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05)
205
나는 슬쩍 눈을 내리깔며 물었다.
“설마, 마적이 너. 동생이 더 불쌍하다고 생각한 거 아니지?”
녀석이 내 눈을 피했다. 아무래도 정답인 거 같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 거 비교해 봤자 소용없지만, 둘 다야. 너랑 네 동생. 다.”
마적 녀석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 그런가.”
“애초에 네 부모님이 저지른 일인데, 뭐 어쩌겠냐. 너를 때리지 말았어야지.”
마적 녀석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공자야.”
“응, 왜.”
“밥맛 떨어지는 질문 해도 될까?”
나는 식탁을 봤다.
“더러운 얘기야?”
“야! 너 나를 어떻게 보고! 너 내가 신성한 밥상머리 앞에서 그런 얘기 할 사람으로 보이냐!”
약간?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마적 녀석이 가슴을 부여잡았다.
“야, 아니야! 아니 뭐, 영국 가기 전에 나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밥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아는 뉴 마적이라고.”
그, 그렇구나.
“뉴 마적은 그렇게 예의 없는 짓 안 해.”
다행이네. 하긴 밥은 소중하지.
“해봐.”
“응?”
“밥맛 떨어지는 질문 한다며?”
마적 녀석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 있잖아. 나 무서워.”
뜬금없네. 아니다.
‘충분히 무서울 만해.’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는 어쩔 수 없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접근 금지 받아내자.”
“어?”
“그거 받아두는 게 좋을 거 같아. 또 폭력을 쓰시려고 하면 감방 또 들어가시라고 해.”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갈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늘 생각하지만, 형법이 약하다니까.’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마적이가 말했다.
“아, 맞는 게 무섭진 않아.”
마적 녀석은 살짝 볼을 긁었다.
“이번에 가서 깨달았어. 음, 엄마가 많이 약해졌더라고.”
마적이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나 매일 몸싸움하는 게 일이야. 애들 덩치가 진짜 커.”
하긴, 축구 하는 애들이면 당연히 피지컬이 좋겠지.
“엄마가 달려와서 나를 발로 찼는데, 내가 진짜 너무 가볍게 피했거든.”
마적 녀석은 조금 웃었다.
“너무 쉬웠어. 음, 이런 말 하면 웃기지만…….”
녀석은 작게 속삭였다.
“반격도 가능하겠더라. 그런데 그러면 안 되겠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따 알려줄게. 정당방위 하는 법.”
“그런 방법도 있어?”
“법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달라서, 같은 행위라도 증언에 따라 달라질걸?”
“그래?”
“엄마가 말했어. 법이 엿 같으면, 법을 잘 알 알아야 한다고.”
나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법이 선량한 피해자를 위해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지만 말이다.
“그, 그렇구나. 어쨌든, 엄마에게 맞는 게 무섭진 않아.”
“그럼 뭐가 무서운데?”
“동생.”
마적 녀석은 수저를 놓았다.
“나를 원망할까? 내가 엄마랑 떨어트리는데 어시스트 넣었잖아.”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아, 나중에 욕 좀 먹겠다.”
“그런데 동생에게 미안해하지 마.”
마적 녀석이 눈을 깜박였다.
“애초에 너는 피해자인걸. 모든 잘못은 네 어머니야. 애초에 그분이 때렸다고.”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너는 견디다가 탈출했을 뿐이잖아. 그리고 네 동생도 네 어머니보단 정 많은 시터 분이 나을걸.”
왜 피해자가 이런 걸 괴로워해야 하지. 적이 어머니는 양심의 가책 따위 하나도 받지 않을 텐데.
나는 혀를 찼다.
“너 원망하면, 내가 꿀밤 때려줄 거야.”
피해자인 형한테 왜 화살을 돌려.
마적 녀석은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는 배시시 웃었다.
‘자식.’
울상인 얼굴보다는 웃는 표정이 훨씬 좋았다.
‘이빨에 김 껴 있긴 하지만.’
나는 취나물을 녀석의 수저에 올려줬다. 녀석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밥을 먹었다.
“한국 왔는데, 즐겁게 있다 가야지.”
“나 즐거운데.”
“온갖 생각 다 하는데 퍽 즐겁겠다.”
마적 녀석은 히죽 웃으면서 다시 밥을 먹었다.
“공자야.”
“왜.”
“나 솔직히 든든해. 배불러.”
하긴 이렇게 먹었는데 당연하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반찬을 더 올려주지 않았다.
“네가 내 편이라서, 진짜 든든해. 와, 그 마공자가 내 편이라니! 네가 내게 반찬 올려준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걸? 이히히히. 좋아.”
참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좋아하네.
‘울상이었다가, 웃었다가 바쁘다니까. 어휴.’
마적 녀석은 남은 밥을 우걱우걱 먹었다.
“천천히 먹어.”
“응.”
“적아.”
나는 김치를 찢어주며 말했다.
“너 진짜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죄책감 느끼지 마.”
마적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짠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어른들 지랄에 애만 고생하네.’
우리 마적이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가 뭐지.
눈앞에 녀석이 밥을 잘 먹고 있어도 딱하기 그지없었다.
‘한국에 있을 때, 먹고 싶은 거 다 먹어야겠다.’
마적 녀석은 눈이 마주치자 밝게 웃었다. 솔직히 그게 더 안타까웠다.
* * *
미취학 아동일 때, 나는 건물주였다. 솔직히 나는 돈이 많았다.
‘평생 먹고사는 건 걱정 없을걸.’
많이 벌고 있었다. 얼마나 버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자선재단은 아니야.’
물론 내 이름으로 후원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사람 돕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러니까, 나는 절대 나쁜 짓 하면 안 돼.’
왜냐하면, 내가 재단의 사장이자 마스코트니까.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내가 나쁜 짓 한 거 알려지면, 우리 재단 망한다.’
그럼 애들을 도울 수가 없어요. 우리 재단 돈으로 수술받아야 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니까…….’
나는 방긋 웃었다.
“할게요!”
“엥?”
“헤일로 형들이 공자가 나오길 바란다면, 나가야죠.”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고, 공자야. 하지만 그거 TV에 방영되는 것도 아니고, 헤일로 너튜브에만 공개된다던데?”
“네.”
“공자야 예능에서 널 부르는 PD가 얼마나 많은데. 아무리 헤일로가 미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라도 그렇지.”
음, 서 사장님께서 여태 캐스팅 거절하시느라 힘드셨을 거 같긴 하다.
“하지만 헤일로 형아들, 진짜 엄청나게 인기 많잖아요.”
“그, 그렇긴 하지.”
“너튜브라면 접근성도 굉장하니까요. 당장에 이익은 없어 보일지 몰라도, 후에 가면 아닐 거예요.”
우리 재단 후원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그, 그렇긴 하다만…….”
“게다가 헤일로 형들도 보고 싶어요! 뮤직비디오 촬영 이후로 한 번도 못 본 거 같아요.”
“그야 분야가 다르지. 게다가 헤일로는 진짜 바쁘니까. 세계 방방곡곡을 콘서트 하러 돌아다니잖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귀한 기회 같아요. 그 프로그램 나갈게요.”
“하아. 알았다. 네가 나가고 싶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무슨 방송이래요?”
서 사장은 덕수 씨가 준 캐모마일 차를 넘겼다.
“눕방.”
엥?
“헤일로 멤버, 김진형 알지? 같이 뮤비 찍었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죠.”
“이번에 콘서트 하다가 발목 부러졌잖아. 그래서 지금 깁스한 채, 개인 방송하는 거 같더라. 다른 멤버들은 스케줄 돌고.”
아하. 그런 거구나.
“누워서 방송한다고 눕방이라고 하는데, 신개념 아니냐. 세상이 이렇게 변한다, 공자야.”
음, 지금이야 새롭지만…… 나중에는 평범한 방송이 됩니다, 그거.
“그, 헤일로 쪽이 살짝 언질을 주는데 말이다. 공자야.”
“네.”
서 사장은 내 어깨를 살짝 잡았다.
“김진형이 요즘 좀 힘들대.”
“다치면 누구나 힘들죠.”
“뭐, 그런 것도 있지만…… 살짝 구설수도 돌거든. 초심 잃었다고.”
음, 서 사장님 정보라면 틀린 말은 아니겠네.
‘그런데 진형 형이 초심을 잃을 사람인가?’
내 기억 속에서는 항상 열심히 했던 사람이었다.
‘뭐,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
사람이 변했을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공자야. 김진형이 좀 싸가지……가 아니라 연예인 병 걸렸어도 그러려니 하렴.”
“네.”
“그런데 공자야. 안 나가면 안 되겠냐? 우리 귀한 애가 오라는 데도 많은데, 구설 살짝 도는 애랑 너튜브 방송을 굳이…….”
나는 활짝 웃었다.
“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삼촌.”
“나가지 말자. 응?”
“그런데 나가고 싶어요.”
저 수술비 지원해 줘야 하는 애들이 쌓여 있습니다.
“제가 국내에선 인지도가 있지만, 세계에선 아니죠.”
“공자야. 너 세계적으로 인기 있긴 해.”
“그냥 게시물 몇 개일 뿐이잖아요.”
이왕이면 영화로 인기 있고 싶지만, 아직 한류는 뻗어나가는 중이었다.
‘헤일로 형들 너튜브 방송으로, 눈도장 찍는 거 나쁘지 않아.’
혹시 알아. 재단에 돈 많이 들어올지요.
게다가 말입니다.
‘코인도 오른다고요.’
나는 서 사장을 보며 말했다.
“꼭 나갈래요.”
“어휴. 그래. 알겠다.”
서 사장은 마른세수를 했다. 나는 웃으면서 숨을 길게 내쉬었다.
‘코인…….’
나는 야속한 자막님을 떠올렸다.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나는 자막님을 오랜만에 불렀다.
‘코인 개수 확인!’
[총 코인: 56,567,343,241>넉넉해서 참 아름다웠다.
‘그러면 뭐 해!’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마공자의 근력 강화할 코인 개수 알려줘.’
[잘나가는 아역배우: 마공자의 전체적인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487,837,343,534 코인이 필요합니다.>저기요.
‘내 근력을 강화하면 지진이 나고 해일이 밀려들어 옵니까?’
왜 이렇게 많이 드는데요.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개수만 이 정도라면, 대가는 안 봐도 빤했다.
나는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자막이 야속하기 짝이 없었다.
‘진짜 코인 녀석.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너무 짜.’
이렇게 많이 모았는데, 아직도 불가능이라니.
나는 심호흡을 했다.
“사장님.”
“응?”
“저는 더 유명해져야 해요.”
“지금도 아주 유명해. 공자야.”
“아직, 모자라요.”
그래서 그 너튜브, 꼭 나가야 합니다.
‘뭐, 아무리 헤일로가 유명하더라도 거기 나간다고 해서 금방 뭔가 확 달라지진 않겠지.’
그래도 이 기회를 날릴 수 없었다.
‘정말 알 수 없는 소원이라니까.’
뭐든 들어주는 거 같으면서도, 뒤통수가 확실했다.
나는 자막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좀 쉬워질 수는 없는 거니.’
더 열심히 일하라는 건가.
‘그래요. 합니다. 일.’
나는 지지 않아. 꼭 근력 강화할 거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아, 운동.’
나는 울먹임을 애써 참았다.
“고, 공자야. 왜 그러니?”
“삼촌. 저 운동 열심히 하는 거 아시죠?”
“알지. 덕수 씨가 항상 얘기하니까.”
“그런데 왜, 몸이 계속 삐거덕거릴까요?”
서 사장은 말을 못 했다. 나는 천장을 보며 계속 중얼거렸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늘지가 않아요.”
“그, 체질이란 게 있어서 그래. 공자야.”
“아무리 체질이라도, 몸이 종잇장같이 팔랑거리는 건 너무해요.”
아, 야속한 내 신체여.
“좀 그렇긴 하지. 그래도 공자야. 귀엽게 팔랑거린단다.”
저기요. 사장님. 혹시 시비 거십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