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31)
231
마신은 팔짱을 끼고 우는 생물체를 바라보았다.
“아이고, 아이야. 울지 말렴.”
시터는 서둘러 아이를 어르고 달랬다. 마신은 그런 아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이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적이를 닮았군.’
걔도 어릴 때는 저런 얼굴로 울었던 거 같은데…….
‘그래도 오누이라는 건가.’
아이는 마신을 보기 싫다는 듯 난리였다. 아이를 안고 토닥이던 시터가 슬쩍 방향을 바꾸자, 그제야 조금씩 진정했다.
마신은 계속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조금 신기했다.
‘마적이 이 애 좋아하네.’
왜지.
‘인생에 도움이 안 될 텐데 말이야.’
어떻게 이 애를 좋아할 수 있지?
마신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이상한 짓을 벌이던 숙모의 잔재였다. 성진 그룹을 노리던 이유경은 결국 퇴출당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그 선택에는 이런저런 이권이 달려 있긴 했지만.
‘삼촌은 이 아이에 대해 잊은 거 같고…….’
한때 이유경과 부부였던 남자는 분식회계로 감옥에 왔다 갔다 했다. 그 와중에도 그 전부터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같이 두 집 살림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마신이 생각하기에, 이 아이와 마적이는 한심하게 쫓겨난 두 사람의 잔재일 뿐이었다. 아마 그들은 이제 성진 그룹 안에 섞일 수 없을 것이다.
‘엄청난 성과를 내기 전에는 말이야.’
그리고 두 아이 역시 이 저택에서 쫓겨나는 건 예정된 일이었다. 물론 마적이는 어렸을 때부터 경영에 관심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미련은 없는 거 같지만.’
축구는 그럭저럭 잘하는 편인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듣긴 했다.
정말 신기했다. 철도 없고, 머리도 안 좋고, 자기 어머니 치마폭에서 살던 애가 저렇게 변할 줄이야.
‘마적이가 자기 살길을 찾을 줄이야.’
마신은 다시 팔짱을 끼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마신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우유를 먹고 있었다.
‘안 보이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이답군.’
마신은 그래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솔직히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적이가 변한 건, 마공자 때문이겠지?’
음, 그래도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마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이 변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변하는 건, 좀 의외였다.
‘내가 알던 적이랑 지금의 적이가 완전히 다르니까.’
보고서 깜짝 놀랐다. 눈빛과 태도, 말투가 죄다 바뀌어 있었다.
‘신기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할머니처럼, 아버지처럼, 그리고 자신처럼 말이다.
마신은 조금 웃었다. 사실 마적이 저렇게 바뀐 이유를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일에 변수를 알고 있었다.
‘마공자인가?’
아무래도 그렇겠지?
마신은 고모의 양아들을 떠올렸다. 기억나는 건 앙드레에게 깔린 채 밝게 웃는 아이였다.
‘개를 좋아하는 거 같지?’
아이는 앙드레의 털을 쓰다듬으며 활짝 웃었었다.
‘억지로 깔린 거라서 싫어해야 하는데, 그런 표정은 아니었어.’
자신을 보면 살짝 짜증이 어렸었다. 하지만 앙드레를 향한 시선은 굉장히 다정했다.
앙드레도 그걸 알았다.
‘꼬리를 엄청나게 흔들던데…….’
솔직히 그것도 놀랐다. 앙드레는 그렇게 살가운 개가 아니었다. 자신 외에는 으르렁거리는 녀석이 꼬리치며 좋아하다니…….
‘귀여워서 그런가?’
하긴 짐승도 낯짝을 가린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었다.
마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에 대해서는 마신도 할 말이 없었다.
‘마공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귀여운 아이니까.’
지표를 전 세계로 해도,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검색창에 마공자를 치면 온갖 사진이 다 나왔다. 영화 캡처에서 광고까지.
‘데일리 마공자까지 나오지.’
마공자의 오늘 입은 옷들이 나왔다. 물론 그건 엄연한 불법이었다.
‘어떤 브랜드 옷인지 보여주던데?’
마신은 마공자가 입은 옷을 보고 조금 웃었었다.
‘본인은 신경 안 쓰는 걸 거야.’
척 봐도 고모 취향이었다. 물론 가끔 은색 패딩같이 파격적인 것도 입긴 했지만.
‘그건 누구 취향일까.’
마신은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그거 처음에 구려서 화제였지.’
아무리 마공자라도 이건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공자는 마공자였다.
‘보다 보니 괜찮다는 의견이 차츰 나왔어.’
그러더니 사람들은 마공자 패션을 따라 했다. 물론 그것도 처음에는 웃겨서 올리기 시작한 거였다.
‘그게 유행이 될 줄이야.’
갑자기 사람들이 마공자처럼 입고 나왔다.
‘비녀와 은색 패딩은 어울리기는 힘든데 말이지.’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시작한 게 해일이 되어서 덮쳤다. 덕분에 패션업계는 은색 패딩을 서둘러 수입해야 했다.
물론 저세상 SF 패션인 만큼, 사그라지는 것도 빨랐다. 문제는 그게 세계로 퍼졌다는 거였다.
‘지금도 어딘가는 그러고 다니겠지.’
마신은 자기도 모르게 킥킥거리며 웃었다. 물론 마공자는 그다음 날 한없이 멀쩡해졌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아이지.’
셀럽이란 말과 한없이 잘 어울렸다. 하지만 마신은 알았다. 마공자는 연기에 진심이었다.
‘상도 많이 받았지만, 아직도 연기력에는 주목을 안 하지.’
기사를 찾아봐서 알았다. 감독마다 마공자의 성실함과 연기력에 대해서는 꼭 한마디씩 했다.
‘언젠가 연기로도 알려지겠지.’
단지 지금이 아닐 뿐이었다.
마신은 곰곰이 생각했다. 솔직히 마공자는 혼란스러운 아이였다.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싶었다. 그래서 대가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냥 만나면 돼요. 바쁠 때는 좀 피해주셨으면 좋겠지만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무슨 대가를 줘요.
마신은 피식 웃었다.
-형, 되게 피곤하게 사네요.
그래. 그렇게 말했었다.
마신은 자기도 소리 내어 웃었다. 진짜 웃긴 애였다.
‘그때 알았지.’
이 녀석이 어떻게 마적이를 변하게 했는지 감이 잡혔다.
‘적이만 변한 게 아니지.’
아마 첫 시작은 고모였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유명한 여배우 마수정은 불우이웃 돕기를 종종 했다.
‘그런데 그건 거의 세금 때문이었지.’
이렇게까지 많은 금액을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공자를 입양한 후, 일단 성금부터 늘었어.’
일단 그거부터 시작이었다. 그러더니 고모의 작품 세계가 달라졌다. 대부분 화려한 외모가 주목받는 역만 하시던 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연기를 하셨다.
‘차이나타운 두목 같은 역은, 생각도 못 했는걸?’
거기서 수정 이모는 얼굴을 망쳐서 나왔다.
‘그거 지금 극장가에서 1위지.’
명작은 아니더라도 수작이라는 말은 돌고 있었다. 마신은 조금 웃었다. 고모는 이제 외모가 필요 없는 역을 하고 계셨다.
‘고모가 연기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다니…….’
수정 고모도 자신처럼 감정이 둔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고모가 그렇게 변하고, 다음은 마리인가.’
마신은 까칠했던 사촌 동생을 떠올렸다. 마루에 관해서 거짓말을 한 탓일까. 마리는 굉장히 불안하고 신경질적이었다.
‘아이돌 연습생도 금방 관둘 줄 알았는데…….’
하지만 마리도 마공자를 만난 후에는 변했다.
마신은 씩 웃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도대체 마공자가 뭐길래, 이렇게 사람들을 변화시킬까.
‘마공자가 나도 변화시킬까?’
자신이 과연 마공자로 인해 변할까?
마신은 어깨를 으쓱했다. 좀 귀엽고, 다시 보고 싶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변할 거 같지는 않았다.
적이의 동생은 이제 괜찮은 모양이었다. 우유를 먹고 트림한 아이는 요람에 얌전히 누웠다.
시터는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자, 제일 좋아하는 거 해줄게요.”
아이는 벌써 좋은지 소리를 질렀다. 마신은 슬쩍 아이에게 다가갔다. 모빌이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아이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이제 적이 동생에게는 용건이 없었다. 그래서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그때, 좀 이상한 게 눈에 띄었다.
‘어?’
마적은 아이가 보는 모빌을 자세히 봤다.
‘사진?’
모빌에는 마적이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건 그때 마당에서 찍었던 거잖아?’
사진은 굉장히 다양했다. 찡그린 얼굴과 웃는 얼굴이 있었다. 옆에는 마공자도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귀여운 아이가, 활짝 웃고 있었다.
‘어라?’
아주 작게, 자신의 사진도 있었다. 순간 마신은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하하하하하!”
이게 도대체 뭘까?
‘이게 효과가 있어?’
물론 이걸 붙인 사람들의 의도는 빤했다. 어떻게든 아이가 자신을 낯설어하지 않길 바란 거겠지.
‘그래도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 거 같진 않은데?’
하지만 왜일까. 이상하게 마음을 간질였다.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있었던 거구나.’
이 생각을 적이 자신이 했을까?
마신은 고개를 저었다. 적이가 이런 섬세한 일을 할 리 없었다.
‘마공자겠지.’
모빌은 천천히 돌아갔다. 아기는 좋은지, 방긋 웃었다.
마신은 아기에게 물었다.
“너, 이게 좋아?”
아이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는 자신을 보고 울지 않았다.
“설마, 이런 거로 내가 괜찮아진 거야?”
아이는 또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모빌을 보면서 자기 다리를 잡을 뿐이었다.
마신은 조금 웃었다. 이걸 뭐라고 여겨야 할까.
가슴 언저리가 따듯했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졌다. 마공자와 있으면 이런 걸 계속 느끼게 되나?
문득 할머니의 말이 생각났다.
‘마공자에게 중독될 거라고 했지.’
마신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러고 보면 할머니도 정기적으로 마공자를 보러 갔었다.
‘그게 이래서구나.’
쓸데없는 데 시간 안 쓰신다는 분이 벌써 10년이 넘게 마공자를 찾아가더니.
마신은 계속 웃었다.
‘아예 안 만나면 모를까, 한 번 보면 계속 보고 싶을 거라고 하시더니…….’
마신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 그 이유를 사무치게 알 거 같았다.
모빌은 계속 돌아갔다. 밥 먹고, 트림하고, 모빌을 보던 아이는 슬슬 잠이 오는 모양이었다. 마신은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숙모가 남긴 찌꺼기 같은 아이인데, 자신을 보고 이제는 울지 않아서 그런가.
‘조금 귀여운 거 같기도?’
음,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거지?
마신에게 대답해 줄 사람은 없었다. 이럴 때는 할머니에게 물어봤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마신은 아이의 손에 손가락을 껴봤다. 아이는 바로 마신의 손을 잡았다.
마신은 손가락을 조금 흔들었다. 아이는 까르륵 웃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공자도 별채에 있을 때는 이렇게 작았을까?’
음, 적이 동생보다 더 귀여웠겠지?
‘얼마나 더 귀여웠지?’
갑자기 억울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