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3)
023
마수정은 자는 공자를 토닥였다. 오늘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던 자신의 아이는, 지금 천사처럼 잠들어 있었다.
안산댁은 공자의 옷을 옷장에 넣으며 말했다.
“공자가 그렇게 자지러지게 우는 거 드물어요.”
“안산댁도 놀라겠다.”
“네. 아가씨 다친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미안해. 그런데 우리 공자가 참 순한 아이 같아.”
그건 안산댁도 동의했다. 솔직히 잘 울지 않았다. 잠투정도 없고, 칭얼거리지도 않았다.
“항상 방긋방긋 웃죠.”
“응. 내 천사는 정말 잘 웃지.”
“그런 애가 울다니. 저 그때 좀 놀랐어요.”
마수정은 공자의 머리를 살짝 쓸어넘겼다. 아기는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떨어져서 아팠던 걸까요.”
“글쎄. 그런데 안산댁. 내가 엄마라서 그런 걸까?”
마수정은 그때 자기가 느꼈던 걸 살짝 풀었다.
“공자는 아프지 않았던 거 같아.”
“그래요? 하긴 몸에 멍 같은 건 없었어요.”
“응. 내일 병원 들릴 거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건 없어.”
마수정은 그 순간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때 자신은 공자만 보호했었다.
‘허리가 너무 아팠어.’
공자가 괜찮은 걸 확인하자, 신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는 너무 아파서 숨쉬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괜찮아졌지?’
왜 몸이 나아졌는지 궁금해할 틈도 없었다. 그녀는 많이 놀랐을 공자만 생각했다.
그렇게 일어서서 가니, 아기 천사가 엉망이 된 얼굴로 입술을 오물거렸다.
‘솔직히 놀랐어.’
웬만하면 울지 않았던 애가 대성통곡을 했다.
아기가 ‘마마’를 외치며 우는 순간, 마수정은 깨달았다.
‘우리 공자는 놀라서 우는 게 아니야.’
자신이 다친 거 같아서, 엄마가 걱정되어서 우는 거였다.
마수정은 공자의 볼을 쓰다듬었다. 통통한 볼은 슈크림보다 부드러웠다.
“우리 공자, 엄마 다칠까 봐 겁났니?”
한숨을 길게 나왔다. 안산댁은 그런 둘을 보며 말했다.
“제가 보기에는 아가씨와 공자 둘 다 괜찮으신 거 같아요.”
“나도 그래.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잖아. 괜찮아.”
하지만 그런데도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안산댁. 그거 알아?”
“뭐가요?”
“나는 내키는 대로 살았어.”
그건 안산댁이 제일 잘 아는 거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가 좀 화끈하게 사셨죠.”
“나 다치는 걸 별로 무서워하지 않아.”
그녀는 액션을 좋아했다.
원래 몸이 가벼웠던 것도 있고, 배우는 것도 좋아했다. 자잘한 부상이 없지도 않았지만, 곧 나았다.
“그런데 이제 좀 자제해야 할 거 같아.”
자신이 다쳤을 때, 누군가 충격을 받았던 게 너무 놀라웠다.
“아가씨가요?”
“내가 다쳐서, 공자가 자지러지게 울 줄 몰랐어.”
“이 조그마한 게 아가씨를 걱정하는 거죠.”
“응. 처음이야.”
마수정은 자신의 천사를 쓰다듬었다.
“내가 이렇게 걱정시키는 존재구나.”
“아가씨.”
“그리고 우리 공자에겐 나밖에 없구나.”
아주 당연한 거였다. 그걸 이제야 알았다.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책임이라.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는데, 깨달은 건 지금이었다.
“아가씨께서 철드셨네요.”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그러게. 지금이라도 들어서 다행이지?”
“늦었다고 생각 안 하는 게 아가씨답네요.”
마수정은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왕 철드는 김에 더 들어볼까?”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가씨?”
“갑자기 생각났거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존재 하나 더 있잖아.”
안산댁은 입을 다물었다.
“마리.”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평생 날 싫어할 거라고 한 건 아직도 상처이긴 하지만.”
“아가씨.”
“아무리 애가 날 보기 싫어한다고 해도, 그래도 봐야겠지.”
공자는 색색 잘도 잤다. 마수정은 작게 속삭였다.
“지금 생각하면 이유라도 물어볼 거 그랬어.”
“안 물어보셨어요?”
“너무 충격을 받고, 애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 어쩔 수 없었어. 나는 둘째 치더라도, 애가 계속 소리치다 열이 날 거 같았거든. 실제로도 났고.”
“마리 아가씨가 다혈질이긴 하죠.”
“갠 누굴 닮았는지 몰라.”
안산댁은 조금 웃었다. 아마 마수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오마리의 그런 성격의 근원 말이다.
“오늘 참 날이 기네.”
마수정은 공자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공자, 좋은 꿈 꾸렴.”
안산댁은 공자를 안전한 요람에 눕혔다. 마수정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아가씨?”
“연락해 보려고. 마리에게.”
“괜찮으시겠어요?”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예전이 나라면 도망갔을 거야. 하지만 요 며칠 참고 싶지가 않아. 이상하지. 내가 요즘 좀 화끈해.”
안산댁은 조금 웃었다. 솔직히 매우 동의했다.
‘원래 좀 그러시지만, 요즘 좀 격하시네?’
그런 마수정도 스마트폰을 보다, 숨을 길게 내쉬었다. 안산댁은 다가가서 마수정의 손을 잡았다.
“마리도 기다렸을 거예요.”
“그럴까.”
“네. 당연하죠. 엄마인걸요.”
마수정은 다시 액정을 그었다. 벨소리가 오늘따라 길었다.
곧 작은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렸다.
안산댁은 조용히 자리를 피하며 창문을 바라보았다.
소란에 비해서는 조용한 밤이었다.
* * *
“아, 살 거 같네.”
할머니께서는 허겁지겁 내 정수리에 코를 가져다 대셨다. 그러더니 막힌 동굴에서 갓 나온 사람처럼, 정신없이 공기를 흡입하셨다.
습하. 습하.
와.
‘이거 완전히 중독자 같은데…….’
나는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안타깝게도 보는 사람이 없었다.
‘할머니 이런 거 누가 좀 알아야 할 텐데.’
그러면 이 집에서 내 입장이 약간 변할 텐데 말이야.
할머니는 레몬그라스 향기를 한껏 들이키며 말했다.
“아, 두통이 가시네.”
그러십니까? 그러면 자주 애용 부탁드립니다.
나는 방긋 웃었다. 할머니는 그런 나를 보며 눈을 흘겼다.
“너, 내가 네 냄새 좋아한다고 자만하지 마라.”
아, 들켰군.
“네가 아무리 이래도 방해되면 치울 거야.”
할머니는 더 구시렁거리셨다.
역시.
‘쉽지 않아.’
자잘한 건 먹히는데, 아예 넘어오질 않으셨다.
‘가야 할 길이 멀어.’
영화 촬영한 지 몇 달이 지났다. 엄마가 간간이 나와 외출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아아, 진척이 없어!’
셀럽이란 게 이렇게 꾸준히 나아가야 하는 거야?
한 번에 팍 떠서 온 세상이 나를 알면 안 되는 거야?
‘그래서 그런지 코인도 지지부진.’
나는 작게 속삭였다.
“코인 확인!”
[총 코인: 26,323>꾸준히 오르고 있긴 했다.
‘촬영 후 몇 달이 지났지.’
슬슬 개봉할 텐데 말이야. 나는 자막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확 오르지는 않았다.
위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할머니가 말했다.
“뭘 봐. 아, 수정이는 얠 언제 치우지.”
이런.
‘할머니도 지지부진하네.’
빨리빨리 저에게 빠지십시오.
나는 한 손을 들었다. 아직도 작았다.
‘먹고 자고 싸고.’
이렇게 살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잖아!
‘물론 노력은 했지.’
운동했다.
아기인 게 싫어서 열심히 다리 힘을 길렀다. 그 결과 나는 생에 첫걸음마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전에 코인 사용으로 얻은 ‘대가’ 때문에 열 걸음당 한 번은 넘어졌지만 말이다.
‘뭐, 그래도 안산댁 반응이 웃겼어.’
안산댁은 사진을 찍으며 말했다.
-공자야, 이거 아가씨에게 비밀로 하자. 네 첫걸음마 못 보셨다면, 슬퍼하실 거야.
매우 납득가는 이유였다.
‘엄마가 바쁘긴 하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심란한데 할머니가 계속 악담을 했다.
“너는 수정이 삶에 방해밖에 안 돼. 수정이가 그나마 정신 차려서 마리를 돌봐서 다행이지.”
마리? 마리가 누구였더라?
의문을 가질 새도 없었다. 할머니는 계속 공기를 들이마시며 말했다.
“아, 며칠 뒤가 시사회라던데. 이번 영화는 잘 되려나. 걔는 왜 그렇게 흉측한 영화를 찍은 거지. 좀비라니. 격 떨어지게.”
어라. 할머니?
‘시사회? 벌써?’
엄마가 잠만 자다 가서, ‘죽은 자들의 도시’가 개봉되는지도 몰랐다.
와.
나는 양손을 볼에 대고 눌렀다.
‘때가 왔다.’
보세요, 내 얼굴! 관객님들아! 제발!
그러자 할머니가 중얼거리셨다.
“얘가 왜 이러지. 끼 부리지 마. 애교 부려도 소용없어!”
이번 건 아닙니다!
할머니가 계속 구시렁거렸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안산댁이 서둘러 들어왔다.
“사모님, 아가씨 오신대요.”
“어? 그래! 알았다.”
말은 태연하게 했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할머니는 서둘러 지팡이를 짚고 나가셨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그냥 딸이랑 같이 보면 좋잖아.’
할머니는 열심히 나가면서 말했다.
“나 왔었다는 거 말하지 마.”
“네, 사모님.”
와.
‘나한테 오는 거 비밀이었구나.’
그래도 이렇게 도망갈 줄이야.
안산댁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냥 계시면 큰일 나지.”
왜요?
“사모님 원래 별채에는 발길도 안 주시는 분이란다.”
꽤 자주 오던데요.
안산댁은 나를 보며 웃었다.
“기적이야. 네가 귀여워서 오시는 거잖니.”
뭐, 레몬그라스 향기 때문이지만 그러려니 합시다.
‘중독은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하니까.’
언젠간 넘어오시겠지.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진짜 어려운 분이었다.
그때 경쾌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난간을 잡고 일어났다.
엄마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공자야!”
나는 활짝 웃었다. 엄마는 나를 안고 빙그르르 돌았다.
“마마!”
“보고 싶었어! 내 천사. 오늘 잘 있었어?”
엄마는 내 뺨에 손가락으로 쓸었다. 일부러 손을 잡고 뺨을 비비자, 미소가 더 강해졌다.
“아, 공자 테라피! 공자야 엄마가 스케쥴을 빼고 싶었는데, 그게 안 되더라.”
뭘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시는 게 백배 낫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엄마 잘나가나 봐.
“안산댁 공자 어땠어? 오늘도 잘 놀았어?”
“네. 오늘도 잘 먹고 잘 놀았어요. 공자는 잔병치레가 하나도 없네요.”
“어유. 건강해서 다행이다.”
별거 아닌 거로 좋아하시는군요. 어머니.
그때 엄마가 말했다.
“그럼, 내일 내 시사회에 와도 괜찮으려나?”
와, 어머니.
‘이게 웬 떡이야!’
시사회라니! 사람과 카메라가 있는 곳이잖아!
‘잘하면 연예계 정보 프로그램도 나올 수 있어!’
TV로 이 얼굴이 나오면, 셀럽의 길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안산댁은 미간을 찌푸렸다.
“공자가 아직 어린데, 그렇게 시끄러운 데 괜찮을까요?”
“그렇지? 여태 괜찮았지만 말이야. 근데 시사회 쪽에서 권유하더라고. 공자로 이벤트 하자고 말이야.”
안산댁의 미간은 더 구겨졌다.
“아니, 이 어린 애로, 뭘 하려는 건데요!”
“나도 바로 안 된다고 하려고 했는데, 그냥 시사회 때 예쁜 옷 입고, 꽃다발 배낭 메고 그냥 내가 안아주면 되겠더라고.”
안산댁은 그제야 얼굴이 펴졌다.
“아, 그런 거였군요.”
“워낙 간곡하게 부탁해서 말이야. 우리 공자 잡지 사진 보고 기획했다고 하던데, 뭐 기사 쓸 거리 던져주는 거겠지.”
엄마는 내 등을 토닥였다.
“어떻게 할까.”
“공자도 그 영화에 나왔으니까요. 그 정도는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요.”
“응. 그리고 나도 공자 축하는 좀 받고 싶어. 그런데…….”
엄마가 작게 속삭였다.
“걱정돼. 괜찮을까?”
물론 매우 괜찮습니다. 어머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