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29)
229
아, 저 형 또 왔네.
‘정원에만 있으면 귀신같이 나온단 말이야.’
진짜 CCTV로 감시하는 거 아니야?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였다. 골 세리머니 자세를 하던 마적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깜박였다.
“서, 설마 신이 형?”
햇살을 등지고 오는 마신은 더없이 상큼해 보였다. 잘생긴 청년은 나뭇가지를 젖히며 말했다.
“적아, 오랜만이야.”
하지만 마적이의 동공은 미친 듯이 떨리고 있었다. 마적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손등을 꼬집었다.
“아, 아파.”
마적이는 손등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일어섰다.
“신이 형이 왜 거기에서 나와?”
그러게.
마신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음, 여기 우리 집 정원 아닌가?”
“형, 햇살 비치는 곳 싫어하잖아. 눈부시다고.”
“그래도 비타민은 필요하니까, 가끔 나오긴 하는데?”
“거짓말하지 마. 형이 좋아하는 것은 알 수 없는 기호가 그려진 수학책이잖아.”
음, 이과적인 인간이었군.
“내가 수학을 좋아하긴 하지.”
“남은 시간에는 안 풀리는 문제만 붙잡고 있는 사람이, 정원에 나왔다고? 형, 무슨 목적이야? 아, 그렇구나.”
마적 녀석은 후다닥 달려와서 내 앞에 섰다.
“공자 노리는 거지!”
“노린다니, 누가 보면 납치라도 하는 줄 알겠다.”
마적은 나를 뒤에 꼭꼭 숨기며 소리쳤다.
“마신 형. 공자 괴롭히지 마!”
마신은 눈을 깜박였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적아.”
“응. 공자야. 내 뒤에서 나오지 마. 이 형,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그런 거 같긴 하더라. 하지만 말이다.
“괴롭히지는 않던데?”
“맞아. 나 공자 괴롭히지 않았어.”
마적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거짓말. 형이? 말도 안 돼. 형은 분명히 괴롭혔을 거야. 형의 특기잖아. 본인이 모르게 스트레스받아서 피 토하게 하는 거!”
와. 그런 게 특기구나.
나는 마신을 바라보았다. 새삼 잘생겼지만, 몇 번 상대해 봐서일까.
‘저거 진짜 같다.’
사람 괴롭히는 거 좋아할 성격 맞지.
마신은 어깨를 으쓱했다.
“적아. 네가 그러면 공자가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이라고 오해하잖아.”
“오해가 아니라, 형은 그런 사람이야!”
단호하군.
마적이는 나에게 말했다.
“공자야. 네가 신이 형 만나면 도망가라고 했잖아!”
“도망가려고 했었어.”
나는 진실을 고백했다.
“그런데 개가 덮쳐서 못 갔어.”
“개? 소피?”
“적아. 소피는 강아지별에 갔어. 이번 개는 앙드레야.”
“아, 죽었구나. 하긴 소피도 나이가 있었지… 가 아니잖아! 강아지별이라니! 그런 귀여운 별에 갈 리가 있어?”
엥?
“투견별에 갔으면 모를까!”
음, 그런 별이 있을까.
“투견이라니. 별이 된 우리 소피는, 귀여운 푸들이었는걸?”
“앞에 자이언트를 왜 빼! 공자야. 소피는 더럽게 큰 푸들이었어!”
그, 그렇군.
“난폭한 주제에 머리가 어찌나 좋던지! 걘 나만 보면 엉덩이 물었잖아!”
엥? 입질했어?
“적아. 오해야. 한 번도 살점을 물지 않았잖아.”
“옷만 찢었지만 그게 그거지! 형이 그렇게 명령했을 거 아니야!”
마신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나는 그런 적 없어. 단지 소피를 말리지 못했을 뿐이야. 소피는 왜 그렇게 네 옷을 좋아했을까?”
“말 돌리지 마! 형이 시켰으면서!”
나는 마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뻔뻔하게 웃는 모습이 알려줬다.
‘진짜구나.’
뭐랄까. 그래도 옷만 찢는다는 게, 저 형다워 보이긴 했다.
마적은 나를 뒤에 두고 잔뜩 경계했다.
“형, 목적이 뭐야? 공자 이 녀석은 성진 그룹이랑 관련 없어!”
“음, 그렇긴 하지.”
“그런데 왜 공자한테 오는 건데? 형은 그룹 관련이 아니면 말도 안 걸잖아!”
그런 사람이었군. 뭐, 그러고도 남을 거 같긴 했다.
“오해야. 나도 회사랑 관련 없는 사람이랑도 친구 잘 된다고.”
“거짓말하지 마! 형의 인간관계는 죄다 회사뿐이라고!”
저런, 적아.
‘너무 팩트로 공격하면 안 돼.’
그러다 저 마신 화낼라.
나는 마적이를 등 뒤에서 안았다.
“공자야, 왜?”
“괜찮아.”
나는 녀석을 달랬다.
“내가 회사랑 관련이 없으니까, 나를 헤치지 않아. 그냥 대화만 두 번 했을 뿐이야.”
“피하라니까!”
“올 때마다 개가 있었거든. 신이 형, 그런데 오늘 앙드레는 없나요?”
마신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앙드레는 자는 중. 덥나 봐. 집에서 나오지 않아.”
하긴 사모예드는 3중 모에 추운 지역에 사는 종이니까.
“원래 밤에 노는 애였잖아요.”
“그렇긴 하지. 앙드레도 공자 보고 싶을 거야.”
음, 저는 그렇게까지는 아닌데요. 앞으로 이틀 지나면 조금 보고 싶을 거 같긴 하지만.
나는 계속 마적이를 달랬다.
“적아. 나 진짜 괜찮아.”
“안 돼, 공자야. 신이 형은 위험해.”
“음, 그렇지만 진짜 괜찮아. 적아. 왜냐하면 말이야. 난 엄마 아들이잖아.”
마적이의 움직임이 멈췄다.
“내가 엄마 아들이고, 마리 누나 동생이라서 아마 괜찮을 거야.”
엄마 힘이 필요해서 나한테 치대는 거뿐이니까.
적이도 내 말을 알아들은 거 같았다. 마적이는 다시 한번 신이 형을 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하긴. 고모는 화내면 무서우니까. 신이 형, 마공자 괴롭히면 큰일 나. 고모가 빠따 들고 달려올걸? 형을 북어처럼 두들겨 팰 거야.”
음, 가능한 일이어서 할 말이 없네.
“고모가 그렇게 난폭해?”
“공자 일이면 난폭해지고도 남지. 공자는 나랑 달라! 고모가 진짜 사랑한다니까!”
저, 저런.
순간 마적이가 한없이 딱해졌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마적이를 안은 손에 힘을 줬다.
‘불쌍한 놈 같으니라고.’
마적 녀석은 내가 계속 등 뒤에서 매달리니 진정하는 거 같았다. 나는 적이 등 뒤에서 마신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아, 응. 안녕. 뭐 하고 있었어?”
“사진 찍고 있었어요. 뭐 꾸며줄 게 있어서요.”
“그거, 사진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바라보았다. 마신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음, 시대를 역행하는 기구네.”
아니, 뭐 역행까지야.
“차라리 스마트폰이 나을 텐데?”
“아, 형. 감성이야, 감성.”
와, 마적이 입에서 감성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하지만 이거 흐릿하고, 너무 비싸지 않아?”
“사진기, 선물 받은 거예요. 필름도요. 사실 쓸 일도 없었는걸요.”
“그렇구나. 그래서 이거 찍으면서 놀고 있었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니까 재미있어 보이더라. 그런데 말이야. 이거 현대 미술이야?”
엥? 뭐가?
마신은 털끝으로 덕수 씨와 안산댁을 가리켰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너희 둘은 각자 사진 찍으면서 놀고 있고, 저 사람들은 그런 너희들을 스마트폰 동영상과 카메라로 찍고 있잖아.”
아하.
나는 우리를 찍는 덕수 씨와 안산댁을 힐끗 바라보았다.
“아, 엄마 취미가 앨범 만들기거든요.”
“흐음. 그래?”
“엄마가 저랑 계속 함께 있어 주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가끔 저렇게 카메라로 찍어서 영상으로 봐요.”
뭐, 보통 찍어주는 건 안산댁이었다. 하다 보니 동영상 편집도 배우셨다고 들었다.
‘그거 강의 들으러 갔는데, 서 사장님 만났다고 했지.’
나는 살짝 뺨을 긁었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 댄스 너튜브는 사람 좀 늘었으려나. 인원수가 안 돼서 정산받은 적은 없다고 들었는데…….
마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나는 현대 미술인 줄 알았어.”
뭐 철학에 살짝 걸친 구도이긴 하네. 나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신이 형도 도와주세요.”
“응? 뭘?”
“사진 찍는 거 동참해 봐요.”
나는 적이 뒤에서 나와서 마신 옆에 섰다.
“적아, 찍어봐.”
“공자야. 꼭 이래야 해?”
“동생이 신이 형 얼굴도 익히면 좋잖아.”
“동생이 먹던 우유도 팽개칠 거 같은데?”
서, 설마.
나는 마신을 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잘생겼는데?”
“공자야. 신이 형은 잘생겨서 더 악마야.”
마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사람을 앞에 두고 악마라니. 적아.”
“왜요.”
“나는 악마가 아니야.”
그래. 사람이잖아.
“악마 같은 잔챙이는 싫어. 루시퍼 정도는 되어야…….”
저기요.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름이 마신인 사람이 저러니까,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찍어보자.”
훈훈한 일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적이는 내키지 않아 했지만, 충실하게 사진을 찍었다.
“공자야, 저기에서 모델처럼 포즈 잡아봐.”
“모델처럼 잡으면 어색할 텐데?”
“그래도 해봐.”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들며 깡충 뛰었다.
‘몇 년 전에 이런 사진을 찍긴 했지.’
마적이가 물었다.
“무슨 컨셉이었어?”
“음, 아빠랑 캠핑가는 아들?”
“아, 캠핑 도구 고급라인.”
마신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거 우리 그룹 계열사야.”
엥? 그랬나?
‘이름이 달라서 몰랐는데 말이야.’
마신은 정원 풀밭에 앉으며 말했다.
“마공자 모델로 해서, 인지도가 좋아졌지. 판매량도 잘 나왔고.”
그랬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마적이는 또 내 사진을 찍으며 말했다.
“신이 형. 회사 얘기하지 마. 재미없어.”
“왜? 재미있는데?”
“형한테만 재미있지.”
“공자도 재미있을걸? 자신의 이야기잖아.”
음, 딱히 재미는 없긴 하지. 못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형, 아니다. 됐어. 공자야, 다시 포즈 잡아봐.”
“응. 그리고 바꾸자.”
나는 이번에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웃었다.
“귀엽다. 이 사진 좋아할 거 같다.”
음, 곰자님들은 좋아하긴 하지. 그런데 마적아. 곰자님들은 내가 뭘 해도 마냥 좋아하셔. 무서울 정도로.
나는 적이가 든 카메라를 건네받았다.
“적아. 신이 형이랑 사진 찍자.”
“아, 왜.”
“찍자. 내가 찍고 싶어서 그래.”
뭐, 조금이라도 붙어야 친해지지.
마적이는 영 내키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곧 마신 조금 앞에 앉았다. 나는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버튼을 눌렀다. 적이는 뚱한 표정이었지만, 마신은 여전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와, 이렇게 보니까 조금 닮았다.’
역시 친척이라니까.
나는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마신은 적이에게 말했다.
“적이야. 나도 공자랑 사진 찍고 싶어.”
“왜, 뭐 하려고.”
“글쎄. 그냥 찍고 싶은데?”
“뭐에 이용하려는 거 아니지?”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찍어줘.”
뭐, 팬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딱히 이용할 구석도 없고 말이야.’
나는 카메라를 마적이에게 건네주며 마신 옆에 섰다. 마신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좀 더 가까이 와도 돼.”
그런가. 피부가 닿지 않을 정도면 좋겠지.
한 발짝 가까이 갔을 때, 마신이 내 팔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덕분에 진짜 가까이에 있게 되었다.
적이는 못마땅한 얼굴로 셔터를 눌렀다.
폴라로이드 사진은 좀 시간이 걸렸다. 적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형, 공자 우습게 보지 마.”
“난 그런 적 없는데?”
“신이 형, 내가 예언 하나 할게.”
음, 마적 녀석의 예언은 잘 안 맞던데.
“형은 저 녀석에게 당할 거야.”
“음?”
마신은 상큼하게 웃었다. 그런데 왜일까. 좀 무서웠다.
“그래?”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