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07)
207
“아, 그 점에 관해 묻고 싶은 게 있어.”
김진형은 나를 다시 옆구리에 꼈다. 나는 나무늘보처럼 김진형 옆에 찰싹 붙었다.
올라오는 채팅에는 귀엽다는 말이 잔뜩이었다. 김진형 눈빛이 녹는다고 해서, 나는 슬쩍 올려다봤다.
‘음, 조금 알 거 같다.’
김진형은 마치 누나의 눈빛으로 날 보고 있었다. 나는 배시시 웃었다.
“네!”
“아니, 뭘 물을 줄 알고 네야.”
“형이 묻는 거니까요.”
김진형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붙어 있어서인지, 몸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아, 진짜. 한 가정에 한 공자라는 말 절실하게 알겠다. 공자야, 너 내 동생 할래? 우리 집 가자. 아니다. 이미 이 집이 내 집이구나! 전세라서 깜박했어.”
음, 형이 스케줄이 바쁘긴 한가 보다. 자기 집을 다 까먹고.
“나 집 또 있어. 거기 가자. 응?”
나는 방긋 웃으면서 손바닥을 보여줬다.
“뭐, 뭐니. 공자야. 무슨 뜻이야?”
“형이 다섯 번째예요!”
“아, 동생 하면 안 되냐고 묻는 사람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앞에서 직접 동생 삼아서 우리 집 가자고 하시는 분이요!”
“음, 손자나, 아들은?”
“그런 분은 훨씬 많았어요.”
김진형은 나를 품 안에 넣고 크게 웃었다.
‘뭐, 딸도 괜찮다는 분도 계십니다.’
한우진이라고 차마 말은 못 하겠군요.
김진형은 내 헤어밴드를 고쳐주며 물었다.
“아, 내가 무슨 말 하려고 했더라. 아, 공자야. 형은 공자가 받은 연기상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 하나만 물어도 돼?”
“두 개 물어도 돼요!”
김진형은 내 볼을 살짝 쓰다듬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렸다.
“아, 볼 계속 만지고 싶은데 채팅에 공자 얼굴 가리지 말래.”
저런.
“음, 나 좀 상처받았거든. 왜 공자에게 상까지 주냐는 말이 많아서.”
아니, 왜 김진형 씨가 상처를 받으세요.
“공자가 연기를 잘해서 받은 상이잖아. 그런데 왜 주냐는 반응이라니. 내가 다 마상이었어.”
나는 눈을 깜박였다.
‘뭐, 그런 반응이 많긴 했지.’
나는 활짝 웃었다.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섭섭하지 않아?”
“음, 제가 연기를 더 잘하면 괜찮아질 거 같아요.”
“아니, 공자 연기 잘해. 작품 보면 알아. 어떻게 몰라. 공자가 연기를 못하면, 그 많은 작품에 어떻게 나가.”
그렇긴 하지만요.
‘그냥 내가 연기를 못한다고 믿고 싶은 분들이 많은 거니까.’
이건 괜찮았다. 나는 솔직히 말했다.
“시작이 쉬웠으니까요.”
“응?”
“기억도 안 날 만큼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 앞에 나왔어요. 그런데 그건 제가 엄마 아들이어서니까요.”
나도 무명 생활해 봐서 알았다. 카메라 한구석에 스쳐 지나가기 위해서 오늘도 얼마나 많은 배우가 대기하고, 또 대기하는지를.
하지만 나는 그게 정말 너무 쉬웠지.
“쉬운 만큼, 인정받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해요.”
채팅창에 말이 빠르게 올라갔다.
“상처받지 않아?”
“상처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어요. 그런데 그런 의견도 있지만요.”
나는 카메라를 보며 방긋 웃었다.
“공자가 잘했다고 생각한 분도 계시니까, 상을 받은 거란 생각도 해요.”
의견은 골고루 받아들여야 하지 않습니까.
‘칭찬 9개에 비방 1개 있는데 말입니다.’
악플만 보기에, 세상은 너무 넓고 큽니다.
나는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악플 신경 안 쓴다는 얘기야?”
“네. 그런 거 같아요.”
그걸 왜 신경 씁니까. 그냥 악플은 그 사람이 이상한 거지.
김진형이 나를 보며 눈을 깜박였어.
“공자야. 나 놀랐어.”
“형아는 신경 써요?”
“응.”
와, 그런 거 신경 쓰면 밥맛이 없을 텐데.
‘그래서 이 형이 말랐나.’
아니, 헤일로가 10년이 넘었을 텐데…… 최정상 아이돌이 그걸 어떻게 신경 쓰고 살았지?
‘김진형도 힘들었겠다.’
나는 팔을 벌려서 김진형을 꽉 안았다.
“어, 공자야?”
“형이 고생이 많아요.”
“아, 아니…….”
“그런데 진짜 욕설은 신경 쓰지 마세요. 형이 기부해도 싫어할 분은 싫어하세요.”
김진형은 눈을 깜박였다. 나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말했다.
“세상에는 형을 사랑하는 분이 많아요. 의견은 골고루 받아들여야죠. 편식하면 안 돼요.”
김진형은 어색하게 웃었다.
“펴, 편식?”
“네. 좋다는 분들 의견도 들어야죠.”
김진형은 아무 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채팅창을 읽었다.
“거봐요. 다들 공자 말이 맞대요.”
“어, 어 그러니까…….”
김진형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맞는 거 같다.”
“그렇죠?”
“공자야. 이 말 누가 해줬어?”
음, 전생의 나지만 그렇게 말하면 안 되겠죠. 이럴 때는 내세울 수 있는 분이 주위에 아주 많았다.
“엄마요!”
“아, 수정 선배님께서 그런 말을 해주셨구나.”
“선생님도 해주셨어요. 저도 처음에는 속상했어요.”
“어, 언제? 몇 살 때?”
나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페트병 맞았을 때요.”
순간 김진형은 내 어깨에 팔을 올렸다.
“그건 진짜 공자 잘못 아니야. 아, 나 그때도 진짜 너무 화났었어. 애한테 무슨 짓이야.”
“똑같아요.”
나는 김진형을 보며 말했다.
“잘못하지 않은 거로 욕 듣는 건, 공자가 페트병 맞는 거랑 똑같은 일이에요. 이런 건 절대 형 잘못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십시오. 세상은 더 좋은 게 많습니다.
김진형은 내 볼을 쓰다듬었다.
“아하하하하. 그 어렸던 공자에게 이런 말을 들을 줄이야.”
김진형은 내 정수리에 코를 박았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보면서 말했다.
“공자는요. 어렸을 때도 저에게 힐링이었거든요. 좀 자라고 뮤비 찍을 때도 비슷한 걸 느꼈는데, 지금도 그러네요.”
김진형은 작게 중얼거렸다.
“공자야. 너 진짜 내 동생 하면 안 될까.”
저기요.
“공자랑 가족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여,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노, 농담이겠지.
김진형은 나를 꽉 껴안고 좌식 소파에서 뒹굴뒹굴했다. 내가 억눌린 신음을 뱉자, 킥킥거리며 웃었다.
나는 김진형 옷자락 사이로 채팅을 봤다. 공자가 눌린다는 채팅만 올라왔다.
나는 버둥거리면서 물었다.
“공자에게 또 질문 있나요?”
채팅에 엄청나게 떴다. 나는 김진형의 등을 토닥거렸다. 등 뒤에서 스탭이 화면을 띄웠다.
[대통령과 밥 먹을 때 어땠어?>오래전에 있던 일을 질문하시네.
‘그래도 인터넷 방송은 이런 묘미가 있네.’
소통이 즉각적이구나.
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 그때. 기자님들이 많으셨어요. 뭐 흘리지 않고 먹으려고, 되게 조심스럽게 먹었어요.”
김진형이 나를 꽉 안았다.
“아, 나라도 그랬을 거 같다. 메뉴 돈가스였지? 사진으로 봤어.”
“네. 대통령 내외분은 친절하셨어요.”
다시 하라면 할 수야 있지만, 영 내키지는 않네요.
스탭이 다시 화면을 띄웠다.
[공자는 뭐가 되고 싶어?>김진형은 자꾸 뱀처럼 나를 둘둘 감았다. 나는 조금 뒤척이며 대답했다.
“배우요. 엄마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음, 그리고…….”
김진형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덕분에 헤어밴드가 내려왔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상을 받아도 아, 마공자는 연기를 잘했지! 라는 반응을 받고 싶어요. 더 노력할게요!”
나는 헤어밴드를 올리려고 팔을 올렸다. 스탭이 댓글 반응을 올려줬다.
[공자 꼬물거리는 게 귀엽대. 데려가고 싶대.>이제 키도 컸는데, 아직도 이런 소리를! 이제는 팔도 긴데!
나는 김진형에게 멀어지려고 했다. 김진형은 피식 웃으며 나를 놔줬다.
“여러분.”
김진형은 바로 일어났다. 그러더니 내려간 헤어밴드를 제대로 해줬다.
“저 부럽죠? 공자랑 지금 뒹굴뒹굴하고 있어요!”
그, 그게 부러울 리가.
하지만 채팅에서는 부럽다는 말이 엄청나게 올라왔다.
‘음, 기본적으로 실시간 채팅을 하는 분들은 김진형의 팬이시겠지?’
그래서 반응이 유하시구나.
‘그런데 이런 거면 나도 소통을 해야겠지?’
나는 김진형 팔을 내 어깨로 옮겼다.
“공자야?”
나는 카메라를 보며 방긋 웃었다.
“저도 부럽죠?”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김진형은 눈을 깜박였다.
‘왜요. 나도 해야죠. 팬 서비스.’
이런 걸 좋아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김진형은 나에게 작게 속삭였다.
“공자야. 팬 서비스 잘한다. 너 아이돌 될 건 아니지?”
“저 춤 진짜 못 춰요. 아시잖아요.”
“네 얼굴이면 뭐든 가능하지 않을까?”
“에이. 그것도 정도껏이죠. 진짜 몸이 흐느적거려요.”
내가 케이팝 아이돌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면, 걱정을 안 할 겁니다.
‘괜히 20배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김진형은 내 볼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쓸면서 말했다.
“공자야. 너라면 춤 못 춰도 돼.”
그, 그럴 리가. 아니 춤 잘 추기로 유명한 아이돌이 이런 말을 하면 어떡합니까.
“춤 진짜 안 돼요. 아주 예전에 포기했어요.”
김진형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전국의 아이돌 기획사 사장님, 공자가 춤을 포기했답니다.”
아니, 뜬금없는데? 생소한 아이돌 기획사 사장님께 왜 이런 말을 하지? 그냥 농담인가?
내가 빤히 바라보자, 김진형이 웃으면서 말했다.
“공자 아이돌 하면 어떻겠냐는 말 많이 듣지 않아?”
누나에게 듣긴 했었다.
“음, 딱 한 번이요. 그런데 그분도 제 춤을 보고 인정하셨어요. 안 된대요.”
김진형이 소리 내어 웃었다.
“아, 안타깝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 공자만 보면, 바로 투입하겠다고 하던데.”
음, 누나랑 이 형이 같은 소속사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전 안 돼요.”
그룹 망합니다.
김진형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날 안고 뒹굴었다.
“아, 진짜 귀여워. 엄청 단호해.”
나는 바닥에서 김진형 품에서 기어 나왔다. 스탭은 화면에 또 자막을 띄웠다.
진짜 별걸 다 귀여워하시네.
‘그런데 좀 궁금하다.’
나는 김진형을 보며 말했다.
“궁금한 거 하나 물어봐도 돼요?”
“응, 두 개 물어봐도 돼.”
나는 피식 웃으며 질문했다.
“저, 아직도 귀여워요?”
김진형이 눈을 깜박였다.
“키도 제법 컸어요! 이제 1센티만 크면 160이에요! 팔도 길쭉해지고, 무릎도 아파요.”
“성장통?”
“네.”
나는 화면을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제 아기도 아닌데, 아직도 귀여워요?”
뭐, 뿌뿌빠빠 할 때야 숨 막히게 귀여웠었던 건 나도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아니지 않나?
나름 진지한 질문이었다.
‘엥, 그런데 반응이 왜 이러지?’
채팅창은 진짜 키읔의 물결밖에 없었다.
김진형은 뒤에서 물었다.
“공자야, 그거 진심이야?”
“네.”
“으하하하하!”
김진형은 나를 살짝 뒤로 당겼다. 나는 천천히 녀석의 어깨에 안착했다.
“공자야. 그거 아니. 나, 서른 중반이다?”
“네.”
“그런데 팬들은 아직도 나보고 귀엽다고 해.”
아.
순간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었다.
“다들 공자를 너무 좋아해서, 귀엽다고 하는 거야.”
아하.
“그, 그런데 중년 돼서도 귀엽다는 말 듣는 건 좀…….”
김진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중년이 뭐 어때서! 중년도 귀여울 수 있지!”
아니, 왜 갑자기 화를 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