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30)
230
“적아. 더 해봐. 가볍게 흘려 넘기려고 했는데 좀 재미있다.”
나는 마적이를 말리려고 했다. 하지만 적이는 바로 외쳤다.
“좋아. 더 해볼게. 형,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을걸? 이거 나만 그런 거 아니야. 마리 누나도 비슷하게 당했어.”
음, 이거 내 얘기 맞지?
마신은 여유롭게 팔짱을 꼈다.
“잘 모르겠는걸?”
“지금이야 잘 모르겠지. 그리고 그걸 느끼면, 이미 게임은 끝났어. 내가 장담한다. 마씨 가문은 마공자에게 약해.”
제, 제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가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마적이의 허풍인가?
마신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방긋 웃었다.
“귀엽기는 한데, 그렇게 파괴적이야?”
누가 들으면 제가 건물이라도 부순 줄 알겠군요.
마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를 만나면, 전처럼 살 수가 없어.”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마신은 다시 한번 나를 보았다. 나는 활짝 웃었다.
“그냥 귀엽기만 한데?”
“두고 봐. 내 말이 맞을 테니까.”
아이고, 적아. 안 맞으면 어쩌려고 그러니.
마신은 나를 계속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사뿐히 흘려넘기며 계속 사진을 찍었다. 좀 이상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마적이랑 놀아주는 건 즐거웠다.
그 뒤에 마적이는 모빌에 사진을 붙이느라 끙끙거렸다. 물론 그건 글루건을 소지한 덕수 씨 덕분에 금방 해결됐다.
사진을 붙인 모빌은 별로 예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사랑은 느껴졌다.
* * *
“수정아. 참아라.”
서 사장은 마수정에게 당부했다.
“다 해결된 거잖아.”
“웬 호랑 말코 같은 자식이 제 자식의 물건을 훔쳐 갔는데, 제가 가만히 있어야 해요?”
“이미 다 끝난 일이다.”
곽동운이 공자의 물건을 가져가려고 했던 일은 인터넷을 타고 널리 널리 퍼졌다. 그 결과 곽동운의 도둑이라는 이미지도 널리 널리 알려졌다.
“뉴스 방송에서 빌려 간 걸 안 돌려주는 게 절도인가 아닌가, 팩트 체크를 할 정도면 뭐…….”
“하아. 사장님.”
마수정은 긴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왜?”
“요즘 제 끗발이 개 끗발 됐나요? 보통은 저 무서워하잖아요.”
“그, 그렇지?”
“그런데 얜 뭐예요. 왜 우리 공자에게 이러는데요?”
“어, 어딜 가나 나쁜 놈은 있잖아.”
마수정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뼈 소리가 우두둑 났다.
“그 나쁜 놈들이 여태 제가 무서워서 공자 안 건드렸거든요. 그런데 이제 건들잖아요!”
서 사장은 서둘러 마수정을 달랬다.
“그, 그렇다기보다는 곽동운 그 녀석이 간덩어리가 부었던 거 같은데?”
“부은 간덩이를 끄집어내서 눈앞에 가져다 대야만 이런 일 없겠죠?”
“수정아, 진정해라.”
마수정은 소파에 앉아서 심호흡했다. 정말이지, 덕수 씨에게 보고 받았을 때도 느꼈지만 빠따로 날려 버리고 싶었다.
“공자 때문에 이 일이 불거졌지만, 곽동운 유명한 놈이더라.”
“뭐, 안에서 새다가 밖에서도 새는 거죠. 이런 놈은 뜨면 안 돼요.”
“뜨기 일보 직전이었어. 연기는 그럭저럭하는 편이었으니까.”
“선우영재 PD가 재촬영까지 하니까요. 뭐, 그건 우리 공자 탓이겠지만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공자가 하차하진 않겠지만, 그런 뉘앙스 흘리면 큰일이지.”
“아직 방송에는 안 들어가서 다행이네요. 선우영재 PD는 바쁘겠지만요.”
“지금쯤 꽁지 빠져라 편집하고 있겠지. 아, 그래서 세자 역 말이다.”
서 사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건 그로서도 의외였다.
“기초운이 한다고 하더라.”
“어라, 진짜요? 나이 들어 보이지 않나?”
“어떻게든 해본다고 하더라.”
“그 녀석 촐랑거리지만, 연기는 그럭저럭하죠. 최대한 빨리 뽑을 수 있는 애로 했나 보네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선우영재 PD 인맥의 승리지.”
“그러네요. 곰자님들은 어때요?”
서 사장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요?”
“일단 합법적으로 곽동운 과거부터 털더라. 어떻게 했는지 메일 주소까지 알아내서 과거를 다 털었나 봐.”
“뭐, 어때요. 그냥 검색한 거는 법에도 안 걸리잖아요.”
“뭐, 그렇긴 하지. 어쨌든 그러다 밝혀진 거지. 곽동운이 학창 시절부터 손버릇 나쁜 거 말이야.”
“다른 피해자들도 많았나 보죠?”
서 사장은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그렇지. 벌써 몇 명은 폭로글도 올렸어. 야비하게 따돌림당하는 애들을 위주로 그랬다더라. 처음에는 약한 애들 위주로 하다가, 간이 커진 거겠지.”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맞는 말이었다. 서 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곰자님들이 일단 그거 기자들에게 퍼트리고, 대대적인 댓글 방어에다가, 결국 기부하셨어.”
“아, 들었어요. ‘절도 피해자를 위한 기금’에다가 하셨다면서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것도 신문에 났지. 가끔 보면 곰자님들 카페가 자선재단 같다.”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팬들도 스타를 따라간다고 했던가. 곰자님들도 기부를 많이 했다.
“공자가 사회를 윤택하게 만드는 거 같지 않니?”
“남의 집 귀한 아들을 기름으로 보지 말아요.”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좋게 끝나서 다행이긴 한데, 말리지 마세요. 저도 사적 복수할 거예요.”
“뭐, 뭘 하게?”
마수정은 소파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광고 쪽에 전화 좀 돌렸죠.”
“아아, 너 그거 했니?”
“그냥 전화 한번 했을 뿐이에요. 그 녀석이 잘린 건 제 알 바가 아니고요. 아직 뜨지 않은 녀석인데, 의외로 광고는 많이 했더라고요?”
“소속사 플레이 알지? 거기서 밀어주는 애였어. 얼굴이랑 연기는 좀 되니까. 아마 거기 영향일 거다.”
뭐, 그래봤자 이제는 완전히 사장이었다. 마수정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전화하니까, 이미 내릴 거라고 하더라고요. 하긴 도둑과 고양이 똥 이미지가 제품 홍보에는 도움이 안 되긴 하죠.”
“소속사에서도 팽할 분위기인 거 같더라. 아니 덤벼도 어떻게 우리 공자에게 덤비냐.”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하아. 뭐 덕분에 시끌시끌해요. 이 일로 남의 물건 훔쳤던 연예인들이 끌려 나왔으니까요.”
곽동운의 과거가 막 화제가 됐을 때였다. 갑자기 애들에게 일진 짓을 했던 다른 연예인들도 화제가 되었다.
“그거 지금은 몇 명이냐?”
“10명 넘었어요. 그렇게 도둑이 많은지 처음 알았어요.”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아, 오늘도 한 명 나왔다더라.”
덕분에 연예계가 시끄러웠다. 아이돌, 배우 할 거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지진이 난 셈이었다.
“그, 공자는 어떠니?”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냥 재촬영하는 선우영재 PD만 걱정하더라고요. 피곤하실 거 같다면서요.”
“아이고, 진짜 착한 애라니까.”
“너무 착해서 걱정이죠.”
마수정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쳤다.
톡톡-
서 사장은 그런 마수정의 눈치를 봤다.
“수정아, 무슨 일 있냐?”
“아, 별일 아닌데요. 사장님, 우리 공자가 별로 좋지 않은 친구를 사귈 거 같아서요.”
“엥? 공자 반에 안 좋은 애 있어?”
마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반이 아니라, 집이요.”
“엥? 네 집이라면, 성진 그룹 저택이잖아.”
“네. 신이라고 있어요. 조카인데, 잘생기고 천재예요. 아주 멀끔한 애죠.”
마수정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얘가 우리 공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어요.”
“뭐, 담배 피우니?”
“아니요. 술도 마시지 않아요.”
“그런데 왜?”
“후계자거든요.”
마수정은 계속 손가락으로 탁자를 쳤다.
톡톡톡-
“사모님이 키우셔서, 어그러진 애거든요. 상처가 많아요.”
“공자를 막 불량 아역배우로 만들 거 같니?”
“아니요. 공자는 그런 거 영향 안 받을걸요. 제가 걱정하는 건…….”
마수정은 작게 중얼거렸다.
“이 녀석이 우리 공자를 마음에 들어 할 거 같아서요.”
“엥?”
“생각해 보세요, 사장님. 사는 게 재미없는 애한테, 우리 공자가 뿅 나타나면 어떻게 될 거 같아요?”
뭔가 심오한 질문이었다. 서 사장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귀, 귀엽겠지?”
“맞아요. 바로 그거.”
마수정은 한숨을 더 내쉬었다.
“귀여우면 보고 싶고, 보면 말을 걸고 싶고, 대화하다 보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공자예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삶이 팍팍한 애일수록 공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그건 서 사장도 매우 동의했다.
“하긴. 공자는 싫어하려도 싫어할 수가 없지.”
“맞아요. 그래서 걱정이라는 거예요. 사장님, 성진 그룹 후계자가 우리 공자를 너무 좋아하면 어떻게 하죠?”
“그, 글쎄. 아파트 사주나?”
“우리 공자 한강뷰 아파트 좋아하던데. 사주려면 그거 사라고 해야 하나?”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와, 수정아. 네가 재벌 3세인 거 여태 까먹었었는데, 조금 전에 절실하게 깨달았어.”
“그래요? 그런데 강가에 있는 거 별로지 않나요? 물이 반사할 텐데?”
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눈이 부셔도 가고 싶은 곳이 한강뷰 아니냐.”
“살기 별로여도요?”
“시끄러워. 그런 건 살아보고 결정한다. 그런 데 살아보질 못했잖아? 아하하하하하!”
서 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로망 아니냐.”
“공자도 그런 로망 있더라고요. 왜일까요. 그 아파트보다 지금 사는 곳이 더 비쌀 텐데?”
순간적으로 서 사장은 마수정이 매우 얄미웠다.
“시끄러워! 로망은 로망으로 충분해! 네가 뭘 알아!”
“왜 화를 내요.”
“억울해서 그런다. 지금 사는 곳도 충분히 좋긴 하지만, 한강뷰라면 당장 이사하지.”
“살기 별로라니까요.”
“아, 살아보고 결정한다니까!”
서 사장은 버럭 화를 냈다. 마수정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그게 걱정이에요.”
“설마. 수정아, 일단 좋아하게 되면 걱정해라.”
“우리 공자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마수정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힘드네요. 아, 너무 진짜. 신이 녀석이 어디로 튀려나.”
마수정은 담담하게 결론을 내렸다.
“어쩔 수 없네요. 역시 믿을 건 빠따뿐이에요.”
“수정아. 갑자기 빠따가 왜 나오니?”
“무력이 최고죠. 진짜 이민 알아봐야 하나.”
“수정아? 너랑 공자 나가면 우리 탑 라인 가루 되어 부서진다?”
“그러네요.”
서 사장은 간절히 외쳤다.
“그렇게 넘기지 마! 나 백수 되면, 우리 집에 토끼 같은 아내님과 살쾡이 같은 딸들은 어떻게 되냐?”
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따님들 왜 살쾡이가 됐어요.”
“고기를 좋아해. 내 육포를 다 먹었더라. 그러고 보면 두 분 다, 술안주가 취향이신 거 같더라.”
저런.
마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변비가 생기지, 하고 한마디 했다가 나 죽을 뻔했다.”
“그러면 당연히 맞죠.”
“그, 그런가. 어쨌건 수정아, 안 된다. 우리 가족 손가락 빨 수 없잖니.”
“저 말고도 있잖아요. 회사 자금 탄탄하지 않아요?”
서 사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긴 해도, 안 된다. 너는 가더라도 공자는 놓고 가.”
마수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 사장을 바라봤다. 순간 본심을 말한 서 사장은 어색하게 웃었다.
“사장님.”
“반성하겠습니다.”
서 사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손 들고 있을까?”
“마음대로 하세요.”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며 등을 소파에 기댔다. 정말이지, 이래저래 걱정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