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94)
294
뭔가가 간절할수록,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머리 쪽이면, 장애가 오겠지.’
이거, 아마 굉장할 것이다. 재활 훈련을 받겠지만 끊임없이 노력해도 부족할 것이다.
‘일 년을 하루같이 해야 할 거야.’
나는 각오를 했다. 솔직히 이건 굉장히 두려웠다.
‘할 수 있는 한, 줄여봐야겠지.’
나는 조용히 자막을 불렀다.
‘코인 개수 알려줘.’
[총 코인: 10,234>생각보다는 많았지만, 적긴 했다.
‘내 몸에 관한 한, 경악할 정도로 많은 코인이 들던데…….’
나는 그래도 해봤다.
‘코인 사용. 장애와 후유증 없이 회복해 줘.’
[마공자 몸이 장애와 후유증이 없어지려면 코인 20,468개가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저기요.
‘딱 두 배가 드네.’
뭡니까. 이 애매한 수는.
한숨을 내쉴 수 있다면, 했을 거다.
‘뭐, 기다리면 된다는 건데…….’
이건 예전이랑 상황이 좀 달랐다. 예전이라면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부상 후유증이 생기면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시간 지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니까.’
일단 다른 방법을 찾아봤다.
‘코인 사용. 장애와 후유증 일주일 뒤에 회복해 줘.’
[마공자 몸이 일주일 뒤에 장애와 후유증이 없어지려면 코인 20,263개가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저기요.
‘두 배에서 얼마 차이도 나지 않잖아!’
잠깐만. 혹시 이거?
‘코인 사용. 장애와 후유증 일 년 뒤에 회복해 줘.’
[마공자 몸이 장애와 후유증이 없어지려면 코인 19,649개가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코인이 잘 줄지 않았다.
‘자막님, 너무하잖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뭐, 그래.
‘나는 괜찮아. 견딜 수 있어.’
그런데 내 주위 사람은 아니라고.
대성통곡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뭐 다른 방법이 없을까.’
어떻게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을까.
그때, 자막이 움직였다.
[항상 남을 도왔던 선한 인간 마공자. 선행과 인과율을 근거로, 새로운 삶을 승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선하게 살아온 당신의 삶에 대한 보상입니다.> [새로운 삶을 원하십니까?>엥?
‘잠깐, 자막님. 이런 기능이 있었어요?’
심지어 이거 리셋이잖아. 아니, 이게 가능해?
[가능합니다.> [덧붙입니다.> [새로운 삶에는 건강, 외모, 능력이 그대로 승계됩니다.> [거듭된 선행으로, 지금보다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삶을 원하십니까?>나는 자막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다음 생에서는 더 축복받는다는 말이네.’
음, 여기서 더 받을 수도 있는 건가. 놀라운데.
자막이 다시 움직였다.
[거듭된 선행의 대가입니다.>착한 일, 할 만하구나. 괜히 착하게 살라는 게 아니었어.
‘그래도 과하게 받긴 하네요. 진짜 별거 안 했는데요.’
하도 넘치도록 많아서 좀 덜어내서, 필요한 사람에게 준 거뿐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괄목할 만큼의 성과였다.
‘이거 여러 가지 알려주네.’
리셋을 권유할 정도면, 많이 다치긴 했나 보다.
아마 정말 심각한 후유증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조금 웃음이 나왔다. 역시 삶이란 쉽지 않았다.
“자막님. 그간 감사했습니다.”
자막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더 행복하라고 이러시는 거겠지.
“하지만 지금 삶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저 이렇게 가면 불효 중에 넘버원을 달성하는 거잖아요. 부모보다 일찍 죽는 자식이 어디 있어요.”
우리 엄마, 엄청나게 슬퍼할 거라고요.
“누나도, 덕수 씨도, 서 사장도. 마신, 마적, 우진이 형, 수윤이. 그리고 할머니까지도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것도 압니다. 슬픔이란 그런 거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날 때까지 얼마나 힘들겠어요.
“자막님.”
그것은 정말 너무한 거 같습니다.
“저에게 항상 꿀 같은 삶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든 거 모르고, 좋은 곳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삶을 그만두면 안 될 거 같아요.”
자막은 움직이지 않았다. 왠지 웃음이 나왔다.
“일어나서, 코인이 채워지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채우기 힘들 테지만, 해보겠습니다.”
[…….>“압니다. 고생할 거라는 거. 어쩌면 이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삶을 관둘 수 없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이한조일 때는, 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쉽게 갈 수 있었지만, 마공자는 안 되겠어요.”
[…….>“그냥 일주일 기다리겠습니다. 그때는 일어나는 거 맞죠? 혹시 벌써 일주일이 지났나요? 시간 감각이 없네요.”
[마공자가 지하실에서 나온 지 167시간 58분이 지났습니다.>아, 금방 일어나겠네.
[이대로라면 상상하기 힘든 후유증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새로운 삶은 지금만 승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는 최소 80년 후입니다.> [정말 괜찮겠습니까?>아니, 지금 나이에서 80년 후라니요.
‘100살이라니. 나 오래 사네.’
하긴 언제부터 120세 시대라고 하긴 했지.
나는 조금 웃었다.
“네.”
[…….> [알겠습니다.>자막은 다시 움직였다.
[건승을 빕니다.>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자막님이 저런 말까지 해주시다니, 장애가 지독할 예정이구나 싶었다.
‘힘들겠지.’
각오해야겠다.
‘그리고 만약 낫게 된다면, 장애 관련 복지 예산도 늘리자.’
그때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눈앞이 환해졌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막이 더 올라왔다.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어라?
‘이건 처음 환생할 때 봤던 거잖아.’
이러고, 차가운 곳에서 깨어나서 얼어 죽을 뻔했는데.
나는 활짝 웃었다. 그때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알았다.
‘맞습니다.’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눈앞에 시야가 트였다. 나는 무거운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호스가 입 안에 있어서 호흡이 힘들었다.
눈을 두 번 깜박였다. 나는 무심코 손을 움직이려고 하다가 놀랐다.
‘팔이 안 움직여.’
마비 종류의 장애인가. 젠장.
‘각오했지만, 만만치가 않다.’
열심히 코인 모아야겠다. 재활 열심히 하고 말이다.
나를 보던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간호사 선생님은 내가 의식이 돌아온 걸 알자, 서둘러 달려오셨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호흡기가 굉장히 불편했다. 이거 언제까지 끼고 있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갑자기 머리가 찌르르 울렸다. 덕분에 산소 호흡기가 더 불편해져서 괜스레 호스를 만지작거렸다.
‘어?’
팔이 움직였어?
의식보다 본능이 더 빨랐다. 나는 재빨리 다리를 움직였다. 발목이 의지대로 자유롭게 돌아갔다.
혹시나 해서 목소리로 내봤다. 목이 말랐지만, 문장과 단어 둘 다 구사 가능했다.
‘이상해.’
양쪽 손을 다 쥐었다가 펴봤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되면 어떤 장애라는 거지?’
시야도 흐릿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청각은 원래 열려 있었다. 촉각도 마찬가지였다.
‘뭐지?’
아니, 후유증이나 장애 없애는데 코인 요구 안 했는데?
곧 의사가 다가왔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뭔가 각오와는 매우 달랐다.
* * *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이건 기적입니다!
머리를 두 번 열었다는 건, 저승 문턱에서 널뛰기했다는 게 맞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후유증은 당연히 있었다.
‘재, 재활까지 각오했는데…….’
정말 의사 선생님 말대로, 기적이 맞았다.
‘모든 감각 멀쩡하고, 말도 잘하고, 마비된 것도 없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게다가 괄목할 만큼 신체 회복이 빠르다며, 담당 의사가 감탄했다.
‘리셋을 거부해서 보너스를 준 건가.’
나는 다시 팔다리를 움직여 봤다. 링거줄이 따라왔지만,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었다.
중환자실 간호사 선생님이 말했다.
“마공자 씨, 곧 어머니 오세요. 아까 들으셨죠?”
“아, 면회 시간에 병실 바뀐다고 했죠.”
“네. 일단 집중 치료실에 있다가, 일반 병실로 옮기실 거예요. 이따 이동 기사님 오실 거예요.”
나는 밝게 웃었다.
“그렇군요.”
간호사 선생님은 웃으면서 다른 환자를 보러 가셨다. 나는 기계음을 들으면서 다시 팔다리를 움직였다.
호스가 빠지자 좀 살 만했다. 나는 얼굴을 살살 매만졌다.
‘얼굴색 별로겠지.’
너무 안 좋으면 엄마가 걱정할 텐데.
‘아니, 이미 걱정은 실컷 하셨겠지만…….’
얼굴색이 문제가 아니긴 했다.
면회 시간에 중환자실 문이 열렸다. 엄마는 후다닥 안으로 들어오셨다.
“공자야!”
나는 환하게 웃었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이제 진짜 효도하자.’
앞으로 다치지 않을게요. 엄마.
엄마는 들어오자마자 내 볼을 살짝 쓸었다.
“우리 공자가 움직이네.”
“의사 선생님 말씀 들으셨어요? 저 멀쩡하대요, 엄마.”
“들었어, 공자야. 엄마는 믿었어. 우리 아들 괜찮다는 거.”
엄마의 볼에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내 천사는 항상 이런 기대를 빗나간 적 없지.”
나는 활짝 웃었다.
“앞으로는 다치지 않을게요.”
나는 손가락을 괜히 움직여 보며 말했다.
“몸 단련도 열심히 할게요.”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공자는 공자면 돼. 여태 너무 애썼어.”
“그, 그건 제가 싫어요. 그리고 더 애쓰고 싶어요.”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져서요. 엄마, 저 장애 후유증에 대한 것도 지원하고 싶어요. 물론 제가 돈이 많지만, 화수분은 아니어서 극히 일부만 가능하겠지만요.”
엄마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내 천사는 말이야, 죽음에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남 도울 생각만 하네.”
“엄마, 전 솔직히 천사는 아니에요.”
남들보다 운이 과하게 좋긴 하지만요.
“그래도 엄마 한정으로는 천사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때요. 까짓거 천사 할게요.”
그만큼 제가 잘하겠습니다.
엄마는 우시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덕수 씨가 주저앉아서 오열하는 중이었다.
“선생님은 왜 여기 계세요. 원장실에 계셔야죠.”
“큽. 잠시. 휴가. 크읍.”
저런.
엄마는 덕수 씨에게 휴지를 건네줬다. 덕수 씨는 휴지를 껴안고 대성통곡을 했다.
나는 그런 덕수 씨를 보며 말했다.
“선생님, 참고로 제 매니저 자리 다 찼어요. 선생님은 그냥 거기 계세요.”
“큽. 고, 공자?”
“선생님은 매니저보다, 그 자리가 훨씬 어울려요.”
적재적소란 말이 왜 있겠습니까.
나는 중환자실을 둘러보았다. 침상에는 힘드신 분들이 많았다. 나이 드신 분도 계셨지만, 젊거나 어린아이도 많았다.
엄마가 내게 마스크를 씌워주며 말했다.
“공자야. 올라갈까?”
“네.”
곧 이동 기사님께서 오셨다. 선생님은 휴지로 눈가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중환자실 문을 나섰다. 복도에는 사람이 몇몇 보였다.
나는 병원 복도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새삼스럽지만요.”
“응.”
“태어난 수만큼, 죽음도 있네요.”
엄마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 안에서, 엄마를 기적처럼 만난 거 같아요.”
의식을 차리게 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무리 나라지만, 항상 힘든 말이지. 이거.’
왠지 부끄러워서 자주 할 수는 없는 말이었다.
나는 엄마를 보면서 말했다.
“사랑해요. 엄마.”
엄마는 나와 눈을 맞추며 웃었다.
“나도 사랑한다. 공자야.”
병실 침대는 계속 나아갔다. 덕수 씨의 울음소리가 여전히 들렸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새삼 죽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