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58)
258
나는 숨을 골랐다. 그리고 친절하신 어르신들을 보았다.
“헉. 헉. 나쁜 놈이 쫓아왔어요. 위험했어요.”
어르신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는 근처 어르신을 붙잡고 말했다.
“헥! 도와주세요!”
싫어요. 안 돼요. 도와주세요.
이런 게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었다.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의무교육이 빛을 발휘했다.
“으메. 으메.”
“어이구야. 어떡하냐.”
“어떤 베락 맞을 놈이 그랬는디?”
다행히 잘 받아들여 주셨다. 나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스마트폰 좀 빌려주시겠어요?”
“오야.”
할머니께서 냉큼 주셨다. 나는 바로 덕수 씨 번호를 눌렀다.
‘이래서 사람이 단축번호만 믿고 살면 안 돼.’
가까운 사람 번호는 외우는 게 나았다.
덕수 씨는 바로 받았다.
“선생님! 공자예요! 여기 노인 회관이에요! 할머니 여기 주소 어디예요?”
“공자! 무사하십니까?”
할머니께서 바로 대답하셨다.
“여기 진산 노인 회관이여.”
“진산 노인 회관이래요. 내비게이션 찍으면 보일 거예요.”
“네. 압니다. 그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엥? 어떻게 알았지?
“공자 옷 안쪽에 센서 달아놨습니다.”
아하.
나는 옷을 뒤적였다. 후드티 뒤쪽에 뭔가 붙어 있긴 했다.
“원래는 이렇게 안 하지만, 경호원이 없어서요.”
“아니요. 정말 다행인 거 같아요, 선생님…….”
나는 피 나는 손바닥을 보며 중얼거렸다.
“빨리 오세요.”
“금방 도착합니다. 5분만 기다리세요. 통화는 끊지 마시고요.”
“네.”
덕수 씨에게 연락하고 나니 기운이 쫙 빠졌다. 어르신들은 이제는 주스를 줬다.
“이거라도 마시라.”
“감사합니다.”
“으메, 손바닥이랑 무릎에서 피가 철철 나.”
나는 그제야 내 모습을 확인했다.
‘엉망이긴 하네.’
손은 제대로 긁혔는지 피투성이였고, 무릎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어디에서 접질렸는지 이제 발목도 시큰거렸다.
‘음… 씻을까 싶지만, 어르신들 눈에서 안 벗어나는 게 낫겠지.’
그때였다. 할머님 한 분이 나를 빤히 보다가 말했다.
“야, 좀 익숙하다 아인가.”
“그, 드라마 나오는 아랑 비슷하다.”
음, [야망>인가?
“이연이요?”
“으메. 이름은 모르갔고, 걍 똑 닮았다 아인가.”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저예요.”
순간 노인센터에 침묵이 감돌았다. 나는 바로 이연의 대사를 했다.
“형님, 편히 쉬십시오. 아주 편안한 잠이 될 것입니다.”
“으메, 으메!”
“맞다, 맞다! 저 말 했다 아인가!”
“으메, 니가 갸인가? 어쩌다 나쁜 놈에게 쫓겼는디?”
그러게요. 저도 궁금합니다.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야가 그 유명한 공자 아인가?”
“내도 안다! 그 유명한 여배우 아 아닌가!”
“TV 틀면 나온다 아인가.”
뭐랄까, 여기 진천이라고 했는데 사투리가 죄다 섞여 있는 거 같았다. 나는 활짝 웃었다.
“저 맞아요. 사인, 아 손이 이렇네요.”
손바닥이 갈린 거 아니면 사인 한번 시원하게 해드릴 텐데, 조금 아쉬웠다.
그때였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나는 활짝 웃으며 돌아봤다. 내가 기다렸던 사람이었다.
덕수 씨는 나를 보자마자 끌어안았다.
“공자, 괜찮습니까?”
“아, 손이랑 무릎에서 피나요. 그리고 발목이 접질린 거 같아요.”
“얼굴 좀 봅시다.”
덕수 씨는 내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손과 발목을 확인했다.
하아.
발목에는 묶인 자국이 가득했다.
“이건…….”
“아, 밧줄로 묶여 있었어요.”
나는 손목도 보여줬다. 묶은 자국이 죄 쓸려 있었다.
“손목도요.”
“어떻게 끊었습니까? 아니다. 공자.”
“네.”
“사진 찍고, 일단 병원에 갑시다.”
덕수 씨는 코코아 톡에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는 일단 내 손바닥과 팔, 그리고 발목까지 꼼꼼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냥 걸어도 되지만, 나는 그냥 덕수 씨 하는 대로 내버려 뒀다.
나는 안긴 채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으메. 잘 가라!”
“갔다가 다시 올게요. 그때 다시 한번 인사드릴게요!”
친절하신 어르신들은 올 필요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노인 회관을 둘러보았다. 나름 깨끗했는데, 딱 하나 에어컨이 좀 구형 같았다.
‘일이 좀 해결되면, 어르신들 에어컨이라도 바꿔드려야지.’
이분들이 없었으면, 큰일이었을 테니까 말이야.
덕수 씨는 나를 안고 척척 걸어갔다. 그러고 보면 덕수 씨도 만만치 않게 놀랐겠지.
덕수 씨가 말했다.
“상처는 병원에서 진단서와 함께 치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파도 조금만 참으십시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덕수 씨는 밴에 올라서 나를 꽉 안았다.
“많이 다쳤습니다.”
“아픈지도 모르겠어요.”
덕수 씨의 몸이 덜덜 떨렸다. 나는 조금 웃었다.
“괜찮아요. 이렇게 멀쩡하잖아요.”
“아니요. 애초에 제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선생님 안 계시면 정말 큰일이었을 거예요.”
그나마 덕수 씨가 있어서 안심이었다.
“어머니께 연락했습니다. 경찰도요.”
아, 이런.
“엄마 걱정 많이 했죠?”
“많이 하셨습니다. 공자가 잘못됐을까 봐요.”
아이고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께서는 경찰 쪽 일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일단 지정된 병원으로 가겠습니다.”
아, 그렇지.
“진단서 끊어놔야겠네요.”
“경찰도 올 것입니다.”
아, 진술해야 하는구나.
“저, 잘할 수 있어요.”
상황에 어땠는지, 언제 어디에서 그랬는지 제대로 얘기할 수 있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생각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덕수 씨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잘 안 하셔도 됩니다.”
“아니에요. 잘해야 해요. 그래야 범인이 오래 있다 오죠. 그 스토커인가요? 이번에는 가중 죄로 오래 있다가 오셨으면 좋겠네요.”
이번에는 진짜 무서웠다고.
나는 조금 웃었다. 덕수 씨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공자는 그런 거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에이. 어떻게 생각 안 해요. 제 일인데요.”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덕수 씨의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 건 어른들이 하겠습니다. 공자는, 그냥 병원 갔다가 쉬면 됩니다.”
“에이. 진술은 해야죠.”
나는 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저는 진짜 괜찮아요.”
좀 아프긴 하지만, 정말 버틸 만했다.
‘인생 2회차인 내가 당해서 다행이지.’
보통 아이가 당하면 힘들었을 거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선생님, 이번에는 그 나쁜 놈 꼭 넣고 싶어요.”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피해자가 되면 안 되잖아.
‘이렇게 운 좋으란 법도 없고 말이야.’
이번 일은 코인으로 높여 놓은, 무는 힘의 승리였다.
‘덧붙여 트렁크가 열린다는 걸 알아서 다행이야.’
애초에 클로로포름으로 마취한 게 빨리 깨서였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선생님, 저는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할 거예요.”
사회에 그런 놈을 다시 내놓을 수 없지 않습니까.
덕수 씨가 눈을 깜박였다. 그러더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는 정말 용감하군요. 제가 매우 부끄럽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선생님이 계시니까 이럴 수 있는 거예요. 이제 지켜주실 거잖아요.”
덕수 씨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나는 알았다. 이 양반은 지금 울음을 참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석으로 갔다. 나는 안전벨트를 매고 의자에 앉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긴장이 서서히 풀려갔다.
하아.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머릿속에 아까 있었던 트렁크가 떠올랐다.
나는 바로 눈을 떴다. 익숙한 밴 안이었다.
‘거기가 아니야.’
탈출한 산길도, 좋은 어르신들이 계시던 노인 회관도 아니었다. 내가 항상 타는 그 차 안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그제야, 조금 힘들다는 걸 알았다.
‘좀 놀랐나 보네.’
이러면 몸살 오던데.
‘하지만 이제 괜찮아.’
앞으로 남은 일만 하면 됐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괜찮다고 중얼거려도,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렸다.
* * *
나는 붕대를 감은 내 손을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요란스러웠다.
‘발목은 단순히 접질린 거였지.’
금방 괜찮아졌지만, 다들 나를 걷지 못하게 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눈을 깜박였다.
방 안이 조용했다.
‘조금 전까지 시끄러웠지.’
진짜 폭풍이 지나간 거 같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었어.’
엄마와는 병원에서 만났다. 전속력으로 달려온 엄마는 나를 껴안고 엉엉 울었다. 엄마가 진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누나에게는 안 알렸다고 들었어.’
누나는 오늘 서바이벌 결과 발표가 난다고 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꽃다발 들고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물론 미리 꽃다발은 사놓긴 했다. 그런데 침대에서 주게 될 거 같았다.
‘케이크도 자르고, 같이 밥도 먹고 싶었는데…….’
나 때문에 지금 집이 초상이었다.
경찰은 왔다 갔다. 나는 솔직하게,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진술했다.
‘아직 언론은 입 다물고 있긴 한데…….’
늘 그렇듯 어디에서 샐 거 같긴 했다. 어쩌면 지금쯤 포털 사이트 상단에 쫙 깔려 있을지도 몰랐다.
‘음, 그러면 차라리 내가 선수 칠까.’
나 괜찮은 거, 곰자분들께 미리 알려 버리면 걱정 덜하시려나.
‘아니, 아동 인권을 위해 확 끓어오르는 게 나으려나.’
이번에 난리가 나면 법이 좀 바뀌려나.
영 알 수 없었다. 나는 시트 안으로 파고들었다.
‘평소라면, 영화 찍고 있을 텐데…….’
덕분에 데미안 촬영도 조금 밀렸다.
‘정신적으로는 괜찮은 거 같은데…….’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다.
‘악몽을 좀 꾸는 거뿐이지만…….’
꿈에서 자꾸 트렁크 안에서 깨어났다.
‘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나는 침대 위에서 뒹굴었다. 조용한 게 좀 이상했다.
‘다들 쉬라고 하면서 나갔지.’
음, 이럴 때는 그냥 정신없이 시간 보내는 게 나은데.
‘뭐, 내가 쉬어야 다른 분들도 안심하지.’
그래도 잠은 안 왔다. 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범인은 아직 안 잡혔다고 들었다.
나는 주먹으로 베개를 툭툭 쳤다.
‘아, 그냥, 콱. 저주를 내릴까 보다.’
저주 내리는 건 코인도 작게 들던데 말이야.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총 코인!’
[총 코인: 596>뿌뿌빠빠 시절에나 봤던 개수였다. 나는 혹시나 해서 저주를 내려봤다.
‘코인 사용! 나 납치한 범인 요로결석 걸리게 해줘. 대가에 따른 코인 양도!’
[대가를 알기 위해 코인 4개가 소모됩니다.> [납치범: 요로결석에 걸리기 위해서는 127코인이 필요합니다.> [대가로 마공자가 이틀간 인형을 달고 다닙니다.>뭐지. 대가는 그렇다 쳐도.
자막님, 오늘 코인 세일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