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22)
222
‘핸드크림은 백 분의 일 가격이라도 성능은 똑같을 텐데요!’
나는 오십만 원짜리로 호강한 내 손을 바라보았다. 매끈매끈하긴 했다.
‘그런데 이유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원래 피부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오십만 원짜리 핸드크림으로 호강해서인지는 모르겠는걸.’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비싼 거였어요?”
“판매 가격은 그렇게 될 겁니다.”
“아, 공짜로 받았군요.”
덕수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 반 친구에게 받았습니다.”
와. 고, 고맙긴 한데. 얘들아, 그렇게 비싼 걸 막 뿌리고 다니니?
“그 집이 화장품 가게 한다고 하더군요.”
음, 아마 그거 그냥 가게 아닐 겁니다.
‘아마 기업체일걸요.’
대강 누구인지는 알 거 같았다. 일주일에 한 번 내 헤어 스타일을 책임져 주는 아영이였다.
“받은 기억이 나긴 하네요. 고맙다고 하긴 했는데, 그렇게 비싼 건지는 몰랐어요.”
“그런 물건 많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네? 진짜요?”
“공자 이것저것 많이 받으니까요.”
“그, 그렇긴 해요.”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제 머리 장신구요. 비녀 같은 거요. 혹시 그거 비싼 건가요?”
덕수 씨는 가차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요?”
“네. 굉장히 좋은 원석으로 만든 건 기본입니다. 무형 문화재급은 아니지만, 다 국산으로 장인이 만든 게 대부분이더군요.”
얘, 얘들아, 뭘 그렇게 좋은 걸 주는 거니!
순간 식은땀이 났다. 그렇게 비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받을 때마다 고맙다고 하긴 했는데…….”
거절해야 하나?
“공자는 대부분 기증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다, 당연하죠. 가지고 있어도 쓸 곳이 없으니까요.”
아니. 경매한다는 말만 들었지, 금액을 확인 안 했었는데!
‘이렇게 고가였을 줄이야.’
나는 반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렸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애들이 우리 자선재단에 이렇게 기부를 많이 했을 줄이야!
‘내가 더 잘할게!’
어떻게 잘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덕수 씨는 그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공자가 기증하는 걸 아니까, 더 가격대가 있는 걸 줬을 겁니다.”
“애들이 넉넉한 집안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들이잖아요.”
관두게 해야 하나.
“그 집도 다 알 것입니다.”
“그렇긴 하지만요.”
“비싸긴 해도, 아이들 집안에서 감당하고도 남을 겁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지금 그만두게 하면 큰일이 벌어질 겁니다.”
“어, 어떤 큰일이요?”
덕수 씨는 진지하게 말했다.
“울 겁니다.”
순간 나는 눈을 깜박였다.
“그것도 엄청나게요. 애들이 공자 머리 묶기 좋아하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그, 그런가.
‘하긴 걔네들 울면 오래가긴 하더라.’
오냐오냐 자라서 고집이 좀 세긴 했다. 내가 달래주기까지 절대 화를 풀지 않았다.
‘울면 큰일이긴 하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었다.
‘머리가 길 때까지는 계속 관리를 받는 수밖에.’
내 머리지만, 나는 배우라서 공인이니까. 다 내 것이 아니긴 하지.
나는 그렇게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 머리 자르면 이제 못 하는 일이니까요.”
그래. 그때까지만 하자.
그렇게 결심하고 덕수 씨를 올려다보았다.
‘어라?’
덕수 씨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 채로 굳어 있었다.
“선생님?”
“아, 아니요. 공자, 혹시 머리 자를 겁니까?”
“이번 작품 끝나면 기부하고 끝내려고요. 너무 귀찮아요.”
순간 덕수 씨의 눈동자가 요동을 쳤다. 큰 충격을 받았는지, 그 덩치로 비틀거리기까지 했다.
“서, 선생님?”
“귀, 귀찮다니요! 이제 제가 머리 감겨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죠.”
“공자는 누워만 있으면 됩니다. 그렇죠! 미용실 장비를 사들이겠습니다. 제 사비로요!”
저기요. 덕수 씨.
“선생님. 돈 아끼세요.”
“이런 건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상투를 튼 머리를 슬쩍 만졌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장비까지…….’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생님. 자기 일은 스스로 하라고 한 건 선생님이시잖아요.”
“그, 그렇긴 하죠.”
“그러다 제 버릇이 나빠지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가뜩이나 요즘 다들 잘해줘서, 살짝 나태해지려고 해서 걱정인데요.”
덕수 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치 거대하고 험상궂은 곰이 반성하는 거 같았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아깝습니다.”
“저는 안 아까운데요.”
“큽.”
어라.
‘오랜만에. 아니, 오랜만은 아닌가? 아무튼, 잘하면 우시겠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슬쩍 덕수 씨를 달랬다.
“선생님.”
“네”
“일단 곽동운 얘기부터 하죠. 그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공자 머리는 큰일은 아니잖아요.”
“고, 공자 머리가 제일 큰일입니다. 오히려 곽동운이 뭘 가져가는 건 별로 대수롭지 않습니다!”
“선생님!”
내가 눈을 가늘게 뜨자, 덕수 씨는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저는 일단 증거는 만들어놓고 싶어요.”
“그건 이미 만들어놨습니다. 블랙박스를 더 설치할까 합니다.”
“그거 보통 차보다 원래 많지 않나요?”
“혹시나 해서 잔뜩 있긴 합니다.”
한번 유괴를 당할 뻔해서 그런가. 엄마는 내 밴에 모든 장치를 다 넣는 거 같았다.
‘심지어 비상식량도 있지.’
지금 와서야 생각하지만, 그건 왜 필요한 거지? 어디 매몰될 것도 아닌데?
‘그래서 내 밴에 물건이 많은 건가?’
아이돌 한 그룹이 다 쓸 수 있는 밴을 나 혼자 쓰지만, 항상 짐이 많긴 했다.
‘혹시 내 밴에 무기도 있나?’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괜찮다고 해도, 물건을 치우지는 않겠지.’
뭐, 아직 공간 많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러려니 하자.
“증거는 철저하게 잡아놓겠습니다. 카메라로 기록하겠습니다.”
“네. 법정 싸움은 증거 싸움이니까요.”
“네. 하지만 공자. 법정 싸움은 증거 싸움이 아닙니다.”
그, 그런가?
“거의 돈 싸움입니다.”
저, 저기요.
‘맞긴 하지만…….’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칩니다그려.
“세상에는 공정한 판사도 있지만, 아닌 판사도 많으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무리 돈 싸움이라도 공자의 법정 싸움은 좀 다릅니다. 유명세가 따라오니까요.”
아, 그렇긴 하지.
‘나 이미 한 번 법정에 서봤지.’
나를 유괴하려던 놈에게 법정 최고형을 주었었다.
“그 유명세가 판결을 어디로 튀게 할지 모릅니다. 아마 공자가 판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할 겁니다.”
뭔가 심오했다.
“공자의 유괴 건은 그게 충족되지만, 이 경우는 다릅니다. 공자가 풍족한 건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으니까요.”
나는 덕수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웬만하면 범죄로 넣지 말라는 거구나.’
하긴 가져간 물건이 자잘하긴 했다. 절도죄로 넣기는 좀 애매했다.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괜히 주목만 받겠네요.”
“시끌시끌해지면 곽동운 씨에게 오히려 유리합니다. 그런 관심도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음, 그것도 맞는 말이긴 했다.
‘그 꼴은 못 보지.’
그건 무지하게 억울했다. 곽동운이 나 때문에 괜히 관심이 더해지는 꼴은 보기 싫었다.
‘전생에서 저놈, 연기자로 자리 잡고 잘 먹고 잘살았지.’
연기라도 못하면 좋은데, 안타깝게도 그럭저럭 잘하긴 했다.
‘아주 잘하진 못해도 말이야.’
나는 숨을 골랐다. 덕수 씨는 작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네?”
“으슥한 곳에서 묶어놓고, 상냥하게 말하면 됩니다.”
순간 할 말이 없었다.
“말 안 들으면 조금 강하게 할 예정입니다.”
뭘 강하게 하시게요.
나는 이마를 짚었다.
‘이거 엄마가 빠따 휘두르는 거랑 비슷한 거겠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집, 터가 이상한가. 왜 다들 폭력적으로 변하지?
“선생님.”
“네.”
“일단 그냥, 증거 모으죠.”
“그건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아니요. 일단 모아요.”
나는 마른세수를 했다. 정말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 환경, 건방져지기 딱 좋았다.
‘내가 인생 2회차라서 다행이다.’
아니면 진짜 밥 먹고 화장실만 가면서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존재가 되었을 거야.
나는 다시 한번 긴 한숨을 내뱉었다. 정말이지, 쓰레기가 되기 딱 좋은 여건이었다.
* * *
나는 숨을 고르며 잔디 바닥에 앉았다. 상쾌한 바람이 이마에 스쳤다. 나는 땀을 닦으며 어깨를 폈다.
‘그거 달렸다고 이렇게 힘들다니…….’
나는 팔을 스트레칭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매일매일 달리고 근력 운동을 하는데, 몸은 강해질 생각을 안 했다.
‘역시 이건 그 비싼 코인을 잔뜩 쓰는 방법밖에 없는 건가.’
도대체 인기가 얼마나 많아야 강해질 수 있는 거니?
나는 잔디 바닥에 누웠다. 풀 냄새가 한가득 들어왔다.
‘날씨는 진짜 좋네.’
나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성진 그룹 저택 마당에 누워서 보는 하늘은 오늘따라 유독 예뻤다.
‘구름 한 점이 없네.’
나는 긴 숨을 내쉬었다. 미세먼지도 없는지 공기가 너무나 상쾌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나는 곽동운을 떠올렸다.
‘그런데 딱히 방법이 없긴 해.’
곽동운이 내 물건을 빌려 가기 시작한 지 일주일째.
나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솔직히 방법이 없었다.
‘그 녀석과 나오는 씬이 많아서인지, 피할 수도 없어.’
그 녀석은 아주 징글징글하게 물건을 빌려 갔다. 나는 내 수건을 가져가는 녀석을 보며 생각했다.
‘덕수 씨 방법이 나은지도?’
어떡하지?
‘제일 좋은 방법이 있긴 하지.’
나에게는 코인이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의구심이 들었다.
‘코인으로 골탕 먹이는 거,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뭐랄까. 예전부터 느꼈지만, 자막 녀석은 남을 골탕 먹이는 건 굉장히 후했다.
‘심지어 대가도 너무 작아.’
자막 녀석이 코인을 많이 쓰는 건, 내 성장이었다.
‘나에게 유리한 걸 쓸 때만 엄청나게 요구한단 말이야.’
솔직히 말해봐요, 자막님. 러브 앤 피스 코인이라고 하는데요.
‘너 사랑과 평화를 바라는 거 아니지?’
왜 남을 골탕 먹이는 것만 이렇게 좋아하니. 응?
‘이 코인, 악당한테 갔으면 지구가 멸망했을 거야.’
너무 이롭긴 한데, 반대로 사람 타락하기에도 딱 좋았다.
‘러브 앤 피스 코인은 핵폭탄 같단 말이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쓸 수도 있지만, 곽동운을 곤란하게 하는 건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어렵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눈앞에 보이는 파란 하늘은 예쁜데, 마음은 착잡했다.
나는 한참을 하늘만 바라보았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맑은 하늘에 구름이 조금 보였다.
‘아, 이건 구름이 아니야.’
하얗고 폭신폭신한 게 코를 간질였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하얀 걸 잡았다.
‘이건…….’
나는 이것의 정체를 알았다.
“개털?”
아니, 왜 갑자기 개털이?
그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뭐, 뭐야.’
왜 저 사람이 여기 있지.
내가 누워 있던 자리에서 일 미터 떨어진 곳에서 마신이 앙드레 털을 빗고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