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298)
298 (외전1)
마수진은 자신이 가진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 증거는 사방에 널려 있었다.
‘일단 오빠가 마적이야.’
대한민국에 축구선수 마적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영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빠는, 월드와이드로 사랑받았다.
‘누구나 우리 오빠를 좋아해.’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항상 오빠를 칭찬했다. 물론 앞에 붙이는 수식어는 경기에 따라 달랐다.
어시스트가, 드리블이, 파워가, 집중력이, 뛰어나고, 좋고, 환상적인, 마적.
마수진은 오빠를 칭찬하는 모든 말이 좋았지만, 제일가는 건 따로 있었다.
‘팬 서비스가 좋다.’
마적은 항상 겸손했다. 그리고 경기장에 아이가 있으면, 항상 깨알같이 팬서비스를 해줬다.
마수진은 그런 오빠가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항상 엄지를 치켜올렸다.
-오빠 최고!
마적은 그런 자신을 안고 한 바퀴 돌렸다. 마수진은 오빠가 그러는 게 너무 좋았다. 가슴 안에 따듯한 게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물론 땀 냄새는 나지만 말이야.’
마수진은 오빠인 마적을 정말 좋아했다. 솔직히, 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우리 오빠는 뭐든 다 해줘.’
마수진 자신이 살짝 걱정될 정도로, 뭐든 산더미처럼 해줬다. 가끔 과할 때가 있어서 마수진이 혼내곤 했다.
‘솜사탕 좋다고 하니까, 기계를 사 오다니 말이야!’
마수진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저었다. 마적 오빠는 다 좋은데 약간 단순한 면이 있었다.
‘게다가 울보야.’
솜사탕이 좋은 건, 마적 오빠와 자신이 놀이공원에서 먹은 탓이었다. 솜사탕 자체가 아니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눈물을 글썽였다.
-수진아, 미안해. 오빠가 많이 못 놀아줘서!
마수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훈련 때문에 바쁠 텐데 자신과 놀 시간이 펑펑 남아돌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그래서 괜찮다고 하니까 더 울어.’
왜 그렇게 착하고 어른스럽냐고, 눈물 콧물을 잔뜩 흘렸다. 마수진은 달래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축구선수 마적이 울보인 줄 말이다.
‘아니다. 공자 오빠는 알겠다.’
마수진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수진은 언제나 반짝반짝한 마공자를 떠올렸다. 순간 자기도 모르게 배시시 웃었다.
‘공자 오빠 보고 싶다.’
마공자. 엄청 유명한 배우. 진짜 예쁘고 귀여운 사촌 오빠.
세계적인 OTT 드라마가 빵 터진 바람에, 마공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타국에서 마수진은 친구 걱정이 없었다.
‘마적 선수가 친오빠고, 마공자가 친척 오빠라고 하면 다가오지 않는 애가 없지.’
마수진은 활짝 웃었다. 마공자는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마적 다음으로 귀한 거였다.
‘공자 오빠도 날 항상 걱정하지.’
자신과 영상통화를 하면 항상 물었다. 누구 괴롭히는 사람 없니. 시터는 어떠니. 혹시 때리지 않니.
‘그 얼굴로 세심하다니, 공자 오빠는 죄가 커.’
마적 오빠에게 그 말을 하면 한숨을 내쉬었다.
-그 녀석, 사람 잘 챙겨. 그런데 수진아. 조심하렴.
마수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적은 땀을 닦으면서 말했다.
-공자는 무서워. 그런데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어! 빼도 박지도 못하게 열심히 살게 된다니까!
마수진이 눈을 깜박였다.
-그 녀석을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든 순간, 정말 미친 듯이 뭔가를 하게 돼. 수진아. 오빠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게 될 줄 몰랐어.
마적 오빠는 씁쓸한 표정으로 한탄했다.
-나 진짜 망나니였거든.
마수진은 진지하게 망나니 마적 오빠를 상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습 하루 빼먹는 마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건 망나니 아니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마적은 고개를 푹 숙였다.
-너도 겪어보면 알 거야.
마수진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구나 싶었다. 가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때, 마수진은 그렇게 넘어갔다.
‘그런데 이 방법, 공자 오빠가 알려줬지.’
반짝반짝하는 공자 오빠를 떠올리자, 다시 웃음이 나왔다. 솔직히 뭐가 무서운지 알 수 없었다. 마수진이 생각하는 마공자는 항상 부드럽게 웃으면서 자신을 안아주는 사촌 오빠였다.
‘선물도 많이 주고!’
마적 오빠처럼 무식하게 많이 주는 게 아니었다. 공자는 자신이 가지고 싶은 걸 쏙쏙 골라주었다. 그렇게 가지게 된, 마공자 컬렉션(이라고 불렀다)은 언제나 침대 밑 상자에 넣어 두었다. 누구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는 보물상자였다.
‘공자 오빠 보고 싶다.’
OTT 드라마가 너무 유명해져서일까. 공자 오빠는 기껏 간 대학 생활도 못 누리고, 꼼짝없이 촬영만 하고 있다고 들었다.
‘공자 오빠는 다 좋은데, 되게 바빠. 그런데 내 주위에 안 바쁜 사람이 없긴 하다.’
마수진은 마신을 떠올렸다. 단정한 외모를 가진 조금 무서운 사촌 오빠였다. 하지만 마신 오빠는 자신에게 다정했다.
‘마신 오빠는 고민을 잘 들어줘.’
물론 마적이나 공자도 잘 들어줬다. 하지만 마신 오빠는 아예 해결까지 해줬다.
‘마법사 같아.’
한국 살 때, 고아라고 무시당한 적이 있었다. 이 말 하면 마적과 공자가 걱정할 걸 알아서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그래서 괜히 앙드레만 쓰다듬었지.’
자신이 한참 정원에 있을 때, 마신 오빠가 다가왔다. 무슨 고민이 있냐고 물어서 울면서 그 사실을 고백했다.
‘그 뒤로 그 애를 볼 수 없었어.’
마신 오빠는 웃으면서 감히 네 앞에서 그런 말 하는 애가 있냐고 했다. 무슨 마법을 썼는지 모르지만, 아이는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생님께 물어보니까 전학 갔다고 했지.’
그 말을 하는 선생님의 안색은 창백했다. 마수진은 그때 깨달았다. 마신 오빠도 자신이 가진 것 중에 매우 귀한 거라는 걸 말이다.
‘게다가 할머니도 계셔.’
솔직히 할머니는 대놓고 무서웠다. 매번 날카로운 충고만 하셨다. 하지만 마수진은 알았다. 할머니는 자상한 분이었다. 가끔 웃으면서 다가가 안기면, 굉장히 좋아하셨다.
‘이것도 공자 오빠가 알려준 거지만 말이야.’
공자 오빠는 할머니가 생각보다 여리신 분이라고 했다.
‘솔직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자신을 키워주신 고마운 분이었다. 그래서 마수진은 할머니가 좋았다.
‘애초에 잔소리도 나를 위해 해주시는 거니까 말이야.’
그 외에도 마수진이 가진 건 참 많았다. 유명한 래퍼인 사촌 언니 오마리, 늘 아름답고 멋있는 고모 마수정.
마수진은 자신이 가진 걸 하나하나 세보다가 결론을 냈다.
자신은 가진 게 너무 많았다. 그러니까…….
“필요 없어요.”
눈앞에 있는 남자와 여자가 당황했다. 마수진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다시 한번 말했다.
“진짜 필요 없어요.”
“아니, 애를 어떻게 세뇌한 거지.”
“어떻게 애가 엄마가 필요 없어.”
마수진은 고래를 세차게 저었다.
“필요 없을 수도 있죠!”
“어머, 얘 말하는 것 좀 봐라!”
마수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전 가진 게 진짜 많아요. 우리 오빠, 공자 오빠, 신이 오빠! 할머니!”
그래서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갑자기 제게 엄마가 필요하다는 거죠?”
솔직히 굉장히 뜬금없었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왔다. 먼 친척이란 사람은 경호원과 시터, 그리고 자신까지 카페에 데려갔다. 그 뒤로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이거였다.
-수진아. 엄마 보고 싶지 않니?
마수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솔직히 예전에는 굉장히 그리웠다. 남들 다 있는 엄마가 왜 자신에게는 없는 걸까. 울기도 했다.
‘그런데 오빠가 엄마가 아빠 같은 사람이라고 한 순간, 깨달았어.’
그런 사람은 없는 게 낫다는 걸 말이다.
마수진은 아빠를 떠올렸다. 어느 날 갑자기 새엄마를 데려왔다. 자신을 괴롭힐 사람을 말이다.
그 여자는 최악이었다.
항상 기분 나쁜 말로 자신을 혼내고 타박했다. 물론 오래가지 않았다. 한 달 뒤에, 할머니에게 제대로 걸렸다. 그 뒤로 자신은 바로 그 여자와 분리되었다.
‘아빠는 왜 데려와도 그런 여자를 데려온 거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아빠랑 어울려.’
사람은 끼리끼리 노는 법이었다. 음습한 아빠와 그 여자는 찰떡처럼 보였다.
그때 마수진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엄마도 제대로 된 사람일 리가 없다는 걸 말이야.’
엄마에 대해 다시 물어보면, 다들 말을 하지 않았다. 마적 오빠는 웬만하면 모르는 게 좋겠다는 말만 했다.
마적 오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사람은 앞으로 사고를 더 칠지도 몰라.
어떤 사고냐고 물어보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음, 아주 나쁜 거일걸. 수진아. 오빠는 네가 거기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신을 매우 사랑하는 오빠의 부탁이었다. 마수진은 그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 뒤로 마신 오빠에게 물었다.
‘신이 오빠.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야?’
마신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다 말했다.
‘음, 내가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네 엄마는 적이를 이유 없이 때렸어.’
그때 마수진은 깨달았다.
‘엄마는 쓰레기야.’
공자 오빠는 항상 말했다. 아이를 때리는 사람은 감옥에 보내서 죽을 때까지 썩혀야 한다고 말이다.
도대체 왜 오빠를 때린 걸까. 이렇게 자랑스럽고 착한 오빠를 말이다.
‘그런 엄마가 필요하냐고?’
마수진은 또박또박 말했다.
“필요 없어요. 보고 싶지 않아요.”
“아니, 수진아. 그럴 리가 있니.”
“오빠를 때린 쓰레기를 내가 왜 봐야 해요?”
“아니, 그건……. 상황이 안 좋았어. 네 엄마도 그건 반성하고 있단다.”
마수진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이를 때린 사람은 절대 반성하지 않아요.”
“한두 번 때린 거란다.”
“아니요. 오빠는 한두 번 맞은 게 아닐 거예요. 그 정도라면, 제게 얘길 했겠죠. 마적 오빠와 공자 오빠가 제게 말을 못 할 정도면 뻔해요. 아마 입에 담을 수 없이 많이 때렸을 거야.”
마수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시터의 손을 잡았다.
“다시는 엄마 일로 찾아오지 마세요. 아니다. 경호원 오빠. 이 사람들 제 근처에 있으면 그냥 신고하세요.”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에 사람은 펄쩍 뛰면서 말했다.
“아니, 수진아. 내 말 좀 들어보렴. 아이가 엄마가 필요 없을 리가 있겠니? 나랑 가자. 엄마 만날 수 있어.”
“싫어요. 오빠 때린 사람을 내가 왜 만나!”
마수진은 카페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쳤다.
“엄마? 보통은 필요하겠지. 그런데 나는 가진 게 진짜 많거든?”
경호원이 자신을 들어 올렸다. 마수진은 경호원에게 안긴 채 가운데 있는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거기에 쓰레기는 필요 없어!”
그렇게 소리 지른 마수진은 카페 안에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주변 사람들은 좀 놀랐지만, 흔쾌히 괜찮다고 했다.
마수진은 경호원에게 들려 나가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오빠가 얼마나 아팠을까.’
어린 오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마수진은 눈에 힘을 주며 억지로 참았다.
남들은 엄마가 필요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오히려 죽을 때까지 만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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