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32)
232
‘그때, 구경이라도 해야 했는데…….’
마신은 아이에게 손가락을 빼고 검색창에 아기 마공자를 검색했다. 몇 개 나오긴 했지만, 이거로 충분하지 않았다.
‘아, 시간은 안 돌아오는데.’
마신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왜일까. 별거 아닌 거로 치부했던 예전의 자신을 되돌리고 싶었다.
* * *
솔직히 촬영장 분위기가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다.
‘방영도 안 한 드라마지만, 꽤 진도 나갔던 배우가 나간 셈이니까.’
일이 늘어나는 건 현대인을 충분히 흉포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까.’
게다가 그건 나와 관련된 일이었다.
‘내 탓은 아니지만 말이야.’
선우영재 PD의 결정이었지만, 밑에 스탭들은 의견이 다를지도 몰랐다.
‘나만 모른 척했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솔직히 각오하고 왔었다.
‘분위기가 별로 안 좋을 거라고 말이야.’
그런데 왜일까요.
‘조, 좋은데?’
다들 내가 오니까 웃으면서 인사했다. 심지어 깔끔하고 행복해 보였다.
‘이, 이유가 뭐지?’
일이 늘었잖아요. 왜 이러세요.
‘다, 단체로 득도하셨나?’
나는 장군 역의 신운 배우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아, 공자 왔구나. 아니, 왜 멀어 보이게 선배님이야. 형 해.”
음, 그러기에는 나이 차이가…….
그때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신운아. 양심 없다. 공자가 너한테 형 하면, 너도 윤정현 선생님께 누나라고 해야 할걸?”
어라.
‘왜 여기에 있지?’
탁 타 탁-
한우진은 탭댄스를 밟으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일단 인사부터 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다, 공자야. 음, 네 눈빛을 보니 알겠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묻고 싶은 거지?”
알긴 아는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우진은 의상을 입은 나를 들고 활짝 웃었다.
“책임감이랄까?”
엥? 무슨?
“뭐, 내가 도둑놈을 고발한 셈이니까. 덕분에 스탭들이 힘들겠지?”
음, 이 사람 보게.
“우진 형이 무슨 책임을 져요. 책임을 진다면 제가 해야죠.”
한우진은 낮게 웃었다.
“너에게 책임을 지우면 내가 한우진이 아니라 진우한이다.”
음, 이름을 거꾸로 한다는 건가?
“이런 건 어른이 책임지는 거야.”
어, 어른? 한우진이?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자야?”
“어른을 찾고 있었어요.”
“공자야. 나 어른이야.”
“뭐, 나이는 그렇긴 한데…….”
한우진은 충격을 받은 듯 일부러 비틀거렸다.
“공자야, 너무하잖아.”
아니, 여태까지 당신이 한 일을 떠올려 보세요. 진짜 어른입니까?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니까 한우진은 갑자기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나 상처받았어.”
정말 어른이 할 일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한우진을 안았다.
“자자, 일어나세요.”
“어설프게 달래지 마! 더 확실하게 달래!”
아이고, 이 양반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한우진 뺨에 슬쩍 뽀뽀했다. 한우진은 히죽 웃으면서 벌떡 일어났다.
“화 풀어주지. 하지만 잊지 말렴, 공자야. 나는 비싼 남자란다.”
그래요. 정말 비싸 보이시네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뭐, 그놈이 나쁜 놈이지만 상황은 어쩔 수 없잖아. 스탭들이 얼마나 피곤하시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야, 그거 아니? 어른스럽게 일을 해결하는 법!”
물론 몰랐다.
한우진은 나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너에게만 알려줄게. 공자니까 특별히 알려주는 거야. 너는 내 딸 같은 아들이니까.”
소나기 찍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딸 같은 아들입니까.
‘됐다. 그런가 보지.’
한우진은 나를 안고 걸어가면서 속삭였다.
“어른은 보통 돈으로 해결해.”
어라.
‘맞는 말을 하네?’
한우진은 나를 안은 채 탭댄스를 밟았다. 덕분에 내 몸이 흔들렸다.
“이동식 샤워 컨테이너 세 대 가져왔지. 야외에서도 씻고 싶으실 테니까.”
와.
‘대,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할 줄이야.
“큽, 우리 공자 눈 동그래졌네? 어떠냐? 나의 기지가?”
“대단해요.”
“그렇지?”
“그런데 돈 많이 들지 않아요?”
한우진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어른이 여러분은 돈으로 해결하는 법이니까.”
“그래도 많이 들잖아요.”
“괜찮아. 내 친척이 하거든. 저거.”
아.
“수요가 없어서 망해간다고 하던데?”
저, 저런.
“어차피 팔아줘야 하거든. 그런데 잘됐지 뭐.”
그, 그래서 스탭들이 좋아했구나.
“저는 먹는 거밖에 생각 못 했어요.”
“알아. 공자 너 밥차 좋은 거 불렀더라.”
“네. 엄마에게 부탁했어요.”
“스탭들 엄청나게 먹더라.”
그, 그렇구나.
‘잘 먹고, 잘 씻어서 스탭들이 기분이 좋으신 거구나.’
한우진은 계속 스텝을 밟았다. 덕분에 계속 흔들려서 나는 한우진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우진 형.”
“응?”
“고마워요. 괜히 저 때문에요.”
한우진은 싱긋 웃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건데 뭐. 그놈 SNS에서 깔딱대는 게 재수 없기도 했고.”
“어, 계속 시비를 거는 거 아셨어요?”
“쭉 보고 있었지. 계속 열 받아서 드릉드릉하던 차에, 네가 부탁했으니까.”
한우진은 계속 스텝을 밟았다.
“괘씸한 놈 아니냐? 네 엄마가 수정 선배님이시고,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빤히 알잖아.”
어라. 이거.
“너를 공격하다니! 이건 나에게도 거는 도전장이야.”
저, 저기요.
‘그, 그건 아닐 거 같은데?’
한우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공자 너,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지?”
어, 어떻게 알았지?
“섭섭하다, 공자야. 너랑 내가 어떤 사이인데?”
그, 그냥 친한 사이 아닌가? 아니, 아무리 친해도 이런 일을 하나?
“이건 네가 수윤이 밥 먹이는 거랑 비슷한 거야.”
아. 이런.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은 당연히 할 수 있지.”
순간 할 말이 없었다.
“고마워요.”
한우진은 내 뺨을 살짝 쓸었다.
“내 딸 같은 아들에게 뭘 못 해주겠어. 아니다. 그간 못 해주긴 했지.”
엥?
“많이 해주셨는데요.”
“못 해줬어. 공자, 네가 가진 게 넘쳐서 말이야. 뭐 해줄 게 없더라고.”
아니, 애초에 안 해줘도 되는데요.
“이번 돈 써서 좋은걸?”
“형…….”
“응?”
“기쁜데요. 고맙고요.”
“응.”
“이거 제가 말을 해야 하나 살짝 고민되는데요. 우리가 친한 사이니까 말해요.”
“응.”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돈 아껴요.”
그래도 이건 심하잖아. 아무리 친척 돕는 거랑 겸사겸사라도.
“엥?”
“아끼세요, 우진 형. 돈 많을 거 같지만 그래도요.”
한우진은 눈을 깜박이다가 픽 웃었다.
“우리 엄마랑 똑같은 말 하네.”
“다 우진 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죠.”
“음, 그래도 친척도 돕고 좋잖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요. 진짜 고마워요. 이런 거 저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한우진은 피식 웃으며 내 등을 두들겼다.
“이제 내 사랑을 알겠니?”
“네.”
“뭐, 진짜 겸사겸사야. 내 사랑을 알아주는 건 좋지만, 부담 느끼지 마라. 이 드라마 중년 역이 나인 거 잊지 마라. 나 [야망>에서 아들 죽이는 역이라고.”
아, 후반은 그런 내용이지.
‘모티브가 영조니까 당연한가.’
퓨전 사극이지만, 많이 차용하긴 하네. 이 정도면 정통 드라마라고 해도 될 거 같은데.
‘중간에 사건이 달라서 퓨전 사극으로 한 건가.’
한우진은 다시 스텝을 밟았다. 덕분에 나는 좀 더 어깨를 잡았다.
“스탭들이 벌써 지치면 안 되지. 내 분량 올 때까지 생생하셔야 해.”
한우진은 윙크했다.
“다 사심이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마.”
“그래도요. 저 아니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잖아요.”
“아이고, 내 딸 같은 아들. 되게 미안해하네. 너 미안해하라고 부른 거 아니라니까.”
그래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이 안 듭니까.
“그렇게 고마우면 앞으로도 나랑 친하게 지내주던가.”
“우진 형.”
“응?”
나는 한우진 귓가에 속삭였다.
“이미 그렇게 지내잖아요.”
한우진은 웃으면서 내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네.”
“우진 형. 건강하게 오래 찍어주세요.”
“음, 당연히 그럴 거지만, 왜?”
“저 나중에 성인 역은 형이랑 찍고 싶어요.”
한우진은 눈을 깜박였다.
“어른이 되어도 같은 작품 나오고 싶어요.”
한우진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가까이 있어서 얼굴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형?”
“아니. 갑자기 부끄러워서. 그래. 공자는 그런 생각을 하는구나.”
한우진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어떡하지? 기쁜데? 너무너무 기쁜데?”
한우진은 나랑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어쩌지? 진짜 기뻐. 와…….”
한우진은 작게 중얼거렸다.
“이, 이건 진짜 생각하지도 못했어. 그래. 그때까지, 아니다. 더 길게. 우리 공자는 오래 연기할 테니까.”
“건강해야 해요.”
“그건 기본이지. 걱정하지 마, 공자야. 내가 얼마나 건강을 철저하게 챙기는데. 음, 그래도 말이야. 역시 미남으로 버텨야겠지?”
엥?
“피부 관리 열심히 해야겠다. 하아. 먹는 것도 신경 써야지. 콜라겐을 더 열심히 먹어야 하나?”
저, 저기요.
“노화 방지는 역시 숙면과 콜라겐이지. 적당한 운동은 필수고. 좋았어. 버틴다. 지금 해왔던 것만 계속하면 되니까.”
한우진은 나를 보며 꽉 안았다.
“고맙다. 공자야. 네가 내 꿈을 늘려줬어.”
“무슨 말이에요?”
“사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좀 쫓기는 기분이었거든. 그런데 공자 네가 정해줬네. 마공자 네가 자라서 성인 역 맡을 때까지 열심히 버티련다.”
한우진은 씩 웃었다.
“성인 되어서 한 10개 정도 같이 찍자.”
엥? 그렇게 많이?
“물론 청소년기에도 많이 찍자. 솔직히 너 따라서 찍는 거 나쁘지 않더라. 우리 공자가 히트작을 알더라고.”
그, 그야 미래를 아니까요.
‘지금은 모르지만요.’
나라는 애 때문에 변수가 생겨서일까. 뭔가 작품이 많이 변했습니다.
“나 환갑 때까지 우리 열 작품만 찍자. 공자야.”
저기요.
“너무 저랑 찍으면 지겹지 않아요?”
“뭐가 지겨워. 하나도 안 지겨워.”
“그래도 열 작품은 너무해요.”
나는 한우진에 슬쩍 뽀뽀하며 말했다.
“삼십 작품 해요.”
“헉! 내 딸 같은 아들아! 멋있구나!”
나는 방긋 웃었다.
“이제 귀엽기만 하지 않죠?”
“헉! 그 말 해서 살짝 멋있었다가, 다시 귀여워졌는데?”
젠장.
나랑 한우진은 마주 보고 웃었다. 한우진은 내 손을 잡으며 대기실로 향했다.
“공자야, 그거 아니?”
“뭐가요?”
“너 처음에는 내 손도 못 잡았어. 작아서.”
어, 언제 얘기지?
“언제 얘가 내 손 붙잡고 걸어 다닐까 했는데, 그날은 의외로 빨리 오더라.”
한우진은 씩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무지하게 섭섭하더라고.”
아니, 섭섭할 거까지야.
“곧 키도 나를 따라잡겠지. 그런데 이번 기다림은 즐거울 거 같다.”
한우진은 코를 쓸면서 웃었다.
“삼십 작품은 많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한 대한민국 대표 미남 중년 배우는 갑자기 스텝을 밟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대기실 문을 열었다. 다 좋은데 저것만 안 했으면 싶었다.
“공자 왔니?”
나는 반사적으로 인사를 하려다 눈을 깜박였다.
‘어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