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68)
268
뭐, 그건 워낙 쌓아왔던 게 있으니까요.
“엄마가 제 엄마고, 누나가 제 누나인데 그 정도도 못 하면 안 되죠.”
“어머나, 세상에.”
엄마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웠나. 우리 애들은 왜 이렇게 자신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지?”
나는 방긋 웃었다.
“너무 행복해서, 좀 냉정해도 돼요.”
“아이고.”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니까요.”
엄마는 내 볼을 쿡쿡 찔렀다.
“그래도 엄마는 항상 걱정이야. 우리 공자가 엄한 놈에게 당할까 봐.”
엥?
“엄마. 저 일상에서 힘 안 주려고 노력하며 사는데요.”
“그래서 걱정이라는 거지.”
엄마는 내 볼을 계속 콕콕 찔렀다.
“나쁜 놈이 다칠까 봐 저항도 하지 않을 거 같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당하고 있으면 어떡하지?”
나는 눈을 깜박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다 주고 밑동밖에 안 남지 않나요?”
“그 밑동조차 소년에게 넘겨주지?”
별걱정을 다 하십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인지 가끔 연약하게 볼 때가 있었다.
‘나 그렇게 약하지 않은데 말이야…….’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엄마는 믿지 않았다.
나는 엄마를 안심시키려고 말했다.
“저항할게요.”
“그래, 공자야. 꼭 그 힘으로 저항하는 거다? 따라 해봐. 안 돼요. 하지 말아요.”
이런.
“엄마, 저 이제 2살 아니에요.”
“알지. 하지만 공자야. 요즘 들어 생각하는데 차라리 우리 아들이 2살이었을 때는 걱정이 덜 됐던 거 같아.”
나는 눈을 깜박였다. 아니, 왜요!
“그때는 그냥 시터를 고용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런데 지금 우리 공자는 진짜 다칠까 봐 걱정돼. 맞으면 맞는 대로 맞고 있을 거잖니.”
그건 맞아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 제가 사람 치면 범죄예요.”
“사람을 치면 원래 범죄야, 공자야.”
“아니, 그래도요. 그냥 범죄가 아니라 중범죄라고요. 높은 확률로 뼈가 부러지고, 그러다 어디 잘못 넘어지면…….”
뇌출혈 생각하면 생각이 복잡했다. 나는 이마를 짚었다.
“그래서 경호원을 많이 고용했으니까요.”
남에게 나를 지키길 위해서가 아니라, 그 반대였다. 누구든 나로 인해 다치질 않길 바랐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정말 이런 상황이 닥칠지 상상도 못 했다.
“이상하게 제 이미지에는 피해자가 있어요.”
어렸을 때 납치당할 뻔해서인가.
“그게 가해자로 바뀌면 끔찍해요. 엄마.”
수없이 많은 선행을 했지만, 하나만 실수해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엄마는 쓰게 웃었다.
“네가 그럴 리가 없잖니.”
“혹시 모르니까요.”
“공자야.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는 저를 사랑하시니까요. 항상 제가 자유롭게 살길 바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있어요. 충분히 자유로워요.”
단지 인기가 너무 많아서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 거뿐이죠.
“정말 괜찮은 거니? 저번에 며칠간 잠만 잤잖아.”
아, 그건 근력을 강화한 코인 부작용입니다.
‘스트레스성이라고 둘러댄 탓인가.’
그 뒤로 홍삼을 잔뜩 먹게 되었다.
‘어쩔 수 없지.’
이럴 때는 말 돌리는 게 최고였다.
나는 생긋 웃었다.
“엄마 영화 내일 개봉하죠?”
“응. 이번은 회장님이지.”
배우 마수정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솔직히 얼굴을 보면 나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설사 느껴진다 해도 뭐, 어때.’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 마수정이었다. 요즘은 연기력을 저변으로 넓혀가고 계셨다.
“악독한 회장님이시라면서요.”
“응. 다행히 보고 배운 게 있어서 연기하기는 편하더라. 물론 악인답게 무너졌지만 말이야.”
이번 영화에서 엄마는 불타 죽는다고 들었다.
“불태워서 얻었고, 불타서 죽는다니……. 마음에 드는 최후였어.”
“사연 있는 악역이었다면서요.”
“나야 그 역할을 맡았으니까 사연 있어서 가엽지만, 관객은 그러면 안 되지.”
엄마는 방긋 웃었다.
“그런데 내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나한테 이입할 거 같아서 조금 무섭더라.”
음, 우리 엄마. 자신의 연기력을 객관적으로 잘 알고 계시는군.
“그건 당연하죠.”
“사실 오래 했으면 잘하는 게 당연한데, 연기란 건 하면 할수록 어려운 거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인물이 되는 거니까요.”
“그렇지. 그런데 그건 마리도 마찬가지래. 곡은 쓰면 쓸수록 어렵다고 하더라.”
아, 누나.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누나는 그 뒤로 정말 하늘을 날아다녔다.
“오디션 걸그룹 일 년 하고, 솔로 데뷔했죠.”
“디바가 됐어.”
한동안 누나는 가창력을 키운다고 여기저기 레슨을 받으셨다. 솔직히 그 뒤에 누나와 밥 한번 먹기 힘들었다. 눈을 돌리면 작사 작곡 중이었다.
‘방송국에서 만난 시간이 더 길 정도였지.’
몇 마디 대화조차 나누지 못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누나는 한 달간 쉰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사흘 동안 침대 위에서 잠만 잤지.’
누나를 위해서 나도 잠시 스케줄을 비우자, 그 뒤로 이틀 동안 나를 안고 다니셨다.
‘내 키가 170 넘었을 때였는데, 그건 상관없으셨나 봐.’
엄마는 그런 누나를 걱정했다. 나는 누나의 건강이 걱정되어서 틈틈이 코인을 써야 했다.
‘공자야. 그런데 보통 사람은 이렇게 과로하면 쓰러질 거 같은데, 나는 안 그래. 젊어서 그런가. 항상 쌩쌩하다고 모두 놀라더라.’
그게 다 코인 때문입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누나를 지치지 않게 만든 건 좋았는데, 정말 한시도 안 쉴 줄 상상도 못 했다.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 오마리는 몸이 열두 개란 소리 듣잖아요.’
누나는 진짜 굉장했다. 어느 순간, 대한민국 대표 여가수란 말도 들었다.
나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직 안 밝혔지.’
물론 관계자는 알음알음 알았다. 물론 기사도 나왔었다. 하지만 다들 말이 되냐며, 도통 믿질 않았다.
‘그걸 누나는 농담으로 쓰지.’
누나는 너튜브 개인 방송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마다 그랬다.
‘무리한 계획을 들려주고, 이거 못 하면 ‘저 배우 마수정의 딸 하겠습니다’라고 하지.’
물론 그 무모한 계획들도 다 잘 지켰지만, 처음 들을 때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자리 잡아 버려서 말이야.’
나중에 알려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처음에는 엄마 이름으로 인기 얻기 싫어서였는데, 지금은 뭔가 복잡하지 않습니까. 누님.’
덕분에 나도 누나 동생이란 게 꼭꼭 숨겨져 있었다. 그래서일까. 방송국 복도 스몰토크도 각자의 매니저를 끼고 매우 표면적으로 해야 했다.
‘물론 코코아 톡으로 영상 메시지는 자주 보내지만 말이야.’
물론 그것도 틈틈이 짬을 내서 겨우 했다.
‘아이돌은 정말 바쁜 직업이구나.’
난생처음 배우가 한가해 보였다.
‘뭐, 그건 내가 일을 가려 받아서 그런 거지만…….’
유괴당한 아이라는 이미지가 나아지는 건 시간이 필요했다. 덕분에 [데미안>이 팔백만 관객 수가 되었지만,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뭐, 홍보 자리에는 다 가긴 갔지.’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활동했지만 다들 날 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잊으려고 하면, 법정 소식이 날아와서 더 했지.’
하필이면 범인이 불복하는 바람에 일이 더 많아졌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최대 형량을 받긴 했지만, 솔직히 부족했다.
‘뭐, 그 뒤에 법이 바뀌긴 했지.’
하도 난리가 나서인가. 국회에서 형량을 조절하긴 했다.
문제는 그게 ‘마공자법’이란 거였다.
‘서 사장이 난리가 났었지.’
왜 우리 애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묻힌다며 슬픔의 춤을 추셨다. 솔직히 마공자 법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 춤이 생화학 테러였다.
‘소속사가 참 좋은데, 춤 생각하면 옮기고 싶다니까.’
엄마는 언제든지 옮겨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엄마 옆에 붙어 있는 게 좋았다.
‘애초에 탑 라인 자체가 엄마가 세운 거 같긴 하지만 말이야.’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엄마는 그런 내 등을 토닥였다.
“마리도 언젠가 시간이 나겠지.”
“네. 누나도 일 욕심이 과해요.”
“그거야, 내 딸이고 네 누나니까 그렇지 않을까?”
뭐라 반박하기가 힘들었다.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야. 용서해 주렴.”
네?
굉장히 갑작스러웠다. 아니 뭘 용서해요.
‘드, 드디어 올 게 왔나?’
하긴 엄마는 여전히 아름다우셨다. 어디에 있어도 빛이 났다.
‘이 빛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겠지.’
하긴. 20년을 솔로로 계셨었다. 이제 연애를 하실 때도 되셨다.
‘하지만 결혼은 개 탈탈 털어볼 거야.’
어딜 감히.
나는 방긋 웃었다.
“엄마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저도 가슴을 열고 받아들일게요.”
내키진 않지만 그러는 척은 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연기자라서 다행이야.’
뒷조사는 어떻게 하더라. 마신 녀석에게 부탁하면 되나.
차근차근 계획을 세울 때였다. 엄마가 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아니야. 공자야.”
와.
나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아닌가요?”
“응. 그나저나 우리 공자 때문에 난 연애도 못 하겠네?”
“아니에요! 연애는 하셔야죠!”
“글쎄다. 지금은 더 생각이 없는데. 성진 그룹이 걸려서 말이야. 그게 아니라, 공자야. 나 말고 마리가 전해 달랬어. 미안하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나가 제게 미안할 일이 있나요?”
“있지?”
뭐, 뭔데요!
‘설마 누나도 벌써 결혼?’
손이 살짝 떨렸다. 음, 하는 건 상관없지만요. 스캔들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다. 요즘은 팬들도 응원해 주나?
‘아니야!’
그럴 리가 있어?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공자야. 그것도 아니야. 음, 알고 싶으면 스마트폰 확인해 보면 될 거야.”
나는 작은 탁자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었다가 순간 깜짝 놀랐다. 코코아 톡이 엄청나게 와 있었다.
‘이럴 때는 그냥 검색이 낫지.’
나는 검색창에 누나의 이름을 쳤다.
-오마리, 신곡. ‘내 동생 건들면 다 죽인다’ 음원 차트 1위
-여전한 음원 파워. ‘내 동생 건들면 다 죽인다’ 차트 지붕 킥.
순간 비틀거리는 나를 엄마가 잡아주었다.
“어, 엄마! 이게 다 뭐죠?”
“마리가 결국 발표해 버린 거지.”
“아니, 누나…….”
도대체 왜죠?
“누나 곡 많은데, 이걸 낸 이유가 뭘까요?”
“그, 글쎄…….”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마리는 꼭 내고 싶대.”
“이거 가사가…….”
엄마는 누나의 랩을 했다.
“내 동생, 건들면 다 죽일 거야. 감히 누가 누굴 건드려!”
배우 발성이라서 그런가. 시처럼 낭랑하셨다.
그래서일까요.
나는 다시 쪼그려 앉았다.
“내가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누나를 용서하렴, 공자야.”
“엄마.”
나는 마른세수하며 속삭였다.
“이런 곡이 왜 인기 있는 거죠?”
“그, 글쎄? 다들 마리에게 어울리는 곡이라고 하잖아. 마리가 동생 좋아하는 건 인터뷰마다 언급해서 유명하고 말이야.”
“너무해요.”
이런 곡이 인기 있는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해야 할 건 한 가지였다.
“엄마. 저 가출할게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