 문제도 별로 없다는데 그렇게 심한 말을!
“곰자님들 욕하지 마세요!”
“아니, 욕한 건 아니라.”
“우리 곰자님들은 제 이름으로 사막에 나무도 심으시고, 화재 나면 모금도 하시잖아요!”
그렇게 착한 분들이 어디 있다고!
“그, 그렇긴 하지.”
“사람들은 제가 천사라고 하지만, 저는 곰자님들이 천사 같아요. 어떻게 제 이름으로 그렇게 좋은 일을 하는 거죠?”
자신의 이익을 보지 않고, 내가 좋다는 이유로 그런 일을 하시는 건 뭐랄까…….
‘진짜 아가페적인 사랑 아닐까.’
스타를 좋아하는 거로 뭉쳐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신다니.
“그, 음.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서 사장은 내 시선을 피했다.
“공자야. 가끔은, 아니다. 그냥 그렇게 믿어라.”
왜 이렇게 눈을 못 마주치시지.
서 사장은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가끔, 순진하다니까.”
엥. 그건 아닌데.
“자, 그러니까…… 공자야. 경호원 두 명 늘리는 거다?”
“으음, 엄마는요?”
“아, 안 그래도 수정이가 그 말 했다.”
서 사장은 방긋 웃었다.
“안 붙이면, 당분간 수정이가 경호할 거래.”
“부, 붙이겠습니다.”
“그래, 그래. 착하다.”
서 사장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그리고 공자야. 이건 내가 얘기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말이야.”
“네.”
서 사장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속삭였다.
“요즘 깔짝거리는 배우가 한 명 있더라.”
음, 무슨 뜻일까?
“어떤 새내기 배우가 우리 공자를 깔짝깔짝 험담해서.”
음, 그렇군.
“그런 분은 늘 계셨잖아요. 모든 분이 저를 좋아하지는 않죠.”
“아니, 공자야. 그 정도가 아니에요.”
서 사장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우리 천사 같은 공자를 갈구는 말? 아주 가끔 있긴 했지. 그런데 그분들, 어떻게 되셨는지 아니?”
물론 몰랐다.
“곰자님들이 애한테 무슨 말이냐며 탈탈 터셨단다.”
“아…….”
“그러고 몇 달에서 몇 년 뒤에 사고 쳐서, 연예계의 뒤안길로 가신 분들이 대부분이란다.”
시, 심오하다.
“애초에 공자 너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야. 그냥 싫어해.”
“그럴 수도 있죠.”
“아니야, 공자야. 우리 공자를 싫어하는 건 자유긴 해. 하지만 그냥 싫다는 걸 표현하는 건, 바보의 영역에 가까운 거란다.”
뭔가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일단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지능이 낮은 분들이니, 연예계를 빨리 종료하신 거지. 물론 심성도 좋지 못하지.”
음, 그러고 보면 시비 거신 분들… 언제부터인가 안 보이긴 했구나.
“이해했어요.”
“그렇지, 공자야. 그런데 이런 우리 공자에게 깔짝거리는 뉴페이스가 등장했어. 나는 그분이 꽤 신경 쓰인단다.”
나는 방긋 웃었다. 누구인지 알 거 같았다.
“곽동운 씨죠?”
“어라. 아니?”
“조짐이 보이셨거든요.”
“나도 들었다. 선배님 소리 듣고 싶어서 말도 안 되는 구, 아니 거짓말을 했다며?”
서 사장은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구라라고 말하려고 했던 거, 수정이에게 이르지 마라. 공자야. 가끔 깜박한단 말이야. 네 앞에서 바른 말 고운 말 하는 거.”
방금 말한 거 같지만, 넘어가자.
“네. 그러셨어요.”
“그럼 한우진 씨는 벌써 눈치챘겠구나. 그런데 너 이번 드라마 한우진 씨도 같이 오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장년 역이라서 안 겹쳐요.”
“큽. 그렇구나. 그래도 한우진 씨 계시면 든든한데 말이다. 널 지켜주시잖니.”
그, 그랬나?
‘도움은 많이 받긴 했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친하긴 했다.
“큰일이네. 정유진 씨도 겹치는 씬 없다고 들었는데. 경력 있는 원로 배우는 없던데.”
아, 좀 그렇긴 하지.
초반에 인지도 있는 배우는 나밖에 없긴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괜찮아요.”
아니, 내가 지키면 모를까. 보호를 받아야 해?
‘이제 애도 아닌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배우 간에 충돌이라면, 저도 해결할 수 있어요.”
“아이고. 공자야.”
서 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우리 공자가 약하다는 거 아니에요. 단지, 이런 건 말이다.”
서 사장은 내 어깨를 잡고 쪼그려 앉았다.
“우리 공자가 손해라서 그래.”
무슨 말이지?
“공자, 네 이미지는 지금 너무 좋거든.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공자 너만큼 이미지 좋은 배우 없어.”
그, 그렇긴 하죠.
“그런데 깔짝이는 놈 때문에, 이 고운 이미지가 상한다? 그게 너무 손해라는 거야.”
아, 그렇구나.
“곽동운 씨, 심한 말 많이 해요?”
“아직은 지나칠 수 있어.”
“사고를 치시긴 하겠네요.”
언제 무르익을까.
“그, 내가 선우영재 PD에게 말해서 드라마에서 뺄까?”
“그래도 돼요?”
“공자야. 너는 지금 안 되는 게 없어.”
그건 좀 갑질 아닌가?
“그렇게 되면 곽동운 씨, 폭로한단 식으로 일 벌일지도 몰라요.”
관심 좋아하니까, 분명히 그 짓 할 거다.
‘조회 수에 목마른 기자님들에게 그게 얼마나 단 꿀일까.’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건 선우영재 PD가 좋은 핑계 댈 거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우리 쪽에서 그러면 안 될 거 같아요.”
게다가 말입니다. 감이 옵니다.
나는 씩 웃었다.
“그냥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엥?”
“그냥 그러면 될 거 같아요.”
게다가 이번에는 보여주고 싶거든요.
‘연기력의 차이 말이야.’
그놈은 항상 나를 보며 말했다.
-한조야. 세상은 연기보다 외모야. 너와 나를 보면 적나라하잖아. 물론 연기도 내가 낫지만.
나는 활짝 웃었다.
“저는 그분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선배님, 얼마나 잘하시는지 꼭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대비는 해놓을게요.”
“으음. 걱정되는데…….”
“앞으로 이런 분 많으실지 몰라요. 그때마다 뺄 수는 없잖아요.”
서 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이고, 애가 너무 순해서 걱정이라니까.”
“저 순하지 않아요.”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천사라고 하지만, 천사 아닌 거 아시잖아요.”
“크흠.”
서 사장은 헛기침하며 고개를 저었다.
“수정이가 애를 너무 순하게 키웠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