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06)
206
“삼촌 전 심각해요. 아니, 이 정도로 운동했으면 식스팩도 나오고, 이두박근도 나와야 하는데요.”
“안 나오냐?”
“그냥 마르기만 해요.”
“아, 아직 어려서 그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사장님 전 꿈이 있어요.”
나는 아련하게 말했다.
“운동이요. 2배만 노력하고 싶어요.”
“지, 지금은 어떤데?”
“20배 해야 해요.”
이쯤 되면 거의 재활 환자 수준이었다.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서 사장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꽉 안았다.
“큽…….”
“웃지 마세요.”
“아니. 그러니까…….”
“저는 심각한데요.”
“미안하다.”
“삼촌, 너무해.”
나는 서 사장의 품에서 나와서 고개를 돌렸다.
“고, 공자야. 아니 그게 아니야!”
“웃기만 하고…….”
“아니, 나는 그냥 네가 귀여워서, 크읍.”
나는 바로 돌아섰다. 서 사장은 필사적으로 나를 달랬다.
“공자야. 삼촌이 잘못했어.”
“삼촌.”
“으, 응.”
나는 돌아서서 말했다.
“자꾸 이러시면요.”
나는 진심으로 간곡히 말했다.
“사춘기 일찍 올지도 몰라요.”
혹시 압니까. 제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술 한잔할지.
‘그러고 보면 이 몸은 알코올에 강한가?’
실험으로 한번 먹어봐야 하나?
서 사장은 볼을 씰룩였다. 예전 같으면 그냥 웃으라고 했겠지만, 예비 사춘기라서 그런가. 마음에 관대함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내 방으로 쏙 들어왔다. 곧 엄청난 웃음소리가 들렸다.
‘쳇.’
얄미워라.
‘그런데 사춘기 핑계 좋다.’
어디든 꼭 써먹어야지.
* * *
아무리 너튜브 방송이라도, 그냥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헤일로의 너튜브 방송에서는 나에게 힘든 걸 요구했다.
“공자는 몸만 오면 된다고 하더군요.”
저기요, 헤일로.
“선생님, 솔직히 이게 더 힘들지 않나요?”
“그렇죠.”
“진짜 누워서 하는 방송인가 봐요.”
헤일로, 아니 진형 형 진짜 힘들었구나.
“실시간 생방송이라고 하더군요. 공자 게스트로 나온다는 거 알려지니까, 본다는 분이 많으셨어요.”
“음, 조심해야겠네요.”
천사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인성 논란은 안 되지. 나는 심호흡을 했다. 솔직히 나도 너튜브 방송은 처음이었다.
‘전생에서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게다가 헤일로라면 전 세계의 팬들이 볼 것이다.
나는 갑옷을 입듯 의상을 갈아입다가 깨달았다.
“서, 선생님?”
“네.”
“저 잠옷 입었는데요.”
“아, 그게. 그쪽에서 준비해 줬습니다.”
나는 소매를 들어봤다. 천이 한 뼘이나 남았다.
‘뭐, 잠옷은 원래 큰 거 입으니까.’
나는 복슬복슬한 소매를 접다가 아차 싶었다.
“선생님. 잠옷인 건 그러려니 하는데요.”
“네.”
“왜 병아리죠?”
샛노란 천이 복슬복슬했다. 심지어 날개 모양과 후드에는 까만 눈이 있었다.
덕수 씨는 헛기침했다.
“큽. 그쪽에서 줬습니다.”
“다, 다른 무늬는 없어요?”
“오직 그거 하나뿐입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 이럴 줄이야.’
나는 소리 없이 절규했다.
“잘 어울립니다.”
그야 그렇겠죠.
“선생님. 저 귀여운 이미지 벗어나고 싶은데요.”
“큽. 네.”
“6년 전이면 모를까. 이제 성숙한 이미지를 자랑하고 싶은데, 병아리라니요.”
덕수 씨는 계속 헛기침을 했다.
“큽. 그쪽에서 요구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는 미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평범한 거로 합시다.
하지만 덕수 씨는 의외의 말을 했다.
“소매를 걷는 게 좋겠군요.”
“엥?”
“바지도 좀 크군요. 걸려 넘어질 수 있으니, 걷는 게 좋겠군요.”
더, 덕수 씨?
“선생님, 제가 이 잠옷 입길 바라나요?”
“아, 이런 거 보면 공자가 많이 컸군요. 옛날에는 이런 동물 옷 자주 입고 다녔는데…….”
기어 다닐 때는 그렇긴 했죠.
“그때가 그립군요.”
“서, 선생님?”
“추억에 잠기는군요. 그러니까요, 공자.”
“네.”
“사진 좀 찍어야겠습니다.”
덕수 씨는 갑자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걸 누군가에게 보냈다.
“엄마에게 보내시는 건가요?”
“네. 마수정 씨가 좋아하시는군요. 마리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런.
‘못 벗겠군. 이거.’
덕수 씨는 내 바짓단을 접어주며 말했다.
“집에서 꼭 입은 거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촬영 끝나자마자 반납해야지.
“아. 기대되는군요. 이것만 하면 완벽해질 것입니다.”
뭐, 뭐가요! 또 뭘 하려고!
덕수 씨는 섬세한 손길로 머리띠를 해줬다. 나는 거울을 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왜 이것마저 노란색이야.’
나는 웃지 못해서 울었다. 왠지 한없이 억울했다.
* * *
확실히 너튜브는 다르긴 했다. 헤일로의 김진형 집에서 하는 촬영은, 스탭이 두 명 정도밖에 없었다.
나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어머!”
스탭은 나를 보자마자 헤실헤실 웃었다.
“진형 씨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도 진형 형 보고 싶었어요!”
“진형이는 공자가 자기 기억 못 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던데. 공자, 진형 씨 기억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기억하죠! 아, 그런데 아기 때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에이. 공자가 아기 때 한 육아 프로그램은 당연히 기억 못 하죠.”
스탭은 웃으면서 손짓했다. 나는 방긋 웃으면서 방으로 갔다.
‘음, 인생 2회차라서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면 말입니다.
‘헤일로가 데뷔가 12년이네.’
다들 이제 30대겠다.
‘지금까지 정상을 지키시다니…….’
그동안 치열하게 노력하셨구나.
나는 문을 열고 살그머니 들어갔다. 오랜만에 보는 김진형은 카메라를 보며 말하고 있었다.
“오늘 공자가 온대요. 저 진짜 기대돼요. 어, 뒤에 왔다고요?”
김진형이 돌아봤다. 나는 방긋 웃었다.
“형!”
“와, 진짜 왔어! 공자야! 아, 나 일어나면 안 되지.”
내가 달려갔다. 김진형은 내가 가까이 오자마자 확 안았다.
“와, 진짜 공자다. 어휴.”
김진형은 내 얼굴을 찬찬히 봤다.
“아니, 공자는 왜 그대로냐.”
저, 저기요. 그대로면 안 돼요!
“저 열두 살이에요!”
“와, 공자가 10살이 넘었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버, 벌써?”
저기요.
김진형은 다시 한번 나를 꽉 안았다.
“세상에 공자 키도 많이 컸다. 음…….”
그렇죠. 제가 이렇게 많이 컸습니다. 저 이제 예전의 귀여운 마공자가 아니라고 한마디 해주세요, 진형 형.
내 바람은 3초 만에 꺾였다.
“그런데 얼굴은 여전하네?”
순간, 나는 중심을 잃었다. 김진형은 나를 반쯤 끌고 카메라가 보이는 자리에 앉혔다.
“어때요. 우리 공자 귀엽죠!”
댓글 창이 막 올라왔다. 나는 눈을 깜박이다가, 읽는 걸 포기했다.
“공자야. 너 귀엽대.”
“가, 감사합니다?”
“머리는 왜 이렇게 깜찍하게 하고 왔어.”
“다 미리 준비해 주셨잖아요.”
김진형은 고개를 저었다.
“잠옷은 투표로 고른 건 맞아.”
아니, 뭘 이런 걸 투표까지 해요.
“그런데 공자야. 머리띠는 아니야. 나 이런 거 기획서에서 못 봤어.”
엥?
‘서, 설마.’
나는 벽 너머에 있는 덕수 씨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했다!’
침통함을 삭이고 있을 때였다. 김진형이 나를 옆구리에 확 끼었다.
“공자야. 나 기억하지?”
“기억하죠.”
“형, 다쳤어요?”
김진형은 잠옷 바지를 걷어서 붕대를 보여줬다.
“어쩌다가 다쳤어요?”
“무대 사고였어. 그런데 공자야. 너 나 다친 거 몰랐어? 시끌시끌했는데…….”
아.
“부상당하신 건 아는데, 정확한 이유는 몰랐어요.”
“공자, 너…….”
김진형은 갑자기 내 겨드랑이를 간질였다.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캭! 간지러워요!”
“너무한데? 나는 공자가 뭘 했는지 아는데! 공자 사극 들어간다며!”
와. 어떻게 알았지?
“나는 곰자인데! 공자는 나한테 관심이 없어!”
김진형은 괜히 울먹이는 척하며, 나를 꽉 안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변명했다.
“그게요. 형.”
“응.”
“제가 TV를 많이 못 봐요.”
“음, 그렇구나. 그런데 공자야.”
“네!”
“인터넷 기사도 많이 떴었어. 스마트폰으로 보면 될 텐데?”
아.
순간 할 말이 없었다. 김진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봤다.
“하, 학원 가느라…….”
“사랑이 식은 거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이, 이대로 물러날 수 없어!’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식었다면, 여기 오지 않았어요!”
나는 김진형 팔을 꽉 잡았다.
“보고 싶어서 왔는데!”
나는 김진형의 눈을 보고 말했다.
“이런 기회 아니면 못 보잖아요!”
솔직히 분야가 안 겹치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가수는 시상식에서밖에 못 마주치지.’
헤일로는 외국에서 콘서트 하느라 바쁘니까, 국내 시상식에 나올 리도 없고 말이다.
댓글들이 엄청나게 올라왔다. 모니터에 자막이 떴다.
[다들 귀여운 사랑싸움이래!>이, 이런.
‘인터넷 방송은 다 이런가.’
실시간 반응이라니.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뭐랄까.
“공자야. 부끄러워?”
“네. 지금 찾고 있어요.”
“뭘?”
“쥐구멍이요.”
“으하하하하하하!”
젠장.
‘내가 너튜브 방송을 얕봤다.’
이거 내가 여태 해온 방송이 아니야. 뭔가 많이 달라.
“괜찮아. 다들 좋아하셔.”
아니, 나는. 어린 이미지 말고, 성숙한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망한 거 같다.’
나는 손으로 눈을 가렸다. 김진형은 그런 내 팔을 내리며 말했다.
“공자야. 너 그러면 더 귀여워. 지금 네 옷, 병아리 옷이라고.”
아. 그렇지.
“와, 엄청나게 좋아하신다.”
아니, 도대체 왜…….
“공자야. 지금 심정이 어때?”
“수치스러워요.”
“으하하하하하!”
김진형은 다시 나를 안고 한 바퀴 굴렀다.
“어쨌든 공자야. 다시 만나서 반가워!”
“네.”
“형이랑 오늘 과자 먹으면서 푹 쉬자. 그런 방송이야.”
그렇구나. 진짜 형식이 파괴적이네.
‘뭐, 나중에 너튜브 방송이 기존 방송보다 훨씬 유명해지지.’
나도 이참에 적응하는 게 나을지도. 아니다.
‘나도 너튜브 채널 만드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
수익금으로 자선재단 좀 통통하게 만들면 좋잖아.
김진형은 작은 탁자에 과자를 풀었다.
“공자야. 많이 먹어.”
“네!”
김진형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채팅에 공자에게 궁금한 점 올라온다. 공자야. 머리 왜 이렇게 귀엽게 넘겼냐는데?”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해주셨어요!”
“그렇답니다! 여러분! 공자야. 저 카메라 보고, 얼굴 잘 보이게 할 수 있어? 연기해 봐. 화난 표정!”
아, 그거야 잘하죠.
나는 카메라에 가까이 다가가서 조명과 각도를 살짝 계산했다. 그리고는 화보처럼 표정을 바꿨다.
처음에는 심각한 표정이었다. 두 번째는 경멸하는 표정이었고, 세 번째는 활짝 웃었다.
나는 김진형을 보며 말했다.
“이렇게요?”
“어. 그런데 와. 우리 공자가 진짜 배우다. 움짤 만들어질 거 같다. 그러고 보면 공자, 상도 많이 받았지?”
“네. 과분한 상을 참 많이 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