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95)
295
덕수 씨는 진짜 휴가 기간을 모조리 나에게 쓸 모양이었다. 집중 치료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내려올 때까지, 간병을 덕수 씨가 해줬다.
‘처음에는 낫는 것만 집중했지만 말이야.’
한 일주일 지나자 슬슬 궁금했다.
‘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거지?’
나는 슬쩍 운을 뗐다.
“선생님, 엄마 어디 가셨어요?”
“회사 일로 나가셨습니다. 오늘 끝장을 보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구나.
‘아니, 그런데 어떻게 끝장을 보신다는 거지.’
음, 사람 패면 안 되는데.
나는 살짝 물어봤다.
“저 이번에도 법정 출석하나요?”
덕수 씨가 히죽 웃었다.
“절대 안정입니다, 공자는.”
아, 놔.
“얘기해 주세요!”
“당분간은 안 됩니다. 조금만 참으십시오. 적어도 한 주는 지나야 합니다.”
“저 회복 순조롭잖아요. 신체 다 멀쩡하고요.”
덕수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하더군요. 모든 의료진이 기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덕수 씨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공자, 기적이란 건 희박한 확률이라서 기적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 그렇긴 하죠.
“기적이 두 번 일어날 확률은 아주 희박합니다. 기껏 일어난 기적을, 방심해서 어그러트릴 수 없지 않습니까!”
덕수 씨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공자는 이제 다치면 안 됩니다.”
아, 이런. 과보호신데.
‘트라우마 걸리셨나 보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나는 괜찮은데, 주위가 그렇지가 않았다.
나는 덕수 씨 손을 붙잡았다. 링거줄이 같이 움직였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잘 일어났잖아요.”
“공자가, 잘못되는 줄 알았습니다.”
“에이. 그런 생각 하지 마세요.”
“너무, 너무 귀엽고 예쁘면…….”
덕수 씨가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빨리 데려간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저, 저기요.
“저 이미 성인인데요. 이제 빠르지도 않은데요.”
“아직 어립니다. 공자는 27살까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저, 저기요. 그건 너무 늦잖아요.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왜 27살인데요?”
“천재는 그 나이에 많이 죽는다고 하더군요.”
“서, 선생님.”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시잖아요. 저 천재 아닌 거요.”
“그 정도면 노력할 수 있는 재능도 천재 맞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노력도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요. 저는 아니에요. 그냥 각오일 뿐이죠.”
이번 생에서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절 이렇게 만든 거죠.
“그렇습니까.”
“재능이라고 해버리면, 나는 안 해도 되는 거 같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일에 죽도록 잡고 매달리면, 못 할 일은 거의 없어요. 물론 예외도 있지만요.”
나는 슬쩍 물었다.
“그러니까요. 정말 안 알려주실 거예요?”
“크흡.”
와, 안 통하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지금은 너무 기쁘거든요. 그냥 팔다리가 움직이는 게 너무 좋아요.”
덕수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압니다.”
“기적이 일어났어요. 역시 착하게 살아야 하나 봐요.”
덕수 씨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요?”
“공자. 기억 안 납니까? 공자, 힘을 조절하지 못했습니다.”
아.
‘까, 깜박하고 있었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어떻지?
“괜찮은데요? 전체적으로 근육이 줄어들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요.”
“아니요, 아까 측정하시는 분이 놀라셨습니다. 근력이 강하다고 하더군요.”
어, 어라.
‘그러니까 후유증으로 근력 조절이 가능해졌다?’
나는 입을 막았다.
‘와, 자막님.’
이게 장애예요? 장애가 아니잖아요. 오히려 엄청나게 좋은 거잖아요!
‘아니, 왜 이렇게 후합니까.’
나는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드디어, 이제 꿈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찍는다! 액션!’
낫기만 해봐라! 바로 체육관으로 달려가서 봉술부터 권투까지 미친 듯이 배우마.
“후후후.”
뭐든 좋다. 액션 잡아야지. 드디어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찍을 수 있게 되는구나.
기쁨의 눈물이 찔끔 흘렀다.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사합니다! 자막님!’
착하게 살겠습니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님, 천지신명님, 그 외에 각종 신님 감사합니다!
내가 기쁨에 겨워하고 있을 때였다. 덕수 씨가 한숨을 내쉬었다.
“일할 생각이군요.”
“네. 당연하죠!”
“한 일 년쯤 쉴 생각 없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연기 못 해서 죽겠는걸요. 빨리 카메라 앞에 서고 싶어요. 물론 그 전에 체육관 가야겠지만요.”
“벌써 운동할 준비부터 하는군요.”
“그렇죠.”
덕수 씨는 나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 왜 그러세요.”
“아니요. 공자답다 싶어서요.”
음, 낫기도 전에 일할 생각부터 하다니. 이 시대의 노동자라는 건가. 물론 이런 말 들으면 진짜 노동자는 내 명치를 한 대 치고 싶겠지만 말이다.
“그런 큰일을 겪었어도, 변하지 않네요. 안 미우십니까?”
이유경 말하는 걸까?
“미운데요.”
“그런 거치고는 아랑곳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음, 일단 뿌듯해서 그런가 봐요.”
엄마를 해치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막았다.
“그분 뜻대로 안 되어서 기쁘네요.”
이유경 씨, 삶이 과연 평탄할까.
덕수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말 꺼내서 죄송하지만, 공자는 휴식만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음, 선생님. 아까부터 든 생각인데요. 엄마가 무사하시잖아요. 충분히 기뻐서요. 진짜 괜찮아요.”
이걸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
“그래도 일주일 정도는 회복에만 집중하십시오. 지금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 아닙니까!”
그, 그런가.
나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덕수 씨는 철옹성처럼 단호했다.
‘철옹성 하니, 할머님 생각나네.’
와서 한탄하시는 말만 들었는데 말이야.
‘건강하시겠지.’
아마 곧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조금 웃으면서 스트레칭을 했다. 바깥 상황이 굉장히 궁금했지만, 덕수 씨가 막으니 어쩔 수 없었다.
‘당분간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해야지.’
마침 간호사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혈압을 재는 모양이었다. 나는 얌전히 팔을 내밀며 방긋 웃었다.
* * *
일주일이 지나자마자 마스크를 한 서 사장이 병실 문을 열었다. 나는 스트레칭을 하다가 조금 웃었다.
“어서 오세요.”
“고, 공자야! 아이고, 우리 탑 라인의 보물 대가리, 아니 머리가 깨지다니!”
음, 격한 말이군.
“괜찮아요. 잘 막아놨어요.”
“공자야. 두 번이나 깨졌다며! 내가 수정이에게 그 말 듣고 놀라서, 먹던 커피를 죄다 흘렸어!”
큰일이셨군.
“그래서 셔츠 갈아입고 돌아다니다가 감기 걸렸잖니. 물론 지금은 나았지. 하지만 혹시 몰라서 마스크 하고 왔어.”
음,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참 잘하셨어요.”
“큽. 아니 그런데 왜 대가, 아니 머리가 깨진 거니. 수정이가 자세한 건 얘기 안 해줘서.”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음, 평범하게 원한이에요.”
“공자, 네가? 누구한테? 말도 안 돼. 세상천지에 누가 너한테 원한을 가지는데?”
“아니, 뭐 세상은 넓잖아요. 예수님도 안티가 있는 판에요.”
“그, 그렇긴 하다만. 공자야, 너를 마음에 안 들어 할 수 있긴 해. 너무 귀여우니까. 이해가 힘들지만, 있을 수는 있어. 하지만 원한? 왜?”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스토커도 있으니까요.”
“스토커는 비뚤어지게 돌아버린 폐기품들이고. 아니 그러니까, 원한은 힘들다는 거야.”
“아, 저에 대한 건 약간 포함이긴 해요. 엄마가 더 강할 거예요.”
“수정이?”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네.”
“그럼 어쩔 수 없지.”
서 사장은 단번에 납득했다.
“엥? 그거로 끝이에요?”
“수정이라면 가능하지. 물론 죄는 없지. 그런데 이상하게 원한을 많이 사거든. 그만큼 이상하게 강한 팬들도 많지만.”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강한 팬이라면 곰자가 최고이긴 하지만. 약간 결이 다르긴 해. 그건 하도 사람이 많으니까 강한 사람도 있다는 느낌?”
인원수가 많으니, 자연스레 강한 분도 있다는 건가?
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서 사장이 가져온 과일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항상 너, 주기만 하다 받으니까 느낌 이상하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네.”
“수정이한테 아주 간단한 것만 들었거든. 그래도 납치되고 감금됐다는 걸 들었어. 진짜 내가 매일매일 돼지 인형에 대고 기도했어.”
왜 하필 돼지 인형이지?
“그거 굉장한 애야. 이사할 때마다 돼지 인형에다가 밥솥 놓고 기도하는데, 효과가 죽여.”
“그런 신앙이 있었나요? 밥솥은 들어본 거 같지만요.”
“없지? 음, 없으면 만들까?”
내가 눈을 깜박이자, 서 사장은 내 머리를 보며 말했다.
“고생했다.”
“뭘요.”
“사모님이랑 같이 있었다며?”
“네. 다행히 무사하세요.”
“우리 복덩이는 착하기만 한데, 왜 이렇게 험한 일을 많이 겪지. 아무튼, 그 와중에도…….”
서 사장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 안 좋은 얘기를 할까 해.”
“뭔데요?”
“할리우드 그거, 불발됐다. 음, 그쪽에서 거부한 것도 있고…….”
나는 조금 웃었다.
“부상도 있고요?”
“응.”
“어쩔 수 없죠. 때가 아닌가 봐요. 괜찮아요.”
“어렵다. 아메리칸드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 이제 스무 살이에요.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죠. 지금 시작해도 빠른데, 전 0살 때부터 했잖아요.”
솔직히 포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코인 수가 잘 오르지 않는 것만 봐도 알죠.
“다시 나아가면 돼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나이잖아요.”
“이야, 공자야. 엄청난 말을 하는구나. 젊음이 느껴진다.”
“참고로, 뭔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나이는 별 상관없다고 보지만요.”
“엥?”
“사람은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에요.”
서 사장은 한참 나를 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 공자는 참 생긴 대로 말한다니까.”
음, 저거 칭찬이겠지.
“그런가요.”
“그런데 알 거 같아. 그런 의미에서 나 춤 다시 시작할까?”
나는 방긋 웃었다.
“삼촌.”
“으, 응?”
“하지 마세요.”
“큽.”
아니 또 어떤 이들의 안구에 테러를 일으키려고!
“딱 잘라 아니라고 할 건 없잖아! 상처받는다고! 공자 네가 중년의 여린 마음을 알아!”
“당연히 모르죠?”
“크읍. 알아 달라고. 이 비단결 같은 마음을!”
정말 알고 싶지 않았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서 사장을 빤히 바라봤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 자리에서 버텨줘서 참 다행이었다.
‘내게 말은 안 했지만, 힘드셨겠지.’
나는 서 사장에게 말했다.
“삼촌.”
“응?”
“항상 건강하세요.”
서 사장은 눈을 깜빡이다 씩 웃었다.
“복덩이 너야말로. 좀 괜찮다 싶으면 왜 이 모양이냐.”
“그러게요.”
“자, 그런 의미에서 말이다. 비록 할리우드는 떠났지만, 또 하나가 왔어요.”
서 사장이 씩 웃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